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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을 오르며 새해를 맞는다…LA의 숨겨진 명소 계단

자동차의 도시 LA에서 야외에서 계단을 이용하는 일은 많지 않다. 높이가 다른 두 곳을 걸어서 이동하는 수단인 계단은 결국 걷는 사람의 길이기 때문이다. 기능은 많이 사라졌지만 그래도 계단은 세월과 함께 남아있다. 때로는 도심의 빌딩 사이에서 때로는 산길에도 혹은 나무로 혹은 콘크리트로 길을 걷는 사람들을 아래서 위로, 위에서 아래로 안내한다. 어떤 계단은 효율적이고 어떤 계단은 자연의 일부인 듯 아름답다. 계단은 몸의 교통수단이다. 수직으로 발을 움직이고 근육의 수고를 지불해야 갈 수 있다. 그 생략할 수 없는 걸음은 때로 인생의 은유가 되기도 한다. 오르는 계단은 도전과 목표를, 내려가는 계단은 겸손과 내려놓음으로 읽힌다. 가끔 숨을 돌려 주변을 살피는 것은 낭만이기도 하고 고개 돌려 걸어온 길을 돌아보고 오를 길을 가늠하는 일은 속도의 시대에 남아있는 느림이기도 하다.           ▶벙커힐 계단(Bunker Hill Steps)   -계단수: 101개   -주소: 633 W. 5th St., LA   LA 다운타운 중앙도서관 맞은편 US뱅크 타워의 기슭에 있다.     1960년대 벙커힐에 있던 오래된 건물이 철거되고 새로운 건물이 들어선 이후 옛 다운타운과 연결을 확실하게 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벙커 힐에서 중앙 도서관으로 이어지는 보행로 역할을 한다.     건축가 로런스 핼프린이 설계해 1990년에 완공한 벙커힐 계단은 가운데에 물이 흐르는 계곡을 바위 형상으로 재현하고 양옆으로 계단을 만들었다. 가운데 계곡물은 꼭대기의 원형 분수에서 시작해 작은 웅덩이로 흘러내린다. 새로 들어선 수직의 고층빌딩 사이에 콘크리트지만 자연의 부드러움과 곡선미를 형상화하려는 노력이었다. 1992년에는 분수 중앙에 물의 생명력을 나눠주는 모습을 형상화한 여성 조각상을 세웠다.   조경 건축가를 인간의 움직임을 공간 안으로 안내하는 안무가에 비유한 핼프린은 계단의 양쪽 가장자리에 예술 작품과 분수의 벽 등이 곡선을 이루고 하고 꽃나무와 식물을 배치했다. 핼프린의 구상대로 이 계단은 옛 다운타운과 새 다운타운이라는 성격이 다른 두 개의 공간을 부드럽게 안내하는 다운타운의 명소가 됐다. 계단에는 작은 카페와 상점, 식사를 할 수 있는 테라스 등을 배치해 거리의 한 부분으로 자연스럽게 녹아들게 해 일상의 공간이 되도록 했다.     ▶컬버시티 계단(Culver City Stairs)   -계단수: 282개   -주소: 6300 Hetzler Road, Culver City   "한 걸음 한 걸음 올라갈수록 / 도시 풍경은 1000배로 넓어지고 / 화폭은 언덕과 하늘로 점점 더 넓어진다."   컬버시티 계단의 247번째와 248번째 계단 사이에 있는 '해발 375피트'라는 청동 표지판에 있는 문구다. 이곳에서 계단 30개쯤 더 올라가면 정상이 나온다.     이 계단은 흔히 컬버시티 계단 혹은 제퍼슨 계단(Jefferson Stairs)으로 불린다. 하이킹 코스로도 유명한 곳이어서 전망 감상과 함께 운동을 하러 오는 이들도 적지 않다.   컬버시티 남서쪽에 위치한 57에이커 규모의 케네스 한 공원(Kenneth Hahn Park) 혹은 볼드윈힐스 주립 휴양지(Baldwin Hills State Recreation Area)에 위치해 있다. 계단 끝 전망대에 오르면 LA 분지와 스카이라인, 주변 산맥, 태평양이 한눈에 들어오는 파노라마 뷰를 볼 수 있다.     제퍼슨 불러바드와 헤츨러 로드 인근에 있는 트레일 입구에 계단에 대한 정보가 담긴 표지판이 있는데 계단 길이가 715피트(218m)라고 명시되어 있다.     