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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현대는 소년과 남성의 쇠퇴 시대

올 해 대량살상 사건 발생 건수는 역사상 최고였던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기록되고 있다. 대량살상은 4명 이상이 죽거나 다치는 사건이다. 그런데  AR-15반자동 소총 등을 난사한 범인은 거의 10대 소년이거나 남성이다. 이는 현대 남성의 추락 내지 쇠퇴를 의미할까?
 
아들 셋을 가진 아버지이자 브루킹스 연구소의 경제 선임연구원 리처드 리브스가 지난 10월 출간한 ‘소년과 남성에 관하여: 왜 현대 남성은 고군분투하며, 이는 왜 중요하며, 해결책은 무엇인가(Of Boys and Men: Why the Modern Male Is Struggling, Why It Matters and What to Do about It)’라는 책이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는 지난 40여년 동안 여성의 삶은 향상된 반면 남성의 삶은 그대로이거나 악화했다며 남성의 쇠퇴를 화두로 던졌다.  
 
리브스는 남성의 어긋나기(men‘s dislocation)가 현대화의 불가피한 현상이라 한다. 남성 근육을 쓸 일자리는 줄고 서비스업은 많이 증가했다. 경제적 변화로 일하는 남성이 감소했다. 여성은 탄력성이 높아서 사회적 상향 이동성을 돕는 프로그램이 효과적인데 남성은 아니다. 소년이 소녀보다 어려운 환경의 영향을 더 크게 받지만 동기부여와 열망이 부족하다. 분노와 좌절감 또한 크다. 남성 75%가 도박, 마약, 자살 충동을 경험하는데 사회에는 이들 발목을 잡는 유혹들이 넘친다. 또, 15%는 외톨이라고 고백한다.  
 
연방대법원은 2018년 ’주정부 도박 합법화 권한‘을 판결했다. 그 후 5개 주가 도박을 합법화했고, 31개 주와 워싱턴DC가 스포츠 도박을 허가했다. 스포츠 도박 플랫폼인 팬듀얼(Pan Duel)과 드래프트킹스(DraftKings)는 도박세를 낮추기 위해 엄청난 선거자금을 기부한다. 미시간 주립대학, 루이지애나 주립대학, 콜로라도 보울더 대학은 도박회사와 계약을 맺고 캠퍼스 내의 도박을 조용히 지원해 매년 100만 달러 이상을 지원받고 있다.  
 


남성의 마약 남용 사망자가 수는 여성의 두배다. 특히 펜타닐 중독이 심각한데 지난 7년 동안 엄청난 양이 미국으로 유입됐다. 펜타닐은 헤로인의 50배, 모르핀의 100배 강한 합성 마약으로 1960년 처음 벨기에 약사에 의해 진통제로 개발됐다. 사용자들은 다크웹, 소셜네트워크, 거리에서 5달러 정도에 쉽게 구입한다. 문제는 펜타닐이 가미된 약인지 모르고 복용했다 호흡 감각을 상실해 사망하는 것이다. 이는 18~49세 미국인 사망의 가장 큰 원인이다.  
 
우울증 진단은 여성이 남성의 1.7배, 자살 충동은 1.5배 높지만 실제로 자살한 숫자는 남성이 여성보다 3.63배 많다고 국립보건원(NIH)이 발표했다. 미국인의 반은 인생길에 한 번쯤 정신질환을 앓는다고 한다. 정신병은 나이가 어릴수록, 여성일수록, 환경이 복잡할수록, 그리고 도시인에게 더 많다. 20년 경력의 뉴욕시 구급대원 앤토니 알모제라는 “정신 고통을 호소하는 전화가 하루 평균 425통 걸려온다. 요즘 같은 정신 건강 위기를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권위적 사고방식도 남성의 쇠퇴에 일조한다고 생각한다.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 중국의 시진핑 총서기, 이란의 하메네이 최고지도자, 터키의 애르도간 대통령 등은 남성에게 힘의 환상을 심어준다. 이들은 인권 탄압, 반대자 처형, 권력 유지에 총력을 기울인 나쁜 모델이다.
 
리브스는 소년과 남성도 소녀와 여성이 받는 적극적 격려가 필요하며, 남성의 추락은 개인적 문제라기보다 구조적 제약 탓이라 주장한다. 그는 지난 25년간의 걱정을 책에 담았고,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브룩스는 그의 저서를 ’올해 가장 중요한 책 중의 하나‘라 평했다.  

정 레지나 / LA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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