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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나우] 연준의 착각이 불러올 시장의 충격

세계 각국 중앙은행의 힘은 막강하다. 통화량 결정을 통해 경기를 죽이고 살린다. 그중에서도 최고봉인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세계 기축통화인 달러화의 금리를 결정하고 유통 규모를 통제한다.   ‘세계의 중앙은행’인 연준은 두 가지 정책목표 달성에 매진한다. 물가안정과 완전고용이라는 일견 상충하는 목표의 동시 충족이 요구된다. 연준은 이를 위해 살얼음을 밟듯 통화정책을 조율해야 한다. 물가를 안정시키려고 금리를 올리면 고용이 죽고, 고용 증진을 위해 금리를 내리면 물가가 불안해지는 형국이 반복됐다.   금리를 올려 주가를 망가뜨리는 연준은 집권당에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다. 1970년대 연준은 금리를 인상하지 말라는 대통령의 요구에 시달렸다. 2018년 트럼프 당시 대통령은 연준이 연거푸 금리를 인상하자 제롬 파월 의장을 해임하겠다고 위협했다.   한편, 집권당은 금리 인하라는 호재를 안길 수 있는 연준을 ‘금단의 나무’를 지키는 천사를 바라보듯 주시했다. 큰 선거를 앞둔 해에는 금리 인하를 학수고대했다. 올해와 같이 박빙의 대선 레이스가 펼쳐지는 해에 연준의 금리 인하는 효과가 특히 클 수밖에 없다.   이런 연유로 2008년과 2020년처럼 경기침체가 오지 않는 한, 대선이 있는 해에 연준이 금리를 내리려면 모두가 수긍할 확실한 근거가 필요했다. 그런데도 연준은 지난 9월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예상보다 많은 0.5%포인트 인하하는 강수를 뒀다.   상당수의 FOMC 멤버는 7월 실업률이 4.3%로 높게 나와 경기침체 위험이 커지고, 물가는 2%대 초반으로 낮아져 인플레이션 위험이 낮아졌으니 ‘빅컷’(0.5%포인트 이상) 수준의 금리 인하가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그간 연준의 고금리 정책에 힘입어 물가상승 목표치인 2%를 향해 인플레이션이 꾸준히 낮아지는 성과를 거두었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연준의 이 같은 자화자찬은 내부에서조차 큰 논란을 낳았다.   미셸 보먼 연준 이사는 고용시장이 여전히 뜨거운 상태에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설익은 승리 선언이 우려스럽다며 빅컷 결정에 반대표를 던졌다. 불행히도 그의 우려는 적중했다. 최근 발표된 9월 고용과 물가 지표는 실업률이 다시 낮아지고 물가는 불안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에 따라 대선 직후인 11월 8일 FOMC에서 연준이 입장을 바꿀 여지가 커졌다. 그렇게 되면 연달아 금리 인하를 기대했던 금융시장은 혼란을 면할 수 없다. 연준의 착각과 딜레마가 가져올 여파를 주시해야 하는 이유다. 김성재 / 미국 퍼먼대 경영학 교수마켓나우 연준 착각 연준 이사 금리 인하 그간 연준

