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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혜안을 가진 지도자가 필요하다

1867년 미국 국무장관 윌리엄 헨리 슈어드는 많은 반대를 무릅쓰고 러시아 제국으로부터 러시아령 알래스카를 720만 달러에 매입했다. 당시 여론은 “자원도 없고 온통 얼어붙은 황무지를 뭐 그리 비싼 값에 사는가?”라면서 반대가 많았다. 매입을 주도한 슈어드를 향해 ‘슈어드의 얼음상자(Seward’s icebox)’ ‘북극곰 정원(polar bear garden)’이라고 조롱했다. 당시 알래스카의 주요 수익원이었던 모피의 경우, 러시아인들의 남획으로 19세기 중반 이미 알래스카 해달은 멸종 위기 단계여서 말 그대로 단물이 빠진 상태였다. 그러니 ‘다 빨아먹은 오렌지(sucked orange)’라고 했다. 그러나 알래스카는 지하자원의 보고였다. 금부터 석유까지 별의별 자원이 나왔다. 특히 석탄은 그 매장량이 세계 1위다. 그 뿐만 아니라 전략적, 지정학적으로도 엄청난 가치가 있었다. 미국이 소련과 냉전으로 대립을 하게 되면서 알래스카는 군사 기지의 요충지로 최전방 기지가 되었다. 윌리엄 슈어드라는 위대한 한 사람이 앞날을 내다보는 혜안으로 미국을 군사, 경제 등 모든 분야의 대국을 만드는데 일조했다. 그는 위대한 지도자이었음에 틀림없다.
 
지난 14일 박정희 대통령 탄신 105돌이었다. 박 대통령의 리더십, 애국심은 한국을 세계 경제사에서 최단시간에 가장 빨리 성장한 나라로 만드는데 초석이 되었다. 6·25로 폐허가 된 세계 최빈국 한국이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으로 도약한 것은, 박 대통령을 빼놓고는 불가사의한 일이기 때문이다. 1960년대 초까지 1인당 국민소득 80달러 미만의 최빈국이었던 나라가 그 짧은 기간에 산업화와 세계화를 이룩하였다는 것은 지도자의 혜안과 각고의 노력 없이는 이룰 수 없는 것이다. 당시 한국은 일본과 비교해도 80년이나 뒤떨어진 나라였다.
 
박 대통령은 “우리의 후손들이 오늘에 사는 우리 세대가 그들을 위해 무엇을 했고, 또 조국을 위해 어떠한 일을 했느냐고 물을 때, 우리는 서슴지 않고 조국 근대화의 신앙을 가지고 일하고 또 일했다고 떳떳하게 대답할 수 있게 합시다”고 말하며 ‘오직 잘 살아보겠다’는 의지로 뼈아픈 결정을 내리며 탄광근로자와 간호사의 서독파견, 남미 농업이민, 월남파병, 원양어장 개척, 현대건설 해외진출, 한·일 국교 정상화 등 대외 지향적인 국가경영진로를 확정해 나갔다.
 
1964년 12월 차관교섭 차 독일을 방문한 박 대통령에게 에르하르트 총리는 독일이 프랑스와 화해 협력하는 것처럼 한국도 일본과 협력할 것을 권고하며 “모두가 지난 과거사이니 자기들처럼 한국도 일본과 손잡고 경제발전을 꾀하면 돕겠다”고 진심어린 권고를 했다. 박 대통령은 치욕적인 한·일관계를 감내하며, 한·독정상회담에서 독일이 담보 없이 2억5000만 마르크(당시 약 4770만 달러)를 주기로 하여 최초의 재정차관 성과를 올렸다. 그리고 한·일청구권 자금으로 포항제철이 건설되어 한국경제 고도성장을 이끈 대표적인 상징물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베트남 전쟁 파병은 처음부터 야당은 반대했고, 추가 파병에는 야당뿐만 아니라 여당 및 정부 일부에서도 강력히 반대했다. 반대의 큰 이유는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투사단을 뺀다는 것은 그만큼 한국군의 전력을 약화시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미국 측과 수차례의 회담을 거쳐 남·북 간 대치에 대응할 수 있는 한국군 전력증강과 경제개발에 소요되는 차관 공여 등 14개항의 사전보장을 받아 많은 사상자를 냈지만 월남파병으로 외화를 획득하여 한국 경제발전과 군사기술 및 군장비 현대화에 기여했다.
 
경부고속도로도 야당의 반대가 심했지만, 결국 국민의 생활양식을 바꾸어 놓은 것은 물론 공업발전을 가속화하고 국토의 균형 발전에 이바지하였으며, 축적된 경험과 기술력을 통해 건설 산업의 발전을 기할 수 있었다.
 
박대통령이나 알래스카를 사들인 윌리엄 슈어드는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이 있었다. 지금도 이런 혜안을 가진 지도자가 필요하다.

박철웅 / 일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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