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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멘 창 임파워LA 국장, 안전·쓰레기 해결 미화 프로젝트 가동

LA내 99개의 주민의회를 관리 및 감독하는 ‘임파워LA(EmpoweLA)’에 최초로 아시아계 여성 국장이 부임했다.       주민의회는 LA시의 풀뿌리 주민 자치 기관이다. 노숙자와 주택 및 토지 이용, 공공 안전, 교통, 지속 가능성 등과 같은 사안들을 일차적으로 다룬다.     중국계인 카르멘 창 신임국장은 지난 4월 캐런 배스 LA시장의 임명을 받고 새롭게 부임했다.   그는 가주 빈곤퇴치단체 ‘골든스테이트 오퍼튜니티(Golden State Opportunity)’의 프로그램 및 조직 책임자, 가주 이민정책센터의 조직 감독 등을 역임하며 지역사회와 정부를 연결하는 다년간의 경험과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본지는 지난 2일 창 신임국장에게 윌셔센터-코리아타운 주민의회(WCKNC)를 포함, 99개 주민의회를 운영 및 감독하기 위한 그의 포부와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임명 소감은.   “LA 최대의 풀뿌리 시민 참여 모델인 이 시스템은 나에게 큰 감명을 주었다. 이 자리에 임명된 최초의 아시아계 미국인 여성으로서, 이제 부임한 지 얼마 안 돼 여전히 배우는 중이지만 LA와 이민자, 저소득층 커뮤니티의 다양한 목소리를 지원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     -주민의회가 99개나 된다. 운영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커뮤니티 참여와 아웃리치다. 자체 설문 조사에서 수많은 LA 주민이 주민의회의 존재와 이를 통해 각종 문제를 시청에 전달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는 것을 알게 됐다.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다양한 언어로 접근성부터 확보해야 한다. 다양성과 대표성을 갖춘 이사회 구성도 핵심 요소다. 현재 99개의 주민의회 관계자들을 모두 만나고 있고 그들의 상황과 도전 과제를 듣고 부서가 어떻게 지원할 수 있을지 논의하고 있다.”     -한인타운이 포함된 WCKNC의 특징이 있다면.     “WCKNC는 99개 주민의회 중 가장 크고 다양한 이웃위원회 중 하나다. 다양성을 갖춘 커뮤니티의 필요를 파악하고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언어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스페인어와 한국어를 포함한 다양한 언어로 정보를 제공해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WCKNC의 현안은 무엇인가.   “한인타운 지역의 주요 우려 사항 중 하나는 공공 안전 문제다. 그라피티와 쓰레기 같은 환경 문제도 있다. WCKNC는 커뮤니티를 모아 공공 안전 포럼을 개최하고, 쓰레기 수거와 그라피티 청소를 포함한 커뮤니티 미화 프로젝트를 활발히 진행 중이다.”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임파워LA 차원의 노력은.   “커뮤니티를 모아 그들의 목소리를 듣는 포럼을 개최하려고 한다. 향후 회의에 참석해 필요를 구체적으로 알아낼 계획이다. 또한 많은 주민이 시 정부의 운영 방식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거나 혼란스러워하기 때문에, 과정을 간소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특정 요구가 있을 때 누구에게 연락할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 LA 시의회 의원 및 시장 사무실과 협력하여 커뮤니티 구성원의 요구를 충족시키고 지원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WCKNC와 같은 큰 인구 규모의 주민의회가 가진 도전 과제는.   “인구가 많을수록 사람들을 참여시키는 것이 어렵다. 이민자 커뮤니티나 저소득층 커뮤니티 주민들은 생계를 위해 바빠 주민의회의 존재를 모르는 경우도 많다. 먼저 회의와 자료를 번역하고 통역사를 제공하여 언어 장벽을 낮추는 것이 필요하다. 최대한 많은 사람이 참여할 기회를 마련하는 것이 관건이다. 관심은 있지만, 시간이 없는 사람들을 위해 문을 두드리거나 전단을 배포하는 등 참여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젊은 층을 참여시킬 방법이 있다면.     “청소년 리더십을 구축하는 것은 LA시의 미래를 위한 일이다. 예를 들어, WCKNC에는 청소년 대의원석이 있다. 젊은 층도 또한 참여할 수 있는 자리가 있다는 것을 홍보해야 한다. 또한 임파워LA에서는 연례 청소년 콘퍼런스를 개최해 청소년과 주민의회, 시 부서와 연결될 수 있도록 한다.”   장수아 기자 jang.suah@koreadaily.com카르멘 아시안 주민의회 참여도 코리아타운 주민의회 아시안 여성

