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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 나우] 표준 경쟁 밀리면 시장 미래도 없다

기업이 죽느냐 사느냐는 품질 경쟁뿐만 아니라 표준 경쟁에도 달렸다. 비디오테이프 시대 표준 경쟁의 주인공은 소니의 베타맥스와 JVC의 VHS였다. 베타맥스가 컴팩트한 모습에 화질·기능 등에서 기술적으로 우월했지만, VHS의 대중성에 밀려 역사 속으로 퇴장했다. 승자가 된 VHS도 이제는 넷플릭스 같은 온라인 스트리밍에 밀려 ‘응답하라’ 시리즈에서나 볼 수 있는 추억 속 아이템이 됐다.   표준 경쟁은 배터리 전기차에서도 격화일로다. 내연차에서 전기차로 대전환의 드라이브가 걸리면서 배터리 충전 시스템 문제가 다시 대두하고 있다. 배터리 충전 시스템은 커넥터·충전소·통신 프로토콜·쿨링시스템 등으로 구성된다.   전황은 어떨까. 지금까지는 저속 교류(AC) 충전과 고속·초고속 직류(DC) 충전 모두 CCS(Combined Charging System·합동충전방식)가 세계적으로 우세했다. 하지만 ‘충전 시스템의 베타맥스’라 할 수 있는 NACS(North American Charging Standard·북미충전표준)의 대공세가 시작됐다.   NACS의 장점은 무엇일까. 충전 속도는 빠르지만 무거운 CCS 커넥터와 달리 콤팩트한 NACS 커넥터는 팔심이 약한 운전자들에게도 부담스럽지 않다. NACS는 테슬라만의 충전 규격이었다. 교류·직류 충전을 동시에 지원하는 콤팩트한 충전 핀 구조가 특징이다. NACS는 양방향 충전 지원과 호환성을 확보하고 ‘개방형 슈퍼차저 네트워크’로 변신을 선언하자 세계적인 완성차업체 20여 곳이 속속 참여를 선언했다.   전기차는 이제 구매할만하게 됐지만, ‘집밥’(거주지 충전기)과 ‘회사 밥’(직장 충전기)은 여전히 부족하다. 장거리를 나서면 휴게소 충전기는 이미 봉고·포터 같은 전기 트럭이 선점해 있기 일쑤다. 이 때문에 전용 충전 인프라를 가진 전기차 업체가 점점 더 유리할 수밖에 없다. 독자적으로 초고속 충전소를 운영하는 현대·기아차도 국가 및 지역별로 표준 규격이 다양한 상황에 일일이 대응하기 어렵다. 아직 NACS 진영에 들어가지 않았지만, 곧 합류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 같다.   배터리 전기차 스타트업과 배터리 전기차를 우습게 보던 전통적 완성차업체들도 슬슬 기업 생존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이런 위기감은 전통적 완성차업체인 포드와 지엠 등이 앞다퉈 테슬라의 NACS를 수용한 배경이다.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배터리 팩 가격을 낮추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더 큰 비용 절감을 위해서는 표준 경쟁에서 이길 캠프에 동참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생존과 번창에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박철완 / 서정대 스마트자동차학과 교수마켓 나우 표준 경쟁 표준 경쟁 배터리 전기차 휴게소 충전기

2023-09-07

뉴욕시 배달노동자 휴게소 마련한다

뉴욕시의 빈 신문가판대들이 배달노동자를 위한 휴게소로 재활용될 예정이다.   3일 에릭 아담스 뉴욕시장과 척 슈머(민주·뉴욕) 연방상원의원은 시전역 6만5000명에 달하는 배달노동자들을 위한 허브(Street Deliveristas Hubs) 구축에 연방정부 지원금 100만 달러를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뉴욕시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는 빈 신문가판대와 일부 공터가 배달노동자들을 위한 휴게소로 변신, 전동자전거·휴대폰 충전 등이 가능한 쉼터로 재활용될 전망이다.   아담스 시장은 "배달노동자들은 뉴요커의 생활 방식과 시 경제 활성화에 필수적인 존재"라며 활용도가 낮아진 시설들을 재활용해 더 나은 환경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뉴욕시는 아직 어디에 휴게소를 설치할지, 몇 곳의 휴게소를 설치할지 등에 대해선 정확하게 밝히진 않았지만 배달서비스 수요가 높은 곳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정책 발표에 배달노동자 노조는 환영했지만 일각에선 비판도 나왔다. 특히 배달노동자들이 빠른 배달을 위해 도로 안전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다며 운전자·보행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심종민 기자 [email protected]배달노동자 휴게소 뉴욕시 배달노동자 배달노동자 노조 뉴욕시 곳곳

