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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칼럼] 한인과 베트남계의 정치력 저변

임상환 OC취재담당·부장

임상환 OC취재담당·부장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과 일본이 나란히 16강에 진출한 이후, 두 나라의 축구를 비교하는 이가 늘었다. 어느 나라가 실력이 앞서는가를 놓고 갑론을박이 한창이지만, 대다수가 공감하는 바는 저변에 관한 한, 일본이 한국보다 낫다는 것이다. 유소년부터 성인까지 한국에서 축구를 즐기는 인구는 약 100만 명인데 반해 일본은 그 5배인 5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는 것이다.
 
한국과 일본이 축구 라이벌이라면 오렌지카운티 정계에선 한인과 베트남계 커뮤니티가 경쟁 상대다. 1970년대 중반부터 성장세를 보인 두 커뮤니티는 2000년대 이후 괄목할 만한 정치력 신장을 이뤄내고 있다. 지난달 8일 막을 내린 중간선거에서 OC를 포함하는 선거구에 출마한 한인 후보는 총 17명에 달했다. 이들 중 6명이 선거에서 승리했다.
 
미셸 박 스틸, 영 김 연방하원의원은 나란히 재선에 성공했다. 부에나파크 1지구에 출마한 조이스 안 후보, 3선에 도전한 샌드라 이 사이프리스 교육위원장도 낙승을 거뒀다. 제이슨 정 부에나파크 교육구 2지구 교육위원과 제프 김 어바인통합교육구 4지구 교육위원 후보는 각각 단독 출마, 부전승을 거뒀다.
 
아쉬운 패배도 있었다. 최석호 가주하원의원은 변경된 선거구에서 고배를 마셨고 현직 섀런 쿼크-실바에 도전한 유수연 가주하원의원 후보도 선전했지만 낙선했다. 써니 박 부에나파크 시장은 OC 4지구 수퍼바이저 선거에서 현직 덕 채피에게 밀렸다.
 
베트남계 커뮤니티는 중간선거에서 11명이 당선되는 큰 성과를 올렸다. 가주상원 36지구에선 가든그로브 시의원, OC수퍼바이저를 지낸 재닛 우엔이 당선됐다. 베트남계 후보 간 맞대결이 펼쳐진 가주하원 70지구에선 웨스트민스터 시장을 지낸 트리 타가 디드레 투-하 우엔 가든그로브 시의원에 승리를 거뒀다.
 
베트남계 커뮤니티의 중심 지역인 가든그로브와 웨스트민스터에선 베트남계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가든그로브 3지구 시의원 선거에선 5명 후보 중 3명이 베트남계였다. 신디 트랜이 당선됐고 아시아 우엔 커닝햄이 차점으로 낙선했다. 4지구에선 베트남계 후보끼리 3파전을 벌인 끝에 조 도빈이 당선됐다.
 
웨스트민스터 시장, 시의원 선거는 베트남계가 휩쓸었다. 출마 후보 중 3명이 베트남계였던 시장 선거에선 키 우엔이 당선됐다. 1지구 시의원 선거에선 베트남계 에이미 판 웨스트가, 4지구 시의원 선거에선 남콴 우엔이 각각 당선됐다.
 
베트남계 커뮤니티는 교육위원, 수도국, 위생국 위원 선거에서도 큰 성과를 거뒀다. 가든그로브통합교육구 2지구 교육위원 선거에선 란 우엔이, 파운틴밸리 교육위원 선거에선 푸 우엔이 각각 당선됐다. 앤드루 우엔은 미드웨이시티 위생국장 선거에서 이겼고 OC수도국 1지구 디렉터 선거에선 디나 우엔이 승리했다. 베트남계는 연방, 가주 의회 등 더 큰 무대로 진출할 수 있는 발판 격인 로컬 레벨의 선출직 공직자를 꾸준히 배출하고 있다. 저변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저변에서 일본에 비해 현격한 차이를 보이는 한국 축구가 일본과 대등하게 맞설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박지성, 기성용, 손흥민, 김민재 등 세계적인 엘리트 선수가 계속 배출됐기 때문이다.
 
OC한인사회는 베트남계 커뮤니티에 앞서 연방하원의원을 둘이나 배출했지만, 저변 확대란 측면에선 베트남계에 크게 밀리고 있다. ‘저변’은 인구수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OC한인 인구는 약 12만 명, 베트남계는 19만 명이다. 게다가 베트남계는 특정 지역에 밀집 거주해 정치력 발휘가 한인에 비해 용이하다.
 
인구 증가나 특정 지역 밀집 거주는 인위적으로 조정할 수 없다. 한인사회가 정치력을 키우는 최선의 방법은 역시 유권자 등록과 투표 참여다. 여기 더해 좋은 후보를 발굴, 효과적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커뮤니티 차원에서 고민해야 한다.

임상환 / OC취재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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