2024-08-26

[음악으로 읽는 세상] 사랑은 자유로운 새

치명적인 매력으로 남자를 유혹해 파탄에 이르게 하는 요부나 악녀를 팜므 파탈이라고 한다.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의 주인공 카르멘은 전형적인 팜므 파탈이다. 그녀는 순진한 청년 돈 호세를 유혹하기 위해 ‘하바네라’를 부른다. “사랑은 자유분방한 새. 그 누구도 길들일 수 없어요. 일단 거절하기로 마음 먹으면 불러봤자 아무 소용없어요.”   하바네라는 2/4 박자의 춤곡으로 특징적인 3-3-2 패턴의 리듬을 가지고 있다. 이 리듬이 매우 관능적인 느낌을 준다. 가슴 깊숙이 눌러 놓았던 본능을 깨우는 리듬이라고나 할까. 윤리나 도덕에 얽매인 남자를 무장해제 시키는 리듬, 남자로 하여금 기꺼이 자기 넥타이를 풀게 만드는 리듬이다.   비제가 팜므 파탈의 전형인 카르멘이 부르는 노래를 하바네라로 한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였다. 사실 서유럽을 중심으로 한 클래식 음악 양식은 인간의 본성과 관능을 적나라하게 표현하는 데에 적합한 양식이 아니었다.  인간의 감정을 날 것 그대로 표현하기에는 너무 고상하다고 해야 할까. 인간의 감정을 절절하게 표현하고 싶었던 낭만주의 작곡가들에게는 이게 불만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스페인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이 나라에는 인간의 본능을 밑바닥부터 흔들어 놓는 무수한 춤곡들이 있기에. 하바네라도 그중 하나였다.   카르멘은 하바네라로 돈 호세를 유혹하면서 자기의 사랑이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을 경고한다. 그런데도 돈 호세는 속수무책으로 카르멘에게 빨려 들어간다. 하지만 카르멘은 나중에 돈 호세를 버리고 다른 남자에게로 간다. 돈 호세는 카르멘의 사랑을 갈구하지만, 그녀는 이를 단호하게 거절한다. 그가 자기를 죽일 것을 뻔히 알면서도 끝내 그를 거부한다. 결국 카르멘은 돈 호세의 칼을 맞는다. 마지막까지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로 살다 간 것이다. 진회숙 / 음악평론가음악으로 읽는 세상 사랑 주인공 카르멘 리듬 남자 팜므 파탈

2024-06-24

쉰살에 사랑을 눈뜬 여성, 메켈혼의 인생 연기

1998년작 클래식 액션 스릴러 ‘로닌’에서 샘(로버트 드 니로)과 함께 활약하는 6명의 팀원 중, 차가운 여전사로 팬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영국 배우 나타샤 메켈혼. ‘로닌’에 이어 짐 켈리 주연의 ‘트루먼쇼(1998)’에서 보여줬던 메켈혼의 사랑스러운 이미지도 수퍼스타로 향하는 시그널로 여겨졌다. 그러나 이후 그녀의 행보는 그렇게 이어지지 못했다.   ‘카르멘’은 50줄에 들어선 메켈혼 커리어 최고의 연기를 볼 수 있는 영화, 그녀의 뛰어난 미모와 신비감이 돋보이는 영화다. 메켈혼은 로맨스를 통해 인생의 새로운 길을 찾는 50세 여성 카르멘의 ‘성장기’를 연기한다.     1980년대 지중해의 섬나라 몰타의 작은 마을. 주민들은 동네 한가운데 자리한 성당을 중심으로 소박한 삶을 살아간다. 그런데 가톨릭 국가 몰타에는 특이한 전통이 있다. 가족 중 오빠가 사제가 되면 그의 여동생도 성당에서 일을 하며 평생을 봉사해야 한다. 카르멘은 오빠가 사제가 되던 16세 때부터 성당에서 일을 해왔다.     몰타 섬의 아름다운 풍경 때문인지 몰타 사람들은 늘 사랑에 빠져있고 사랑을 얘기한다. 로맨스가 가득한 이곳에서 카르멘은 34년이라는 오랜 시간을 로맨스 없는 삶을 살았다. 그럼에도 그녀는 눈부시게 아름답고 따뜻하며 장난스럽고 관대하다.     오빠가 예기치 않은 죽음을 맞는다. 이제 그녀의 나이 오십이 되었다. 새로운 신부가 오기까지 카르멘은 고해소를 통해 마을 사람들에게 ‘실용적인 조언’을 해준다. 새로운 삶에 대한 기대만큼 홀로 나가는 세상이 두렵다.     34년간의 잃어버린 시간, 가족도, 돈도, 친구도, 집도 없는 카르멘은 처음으로 머리를 손질하고 길 잃은 양처럼 여행 가방 하나를 들고 외롭게 거리를 배회한다. 세상과 자신을 새로운 시각으로 보기 시작한다. “기도하면 길을 찾을 수 있어요”라고 동네 사람들에게 말해온 그녀, 이제는 스스로 자신의 길을 찾아야 한다. 그녀에게도 마침내 매력적인 젊은 청년이 나타난다.   어느 한 아낙이 미운 남편이 떠나지 않는다고 고해한다. “남편에게 아침 점심 저녁을 같은 메뉴로 먹이면 그가 당신을 떠날 것”이라는 카르멘의 조언이 소문나면서 동네 여자들이 카르멘의 고해소로 몰려오고 헌금통이 넘쳐난다. 그 많은 일상의 문제들에도 불구하고 마을은 여전히 사방에 키스를 하는 연인들로 가득 차 있다. 신은 남자와 여자에게 사랑을 던져 주었다. 오래전 사랑을 잃어버린 50세의 여인 카르멘에게도. 몰타는 온통 낭만과 로맨스로 뒤덮여 있다.   김정 영화평론가카르멘 영화 카르멘

2022-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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