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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헌병과 군사경찰' 명칭 논란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던 2020년 6월, 한국에서는 국군의 ‘헌병’이란 병과를 ‘군사경찰’이라는 명칭으로 변경했다. 1948년 대한민국 건국으로 국군의 조직과 편제가 이뤄져 생긴, 전투병과가 아닌 특과가 헌병이다. 헌병은 방대한 군내부의 법질서와 전투지원을 위해 경찰임무를 수행한다. 요즘 그 헌병이라는 용어가 왜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는지 이유가 석연치 않다는 여론이다.  
 
1900년 대한제국군의 육군 헌병 조례 이후 120년간 사용되던 용어가 해방 이후 조선국방경비대에서 군기대 또는 군감대라 불리다가 1948년 대한민국 탄생과 더불어 옛날 용어를 다시 사용했다. 특히 6.25전쟁이 발발하자 국고에 저장된 한국은행권 지폐, 금괴, 국보급 보물 등을 안전하고 신속하게 후송하고 인민군 패잔병 소탕 등 각개전투에서 보병 못지않게 활동했기에 국민은 용어에 불편하거나 나쁘게 인식하고 있지 않다. 70여년을 사용해 오던 헌병이란 명칭을 구태여 군사경찰이라는 네 글자 새 명칭으로 바꿔야만 했는지 국방부의 설명도 시원치 않았다.  
 
한국 언론은 일본 제국 육군의 헌병대를 연상케 하므로 문재인 정부의 ‘일제 잔재 청산’ 기조의 일환일 것이라며 변경 이유를 설명했다. 일본은 대한제국을 강제 병합한 직후 헌병과 경찰의 무력을 기반으로 한 이른바 무단 통치를 자행됐다. 조선의 백성들은 군도를 찬 순사와 ‘겐뻬이(헌병)’의 압박에 숨죽이며 살았다. 그야말로 헌병과 경찰의 행태는 말로 다할 수 없이 악명이 높았다. 체포, 구금, 고문 등의 악행을 말하자면 헌병과 경찰이 똑같이 악랄했다. 그런데 경찰 명칭은 왜 안 바꿨는지 모르겠다.  
 
현 정부가 들어서 이웃나라 일본과의 마찰이 생기고 불편한 외교관계가 깊어지자 일본의 잔재를 일소하겠다는 뜻에서 명칭까지 손봐야 했나 싶다. 역대 정권에서 용어 때문에 시비가 있었던 적은 없다.  
 
흔히 ‘MP’라고 쓴 완장을 찬 미군을 뭐냐고 지나는 사람에게 물으면 열에 아홉은 헌병이라고 답한다. 그토록 익숙한 용어다. 오래전 군의 학력평가에서 헌병이 타 병과에 비해 제일 학력이 높았다.
 
우리 헌병에 악명 높은 일본의 ‘겐뻬이’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것은 옳지 않다는 생각이다. 더구나 ‘겐뻬이’의 오싹한 기억을 지우기 위해서 ‘헌병’을 개명하는 것은 옳은 선택이 아니다.  
 
국방부가 일제 강점기의 부정적 이미지를 해소하기 위해 헌병이라는 용어를 군사경찰로 이미 바꾸기로 했지만 일부에서 현재의 헌병 병과가 대한제국에 뿌리를 두고 조상들이 사용한 순수 우리말이라는 이유로 개명을 반대하고 나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즉 일본제국 육군의 ‘겐빼이’와 대한민국 국군의 헌병을 혼동해선 안 된다. 이름에 묻어 있는 부정적 어감을 지우려는 것이라면 헌병이나 경찰이나 마찬가지다.  
 
아무튼 말 그대로 경찰은 민간인, 헌병은 군인, 치안질서를 담당하는 역할은 같더라도 서로 호칭만은 확실히 구분해야 마땅하다. 바라기는 평소 헌병이라는 용어에 민주군대의 친화적 의미를 두는 게 옳을 것이란 생각이다.  
 
최근 북한의 도발이 또다시 극성을 부리고 있다. 군의 임무와 책임이 어느 때보다 막중한 시기다. 

이재학 / 6.25참전유공자회 수석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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