2024-10-20

슈워제네거, 팟홀로 착각 가스정비 도랑 덮어

최근 도로의 팟홀을 메웠다고 소셜미디어에 영상을 올린 아널드 슈워제네거 전 주지사가 머쓱해졌다.  알고 보니 그가 작업한 곳이 가스정비용으로 뚫어놓은 도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슈워제네거는 지난 11일 브렌트우드 자택 주변의 한 도로에 생긴 긴 구멍을 인부 2명과 함께 아스팔트로 메우는 영상을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올렸다. 〈본지 4월 12일자 A-3면 참조〉   그는 “이 커다란 팟홀 때문에 차와 자전거가 망가져 온 동네 주민들이 불평하고 있다”며 “오늘 내가 작업자들과 함께 밖에 나가 파인 곳을 메웠다”고 말했다.   이어 “늘 말하지만, 불만만 토로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행동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영상 속에서 슈워제네거는 터미네이터를 연상시키는 가죽 재킷에 선글라스를 쓴 채 작업했다. 차를 몰고 지나가던 주민이 차창을 내리고 “고맙다”고 말하자 그는 “천만에요”라고 대답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LA시 측은 대변인을 통해 “그곳은 팟홀이 아니라 남가주가스컴퍼니가 5월까지 진행하는 정비작업을 위해 허가받고 뚫어놓은 도랑”이라며 “당초 작업 완료 후에 구멍을 메울 예정”이라고 밝혔다고 NBC가 보도했다.   결국 정비작업을 위해 메워진 도랑을 다시 파야 할 상황이 된 셈으로 슈워제네거와 남가주가스컴퍼니는 관련 질문에 아직 답하지 않았다고 NBC는 덧붙였다.슈워제네거 가스정비 아널드 슈워제네거 착각 가스정비 동네 주민들

2023-04-13

[J네트워크] 보이지 않는 고릴라

미국의 인지심리학자 크리스토퍼 차브리스와 대니얼 사이먼스은 1999년 ‘보이지 않는 고릴라’ 실험을 했다. 참가자들에게 흰옷과 검은 옷을 입은 팀이 농구공을 패스하는 1분짜리 영상을 보여주고 흰옷 팀의 패스 횟수만 세라고 했다. 영상에는 고릴라 옷을 입은 여학생이 9초간 무대 중앙으로 걸어 나와 카메라를 향해 가슴을 두드리는 장면이 있었다.     그러나 참가자 절반은 고릴라를 보지 못했다. 인간에겐 자신의 기대와 일치하는 것, 즉 보고 싶은 것만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는 ‘선택적 인지’를 입증한 대표적인 실험이다.   이 연구진은 또 다른 흥미로운 실험도 했다. 체스 대회 참가 선수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무려 75%가 자신이 진짜 실력보다 과소평가 받고 있다고 믿었다. 이들은 공식 점수가 실력보다 평균 99점 낮게 나왔다고 답했다.     그러나 1년 뒤에도 이들의 점수는 거의 달라지지 않았고, 5년 뒤에도 ‘진짜 자기 실력’에 도달하지 못했다. 이른바 ‘자신감 착각’이다. 각종 오디션에 ‘저 사람은 뭘 믿고 출전했지’ 싶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도전하는 이유다.   인간은 이렇듯 수많은 인지 편향과 착각 속에서 살아간다. 리더를 정하는 과정에서도 이를 피할 수 없다. UC버클리 하스 비즈니스 스쿨의 캐머런 앤더슨과 개빈 킬더프는 처음 만난 학생들을 넷씩 묶어 어려운 수학 문제를 함께 풀도록 했다. 실험이 끝난 뒤 누가 리더십이 가장 뛰어났는지 물었다. 그룹원들이 지목한 리더는 수학 능력이 가장 뛰어난 학생이 아니었다. 정답 여부와 관계없이 가장 먼저 단호하게 의견을 제시한 사람을 리더로 인식하고 지목했다. 우리는 자신감이 넘치는 상대를 보면 뭔가를 잘 알고 있어서 그러리라 지레짐작한다. 그러나 심리학자들은 자신감을 너무 믿지 말라고 경고한다. 실력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저 타고난 성격이 허세 넘쳐서일 수 있어서다.   대선후보 TV토론 이후 각 커뮤니티의 반응이 흥미롭다. 누군가는 잘했다고 칭찬하는 지점이 누군가에겐 자질이 부족한 결점으로 해석된다. 보고 싶은 것만 보거나 근거 없는 자신감에 휘둘리는 일상의 착각은 누구도 피할 수 없다.     더 좋은 리더를 선택하려면 성급하게 결정하기 전에 자신의 직관과 본능에 따른 판단이 정당한지 돌아볼 필요가 있겠다. 이경희 / 한국 중앙일보 이노베이션랩장J네트워크 고릴라 인지심리학자 크리스토퍼 자신감 착각 참가자 절반

2022-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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