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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학교 급식 채식 강요 정당한가

매일 점심시간이면 회사 앞 한 고교의 학생들이 패스트푸드점에서 햄버거를 사 먹는 모습을 본다.
 
지난주 금요일에는 유독 학생들이 많아 보였는데, 아마 뉴욕시가 이번에 새로 추진하는 ‘비건 프라이데이’ 때문이었던 것 같다.
 
에릭 아담스 뉴욕시장은 이달 초부터 매주 금요일을 비건 프라이데이로 지정하고 뉴욕시 공립교에서 완전채식 중심의 식단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취지는 좋다. 실제로 뉴욕시 학생들이 패스트푸드와 가공식품을 섭취하는 빈도가 높아져 소아비만과 당뇨, 천식 등에 대한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또 비건을 자처하는 아담스 시장은 2016년 비만, 당뇨 등을 겪다가 채식을 시작한 뒤 35파운드를 감량하고 건강을 되찾았다고 주장한다.
 
분명 학생들에게 건강한 식습관을 심어주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학생들에게 선택권을 주지도 않고 무조건 비건 식단을 제공하는 것을 정당하다고 볼 수 있을까.
 
낮은 질과 맛없는 급식으로 악명 높은 공립교에서 “학생들의 건강을 위해” 시작한 정책이 되려 학생들이 점심시간에 학교 정문을 나서게끔 내몰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학생들이 채식이 입에 맞지 않아 학교 밖에서 패스트푸드 등 불량식품을 더 자주 사 먹는 악순환이 이어지진 않을까.
 
또 필수 영양분 중 비타민B12, 칼슘, 철분, 아연 등은 채식만으로는 충분히 섭취하기 힘들어 영양을 골고루 섭취해야 할 성장기 학생들이 채식급식으로 인해 영양 불균형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비건 프라이데이가 시작된 이후 트위터에서는 학부모들의 인증 퍼레이드가 이어지고 있다.
 
그중에서 일부 학교에서 제공된 검은콩 ‘치즈’ 부리토가 논란이다.
 
채식주의의 종류와 유형이 다양하다지만, 가장 높은 단계인 ‘비건’을 정의할 때는 동물성 고기와 생선, 달걀은 물론 유제품도 포함되지 않는다.
 
시 교육국은 해당 이슈와 관련 비건 프라이데이에 ‘베지테리언’(포괄적 의미의 채식) 식단이 제공될 수 있다는 말장난 같은 답을 내놨다. 비건과 달리 유제품 계란 등 일부 동물성 음식을 허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런 교육국의 반응은 최근 아담스에게 불거진 ‘피시게이트’(FishGate)를 떠오르게 한다.
 
지난 7일 아담스 시장은 자신이 “완벽하지 않은 비건”임을 인정했다.
 
단골식당에서 생선요리를 즐겨먹는 것을 목격했다는 보도에 아담스는 즉각 오보라며 반박했지만 결국 증거가 속속 나오자 이를 사실이라고 인정한 것이다.
 
이쯤 되면 ‘학생들의 건강을 위해’라는 좋은 취지가 허울뿐이지는 않을까라는 의구심도 들만하다.

심종민 / 편집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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