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마당] 겨울이 오는 소리
세찬 바람에 낙엽이 뒹군다꽃보다 곱던 단풍, 삶의 자취는
발목을 덮은 낙엽 되어.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숱한 기억들 나부끼면
웅크렸던 마음 스멀스멀 환상으로
소중한 시간 삭풍에 흔들리며
우리도 언젠가 낙엽이려니
세월이 소리 없이 휘감아
공허함, 사계의 궤도 속으로
순결한 눈과 맑은 마음
흰 눈 내릴 겨울 문 열어
사랑으로 올 하얀 꿈
시간의 무늬를 내려놓지 못하고
사라지는 마른 들꽃처럼
먼 하늘에 저무는 흔적
그리움이 몰려오고
겨울나무의 영혼에 새겨본다
*프랑스 시인 구르몽의 ‘낙엽’(Remy de Gourmont)
이재숙 / 수필가·리버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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