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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읽기] 중국이 보는 미·중 갈등의 본질

미·중 전략경쟁의 본질은 뭔가. 미국에선 패권을 둘러싼 다툼이라 보는 견해가 많다. 중국은 어떻게 보나. 이와 관련, 중국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도서가 지난달 국내에 나와 눈길을 끈다. 중국과 미국, 무역과 외교 전쟁의 역사.가 바로 그것이다. 저자 왕위안총(王元崇)은 중국에서 태어났지만, 미국에서 중국사를 공부했다. “시각이 다르면 서술도 달라진다”는 이유에서였다. 현재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모교인 델라웨어대학교에서 역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그는 역사라는 긴 호흡 속에서 미·중 갈등의 핵심을 파헤쳤다.
 
1784년 미 상선 ‘중국황후(Empress of China)’호가 처음 중국에 도착했을 때부터 1911년 청(淸)이 무너질 때까지 약 130년에 걸친 미·중 관계를 관통하는 건 미국 입장에선 오직 두 가지였다고 왕 교수는 주장한다. 상업적인 이익 획득과 미국의 가치관 전파다. 19세기 말 미국의 담배왕 제임스 듀크가 중국 지도 하단에 새겨진 인구 4억 3000만 명을 보고선 “여기가 우리 담배를 팔아야 할 곳”이라고 소리쳤다는 일화에서 보이듯 미국은 오로지 중국을 돈을 벌 곳으로만 생각했다.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미 정권부터 시작된 미·중 무역전쟁이 새로운게 아니란 이야기다.
 
미국의 대중 두 번째 관심은 미국이 탄생 때부터 갖고 있던 선진 문명전파의 사명감이다. 서구 각국은 제2차 아편전쟁이 끝난 뒤 베이징에 공관을 설치할 때 최고위직 외교관으로 대사가 아닌 공사를 보냈다. 중국을 서구와 같은 급의 문명국가로 보지않은 것이다. 당시 미국은 후진 중국에 미국식 문명과 제도를 전파하는, 즉 하늘이 내린 사명인 ‘명백한 운명(Manifest Destiny)’에 충실하고자 했다. 또 중국은 시대에 따라 미국에 각기 다른 모습으로 등장했다. 수교때는 전략적 벗이었으나 지금은 경쟁자다. 얼마 후엔 벗이 돼 있을 수도 있다. 미·중 갈등 역시 이번이 처음은 아니며 마지막도 아닐 것이라 본다.
 
이는 미·중 갈등의 틈바구니에서 생존의 길을 찾아야 하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 적지 않다. 미·중이 가치관 싸움에선 양보하지 않겠지만, 상업적 이익을 놓고선 밀고 당기기를 계속하되 그 다툼이 오래갈 것인바 우리역시 긴 호흡을 갖고 미·중 갈등의 시대에 의연하게 대처해 나가야 한다는 점이다. 어느 한 편에 서야 하는 것 아닌가 하며 조바심을 낼 필요 없이 미·중 갈등의 본질에 대한 우리의 이해부터 넓혀야 한다. 또 미·중 모두 국익을 둘러싼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만큼 우리의 대비 역시 철저하게 국익에 기반을 둬서 이뤄져야 할 것이다.



유상철 / 한국 중앙일보 중국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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