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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여유와 행복 넘치는 '휘바 라이프' 핀란드

전 국민이 다 아는 핀란드 말이 하나 있다. 모 껌 CF에서 '좋다'라는 뜻으로 사용한 '휘바(Hyva)'가 그 주인공이다.   휘바의 나라를 여행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실야라인(Silja Line)을 이용하는 것이다. 실야라인은 스웨덴과 핀란드의 국경을 넘나드는 크루즈다. 크루즈란 것이 자칫하면 탑승해서 밥 먹고 잠만 자다 도착하는 것이 다일 테지만 실야라인은 바이킹 후예의 면모를 과시하는 조선술 덕분인지 확실히 좀 다르다.   5만톤이 넘는 이 여객선은 12층 규모로 별을 여럿 단 럭셔리 크루즈에 버금가는 웅장함을 연출한다. 특히 여름에는 백야와 함께 아름다운 피오르 해안을 따라 항해해 더욱 멋진 풍광을 펼쳐 보이며, 무제한으로 제공되는 식사도 수준급이다. 실제로 북유럽 투어를 마치고 돌아온 고객들이 실야라인에서의 밤을 가장 특별한 날 중 하루로 기억할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면세점, 나이트클럽은 기본에 그 유명한 핀란드 사우나까지 있다. 갑판 위 통유리로 되어 있어 발틱해의 근사한 풍경을 배경 삼아 핀란드 사우나를 즐길 수 있다.   실야라인은 여행자들을 핀란드에 내려놓는다. 아이슬란드 다음으로 북극에서 가장 가까운 핀란드는 산타클로스의 본고장이자 북유럽 디자인을 대표하는 마리메꼬와 이딸라의 고향이기도 하다.   핀란드는 한반도의 1.5배쯤 되는 면적에 인구가 550만 명에 불과해 어딜 가나 쾌적하고 여유롭다. 수도인 헬싱키(Helsinki)의 랜드마크는 녹색 지붕을 얹은 헬싱키 대성당과 흡사 방공호나 우주선을 연상시키는 템필리아우키오(암석 교회)다. 1969년 티모와 투오모 수오말라이넨 쌍둥이 형제는 거대한 암석의 속을 파낸 뒤 그 위에 동철판 지붕을 덮고 그 지붕을 지탱하는 180개의 창문을 달아 자연광이 스며드는 독특한 교회를 완성했다. 땅에서 솟아난 것 같기도 하고 일부러 숨겨둔 것 같기도 한 암석교회를 통해 과도한 장식을 배제한 단순함과 태초의 자연을 활용하는 핀란드 특유의 디자인 감성을 읽을 수 있다. 자연과 신앙이 공존하는 세계 최고의 걸작으로도 평가받는 암석교회는 또한 음향 전문가와 지휘자가 처음부터 건축 설계에 참여해 뛰어난 음향 시설을 자랑한다.   이외에도 핀란드가 자랑하는 음악가인 시벨리우스를 기념하여 만든 조각공원에서는 24톤의 강철 600개로 만든 은빛 파이프 오르간 조형물도 만날 수 있다. 최근 발표된 '2024 세계행복보고서(WHR)'에 따르면 지구촌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들은 핀란드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지난해보다 다섯 계단 오른 57위를 기록했고 우리가 살아가는 미국은 8순위 하락한 23위를 차지했다.   핀란드인들은 서로를 믿고 정부를 신뢰하며 큰 걱정 없이 건강과 교육, 가족을 챙길 수 있어 행복하다. 맑은 공기와 황홀한 오로라보다 더 부러운 것은 이 행복지수다. 자연의 영향력 아래 여유롭게, 소박하게, 행복하게 살아가는 그들처럼 우리도 외쳐보자. 휘바 휘바! 박평식 / US아주투어 대표·동아대 겸임교수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라이프 핀란드 라이프 핀란드 핀란드 사우나 핀란드 특유

