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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칼럼] 종이 입장권도 어색한 시대

김병일 뉴스랩 에디터

김병일 뉴스랩 에디터

“신문은 이제 더는 신문이 아니라 흘러간 정보를 종이에 모아둔 구문 자료집이야. 지면 내용의 절반 이상이 2~3일 전 것이야. 더 오래된 기사도 적지 않고.”
 
“웬만한 뉴스는 다 인터넷에서 봤잖아. 요즘은 오히려 광고를 보려고 신문을 뒤적인다니까.”
 
“탐사보도 중심으로 호흡이 긴 기사를 써서 독자의 흥미를 붙잡아야 한다고 일부 신문쟁이는 주장하는데 이마저도 해법은 아닌 것 같아요. 오히려 인터넷 매체들이 동영상까지 곁들여 더 흥미로운 이슈를 재미있게 만들고 있어요.”
 
“태어나면서부터 아이패드를 가지고 놀던 세대가 이제 청년들이 됐어요. 이들에게 종이로 된 것은 그게 책이든, 보고서든, 신문이든, 심지어 입장권이든 익숙하지 않아요. 디지털 세대에게 익숙한, 그들이 필요로하는 방식의 뉴스 전달 방법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요?”  
 
최근 선후배, 지인들과 신문에 관해 나눴던 대화의 일부다. 언론계 종사자로서 나 역시 신문을 포함한 언론사의 역할과 생존을 위한 변화를 끊임 없이 생각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해답은 오리무중이다. 하지만 이전과 비교해 달라진 점은 있다. 신문의 경제섹션 제작을 책임지고 있을 때까지는 크게 와 닿지 않았으나 디지털본부 뉴스랩을 맡으면서 하나둘 피부로 실감하거나 새롭게 깨닫는 부분들이 생겨나고 있다. 특히 신문 쪽에 있을 때는 지면을 어떻게 더 알차게 채울까를 고민했었는데 그 고민마저 과연 의미 있는 시간이었는지를 다시 돌아보게 됐다. 우물 안에서 우물 만큼의 하늘만 본 것 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
 
이미 젊은 층을 중심으로 뉴스 소비자는 자기만의 방식으로 뉴스를 찾아 소비하고 있다. 이들은 언론사들이 이미 재단해 내놓은 뉴스만이 뉴스의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은 지도 오래다. 단순 소비자나 의견 제시자 수준이었던 뉴스 소비자가 지금은 스스로 뉴스 생산자가 되고 뉴스 유통자로 활동하는 수준이다. 이런 결과는 기존의 종이 신문이나 고정된 방송국 채널을 통해서 충분했던 뉴스 전달 방식에 변화가 불가피함을 의미한다.  
 
뉴스 소비자 입장에서도 적지 않은 혼란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트위터, 틱톡 등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뉴스 브랜드가 생겨나고 있고 뉴스레터 매체도 크게 늘고 있다. 또 특정 독자층을 타깃으로 이들에게 필요한 뉴스만 공급하는 매체가 생겨난다.  
 
독자와의 상호작용을 통한 끈끈한 관계 형성에 신경 쓰는 모습도 하나의 트렌드다. 더는 일방적인 뉴스 제공은 의미가 없으며, 너와 내가 의견을 교환하며 서로 함께 만들고 반응하는 뉴스 매체가 되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각종 캠페인이나 펀딩을 시도하는 것도 독자들과 함께하려는 표현 방식일 것이다.
 
온라인 뉴스 사이트 입장에서는 사이트 구성에 고민이 많다. 신문이 구독자 수와 광고 효과에 사업적 기반을 두고 있다면 온라인 뉴스 사이트는 클릭 수와 사용자 수가 사업적으로 중요하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해당 사이트를 방문하고 있으며 또 그들이 얼마나 많은 기사를 클릭해서 보느냐에 따라 수입이 달라진다.  
 
이런 구조는 자연스럽게 언론사의 품위 유지에 필요한 기사와 사이트 방문자의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기사 선호도에 맞는 내용을 어느 선에서 조절하느냐는 고민으로 이어진다.  
 
결국 지금의 언론사 온라인 뉴스 사이트는 뉴스에 대한 신뢰도를 확보하면서 이용자의 선호도를 고려하고, 이용자와의 쌍방 의사소통을 통한 관계 강화까지 해결하면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방안을 끊임 없이 찾고 있는 과도기인 셈이다.  
 
미주 중앙일보가 동영상, 영어 사이트, 뉴스레터, 팟캐스트, SNS 활동 등 다양한 방식을 시도하고 투자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타깃층 설정과 사이트 유료화, 쌍방 의사소통 통로 개설, 온라인 뉴스 전담 기자 확대 등도 앞으로 해결할 과제다. 지금은 디지털 시대다.

김병일 / 뉴스랩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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