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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장애인 자녀 부모의 심정

어느 날 갑자기 닥쳤다. 예고도 전조도 없이….
 
크리스마스 여행을 간다며 웃으며 떠났던 막내가 돌아온다는 날 하루를 앞두고 쓰러졌다. 기가 막혔다. 그것도 외국에서. 하늘이 노랬다. 가슴이 막히고 기가 막혔다. 아니 세상에 있는 어떤 단어로도 당시 상황을 표현할 수가 없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벌써 5년이 지났다.  
 
1년간 병원, 요양원에서 재활하다 집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말도 못하고 글도 잃었다. 겨우 단어 몇 마디로, 손짓, 발짓으로 의사소통을 한다. 하반신은 전혀 쓸 수가 없다. 그때부터 온 식구가 비상이 걸렸다.  
 
집에 온 아이는 완전히 에고이스트가 되었다. 모든 게 자기중심이다. 밤새도록 TV를 보거나 컴퓨터를 하다가 아침에야 잠이 든다.  밥 한 끼 먹이려면 몇 번이나 들락거려야 하고 매일 먹어야 할 약을 통아 담아 놓으면, 먹고 싶은 것만 먹고 나머지는 먹지 않는다. 싫은 소리를 하면 짜증을 내고 소리를 지른다. 말로 의사소통이 안 되니 본인도 오죽 답답하랴. 이해하다가도 속이 상한다.  
 


정작 24시간 그 아이를 돌봐야 하는 난 점점 늙어가는데 기운이 부친다. 힘들어하는 나를 본 아이는 이제는 요양원에 가겠다고 한다. 그러나 그 아이가 원하는 요양원은 호텔 수준의 고급스러운 곳이다. 의사, 간호사,요리사가 상주하고 온갖 편의시설이 갖추어진 곳이다.  
 
네가 갈 수 있는 곳은 정부가 운영하는 시설이라고 설명해도 마이동풍이다.
 
집으로 돌아오기 전 요양시설에 있었을 때는 매일 울며 집에 가겠다고 떼를 썼다.  
 
난 내 사후를 생각하며 기도한다. ‘부모라도 병에는 효자가 없다’는데….
 
형제가 있어도 자기 살기도 바쁜 세상에 어떻게 불구가 된 형제를 돌볼 수 있겠나.  
 
내 건강을 위해 그 아이를 위해 오늘도 걷고 또 걷는다.

노영자 / 풋힐랜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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