2024-04-18

[열린 광장] 핀란드의 영어교육이 시사하는 것들

국민의 영어 구사력에 대해 한국이 가장 관심을 갖고 연구하는 나라가 핀란드일 것이다. 핀란드의 인구는 550만 명 정도인데, 국민의 70% 이상이 영어를 자유롭게 사용한다. 그런데 핀란드어는 유럽의 다른 나라들처럼 영어와 같은 언어 구조가 아니다. 우리와 같은 우랄알타이어군에 속해 영어 배우기가 쉽지도 않다. 그런데 이런 나라가 공교육만으로도 대부분의 국민이 영어를 불편 없이 사용한다고 하니 영어 교육에 많은 돈을 쓰고도 영어 말하기 능력은 하위군에 속하는 한국에서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이런 관심을 반영하듯 이미 한국에서는 핀란드의 영어 교육에 대한 책들이 소개됐고, TV다큐멘터리로도 방송됐다. 영어교사 참관단이 핀란드의 학교수업을 직접 보며,수업 방법을 연구하기도 했다.     핀란드의 영어 교육 방법은 한인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아 간략히 소개한다. 핀란드는 초등학교 3학년부터 영어공부가 시작된다. 학교에서는 말하기 위주로 수업하고, 숙제는 쓰기가 많다고 한다. 특이한 점은 초등학교에서는 외국인 교사가 영어를 가르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국의 교육방송(EBS)이 한국과 핀란드의 영어교육을 비교한 것을 보면 목적은 의사소통으로 같다. 하지만 교육 방법은 다르다. 한국 중·고교는 문법 위주의 접근 방식으로 시험을 중시했고 핀란드는 말하기 연습 위주로 시험을 위한 공부는 하지 않았다.   한국인에게 ‘콩글리쉬’가 있듯, 그들에게도 ‘핑글리쉬’라는 특유의 발음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그들은 이를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지만 한국인은 이를 부끄러워해 말을 피한다는 게 차이점이다. 이런 특징은 나중에 큰 차이를 만든다.   핀란드에도 영어를 할 줄 알아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있다고 한다. 세계시민이 되려면 영어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사회 지도층 가운데 영어를 못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하버드대학에는 ‘교정에서는 지혜를 키우고, 밖에서는 더 나은 인류, 사회를 위해 봉사하라’라는 문구가 새겨진 문이 있다고 한다. 학교 교육이 대학 입시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고, 치열한 경쟁만 있을 뿐 시민 정신은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 한국 교육의 현실을 깊이 성찰해 봐야 한다. 이들이 이끌어갈 미래사회가 걱정된다면 말이다. 사교육 없이 교육 경쟁력 1위,학업 성취도 1위, 행복도 1위인 핀란드는 우리가 연구해 볼 가치가 충분한 나라다.     미국에 사는 한인 가운데도 영어 공부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최근에는 교회 문화학교에도 영어 클래스는 없는 곳이 많다. 학생이 없기 때문이다. 1세들이 아예 영어를 포기하고 있는 것이다.   영어공부가 스트레스받는 일이라는 생각 대신 지력을 높이는 것이라 생각하면 어떨까. 또 취미로 영어공부를 해보겠다는 발상의 전환은 어떨까. 시도를 안 하면 얻는 것도 없다.  최성규 / 베스트 영어 훈련원장열린 광장 영어교육 핀란드 영어 교육 영어교사 참관단 한국 교육

