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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사회 진화를 이끄는 지적 능력

 낯선 단어를 미디어를 통해 처음 접하는 일이 가끔 있다. 이에는 한국어나 영어나 다를 바 없다. 그럴 때면 버스를 놓치고 뒤에서 망연히 쳐다보는 지각생이 된 것 같은 느낌이다. 소통의 수단이며 문화의 실체인 ‘언어’의 진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실감 때문인 것 같다. 이런 게 바로 꼰대의 특징이 아닐는지.    
 
세상이 변해 가는 것은 분명한데, 앞으로 나아가는 건지 뒤로 가는 건지 헷갈릴 때가 있다.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이 떠오른다. 생명을 가진 모든 유기체는 유구한 세월을 통하여 원시적인 형태에서 진화해 왔다는 그의 이론을 과학적으로 반증할 합리적 증거는 없는 것으로 안다. 다만 소수의 관념적 반론은 예외로 하고 말이다.  
 
다윈의 생물학적 진화론에 근거해 사회 발전을 해석하고자 하는 ‘사회 진화론(Social Darwinism)’이라는 이론이 있다. 적자생존 원칙에 입각한 자연 도태는 사회 현상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19세기 영국의 사회학자인 허버트 스펜서가 대표적이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이런 입장은 20세기에 들어서 제국주의 식민정책과 독점자본가의 착취를 정당화하고 나치의 독재를 옹호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특정 민족의 우월성을 주장하는 인종차별주의적 논리의 근거는 사회 진화론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약육강식, 적자 생존, 자연선택 등을 이론적 바탕으로 하는 사회 진화론은 찬반 양론으로 갈리게 됐으며, 이는 또한 윤리, 도덕, 관념을 중시하는 동양의 전통적인 유교사상과도 상반되는 인식 체계이다.  
 
진보된 사회일수록 사회 진화는 문화적 측면에서 두드러진다. 끊임 없는 모방과 변이 그리고 자기 복제를 통한 재생산을 이어 가면서 사회적 진화는 이른바 밈(Meme)형태로 나타난다.  
 
인간은 자연에 무조건 순응하기 보다는, 스스로의 의식적 노력이 지배하는 메커니즘의 영향을 받는다고 하겠다.  
 
핵 위협, 양극화 현상, 지구 온난화에 따른 생태계 파괴 등과 같은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인간의 의식적인 꾸준한 노력 또한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성 정체성이 개인의 선택의 대상으로 발전한 것도 사회적 진화의 결과물로 간주할 수 있을 것이다. 타고난 생물학적 성을 포기하고 자신이 원하는 성 정체성을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은, 인간의 의식적인 의지의 결과로 볼 수 있겠다. 이때 반드시 성 전환 수술을 거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렇게 기존 질서는 무너지고 새 질서가 자리 잡는 세상이 됐다. 이는 기존의 가족, 결혼 제도에 대한 일대 도전이라고 아니할 수 없는 큰 변화이다.    
 
생물 진화론의 핵심 요체를 사회 현상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논리의 비약이라고 본다. 전염병, 전쟁, 자연 재해 등에 따른 일시적 퇴보는 없을 수 없겠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사회는 자연 속에서 인간 자신의 지적 능력과 의지에 힘입어 진화한다고 생각한다. 

라만섭 / 전 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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