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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인 정치력 새로운 전기 맞았다

한인사회의 정치력이 새 전기를 맞았다. 지난 8일 치러진 중간선거 결과 한인 연방하원의원 4명의 동반 연임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앤디 김(뉴저지주 3지구.민주) 의원과 메릴린 스트릭랜드(워싱턴주 10지구. 민주.한국이름 순자) 의원은 경쟁자를 여유 있게 따돌리며 일찌감치 승리를 확정 지었고, 영 김(가주 40지구.공화), 미셸 박 스틸(가주 45지구.공화) 의원의 재선도 확실시된다. 지난 선거와 비교해 의원 숫자는 변화가 없지만 3선 1명과 재선 3명으로 무게감이 다르다. 특히 앤디 김 의원은 3선에 성공하는 쾌거를 이뤘다. 한인 3선 연방하원의원 탄생은 김창준 전 의원 이후 26년 만이다. 3선의 김 의원은 이제 중진의 반열에 올라서며 민주당 내에서는 물론 연방하원에서의 영향력도 한층 커질 전망이다. 또한 미셸 박 스틸, 영 김 의원은 공화당 연방하원의 남가주 지역 보루라는 상징성으로 인해 당내 위상이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당선은 한인사회 전체가 축하할 일이다. 연방의회에서 우리의 목소리를 대변해 줄 무게감 있는 의원들이 생긴 것이다. 스트릭랜드 의원은 당장 “한인들의 목소리를 키우는 것이 정치인으로서의 목표 중 하나”라는 당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한국 정부 입장에서도 반가운 일이다. 앞으로 의회에서 논의될 각종 한국 관련 이슈들에 이들의 영향력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연임 성공의 이유는 무엇보다 활발한 의정활동이다. 이들은 지난 2년간 다양한 입법활동을 통해 각계각층의 요구를 정책에 반영했다. 이런 실적이 유권자들에게 신뢰와 희망을 줬고 다시 선택받는 원동력이 됐다. 한인사회의 전폭적인 지지도 큰 역할을 했다. 한인들은 이들의 연임을 위해 물심양면 도움을 줬다. 선거기간 상당한 후원금을 전달한 것은 ‘몰표’로 힘을 보탰다. 그런가 하면 선거캠프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한 한인도 많다.    
 
한인 정치력 신장의 중요성은 누구나 공감하는 것이다. 한인사회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지난 1992년 발생한 4·29 LA폭동 과정에서 한인사회는 정치력 부재의 서러움을 절감한 바 있다. 당시 한인사회는 최대 피해자였음에도 앞장서 억울함을 대변해 주는 정치인이 아무도 없었다. 미래 한인사회의 주역이 될 2세, 3세들에게 이런 참담한 경험을 유산으로 물려줘서는 안 된다. LA폭동 30주년인 올해  4명의 한인 연방하원의원을 배출한 것은 그래서 의미가 더 크다.  
 
많은 성과도 있었다. 그동안 전국의 한인사회는 많은 선출직 공직자를 배출했다. 또한 유권자 등록 캠페인 등을 통해 투표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도 확산됐다. 하지만 무엇보다 주목되는 것은 정치인 후원 방식의 변화다. 그동안의 정치인 후원이 친분관계나 사업상 필요성 등 개인적 차원 위주였다면 최근에는 훨씬 조직화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도 미주정치력신장위원회, 한미정치연합(KAPA) 등 한인 정치후원단체들의 활동이 두드러졌다. 한인사회의 결집된 목소리를 전달한다는 의미에서 바람직한 현상이다. 이런 흐름을 반영, 본지도 한인 언론으로는 유일하게  ‘후보 공개지지(endorsement)’ 를 통해 한인 유권자들의 올바른 선택을 도왔다.    
 
하지만 한인 정치력 신장은 아직 갈 길이 멀다. 4명의 연방하원의원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 더 많은 연방하원의원은 물론 전국의 로컬정부 선거에서도 꾸준히 당선자를 배출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가능성 있는 정치 신인들을 발탁하고 지속해서 후원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장기적으로는 한인사회도 AIPAC(미국·이스라엘 공공정책위원회)같은 조직의 구축이 필요하다. 앞으로 한인 연방상원의원, 한인 주지사, 한인 대통령의 탄생도 결코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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