2023-09-25

나치 잡는 90분, 누구든 핀란드 사람된다

영화를 보는 90분 내내 관객들은 모두 핀란드 사람이 된다. 그리고 핀란드의 '국뽕'에 흠뻑 젖어 주인공이 펼치는 극단의 폭력에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제 2차 대전 핀란드를 점령한 나치군을 때려눕히는 핀란드의 영웅 아타미가 마치 일제강점기의 독립군처럼 느껴진다.   핀란드 영화계의 귀재 잘마리 헬랜더의 또 다른 희귀작. 램보 스타일의 할리우드 액션, 쿠엔틴 타란티노식 미장센과 폭력씬들에 걸맞은 유머 코드와 적절한 조화를 이룬다.     제2차 세계 대전의 끝 무렵, 초토화된 핀란드 북부의 황야. 고독한 방랑자 아타미(요르마 토밀라)는 금광을 발견한다. 순금 몇 조각을 떼어 시가의 은행으로 현금화를 위해 떠나는 중, 나치군과 맞닥뜨린다. 패망을 눈 앞에 둔 나치 장교는 아타미의 금을 탐낸다. 그리고 곧 그가 '시수(Sisu)'라 불리는 전직 특공대의 전설적인 인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영화 어디에서도 '시수'라는 말의 뜻을 설명하지는 않는다. 그럴 필요가 없어서다. 시수는 핀란드의 민족적 자긍심이다. 포기하지 않는 끈기와 용기, 불굴의 정신력을 뜻한다고 한다. 그러니 아타미가 역경에 직면할수록 상상할 수 없는 용기와 결단력으로 앞길을 가로막는 나치 악당들을 때려 눕히리라는 걸 쉽게 예측할 수 있다.     영화는 처음부터 선과 악의 구분이 분명하다. 때문에 누가 죽고 누가 살아남을 것인가에 대한 긴장감은 없다. 그러나 그 진행 과정은 예측 불가다. 소름 끼칠 정도로 사악한 나치 장교의 죽음에는 환호가 터진다. 나치군이 트럭에 실린 포로 여성들에게 지뢰밭을 지나게 하는 장면은 가히 압권이다.   헬란더의 적당히 과장된 익살과 장난스러운 어조로 가득한 영화 '시수'는 성인용 로드 액션 어드벤처다. 한 순간의 긴장과 피투성이 폭력이 끝나면 바로 다음의 광기 액션이 기다리고 있다. 카탈루냐에서 개최된 판타지 호러필름축제 Sitge영화제에서 최우수작품상, 남우주연상, 촬영상, 음악상을 수상한 작품답게 헬란더의 독창적이고 현대적인 연출이 돋보인다.   놀라운 액션을 동반한 서사극 '시수'는 주인공 아타미를 불가사의한 안티 히어로의 영역에서 묘사한다. 그는 마지막 장면까지 한마디의 말도 하지 않는다. 비열한 악당들과의 피비린내 나는 사투 끝에 아타미가 도착한 곳은 어디일까. 그리고 그는 무슨 말을 던질까.  김정 영화평론가핀란드 나치 핀란드 영화계 대전 핀란드 핀란드 북부

2023-04-28

[분수대] 챗GPT 시대의 교육

최근 핀란드와 관련해 나토(NATO) 가입 여부가 가장 뜨거운 이슈지만, 한국인에게 이 나라는 예전부터 ‘교육 강국’으로 통했다. 2000년 OECD가 처음 실시한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 핀란드가 종합평가 1위를 차지하면서다. 3년 간격으로 시행하는 이 시험에서 핀란드는 2003년, 2006년 연속 종합 1위였다.   이후 강력한 사교육에 기반한 한국·싱가포르·중국 등에 밀려 핀란드 순위가 10위 정도로 뒤처졌지만, 세계인의 뇌리엔 공교육만으로 빼어난 성과를 이룬 핀란드가 ‘교육 천국’으로 각인됐다. 특히 과도한 경쟁과 사교육 열기로 종종 ‘압력밥솥’에 비유되는 우리 교육계엔 핀란드가 선망의 대상이다.   요사이 핀란드 교육이 다시 화제다. 지난해 불가리아의 ‘오픈 소사이어티 연구소’가 발표한 ‘미디어 리터러시(미디어를 통한 정보 취득 능력과 이해력) 지수’에서 핀란드가 5년 연속 1위에 올랐다. 이 지수는 유럽 41개국을 대상으로, 국가별 언론 신뢰도와 평가자의 읽기·과학·수학 능력 등을 종합해 산출한다.   이 지수가 높은 이들은 콘텐트 속에서 허위 정보를 걸러낼 수 있어 가짜뉴스에 함몰되지 않으며 팩트(fact)를 찾아내는 회복력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핀란드는 2013년부터 유치원과 학교는 물론 도서관 등에서 청·장년과 노년층에게도 미디어 속 ‘가짜 정보’ 식별법을 가르쳐왔다.   이는 챗GPT와 맞물려 주목받는다. 일각에선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해 새로운 콘텐트를 만들어내는 챗GPT가 지금의 소셜미디어를 대체할 가짜뉴스의 새 플랫폼이 될 거라 우려한다. 얼마 전 중국판 챗GPT 등장에, 대만이 “중국의 입장만을 대변할 테니, 대만판을 만들어 대응하겠다”고 했다. 챗GPT에 ‘의도된 데이터’만을 학습시켜 편향된 정보를 퍼뜨리는 스피커로 삼는 게 가능하단 얘기다.   한국은 챗GPT판 가짜뉴스에 대응할 준비가 됐을까. 2018년 PISA 결과, 읽은 내용 중 사실과 의견을 구별해낸 한국 학생은 25.6%였다. OECD 평균치의 절반 수준으로, 사실상 꼴찌다.   “나토 가입을 앞두고 러시아가 가짜뉴스를 대량 쏟아내지만, 우린 교육의 효과를 믿는다.” 핀란드 교육부 담당자의 말이다. 교육은 백년대계라는데, 이들의 선구안과 자신감이 어느 때보다 부럽다. 박형수 / 한국 국제부 기자분수대 교육 핀란드 교육부 사교육 열기 우리 교육계

