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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차이’를 인정하는 사회

세계화가 본격화되면서 국가 사이의 장벽이 무너지고 전 세계가 하나의 생활권으로 형성되는 세계의 압축현상과 세계를 하나로 보는 의식이 점차 가속화되고 있다. 이러한 세계화 과정에서 다양한 문화들이 접촉하고 교류하고 충돌하고 동화되면서 자문화가 타문화가 되고 타문화가 자문화가 된다. 이 과정에서 부각되는 문제는 개별 국가의 민족문화를 보장하고 문화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것이다.
 
세계화 시대 다문화 상황에서 우리가 우려하는 문제는 개별 문화들이 배타적으로 자기 특성만을 주장하는 것, 다른 문화와의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하지 않는 것, 그럼으로써 인류 공동체 전체가 문화적으로 조화와 공존을 이루지 못하는 상황이 심화되는 것이다.
 
세계화 시대에 자기 문화 정체성 모색은 ‘차이의 존중’ 원칙을 토대로 이루어져야 한다.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한 가지 가장 중요한 사고 능력은 상호간에 의도를 공유하는 능력이다. 의도 공유라는 인간의 독특한 능력은 문화 학습 즉, 무엇인가를 타인으로부터 배울 뿐만 아니라 타인을 통해서도 배울 수 있게 해 준다. 이런 문화 학습은 사회 학습과 소통 능력이 다른 사람과의 협력을 위한 기반을 마련해 준다.  
 
한국인의 전통적인 의식과 문화 안에는 서로의 다름을 배타적으로 구분하고 배척하기보다 전체적으로 포용하고 존중하려는 조화와 공존의 특성이 존재한다. 이런 특성은 현대 다종교 상황에서 극단적 갈등과 대립 양상이 드러나는 것과 달리, 서로 다른 종교들 사이에 자연스러운 조화와 공존을 가능하게 했다.  
 


한국인의 대인관계를 기술함에 있어 가장 많이 사용되는 단어가 있다면 ‘정’이라고 볼 수 있다. 정은 대인관계적 정서다. 이러한 개념은 흔히 사회현상을 설명하는 목적으로 많이 거론됐으나 점차 사회심리학적 이해가 시도되고 있다.
 
최근에 심리학자들이 정 문화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아울러 우리의 정서를 인내의 경험으로 접근하던 이전의 시각에서 탈피해, 정서를 문화와 언어라는 사회문화적 맥락에서 접근하는 시각이 부상했다. 즉, 정서를 개인 안의 것에서 끌어내어 사회의 언어와 대인 교류의 경험에 의해 비로소 이해될 수 있는, 사회의 구성적 심리상태로 보는 것이다.
 
한국인으로 태어난 우리가 느끼는 감정은 특별하다. 유일한 분단국가이며 단일 민족이라는 특성은 끈끈한 정과 한을 형성해 냈다. 유교 문화권으로 효와 예를 중시하면서도 세계에서 기독교가 가장 잘 형성된 나라로 다른 나라와 다른 문화적 심리를 만들어냈다고 생각한다.  
 
한국인이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를 생각하는 것은 외국과는 다르다. 만들어지고 교육된 충성심이 아니라 잠재된 심리적 특성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그런 감정은 한국인의 내재적 국가관이라든가 공동체 의식, 집단주의에 잘 나타난다. 우리의 이런 모습은 국가적 위기에 강하게 나타나 근성의 대한민국이라고 한국사회를 정의 내릴 수 있다.
 
세계화 시대 다문화 상황에 적합한 문화 정체성은 자신의 독특함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면서 전체적으로 다른 문화와 갈등, 대립하지 않는 것이어야 한다. 그래서 한국인이 전통적으로 지닌 자연스러운 조화와 공존의 특성은 이 시대에 가장 적합한 한국 문화의 정체성일 수 있다. 따라서 우리 모두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은 긴밀하게 상호 연결된 세상에서 차이 때문에 위협을 느끼는 대신 자신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을 배우는 것이다.

송조이 / 정신건강상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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