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귀국 전 채무 안 갚아 벌금 '폭탄'…귀국 유학생·주재원 주의 필요
#. 유학생 A씨는 지난 2013년 미국에서 체류 중 사용했던 크레딧카드 빚을 상환하지 않은 채 한국으로 귀국했다. 그러나 카드사는 전문업체에 의뢰해 그의 국외 소재지를 파악하고 채권추심을 진행했다. 결국 그는 원금과 원금의 몇 배가 되는 이자까지 물게 됐다. #. 주재원 B씨는 귀국 직전 크레딧카드를 사용해 많은 물품을 구매한 후 대금을 상환하지 않고 영구 귀국했다. 업체는 추심뿐 아니라 그가 크레딧카드 신청 당시 허위 내용을 기재하는 등 채무불이행이 고의였다고 판단해 형사고소도 함께 진행했다. 법원은 원금과 이자, 변호사 비용까지 지불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최근 미국에 거주하다가 한국으로 귀국 또는 해외로 출국할 때 그동안의 채무를 상환하지 않고 떠나 결국 해외 채권추심까지 이어지는 사례들이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주로 사용한 카드대금이나 통신비, 대출금과 같은 채무를 갚지 않고 출국해도 해외 추적이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하거나, 재입국 시에도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잘못된 정보로 이 같은 일을 저지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는 중대한 범죄행위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해당 행위가 고의로 이루어졌다는 점이 입증될 경우, 금융권을 상대로 한 사기행위로 인정되는 등 각종 소송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LA 비즈니스 소송 전문 최성우 변호사는 “금융기관의 채무를 상환하지 않고 출국하는 경우, 은행 또는 채권추심 업체의 소송을 포함해 민사 또는 형사 소송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미국은 어느 나라보다 엄격한 금융규제를 시행하기에 크레딧카드 발급을 위해 소득이나 직업, 신분 등과 같은 개인정보를 허위로 제공했을 경우에는 사기 또는 횡령 등의 사유로 형사기소 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통상 채권들은 해당 은행이나 카드사 등에 의해 일정 기간 관리 후 부실채권으로 분류돼 채권추심 회사들에 매각된다. 이 때문에 최근 각 주에서 규정하는 채권의 소멸시효 기간인 3년에서 10년 정도만 지나면 채권이 소멸해 해당 채무를 변제하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하는 거짓 정보가 확산해 이 같은 사례가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국 각 주에서 제정한 민법에는 소멸시효 중단사유가 존재한다. 즉, 채권자가 채무자들을 상대로 채권을 회수하고자 하더라도 해당 채무자가 미국을 떠나거나 다른 주로 이사를 한 경우 그때부터 해당 채권의 소멸시효는 만료되지 않는다는 규정이다. 결국 미국에서 발생한 채무는 미국에서 해결해야 하지만, 채무자가 한국에 있을 경우에는 채권회수를 위한 소송 또한 미국과 한국에서 동시에 가능한 것. 실제로 한 샌호세 소재 미국채권추심 회사인 Q사는 이미 수년 전부터 한국에 법인을 설립해 미국에서 발생한 카드대금, 대출금 등을 변제하지 않고 출국한 한국인을 대상으로 추심업무를 하고 있다. 또 경우에 따라 미국과 한국에서 법적 절차를 진행하는 등 소멸시효가 중단된 채권에 관한 회수 업무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이를 미리 방지하려면 미국 생활을 정리하고 출국하는 경우, 본인 명의의 크레딧카드 빚, 대출금, 통신비 등을 모두 완납 후 확인해야 한다. 또한 사용하지 않는 은행 계좌라도 정기 수수료 발생으로 의도치 않은 부채가 발생할 수 있어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우훈식 기자 woo.hoonsik@koreadaily.com귀국 주재원 해당 채무자 해외 채권추심 귀국 직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