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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부정선거 억지는 이제 그만

세계적 관심을 끈 미국 중간선거가 끝난 지 한 달이 다되어 간다. 그러나 선거가 아직 끝나지 않은 곳이 있었으니 애리조나주의 코차이스카운티(Cochise County)다.
 
사정은 이러하다. 애리조나주 동남쪽에 위치한 코차이스카운티는 인구 12만명으로 78%가 백인이라 공화당 표가 많이 나오는 지역이다. 2020년 대통령 선거 결과가 상하원의 인증절차를 통해 공식화된 것처럼, 카운티의 선거도 대표자인 수퍼바이저 위원회(board of supervisors)에서 인증(Certify)을 해야 선거집계 결과에 공식 포함이 된다.
 
그런데 수퍼바이저 5명 중 2명이 선거 한 달이 되도록 인증을 거부한 것이다. 5명은 공화당이 4명, 민주당 1명인데, 이중 공화당 2명이 인증을 거부함에 따라, 이 카운티의 5만여표 전체가 공중에 뜬 상태다. 이들은 투표기기 시험 인증이 미흡하고 자격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의혹이 있으므로, 수작업 개표를 해야 한다고 고집했다.
 
애리조나주에서 선거에 불복하는 후보들은 또 있다. 공화당 소속의 캐리 레이크 주지사 후보도 선거결과에 불복하고 카운티 선관위를 고소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를 받은 그는 민주당 후보에게 2만표 정도의 차이로 패배했다. 애리조나주 매리코파카운티 투표소 일부에서 기기 오작동 문제로 투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았다는 이유다. 그러나 현지 법원은 유권자가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했다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공화당의 투표시간 연장 요청을 기각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코차이스 카운티의 인증거부는 특정 정당의 당파에 따른 전형적인 선거 불복이라고 할 수 있다. 보수적이고 공화당 지지자가 많은 코차이스카운티의 5만여표가 뒤집어질 경우 주지사, 법무장관 등 민주당이 이긴 선거결과를 뒤집을 수도 있다는 일부 정치세력의 속셈이다.
 
이같은 선거 불복에 대해 비영리단체 ‘올 보팅 이즈 로컬(All Voting Is Local)’의 알렉스 구롤타 국장은 “순조롭게 진행된 선거 결과를 몇몇 정치인들이 거짓 이유를 들어 무효로 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애리조나 선관위의 태미 패트릭은 “선거에는 언제나 실수나 문제가 있을 수 있으며, 이에 대비해 선관위는 플랜B, C를 공식적으로 수립해 선거를 진행하는 것”이라며 “공식적으로 문제없이 진행된 선거에서 작은 실수 하나를 들춰내 선거 결과 전체를 뒤집으려는 자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코차이스카운티의 선거 불복은 결국 코미디로 마무리됐다. 주법상 12월 5일까지는 선거 결과가 인증돼야 하는데, 지연에 참다못한 애리조나주 국무부가 지난 11월 28일 코차이스카운티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코차이스카운티 수퍼바이저위원회는 변호사를 고용해 소송에 대응해야 하나, 변호하겠다는 변호사는 아무도 없었다. 심지어 카운티의 고문변호사조차 변호를 거부했다. 12월 1일  변호사 없이 법정에 출석한 카운티 대표는 선거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설명조차 하지 못했다. 캐시 맥긴리 판사는 “오늘 안으로 선거결과를 인정하라”고 명령했다. 결국 재판이 끝나자마자 공화당 수퍼바이저 1명이 결석한 채로, 나머지 수퍼바이저 4명이 투표로 선거결과를 인증했다.  
 
2020년 대선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행시킨 선거부정 음모론은 이제 그만둘 때가 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권한을 발동해 반역자들을 처형할 것이라는 Q아논(Qanon) 음모론은 한때 한인사회 카톡방과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퍼졌지만 이제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내가 지면 선거부정”라는 억지는 이제 한국이나 미국에서 발을 붙여서는 안 된다. 

이종원 /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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