2022-10-03

[살며 생각하며] 세월을 자축하는 여행(4) -93세 아버지와 63세 아들이 함께 떠난 여행

멋진 아침 식사를 마치고 차에 올랐다. 그 사이 모든 운무는 사라지고 가을을 예고하는 짙은 자연의 빛들로 가득했다. 황금빛으로 익어가는 논밭이며 숲은 남은 푸르름을 발산하고 있었다. 웅장한 지리산의 시작과 덕유산을 좌우에 두고 그사이를 차는 달렸다. 덕유산의 끝자락을 뒤로하고 이어지는 지리산의 장엄함은 압도적이었다. 이 나라는 작은 큰 나라라는 생각이 불현듯이 들었다. 지리산 휴게소, 이곳을 경계로 영남과 호남이 나누어지고 동편제와 서편제의 판소리도 이곳에서 나누어진다고 한다. 그곳엔 300년 노송들이 지리산 구룡폭포를 찾아 명창들이 득음하기 위해 오다가다 잠시 쉬는 그늘을 제공했을 듯이 휴게소 중앙에 서 있었다. 아버지와 나는 그 솔 마당을 잠시 거닐며 각자의 상념에 잠겨 보았다. 잘 걸으시는 아버지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동안 300년 노송을 대견스레 보시는 아버지의 눈빛이 100세를 향하는 자신감으로 느껴졌다. 남원을 지나 광주를 거쳐 목포로 향했다.     서쪽으로 갈수록 도시마다 펼쳐지는 고층 아파트를 보시며 옛날을 회상하시는 아버지의 깊은 눈가에 웃는 주름들이 즐거움으로 내게 고스란히 전달되었다. “안 졸리세요?” 나는 조용히 아버지에게 물었다. “이 순간들이 귀한데 졸면 안 되지”라고 답하셨다. 연로하신 아버지의 컨디션에 따라 움직여야 하기에 가끔 여쭤 보아야 했다. 차는 목포에 도착했다. 점심이예약된 해남의 한정식집으로 먼저 향했다. 비린 것을 싫어하시는 아버지의 미각을 중심으로 리뷰를 보며 정한 곳이다. 이 집 음식은 깔끔하고 아버지 입맛에 딱 맞았다. 정성은 많이 조미료는 아주 적게 들어간 느낌이랄까 양이 많아 남길 수밖엔없었지만 남도의 풍부한 음식 문화가 느껴지는 오찬이었다. 식당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종이컵 믹스 커피 한잔 마시고 해남이 자랑하는 세계유산 두륜산 ‘대흥사’로 향했다.     나와 아버지의 여행을 꼭 카테고리에 만들어 넣는다면 ‘묻지 마 여행’에 가까울 거 같다. 조건 없이 따지지 않고 그냥 믿고 떠나는 거다. “대흥사 다녀오셨어요? 차를 타고 정상까지 가 보셨어요?” 식당 사장님의 질문에 고무되어 ‘차를 타고’‘정상까지’라는 키워드로 정한 곳이 ‘두륜산 대흥사’였다.     아버지는 2년 전과 외모적으로는 큰 변화가 없으신 것 같아도, 순발력이 달라지셨다. 차를 타고 갈 수 있는 곳까지 간 후에 반경 50m 정도의 걸을 수 있는 곳이 적당했다. 대흥사는 경내가 두륜산 전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산 정상에 가까운 암자까지도 갈 수 있는 길을 만들어 놓았지만 차가 안전하게 갈 수 있는 길은 아니었다. 바퀴가 이탈할 것만 같은 등골이 서늘해짐도 몇 번 겪으며 정상으로 올라가는데 차 지붕에 가끔 떨어지는 도토리 소리가 더 긴장을 자극한다. 그런데 옆에 타고 계신 아버지는 편한 모습이셨다. 아들을 온전히 믿고 계셨다. 어릴 때 나의 모습을 보는 듯했다. 아버지와 아들은 그런 관계였다. 하늘이 가려진 숲속의 경치를 지금은 즐기고 계시지만 늘 바퀴가 이탈할 수 있는 긴장 속에서 말없이 그렇게 살아오셨던 것 아니었을까? 마지막 고개를 넘어 드디어 정상에 올랐다. 차에서 잠시 내려 눈 아래 펼쳐진 경관을 보며 우리는 각자 지나온 세월을 자축했다. 강영진 / 치과의사살며 생각하며 여행 아버지 아버지 입맛 두륜산 대흥사 지리산 휴게소

2021-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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