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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세대 교체 필요한 워싱턴 정가

일론 머스크가 워싱턴 정가의 노령화를 꼬집어 미국 사회에 일파만파를 던졌다. 한마디로 미국 정치 리더십은 ‘아주 오래됐고, 너무 늙었다’는 것이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그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민주주의가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정치 지도자들이 시민들과 합리적으로 접촉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위정자들의 나이와 인구 평균연령과 편차가 10~20세가 바람직하다는 것. 눈높이를 맞춘 세대공감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아마도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전기차와 관련해 자타가 공인하는 업계 1위인 테슬라를 언급하지 않은 것에 대한 서운한 심정을 토로한 듯하다. 79세인 바이든의 나이를 염두에 두고 에둘러 표현한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분석이다.  
 
한편에선 본질적으로 미국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장로정치(gerontocracy)’ 문제점을 지적했다는 시각도 많다. 이로 인해 미국사회는 심각한 문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아닌 게 아니라 워싱턴 정가에는 노정치인이 많다. 연방하원의장인 낸시 펠로시는 82세다. 그녀는 그럼에도 올해 11월 중간선거 출마를 공식화했다. 1987년 이후 무려 35년간이나 18선 연방하원의원을 지냈다. 19번째 출마이다.
 
장로정치를 바라보는 미국민들의 마음은 편하지 않다. 여론조사에서도 잘 나타난다. 실제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 미국인의 우려가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음에도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신뢰는 오히려 줄어든 것이다.
 
전쟁이나 천재지변 등의 사건이 발생할 때, 보통 국민들의 최고 통치권자에 대한 지지도는 높아지는 것이 정상이다. 바이든의 경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잠시 반짝했으나 다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사태에 제대로 대처할 것으로 믿느냐는 질문에 28%만이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반면 44%는 신뢰감이 거의 없다고 답했고, 27%는 조금밖에 없다고 응답했다. 여론조사가 항상 맞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추이는 짐작할 수 있다.
 
국정지지도도 취임 후 최저수준인 것으로 재확인됐다. 그의 국정 수행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40%로 지난 1월 조사(43%)보다 3%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중 이 같은 지지율은 역대 대통령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밖에는 없다.
 
백악관과 민주당이 내치와 외교에서 당초 기대와는 달리 난맥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걸림돌 가운데 하나로 바이든의 우유부단이 의심되는 것은 당연하다.
 
차기 대선에서 공화당이 재집권해도 문제다. 트럼프 전대통령을 대적할 차기 지도자 후보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론 드산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와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의 하마평이 있으나 트럼프 지지율에 비하면 한참 뒤진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의 행보는 활발하다. 오는 중간선거를 겨냥해, 이른바 친트럼프파로 분류되는 정치인들을 찬조하기 위해 전국을 누비며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그는 최근에도 애틀랜타를 방문, 조지아주 커머스에서 가진 한 행사에서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를 위해 유세를 펼쳤다.
 
아마도 차기 대선을 염두에 두는 행보라는 게 언론의 지배적인 분석이다. 그런 그도 오는 6월이면 76세다. 2024년 대선 때는 78세가 된다. 무엇보다 트럼프의 옹고집은 미국사회가 이미 경험한 바 있다.  
 
물론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처럼 70의 나이에 백악관에 입성해서도 훌륭한 업적을 남긴 정치인도 있긴 하다.    
 
흔히 70세를 ‘종심소욕불유구(從心所欲 不踰矩)’라고 한다. 마음먹은 대로 행해도 법도를 벗어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렇지만 이는 성인의 경지에 다다른 사람의 행동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이다. 공자가 70세에 이른 경지이니, 보통사람으로는 좀처럼 도달하기 힘든 것은 당연하다.
 
나이가 들면 사고와 몸이 굳어지고 유연성이 부족한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자존심도 세어진다. 이에 따라 젊은층과 소통하기 쉽지 않다. 소통과 설득과정은 리더의 주요 덕목 가운데 하나다. 세대교체가 필요한 시점이나 마땅한 기린아가 보이지 않는 것이 워싱턴 정가의 현실이다.

권영일 / 애틀랜타 중앙일보 객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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