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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한·미의 대통령 취임식 비교

한국시간으로 지난 10일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제20대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이 열렸다.  
 
나는 미국에 만 47년간 살면서 미국 대통령 취임식을 TV를 통해 빠지지 않고 시청해 왔다. 취임식에서 행해지는 모든 장면을 살펴보면 새 대통령의 국정운영 철학 등을 짐작할 수가 있다.  
 
두 나라의 대통령 취임식을 비교하며 몇 가지를 짚어보았다. 미국은 민주주의 종주국 같은 나라이다. 하지만 대통령 취임식만은 한국이 더 민주주의적이고 어떤 면에서는 선진화한 것 같다.  
 
첫째로 입장식 장면이다. 미국 대통령 취임식은 수정헌법 20조에 따라 1월 20일 열린다. 먼저 귀빈 및 대통령 입장으로 시작되는데 스피커에서 이름과 직책이 호명되면 안내자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단상에 오른다. 입장식에 걸리는 시간은 약 45분에서 1시간 정도다.  
 


1월 워싱턴DC의 날씨는 매우 춥다. 단 아래에 서 있는 수만 명의 일반 시민 참가자들은 추위에 떨며 입장식을 1시간 정도 지켜보아야 한다. 오랫동안 내려오는 전통 의식이라고 하지만 이는 구시대적이고 권위주의적이다. 이런 방식은 국민이 국가의 주인이라는 민주주의 이념에 맞지 않다.  
 
한국 취임식에서의 대통령 입장은 어떠했는가? 멀리 입구에서 대통령 부부가 차에서 내려 입장해 일반 국민들과 일일이 손주먹 인사를 하며 약 200미터의 거리를 걸어 단상에 입장했다. 탈권위적인 국민 중심의 방식이다.
 
다음으로 취임식 장소와 설치물을 살펴보자. 미국 취임식 ‘단’은 의사당 쪽, 매우 높은 곳에 설치돼 있다. 초대 받은 사람들은 자리에 앉아 있지만 수많은 일반 시민 참석자들은 아래쪽, 멀리에 서 있게 된다. 상당히 권위적이다.  
 
반면 한국은 연단을 높은 곳에 설치하지 않고 일반 국민 참석자와 거의 같은 수준 높이에 설치했다. 국민 중심적이다. 권위주의적인 면은 없다.  
 
셋째로 시간 조절 문제다. 미국 취임식에는 연설자가 많다. 어떤 대통령은 취임사를 2시간 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 대통령 취임식에서 단상 연설자는 단 2명이다. 국무총리의 식사(式辭)와 대통령 취임사 뿐이다.
 
또 이번 취임식에서 특기할 것이 있다. 음악 등 축하순서는 각계를 대표하는 일반 시민들이 했다는 점이다. 미국 취임식에서는 특정 유명 연예인들이 초청된다. 클린턴 취임식 때는 밥 딜런, 부시 때는 리키 마틴, 오바마(초임) 때는 요요마(첼로), 바이든 때는 레이디 가가 등이 나왔다.  
 
한국 대통령 취임식에서는 유명 연예인들의 출연을 배제했다. 대신 어린이, 청년,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 다문화 어린이 합창단 등 일반 국민들이 출연했다. 오케스트라 지휘자도 휠체어를 탄 장애인 차인홍씨였다. 국민 중심의 선진화된 취임식의 면모다. 새 정부가 취임식처럼 국민이 주인인 선진정치를 해 나가기를 기대한다.  

김택규 / 국제타임스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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