이곳은 원래 가브리엘리노(Gabrielino) 인디언들의 전망대였다. 유전이 발견되기도 한 이곳을 가주 정부는 공원을 자주 찾지 않는 이들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2000년에 매입해 훼손된 자연을 복원해 대규모 공원으로 조성했다. 이 때문에 이곳은 공원은 자생 식물과 작은 포유류, 새들의 서식지로 거듭나게 됐다. 2006년 중반 트레일과 계단, 방문자 센터 건설을 위해 잠시 폐쇄됐다가 2009년 4월에 282개의 독특한 계단과 함께 재개장했다. 복원 작업 덕분에 새와 동물, 야생화 등 아름다운 풍경이 어우러진 경치 좋은 전망대가 됐다.     계단은 가파르고 구불구불한 하이킹 트레일을 따라 설치돼 불규칙하고 자연스럽다. 크기가 일정하지 않고 고르지도 않으며 간격이 균일하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계단 옆에는 정상까지 가는 1마일 정도의 트레일이 있어 무릎에 부담이 가는 이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배려했다.     LA의 계단 명소인 만큼 이곳에서는 2014년부터 매년 아즈틀란 애슬레틱스(Aztlan Athletics)가 계단 경주를 연다. 지금까지 가장 빠른 공식 기록은 2015년에 레오니 멘데스가 세운 2분 9초다.   공원은 매일 오전 8시부터 해가 질 때까지 문을 열며 주차 요금은 시간당 2불, 하루 6불이다. 애완동물은 허용이 안 되며 물을 갖고 가는 것이 좋다.   ▶박스터 스트리트 계단(Baxter Street Stairs)   -계단수: 231개   -주소: 2100 Park Dr., LA   나무와 풀, 길이 있는 소박한 풍경을 즐기면서 문득문득 나무 사이로 나타나는 다운타운의 스카이라인과 할리우드 사인, 그리피스 전망대, 에코파크.실버레이크.로스펠리스의 파노라마를 숨을 돌리며 감상할 수 있다.     이 계단은 길이가 꽤 길지만 중간에 들를 만한 명소 2곳이 있다.     엘리시안 공원(Elysian Park)에 있는 '차베스 라빈 수목원(Chavez Ravine Arboretum)'은 1893년 LA원예협회가 만든 곳으로 전 세계에서 온 100종 이상의 나무가 자라고 있다. 희귀 나무 심기는 1920년대까지 계속했으며 이때 처음 심은 나무 대부분이 여전히 잘 자라고 있다. 이 중에서 케이프 밤나무와 카우리 등은 미국에서 가장 오래되고 큰 나무라고 한다. 1967년에 LA역사문화 기념물로 지정됐다. 수목원 입장은 무료며 주소는 1025 Elysian Park Dr, LA.   '매리언 할로우 메모리얼 그로브(Marian Harlow Memorial Grove)'도 둘러볼 만하다. 이 정원에는 자원봉사자들이 정성껏 가꾼 다육식물과 나무, 야생화가 자라고 있다. 곳곳에 의자가 있어 쉬면서 다운타운의 스카이라인을 감상할 수 있다. 원형 트레일이 있어 둘러보고 계단으로 다시 돌아가기 편하다.     ▶샌타모니카 계단(Santa Monica Stairs)   -계단수: 170개   -주소: 699 Adelaide Drive   LA의 샌타모니카 캐니언으로 내려가는 두 개의 야외 계단으로 피트니스용 계단으로 가장 유명한 곳의 하나다. 바닷가에서 1마일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어 풍광이 좋고 나무로 만들어져 예스러운 느낌으로도 인기가 많다.   1940년대에 만들어졌으며 1980~90년대 에어로빅 열기와 함께 LA에서 가장 유명한 운동 명소로 떠올랐다. 최근에는 SNS 붐을 타고 더욱 인기가 높아졌다. 이 때문에 이곳 주민들 사이에서는 계단에 사람들이 몰리면서 일상생활이 불편해졌다는 불평의 목소리도 높다.  안유회 객원기자계단 새해 컬버시티 계단 벙커힐 계단 계단 사이