2023-02-26

지구촌서 가장 행복한 나라 '핀란드'

우리는 행복해지려 산다. 아리스토텔레스도 인생의 궁극적 목적은 행복이라 했다.   여행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여행을 떠나는 이유는 행복해지기 위해서다. 그렇다면 행복은 어디에 있을까? 제일 먼저 떠오르는 나라는 북유럽에 위치한 핀란드다.   최근 유엔 산하 자문기구인 SDSN의 ‘2022 세계 행복 보고서(World Happiness Report)’가 공개됐는데, 1위를 차지한 국가가 바로 핀란드다. 핀란드는 월등하게 높은 점수로 5년 연속 지구에서 가장 행복한 국가로 선정됐다. 덴마크, 아이슬란드, 스위스, 네덜란드가 차례대로 뒤를 따랐으며, 상위 10개국 중 절반을 북유럽 국가가 차지했다.     핀란드에서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오롯이 누릴 수 있다. 핀란드어로 핀란드는 ‘수오미(Suomi)’라고 하는데 숲(Suo)과 호수(Mi)의 나라라는 뜻이다. 그 이름처럼 국토의 75%가 숲으로 덮여 있으며 18만 개 이상의 호수를 품고 있다.   핀란드는 또한 시벨리우스로 상징되는 음악과 사우나의 본고장이며 무민과 산타클로스, 북유럽 디자인을 대표하는 마리메꼬와 이딸라의 고향으로도 유명하다.   핀란드를 여행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실야라인(Silja Line)을 이용하는 것이다. 실야라인은 스웨덴과 핀란드의 국경을 넘나드는 유람선으로 특히 여름에는 백야와 함께 아름다운 피오르 해안을 따라 항해해 핀란드의 멋진 풍광을 만끽할 수 있다. 무제한으로 제공되는 식사도 수준급으로 두 눈과 입이 즐거우니 행복은 저절로 찾아온다.     핀란드는 한반도의 1.5배쯤 되는 면적에 인구가 550만 명에 불과해 어딜 가나 쾌적하고 여유롭다. 수도인 헬싱키(Helsinki)의 랜드마크는 녹색 지붕을 얹은 헬싱키 대성당과 흡사 방공호나 우주선을 연상시키는 템필리아우키오(암석 교회)다.     1969년 티모와 투오모 수오말라이넨 쌍둥이 형제가 거대한 암석의 속을 파내고 그 위에 구리로 돔 형태의 지붕을 얹어 세웠다. 자연 속에서 영성을 추구하고자 하는 핀란드 사람들의 이상이 실현되는 경건한 공간이어서 더욱 의미가 깊다. 이외에도 핀란드가 자랑하는 음악가 시벨리우스 기념 공원에서는 24톤의 강철 600개로 만든 파이프 오르간 조형물도 만날 수 있다.   어쩌면 우리는 돈, 명예, 근사한 집과 같이 행복을 위한 조건을 쟁취하려 한평생을 애쓰며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핀란드 사람들은 자연의 영향력 아래 흡족하게, 소박하게, 행복하게 살아간다. 그것만으로 충분하다는 것이다. 인생의 궁극적 목표인 행복에 한 걸음 가까워지고 싶다면 행복한 나라 핀란드를 체험하는 기회를 가져봐도 좋을 것이다.     〈US아주투어 대표/동아대 겸임교수〉핀란드 레저

2022-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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