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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과거 기록 근거 예상 수익률 따지는 게 합리적"

투자 결정과 예상 수익률
지금까지 투자된 기록·결과는 객관적 데이터
리스크 프로파일링으로 투자성향 파악 필요

많은 이들이 투자 결정을 할 때 예상 수익률을 따진다. 현명한 투자를 위해 확인이 필요한 변수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때 중요한 것은 해당 예상 수익률이 함의하는 바를 제대로 아는 것이다. 시중에는 여러 방식의 예상 수익률을 보여주는 다양한 금융 상품이 있다. 그리고 우리가 접하는 예상 수익률은 의외로 많은 경우 해당 투자를 결정하는 주된 이유로 반영하지 않는 것이 현명할 수 있다.
 
▶예상할 수 없다 = 시중에는 종종 95% 실현 가능성이 있다며 향후 6개월간에 대한 예상 수익률을 제시하는 경우가 있다. 향후 6개월간 15%의 손실이 나거나 20%의 수익이 날 가능성이 있고, 그 확률이 95%라는 식이다. 특정 시뮬레이션에 따른 결과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는 문제가 있다. 언듯 보면 괜찮은 것 같기도 하다. 15% 정도 손실 가능성이 있지만 반대로 20%의 수익이 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너무 보수적인 투자자가 아니라면 충분히 매력을 느낄 만한 리스크/리워드 공식처럼 보인다.
 
하지만 과연 향후 6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을 두고 예상 수익률을 제시한다는 것이 가능한가? 그것도 95%의 확률과 함께. 대부분 투자자들은 5~10년 꾸준히 투자하기를 원하고, 또 그렇게 할 필요가 있다. 6개월 사이의 수익률을 예상하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을 뿐더러 의미가 없는 것이기도 하다.
 
▶신뢰할 수 없다 = 올 상반기 상황만 보아도 사실 답이 있다. 시장은 벌써 25% 정도가 빠졌다. 많은 이들은 추가 하락을 우려하고 있고, 일각에선 고점 대비 최고 40~50% 하락을 점치기도 한다.  
 
연초 위와 같은 확률과 함께 이후 6개월간의 예상 수익률을 제시받았다면 지금 상황은 어떨까. 최고 손실 폭이 25%, 35%, 45%에 육박한다면 투자자는 과연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어떻게 이런 터무니 없는 예상 수익률을 제시할 수 있었는지 뒤늦게 궁금해질 것이다. 종이 위에서 보여지는 ‘예상 수익률’을 근거로 투자를 결정하는 것은 그래서 위험하다.
 
▶신뢰할 수 있는 것은 기록이다 = 지금까지 투자된 기록과 결과는 사기가 아닌 이상 객관적인 데이터다. 이런 역사적 결과물을 되짚어 보는 것은 충분히 유의미할 수 있다. 물론, 다 아는 것처럼 과거의 결과가 미래의 결과를 보장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를 통해 투자자들이 알 수 있는 것은 하락장과 불경기를 어떻게 지나 왔는 지에 대한 기록이다. 특정 펀드나 매니저의 지난 2000년 혹은 2007년의 발자취를 확인하면 ‘예상’이 가능해진다. 향후 있을 하락장이나 불경기의 여파로 어느 정도 하락할 가능성이 있는 지, 이후 어떤 성적표가 가능한 지를 측정해볼 수 있는 것이다.
 
이를 근거로 투자를 결정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 어려운 환경에 어떻게 대처해 왔는 지를 보면 향후 비슷한 환경에서 어떻게 대처할 지를 가늠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내 포트폴리오를 벤치마크의 역사와 비교해 보는 것도 좋고, 원하는 펀드나 자산운용 전략의 역사와 비교해 보는 것도 좋다.
 
▶나를 파악하는 일의 중요성 = 어떤 펀드나 운용전략 활용을 결정하기 전에 가장 먼저 되어야 할 것은 먼저 자신을 파악하는 것이다. 자신이 어떤 투자자인지를 알아야 한다. 흔히들 얘기하는 ‘리스크 프로파일링’이라는 것을 하면 도움이 된다.  
 
어느 정도 리스크를 원하는 성향이 있는지, 어느 정도의 리스크를 수용할 능력이 있는 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이 때 보통 리스크 수용 성향(risk tolerance)만을 생각하기 쉬운데 리스크 수용 능력(risk capacity)도 함께 점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싶다고 해서 공격적 투자를 감당할 수 없는 투자자로 하여금 공격적으로 투자하게 하는 것은 적절치 않기 때문이다.
 
자신의 리스크 프로파일을 알게 되면 지금 투자되고 있는 포트폴리오가 적절한 지를 판단할 수 있다. 많은 투자자들이 자신의 리스크 프로파일과 동떨어진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투자자가 스스로 리스크 프로파일링을 하지 않았거나 이를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 역시 많은 탓이기도 하다. 이렇게 되면 기준점이 없고, 기준점이 없으니 적절히 투자하고 있는 지를 판단할 수가 없다. 자신의 목적과 시간 등과 동떨어진 투자가 되고 있어도 알 길이 없다.  
 
벤치마크의 역사적 결과물과의 비교, 특정 펀드나 자산운용 전략과의 비교는 항상 내 리스크 프로파일을 전제로 이뤄져야 한다. 나와 상관없는 펀드나 자산운용 전략의 성적표는 사실상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이게 안되면 제대로 된 투자, 제대로 된 자산운용은 있을 수 없게 되는 것이기도 하다.
 
▶예상 수익률을 읽는 눈 = 펀드나 자산운용 전략의 제시 수익률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실제 과거 기록에 근거한 것인 지 아닌 지를 알 필요가 있다.
 
 시중의 금융 상품에는 새로 개발된 변동성 억제지수(VC))라는 것들이 있다. 이들은 대게 연식이 짧기 때문에 역사적 결과물보다는 다른 형태의 시뮬레이션을 통해 평균 수익률을 산출한다. 이를 근거로 미래의 수익률을 예상하는 것은 무의미한 측면이 있다.  
 
물론, 해당 지수가 존재했던 기간 중의 실제 수익률은 유의미한 판단 자료로 볼 수 있다. 로스(Roth) IRA의 대체 저축수단으로 많이 활용하고 있는 지수형 생명보험(IUL)도 제시된 수익률만 보고 판단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은 이유다.  
 
IUL이 보조적 은퇴저축 수단으로서 가지는 기능의 결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보여지는 숫자들이 지수의 역사적 결과물을 반영하는 것인 지 시뮬레이션의 결과물인 지를 알 필요가 있다. 보다 중요한 것은 해당 상품의 수익상한선(cap)이나 스프레드(spread)다.
 
수익상한선이 낮으면 그만큼 제시된 수익률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숫자보다는 해당 보험사의 재무상태, 상품의 구조, 수익결정 방식 등을 판단 근거로 검토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한 접근법이라 할 것이다.
 
위험 자산의 수익률도 마찬가지다. 시뮬레이션을 통한 수익률 보다는 실제 역사적 수익률을 근거로 한 투자 추이를 확인하는 것이 향후의 잠재적 성적표를 가늠하는 데 훨씬 적절하다. 특히 하락장과 그 이후의 성적표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할 수 있다.  

켄 최 아메리츠 에셋 대표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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