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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택배에 실려 온 고향

하도 먼 거리되어 가지 못한 세월
 
춘하추동 고리되어 꼬리 물고만 돌아
 
그 틈새 뚫지 못해 잊혀지고 있을 때
 
남의 일인 줄로만 알고 살아 온 택배
 
멀미 마다 않고 하늘길 타고 왔다
 
묵직한 상자 옮겨 야무지게 입다문 상자 여니
 
옹골진 것들로만 골랐음직 둥글납작하게
 
고찰의 기왓장이듯 줄줄이 누어 분바른 곶감들
 
두고 온 혈육 함께한 맑고 푸른 하늘 안고 와
 
양지 바른 툇마루에서 할머니 마른가슴 꼭지 물고
 
처마 끝에 말라 가던 줄줄이 엮였던 곶감
 
잠재운 과거 더듬어 보게 가슴 흔들어
 
외로움마저 곁을 파고 들게 하는 달콤함
 
갑자기 행사장 풍선되어 눈을 가린다
 
곶감 한 개 한 개에 잊혔던 이름 하나하나
 
곶감 꿰듯 외우며 꿰어 본다

김신웅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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