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쉰살에 사랑을 눈뜬 여성, 메켈혼의 인생 연기

카르멘(Carmen)

가족 중 오빠가 사제가 되면 그의 여동생도 성당에서 평생을 봉사해야 하는 몰타의 가톨릭 전통에 따라 카르멘은 16세 때부터34년 동안성당에서 일을 하다 50세에 로맨스를 찾는다. [Good Deed Entertainment]

가족 중 오빠가 사제가 되면 그의 여동생도 성당에서 평생을 봉사해야 하는 몰타의 가톨릭 전통에 따라 카르멘은 16세 때부터34년 동안성당에서 일을 하다 50세에 로맨스를 찾는다. [Good Deed Entertainment]

1998년작 클래식 액션 스릴러 ‘로닌’에서 샘(로버트 드 니로)과 함께 활약하는 6명의 팀원 중, 차가운 여전사로 팬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영국 배우 나타샤 메켈혼. ‘로닌’에 이어 짐 켈리 주연의 ‘트루먼쇼(1998)’에서 보여줬던 메켈혼의 사랑스러운 이미지도 수퍼스타로 향하는 시그널로 여겨졌다. 그러나 이후 그녀의 행보는 그렇게 이어지지 못했다.
 
‘카르멘’은 50줄에 들어선 메켈혼 커리어 최고의 연기를 볼 수 있는 영화, 그녀의 뛰어난 미모와 신비감이 돋보이는 영화다. 메켈혼은 로맨스를 통해 인생의 새로운 길을 찾는 50세 여성 카르멘의 ‘성장기’를 연기한다.  
 
1980년대 지중해의 섬나라 몰타의 작은 마을. 주민들은 동네 한가운데 자리한 성당을 중심으로 소박한 삶을 살아간다. 그런데 가톨릭 국가 몰타에는 특이한 전통이 있다. 가족 중 오빠가 사제가 되면 그의 여동생도 성당에서 일을 하며 평생을 봉사해야 한다. 카르멘은 오빠가 사제가 되던 16세 때부터 성당에서 일을 해왔다.  
 
몰타 섬의 아름다운 풍경 때문인지 몰타 사람들은 늘 사랑에 빠져있고 사랑을 얘기한다. 로맨스가 가득한 이곳에서 카르멘은 34년이라는 오랜 시간을 로맨스 없는 삶을 살았다. 그럼에도 그녀는 눈부시게 아름답고 따뜻하며 장난스럽고 관대하다.  
 
오빠가 예기치 않은 죽음을 맞는다. 이제 그녀의 나이 오십이 되었다. 새로운 신부가 오기까지 카르멘은 고해소를 통해 마을 사람들에게 ‘실용적인 조언’을 해준다. 새로운 삶에 대한 기대만큼 홀로 나가는 세상이 두렵다.  
 
34년간의 잃어버린 시간, 가족도, 돈도, 친구도, 집도 없는 카르멘은 처음으로 머리를 손질하고 길 잃은 양처럼 여행 가방 하나를 들고 외롭게 거리를 배회한다. 세상과 자신을 새로운 시각으로 보기 시작한다. “기도하면 길을 찾을 수 있어요”라고 동네 사람들에게 말해온 그녀, 이제는 스스로 자신의 길을 찾아야 한다. 그녀에게도 마침내 매력적인 젊은 청년이 나타난다.
 
어느 한 아낙이 미운 남편이 떠나지 않는다고 고해한다. “남편에게 아침 점심 저녁을 같은 메뉴로 먹이면 그가 당신을 떠날 것”이라는 카르멘의 조언이 소문나면서 동네 여자들이 카르멘의 고해소로 몰려오고 헌금통이 넘쳐난다. 그 많은 일상의 문제들에도 불구하고 마을은 여전히 사방에 키스를 하는 연인들로 가득 차 있다. 신은 남자와 여자에게 사랑을 던져 주었다. 오래전 사랑을 잃어버린 50세의 여인 카르멘에게도. 몰타는 온통 낭만과 로맨스로 뒤덮여 있다.  

김정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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