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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시론] ‘김치의 날’ 앞다퉈 지정한 이유는

김치가 갈수록 미국인들에게도 사랑받는 음식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각 주에서 앞다퉈 ‘김치의 날(kimchi Day)’을 공식 선포하고, 연방의회도 이에 동조할 움직임을 보인다. 실제 조지아와 텍사스가 최근 11월 22일을 한국 김치의 날로 공식 지정, 미국에서 김치의 날을 선포한 주는 모두 7개에 이른다.
 
김치 열풍은 연방의회까지 확대됐다. 아닌 게 아니라 오는 12월 6일 워싱턴 DC 연방의회 도서관에서는 김치의 날 축하 행사가 열린다. 이 행사는 뉴욕주가 지역구인 캐롤라인 멀로니 하원의원(민주당) 이 앞장섰다. 그녀는 한국의 법정 기념일인 김치의 날을 미국의 공식 기념일로 지정하자는 결의안을 낸 장본인이다.
 
이 결의안은 지난 7월 제출됐지만, 하원에서 아직까지 처리 일정이 잡히지 않았다. 한미 문화교류의 긍정적 사례로 꼽히는 이 결의안은 당파적 색채가 없어 민주당과 공화당을 막론하고 우호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능하면 오는 12월 마지막 회기에 통과되기를 희망한다.  
 
김치의 날은 매년 11월 22일로 김치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2020년 한국에서 처음 제정된 법정 기념일이다.  이 시기가 김장하기 좋은 날이라는 점과 김치의 여러 재료가 ‘하나하나’(11)가 모여 ‘스물두가지’(22) 이상의 건강 기능적 효능을 나타낸다는 상징적 뜻이 담겨 있다고 한다.
 


미주에선 지난해 8월 캘리포니아주가 처음으로 김치의 날을 제정했다. 이후 버지니아와 뉴욕주, 워싱턴DC, 미시간주가 뒤따랐다. 한국 요리의 주인공이었던 김치가 바야흐로 미국 음식 문화의 다양화에 역동적인 요소가 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텍사스주 하원의 공식 결의안(resolution)에는 고대부터 채소 절임을 통한 보관법을 창안한 곳이 한반도라고 명시, 일부 중국인이 주장하는 ‘김치 중국 유래설’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또 김치가 한국인의 식탁 오르는 대표적인 반찬으로, 절인 배추로 만들며 재료와 만드는 방법에 따라 다양한 종류가 있다고 명시돼 있다.
 
중국은 그동안 동북공정의 하나로 ‘김치 공정’을 주도면밀하게 추진해왔다. 이 문제가 급기야 한중 외교 문제로비화하자 중국 정부가 공식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그럼에도 김치의 미국화는 아직 갈 길이 멀다. 그 주된 이유로 현지인들은 김치 맛에 익숙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맵고 신 맛이 처음엔 적응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시간이 갈수록 김치를 찾는 현지인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11년 약 280만 달러이던 대미 김치 수출액은 지난해 2830만 달러를 기록하며 열 배 이상 증가했다.
 
이 배경에는 미주 한인들이 현지인과 직접 접촉하고 소통하며 호감을 사는, 이른바 ‘공공외교’ 노력이 한몫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무대 뒤에서 노력한 숨은 공로자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조지아의 경우 이번 김치의 날 제정은 박선근 한미우호협회 회장이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에게 건의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텍사스는 정명훈 미주한인회총연합회 회장의 발품 파는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미시간도 국제결혼 한인 여성단체인 한미여성회총연합회(총회장 실비아 패튼)가 앞장섰다. 워싱턴DC 의사당 김치축제 성사에는 한인이민사박물관(관장 김민선)이 수고했다.
 
호사다마(好事多魔)라고, 김치축제를 이용해 사리사욕을 채워 미주 한인들의 얼굴을 먹칠한 사례도 있다. 이런저런 산고 끝에 김치축제는 미주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제 많은 현지인들이 김치의 우수성을 알고 있다. 계속해서 김치의 날을 제정하는 주가 늘어나기를 희망한다. 

권영일 / 애틀랜타 중앙일보 객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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