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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팬데믹이 뒤흔든 노동 시장

지난 2년 동안 코로나19는 삶의 모든 면을 교란시켰다. 최근 우세종인 오미크론 변이의 전파력은 엄청나서 일손 부족을 더욱 가중시킨다. 더욱이 150만 명이 조기 은퇴했으며 작년에 4300만 명 넘게 근로자가 사직했다.  
 
직업 만족도는 개인적 삶과 작업 환경의 질과 깊은 연관이 있다. 팬데믹으로 혼란스러운 많은 근로자들이 노동과 구직을 기피한다. 일손 부족이 지속되자 연방 정부는 감염자의 격리 기간을 10일에서 5일로 줄였다. 무증상 환자는 코로나 검사 없이 일터로 복귀해야 한다. 캘리포니아 정부는 5일 격리 후 음성 결과를 받고 출근하라고 한다. 또 주정부는 의료 공백의 돌파를 위해 지난 9일부터 2월 1일까지 ‘확진된 무증상 의료진은 격리없이 감염자를 치료한다’는 임시 법안을 제정했다.  
 
의료진은 매달 2.6% 정도 사직한다. 감염과 격리로 교직원이 부족해 교육이 어렵고 불안한 학생들은 원격 수업을 요구한다. 대학의 노력에도 등록을 포기한 학생은 120만 명에 이른다. 감염자가 속출한 경찰, 소방관, 응급요원, 환경미화원의 결근이 많아서 늑장 서비스 혹은 무반응이 보통이다. 떼강도가 날뛰고 각종 범죄가 급증했지만 대책은 거의 전무하다.
 
항공업계는 승무원의 무더기 감염으로 운항 3만 건이 취소됐다. 학교가 닫힌 바람에 신병 모집을 할 수 없는 국방부는 군 지원 보너스로 5만 달러를 약속했다. LA와 롱비치 항만의 하역 근로자 10% 이상이 병가나 휴직이어서 물류 병목현상의 조속한 해결이 요원하다. 제조업 직원의 60%가 사직했다. 농장 작업자도 대량으로 감염되어 농작물 생산에 차질을 빚는다.
 


우리 집도 이 달 초에 혼란이 있었다. 의료진인 아들과 사위가 병원에서 감염됐다. 아들은 다행이 혼자만, 딸네는 두 살과 네 살 아이까지 네 식구가 앓았다. 모두 증상이 달랐지만 부스터샷 덕분에 경미하거나 무증상이었다.  
 
여기저기의 인력난으로 경제시스템이 재편되고 있다. 수 십년 만에 노동자의 권익과 임금이 크게 상승했다. 작년 한 해 평균 임금은 4.7%, 시간당 임금은 5.8% 상승했다.  
 
팬데믹 전에는 2.4명이 일자리 하나를 놓고 경쟁했다. 지금은 구직자 1명당 일자리가 1.5개다. 결과적으로 노동 시장 질서가 뒤집혔다. 2020년 3, 4월에 14.8%이던 실업률은 작년 12월에 3.9%로 떨어졌다. 구인난과 임금 인상은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까지 바꾸었다.  
 
트럼프 정부의 2조2000억 달러 코로나19 부양안(Cares Act), 바이든 정부의 1조9000억 달러 미국구조법(American Rescue Plan), 연준의 양적완화 등으로 통화량이 넘친다. 팬데믹 동안 은행 잔고가 넉넉해진 근로자들은 서비스 대신 물품 구입을 20% 늘렸다. 생산 절감을 단행한 생산업자의 예측은 완전히 빗나갔고 40년만에 인플레 시대로 바뀌었다.
 
주머니 안의 돈을 까먹는 인플레는 근로자의 노동시장 복귀 이유가 될 것이다. 이들은 시장을 떠난 것이 아니라 폼 나고 만족한 일자리로 이직을 원한다. 팬데믹이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단순하지 않다.  
 
근로자의 통찰과 유연한 대처가 필요한 시점이다. 

정 레지나 / LA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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