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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인플레이션과 은퇴설계

인출률은 출발점, 고정소득원 유무 중요
연금·투자 포트폴리오 동시 운용 효율적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각종 경제/금융 매체를 도배했다. 모든 연령대의 소비자들이 체감하고 고민하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은퇴를 준비하는 이들은 더 불안할 수 있다. 모아둔 은퇴자금의 3~4% 이상 인출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조언은 인플레이션 우려와 함께 더 큰 걱정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어떻게 해야 할까?
 
▶인출률을 걱정하는 자= 은퇴자금의 적정 인출률을 고민하고 있다면 이미 저축과 투자를 꾸준히 해오고 있을 확률이 높다. 벌써 필요한 자금 축적을 완성한 경우일 수도 있다. 사실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부류인 셈이다. 이런 경우라면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도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지나친 불안감은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재정설계 전문가들은 요즘 은퇴 인구의 더 큰 문제는 낮은 인출률이 요구되는 환경보다는 스스로 강제한 소비위축 상태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은퇴자금의 조기소진 가능성에 대한 ‘경고성’ 메시지가 워낙 넘쳐났기 때문이기는 하지만 최근의 인플레이션 우려가 주었을 압박감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잘된 은퇴설계는 단순한 숫자 계산이 아니다. 객관적으로 측정하기 어려운 감정이나 심리적인 요인들까지 반영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은퇴 기간을 설정하는 것이나 배우자, 자녀들에게 남겨주고 싶은 자산의 유형, 규모, 대상 등은 모두 숫자로만 결정하기 어려운 부분들이다.
 
▶인출률은 출발점= 안전한 인출률로 제시되고 있는 3~4%는 은퇴설계의 끝이 아닌 처음에 있다고 보는 것이 보다 현실적인 방법이다. 필요한 계획이 시작될 수 있는 지점으로 그 역할을 제한하는 것이 오히려 유용하다. 이 비율은 각자의 상황과 성향에 따라 조정이 가능하고 또 필요할 것이기 때문이다. 은퇴 기간에 안전한 인출률을 계산하는 대부분의 투자 모델은 매년 동일한 비율로 인출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이렇게 생활하는 이들은 많지 않을 것이란 점도 보다 현실적인 접근을 요구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적절한 지출비용을 산출하기 위해선 고정 소득원을 고려하는 것도 중요하다. 소셜 시큐리티나 연금 등에서 나오는 보장소득 규모를 빼놓고 은퇴 기간에 인출계획을 세울 수 없을 것이다. 실제로 많은 연구조사는 적정 인출액을 결정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고정소득원 유무와 그 규모를 꼽고 있다. 투자 포트폴리오의 예상 수익률은 사실상 변동성이 높기 때문에 이에 근거한 예상 시나리오는 그만큼 가변적이라고 할 것이다.
 
▶실질적인 해법= 전통적인 투자 포트폴리오는 기본적으로 주식형 자산과 채권형 자산을 적정 비율로 배합한 것이다. ‘적정’ 비율은 리스크 성향과 수용 능력을 반영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 인플레이션 때문에 내 리스크 성향과 수용 능력에서 벗어난 포트폴리오 구성은 정답이 될 수 없다는 의미다.
 
어쨌든 투자 포트폴리오는 대체로 변동성을 피할 수 없고 결과적으로 가변적이다. 이를 토대로 한 고정 비율 인출은 실제 필요로 하는 지출비용을 맞추기 힘들 수 있다. 자금의 조기소진에 대한 우려가 크다면 보장소득원 역할을 할 수 있는 자산이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이때 활용할 수 있는 것이 연금이다.
 
▶연금과 투자 포트폴리오= 효율적인 은퇴자산 운용은 연금과 투자 포트폴리오 두 가지를 동시에 활용하는 것일 수 있다. 특히 시장 리스크(risk)가 없다고 볼 수 있는 지수형 연금은 전통적 투자 포트폴리오의 채권형 자산의 기능을 대신할 수 있는 대체자산으로 주목받는 추세다. 그래서 투자 포트폴리오와 연금을 별개로 접근하기보다는 양자가 배합을 이뤄 하나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지수형 연금은 안전자산이면서 보장소득 기능도 갖고 있다. 보장소득도 인출률 기준으로 보면 연금수령 시기의 나이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대부분 5~6% 선이라고 볼 수 있다. 투자 포트폴리오의 적정 인출률로 제시되고 있는 3~4%에 비해 높은 편인 셈이다. 이런 지수형 연금과 소셜 시큐리티로부터 필요한 최소한의 지출비용을 보장받을 수 있다면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라 할 것이다. 필요한 모든 보장소득 규모가 아니더라도 최소한의 보장소득을 마련한다는 차원에서도 충분히 효용가치가 있다.
 
이때 은퇴자금의 일부는 투자 포트폴리오를 통해 계속 운용하면 추가적인 자금증식을 꾀할 수 있다. 최소한의 혹은 필요한 보장소득원이 마련됐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시장 리스크가 있더라도 장기적으로 잠재적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는 쪽으로 자산배치가 가능해진다. 연금과 투자 포트폴리오의 동시 운용은 인플레이션, 자금 조기소진 우려 등을 불식할 수 있는 안전하고 효율적인 은퇴자산 관리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켄 최 아메리츠 에셋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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