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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칼럼] 주식투자의 두 그룹

오랫동안 한인을 대상으로 주식 투자 관련 칼럼을 쓰고 강연을 하며 느낀 점이 있다. 주식 투자하면 한인은 크게 두 개의 그룹으로 나누어진다. 전혀 투자하지 않는 그룹과 도박처럼 투자하는 그룹이다. 제대로 투자하는 중간 그룹은 찾아보기 어렵다.
 
한국에서 주변 사람이 주식 투자로 패가망신했다는 소리를 들었거나 본인이 투자했다 큰 손실을 경험한 적이 있는 사람들은 미국에서도 주식 투자는 해서는 안 되는 것으로 결정한다. 그런가 하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주식투자에 관심을 갖게 된 경우도 있다. 운동 경기장도 가지 못하고, 콘서트도 취소되었고, 도박장 가기도 힘들고, 여행을 갈 수도 없어 하루 대부분을 컴퓨터와 시간을 보내며 주식투자에 집중하게 된 것이다.
 
주식 종목 선택은 대부분 지인에게 문의하고 열심히 인터넷 등을 찾아서 결정한다. 종목 대부분은 요즘 화제가 되고 미디어에 자주 등장하는 회사를 선택해서 투자한다. 상승하는 주식시장에선 어디에 투자해도 투자금이 늘어나지만, 특정한 몇 개의 회사를 선택해 투자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이고 실패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는 사실을 투자자는 인식하지 못한다.  
 
 지난 13년(2009-2021) 동안 주식시장은 연평균 15% 이상 상승하였는데 대부분은 이런 놀라운 수익률 혜택을 받지 못한다. 여기서 말하는 수익률은 미국 500대 기업의 평균 수익률(S&P 500 Index)을 뜻한다. 만일 투자자가 특정 회사 주식에 투자했거나 특정 뮤추얼 펀드에 투자했다면 500대 기업의 평균 수익률과는 비교할 수 없고, 기대해서도 안 된다. 개별적인 회사나 특정 종목에 투자하는 것은 도박(Betting)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대박을 기대하는 투자자에게는 주식 가격이 매우 중요하다. 가격이 상승해야만 돈을 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대로 하는 투자는 가격 상승만큼 중요한 것이 주식배당금이다. 경제전문지 월스트리트저널의 기사(Dividend payouts hit record despite rocky stretch in market, Hannah Miao, WSJ, July 12, 2022)에 의하면 올해 2분기에만 미국 500대 기업의 주식배당금이 1406억 달러에 달한다. 지난 1분기에도 1234억 달러가 지급됐다. 작년에는 총 5112억 달러가 지급되었는데 이런 주식배당금은 500대 기업에 꾸준히 투자한 투자자만이 받은 것이다.
 
현재의 뜨거운 몇 개의 주식이 세월이 지나서 어떤 상황으로 변해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1950년부터 2009년까지 약 2만9000개 기업이 미국 주식시장에 존재했지만 그중 약 80%의 기업이 사라졌다. 한 마디로 내가 은퇴할 때 투자한 기업이 없어질 수도 있다는 뜻이고, 몇 개의 기업에 집중된 투자는 그만큼 위험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묻지마 투자’인 암호화폐(Cryptocurrency)도 이와 비슷하다. 미래에 다가오는 새로운 혁신과 디지털 기술에 뒤떨어져서는 안 된다고, 용감한 사람만이 부자 된다고, 장밋빛 희망을 한층 부추긴다. 기술 혁신은 기대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코인 투자로 누구나 대박이 나는 것은 결코 아니다. 현재 암호화폐의 종류만 1만5000개 이상이다. 금 노다지를 캐기 위해 너도나도 서부로 갔지만 실제로 돈을 번 사람은 금을 캐기 위한 도구를 판 사람과 술집이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주식 투자 비법을 알려주겠다는 사람도 많고. 주식 대박 종목을 꼽아주는 유튜브와 같은 소셜미디어도 많이 있다. 금융업계도 누구나 투자할 수 있다고 열심히 부추긴다. 주식 정보도 넘쳐난다. 그러나 주위에 떠도는 주식정보와 군중 심리에 의한 투자는 실패할 가능성 매우 높다는 사실을 투자자는 잊어서는 안 된다.  
 
투자는 최고의 종목을 찾는 것이 아니다. 투자는 잘하는 것이 아니다. 투자로 재미를 느끼고 흥분되어서도 안 된다. 제대로 하는 투자는 보통(평균)만 하는 것이다. 지난 90년간 주식시장 연평균 수익률이 10%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이명덕 / 박사·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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