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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헷갈리는 한국식 나이 계산법

양력 새해가 된 지 벌써 여러 날이 지났고 음력 새해도 곧 다가온다. 새해 첫날에 우리 한국인들은 떡국이나 만둣국을 먹는 풍습이 있다.  
 
지난 1일 세인트루이스의 NBC 산하 방송국 KSDK에 근무하는 미셸 리 앵커가 뉴스 방송에서 남부 사람들의 새해 첫날 먹는 음식 풍습에 대해 설명하면서 “나는 오늘 만둣국을 먹었다. 만둣국은 한국인들이 새해에 많이 먹는 음식이다”라고 말했다.  
 
그 앵커는 백인 양부모 밑에서 자란 한국계 입양인이다. 그는 20년째 여러 방송국에서 일하며 ‘리저널 에미상(regional Emmy Award)’ 등 많은 상을 받았던 베테랑 앵커다.  
 
그런데 그날 그녀의 멘트를 들은 한 시청자가 방송국에 전화해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다. 아주 ‘아시안스러웠다’. 기분이 나쁘다. 한국적인 것은 당신 혼자서나 해라”라는 막말을 했다.  
 
백인 양부모 가정에서 자랐지만 그녀가 자신이 한국계라는 ‘정체성’을 잃지 않고 있는 것이 기특하기만 하다. 이 일이 알려지자 소셜미디어 등에서 동료 언론인들뿐 아니라 작가, 정치인 등 많은 사람들이 리 앵커를 격려하는 글들을 쏟아냈다. 그리고 이후 미국 각처에서 ‘만두’가 많이 팔렸다는 뉴스도 나왔다.  
 
앵커가 말한 대로 한국인들은 옛날부터 정월 초하루가 되면 떡국이나 만둣국을 먹는 풍습을 지켜오고 있다. 만둣국을 먹는 것은 새해를 축하하는 뜻에서이고, 떡국은 새해가 되어 1살 더 먹었으니 떡가래가 긴 것처럼 오래 살라는 염원에서다.
 
그런데 새해가 되면 1살을 먹게 된다는 한국식 나이 계산법에 대해 생각해 보자. 지금 전 세계에서 새해 1월 1일이 되면 한 살을 더하는, 나이를 1월 1일을 기준으로 계산하는 이상한 나이 셈법을 가진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
 
한국 사회에서 나이 계산에 사용되는 방법은 3가지다. 첫째는 일반인들이 일상생활에서 흔히 쓰고 있는 방법이다. 그것은 태어난 순간부터 1살이 된다. 12월 31일에 출생한 아이는 하루가 지나, 새해 1월 1일이 되면 벌써 2살이 된다. 두 번째는 민법 등 법률관계에서 사용되는 것으로 서구식과 마찬가지로 만 1년이 지나야 1살이 된다. 셋째는 청소년보호법과 병역법에서 사용하는 방법으로, 태어난 연도가 같을 경우 생일이 빠르고 늦음에 상관없이 같은 나이로 간주한다.  
 
태어난 해를 1살로 치는 풍습은 옛날 중국에서부터 왔지만 지금 중국은 서구식 방법을 쓴다. 일본은 이미 1800년대 ‘탈아입구’(아시아를 벗어나 구라파로 들어간다) 정책을 쓰면서 불합리한 나이 계산법을 버렸다. 현재 아시아 각국에서도 모두 서구 방식을 쓴다. 오직 한국에서만 옛날 중국식 나이 계산법을 사용하고 있다.  
 
국회에서 나이 계산법에 대한 법률 개정 제안이 있었지만 번번이 폐기되었다고 한다. 한국인의 피에는 옛날부터 내려오던 중국에 대한 ‘사대주의 DNA’가 아직도 남아있는 것인가? 한 소셜미디어 매체에서 한국식 나이 계산법을 소개하자 “그러면 한국인들은 모두 1월1일이 생일인가”라는 댓글이 달렸다고 한다.  
 
새해가 되면 연도가 바뀌기 때문에 상징적인 뜻에서 한 살을 더 먹었다고 할 수는 있다. 하지만 새해가 되면 누구나 1살을 더 하는 불합리한 나이 계산법은 실제 나이와 혼동을 막기 위해서도 사라져야 한다. 

김택규 / 국제타임스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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