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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한여름 바다 축제

시퍼런 칼날처럼
 
마구 내리꽂히는
 
뜨거운 햇살
 
대서양에 녹아들고
 


 
 
빨간 부리와
 

노란 눈을 가진 도요 물떼새의
 

날카로운 울음소리
 
하얀 부채 퍼지듯 물보라를 일으킨다.
 
 
 

바닷가를 달리는 젊은이들,
 
느긋하게 드러누워 소설을 읽는

 
노인네들 옆에 쪼그리고 앉은 어린 갈매기 떼
 
떡갈나무처럼 단순하고 솔직하다
 
 
 
모두가 여름 바다 축제를 위해
 
모래성을 짓고

 
빈 조개껍데기를 가지고 노는

 
어린 손자들

 
물속으로 뛰어들어

 
파도를 거슬러 서핑하고  있다.

 
 
 
찝찔한 바람, 얽히고설킨해초 덩어리.

 
썰물과 밀물의 소용돌이,
 
멀리서 바라만  보고 있던
 
나는 매가 공중의 새를  낚아채듯
 
빛나게 날아오른다
 
 
 
내 안에서
 
욱신거리며 솟아오르는
 
푸른 언어들
 

깊은 바다에
 
배를 띄운다. 

이춘희 / 시인·롱아일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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