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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대통령 당선인의 소통법

 21일(한국시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당선 후 첫 번째 기자회견이 열렸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 문제에 관한 설명 및 대국민 설득을 위한 회견이었다. 가히 파격적이었다. 전에 보지 못했던 장면이 계속 연출되었다.
 
우선, 이전에 대통령들은 이 같은 중요한 문제를 가지고 대국민 연설을 할 경우 대체로 참모들이나 관계자를 대거 대동했는데 이번 윤 당선인은 대변인 한 명과 2~3명의 실무인원이 전부였다. 권위주의적 행태를 탈피하는 모습으로 보였다. 국방부청사 조감도를 걸어 놓을 때도 당선인이 직접 거들기도 했다.
 
“왜 집무실을 청와대가 아니고, 국방부 건물로 정했나?”에 대한 설명은 자세하고 분명하며 설득력이 있었다. 나 자신도 이전에는 집무실 이전에 대해서 부정적 시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날 설명을 듣고는 긍정적으로 보게 되었다.
 
가장 파격적인 장면은 국방부 조감도를 걸어 놓고, 자세한 설명과 브리핑을 할 때였다. 누구나 그것은 인수위원장이나 혹은 위원, 또는 관련 담당자가 나와서 할 것으로 생각했었다. 그렇지만 당선인 자신이 지시봉을 손에 잡고, 조감도를 가리키며 직접 하나 하나 자세하게 설명을 해 나갔다. 전혀 예기치 않았던 일이다. 그것은 국민에 대한 직접 소통과 설득의 의지를 강하게 보여준 것이다.
 


또 다음으로, 파격이라 할 것은 아니겠지만 특이한 것은 질의응답 시간이었다. 대체로 이전의 집권자들은 사전에 질문자와 질의내용을 조율하고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에는 전혀 그런 것이 보이지 않았다. 기자들 누구나, 이름 없는 언론사의 기자라도 손만 들면 다 질의를 할 수 있었고, 당선인은 그에 대해 일일이 명확하게 대답을 해주었다.  
 
다른 대통령처럼 빙빙 돌리거나 애매한 대답은 없었다. 전체적으로 볼 때, 윤 당선인의 이번 첫 번째 대국민 소통 기자회견은 성공적이라고 판단된다.
 
하지만 한 가지 지적하고 싶은 것이 있다. ‘리더십(leadership)’과 관련해 사람들의 면모나 자질을 보면, 대체로 두 가지 유형이 있다. 하나는 ‘리더’형이고 다른 하나는 ‘참모’형이다. ‘리더’형 사람들의 특징은 어디서나 주위 사람들을 휘어 잡고 이끌어 나간다. 결단력과 추진력이 강하다. 또 덕과 포용력이 있어 주위에 사람들이 모이고 따른다. 반면 참모형의 사람은 리더에게 충성하며 모든 일을 자세하게 생각하고 치밀하게 해 나간다.  
 
삼국지에 나오는 유비는 대표적인 리더형이다. 반면 제갈량 같은 사람은 대표적인 참모형이다. 만일 리더가 참모처럼 일을 하면 그의 리더십은 실패한다. 또 참모가 리더처럼 영향력이 크면 그 조직은 서로 충돌하거나 깨진다.
 
대통령 당선인은 이번에 차기 국가수반으로서의 리더십을 국민에게 선보였다. 리더로서 강한 결단력, 빠른 추진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그는 리더이지 참모가 아니다. 그런데 참모가 해야 할 일을 그가 직접했다. 지시봉을 들고, 괘도를 짚어가며 자세하게 브리핑을 해 나갔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직접 관련 담당 참모를 시켜야 했었다. 아마도 그가 실무형 검사로 오래 생활했었기 때문일 것이다.  
 
리더가 혼자 모든 것을 ‘북 치고 장구 치고’ 하는 식으로 일을 추진해 나가서는 안된다. 앞으로 국정 수행에서 그런 스타일을 보여서는 안 될 것이다. 

김택규 / 국제타임스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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