2025-01-02

컬버시티 고교 '성 소수자' 과목 개설

히스패닉과 백인이 다수인 컬버시티 고교가 새 학년이 시작되는 가을학기부터 성 소수자를 위한 과정을 개설한다.     성 소수자를 위한 과목이 남가주의 공립 고등학교에 개설되는 건 이 학교가 처음이다. 따라서 컬버시티 고교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반응에 따라 다른 공립학교에도 확산될 수 있어 남가주 교육계가 주목하고 있다.   이 수업의 이름은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성 정체성에 의문을 가진 성 소수자의 약자를 딴 ‘LGBTQ+’이며, 웨스트 LA 칼리지의 교수가 성 소수자 커뮤니티의 문화와 역사, 기여도 등을 가르칠 예정이다. 수업을 다 들으면 대학 학점으로 인정받는다.   성 소수자 옹호자들은 학교에서의 포용적인 교육과정이 교내 LGBTQ+ 학생들에 대한 괴롭힘이나 차별을 줄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9년 발표된 교육환경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LGBTQ 학생들의 59.1%는 본인의 성 정체성 때문에, 42.5%는 성별 표현 때문에 캠퍼스가 안전하게 느껴지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또 성 소수자 절반 이상은 언어폭력을 경험했으며 5명 중 1명은 신체적 괴롭힘을 당했다. 그 결과 이들 학생이 우울증을 겪거나 결석할 가능성은 일반 학생보다 3배가량 높았다.   이번 과정 개설에 앞장선 그레이엄 로켓 과학교사는 “LGBTQ라는 글자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살펴보는 것 외에도, 성별과 성적 정체성의 차이에 관해 토론하고 전 세계 퀴어인들의 역사를 파헤치고 대중문화와 역사에 대해 다룰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연화 기자컬버시티 소수자 소수자 과목 컬버시티 고교 소수자 커뮤니티

2022-07-05

LA교육구 코로나로 3명 중 1명 결석

 LA에서 급속히 확산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초·중·고 학교의 수업에 타격을 주고 있다.   지난 11일 개학한 LA통합교육구(LAUSD)는 학생 3명 중 1명꼴로 결석해 수업 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LAUSD가 14일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2학기가 시작된 첫째 주의 평균 출석률은 66.8%로 조사됐다. 전체 학생의 3분의 1이 확진 등의 이유로 수업에 빠진 것이다.       교직원들의 상황도 비슷하다. 병가를 내는 교사가 급증해 2000명의 대체 인력이 충원됐으며, 스쿨버스 운전자도 부족해지자 361개 버스 노선은 수퍼바이저와 트레이너까지 투입됐다. 현재 LAUSD는 교직원과 학생을 합친 감염자 수가 7만1000명으로 집계됐다.     LAUSD는 이같은 현상이 최소 2~3주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가운데 컬버시티 통합교육구가 공휴일인 17일부터 일주일간 수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컬버시티 통합교육구는 “사흘 수업을 진행하는 것보다 학생들과 교직원들 사이에 오미크론 확산을 막는 게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뉴욕·LA·시카고에 이어 학생이 네 번째로 많은 네바다주 클락크카운티 교육구는 극심한 교사 부족을 이유로 들어 14일부터 닷새간 수업을 취소했다.     데이터 수집·분석 업체 버비오에 따르면 14일 기준 최소 6008개 학교가 대면 수업을 중단했다.     뉴욕주 로체스터에선 대다수 학교가 문을 연 가운데 21개 학교는 교직원 결근을 이유로 원격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 필라델피아에서도 320여개 학교 중 약 3분의 1이 온라인수업으로 옮겨갔다.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대면 수업을 위한 기준치를 초과한 데다 교직원이 부족해진 탓이다.   최근 온라인 수업으로 바꾼 신시내티 교육구는 교직원이 다시 정상 수준으로 돌아오면 이달 24일 대면 수업을 재개할 계획이다. 또 비슷한 이유로 인디애나폴리스 교육구는 중·고교에 대해 13∼14일 온라인 수업을 하기로 했고, 미니애폴리스 교육구도 14∼27일 원격수업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한편 이스트 LA에 있는 엘리시안하이츠 초등학교를 14일 방문한 신임 교육감 알베르토 카르발로는 “팬데믹 장기화로 학생들이 학업적으로나 사회·경제적, 정서적으로 취약한 상태에 놓여 있다”며 “변화하는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연화 기자la교육구 코로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컬버시티 통합교육구 수업 진행

2022-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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