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교회서 배운 창조론…청소년 2명 중 1명 "학교 가면 혼란 경험"

신(神)이 인간을 창조했다. 기독교는 그러한 관점에서 창조론을 주창한다. 반면, 과학은 인간이 진화에 의한 생명체임을 강조한다. 물론 '유신 진화론(theistic evolution)' 등 세분화하면 여러 이론이 있지만 큰 줄기로 보면 현대 사회 속에서 두 개념은 대척점에 놓여있다.   미주 한인 청소년을 대상으로 창조론과 진화론에 대한 설문조사가 진행됐다. 이는 월드미션대학교 김경준 교수와 미주장로회신학대학교 김태두 교수가 진행한 연구 프로젝트로 최근 논문으로도 발표됐다. 본지는 해당 논문을 분석해봤다. 설문조사는 미주 지역 한인 학생(4학년~12학년ㆍ95명), 부모(91명) 등 186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지난 2022년 7월16일~9월12일까지 편의 추출 방식을 통해 진행된 연구다.     학생들에게 성경구절(창세기 1장26~27절)을 바탕으로 이렇게 물었다.   '당신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고귀한 존재이며 첫 인류인 아담의 후손임을 믿는가.'   학생 10명 중 9명(90.2%)이 '강한 찬성(55.4%)' 또는 '찬성(34.8%)이라고 답했다.   성경 적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반면, 창조론과 진화론에 대한 질문에는 온도 차이가 있다.   학생 2명 중 1명(45.7%)은 중립 의견(32.6%)을 포함, '진화론이 더 과학적이며, 창조론은 비과학적 종교적 신화'라고 여겼다.   논문에는 "우려스러운 점은 기독 청소년들 사이에서 (창조론과 진화론에 대해) 중립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높았다는 점"이라며 "창조론이 종교적 신화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비율은 54%에 그치면서 부모세대와 커다란 인식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주요 질문에 대한 응답 비율을 알아봤다.   '생물은 신에 의한 초자연적인 계획에 의해 종류대로 만들어졌으므로 중간 형태의 전이 화석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무려 44.6%가 중립 의견을 보였다.   '원시 지구에서 아주 간단한 단세포 생물이 우연히 생겨나 그것들이 오랜 시간이 지나며 조금씩 복잡하고 다양한 생물이 되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는 41.3%의 응답자가 중립 또는 찬성 의견을 보였다.   '지구가 생성될 당시 대기와 물 등의 조건이 생명체를 만들게 하였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는 42.4%가 중립 또는 찬성이라고 답했다.   '화석기록은 오늘날 살아있는 모든 생물체가 과거와 공통조상을 가진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는 42.4%의 응답자가 중립이라고 응답했다.   또, '상동기관(박쥐의 날개.사람의 팔.고래의 앞 지느러미와 같이 겉모양과 기능은 다르지만 골격의 구조가 비슷한 기관)은 진화의 증거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는 절반 이상(57.6%)이 중립 또는 찬성한다고 답했다.   연구진이 응답에 따라 점수로 환산해보니 자녀가 진화론에 동의하는 점수는 2.61점, 부모는 1.54점이다. 이는 기독 청소년들이 부모 세대에 비해 진화론에 어느 정도 신빙성을 두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논문에서 연구진은 "대체로 자녀들은 진화론 내용에 반대하지만 중립적인 입장에 좀 더 가까운 것으로 파악된다"며 "이를 다시 해석하면 크리스천 자녀들은 창조론을 전반적으로 믿고 있으나 학교에서 과학 시간에 배우는 진화론에 대해 강하게 반대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라고 전했다.   학교와 교회에서 나타나는 교육적 갈등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연구진은 청소년들에게 '학교에서 진화론을 배울 때 성경에서 배운 창조론과 가치관의 혼돈을 경험한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 질문에 약 2명 중 1명(47.8%)이 찬성 또는 강한 찬성이라고 응답, 교회에서 배운 창조론의 가치관과 충돌하면서 혼란을 경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연구진은 "이는 통계적으로도 유의미한 정적인 상관관계를 보여주는데 진화론 내용에 동의할수록 가치관의 충돌로 정신적 혼란이 증가함을 알 수 있다"고 분석했다.   청소년들은 가치관의 혼란을 느낄 때 '종교와 생물 시간은 다르다고 생각해 체념했다(41.3%)', '무시하고 지나갔다(31.5%)' 등 대부분 소극적으로 대처했다는 응답이 다수였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이러한 연구 결과를 두고 신학적 성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논문에서는 "세속주의 영향 등으로 미국 공교육에서는 진화론 교육만이 과학적으로 허용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지는 기독교계의 숙제"라며 "특히 21세기 과학의 시대에서 '무신론적 과학' '유물론적 진화론' 등에 대한 연구와 대응책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목회자들의 한계도 문제로 꼽았다. 수많은 목회자가 바쁜 목회 가운데 창조론과 진화론에 대한 정보를 연구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또, 기독교가 주창하는 창조 과학에 대한 문자적 해석의 한계도 인정했다.   연구진은 "과학 분야의 신실한 전문가 또는 교수들이 창조론과 진화론 전체를 아우르는 개요와 논쟁이 되는 구체적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야 한다"며 "이에 대한 로드맵을 갖고 목회자들이 현장에서 적용하도록 도와줘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부모의 역할도 중요하다.   연구진은 "주일에 겨우 몇 시간 모이는 교회에서 자녀의 신앙교육, 특히 창조론에 대한 교육을 모두 맡기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종교 다원주의, 자연주의적 과학주의, 맹목적 우상화 시대에서 기독교인들은 자녀들에게 부지런히 성경을 가르치는 '창조론'을 교육시켜야 한다"고 전했다.   ☞조사는 어떻게 진행됐나.   응답자의 인구 사회학적 특성을 분석하기 위해 빈도 분석 및 교차분석을 했다. 빈도 분석은 측정하고자 하는 변수가 가진 범주들의 사례 수, 전체 대비 비율 등을 측정하는 방법이다. 교차 분석은 변수 사이의 연관성을 알아보기 위해 교차표를 만들어 분석하는 방법이다. 조사에 참여한 청소년들은 10~12 학년(45.7%)이 가장 많았다. 미국에 거주한 기간은 절반(50%) 가량이 11~15년이었다. 또한, 대부분 공립학교(88%) 재학생이 조사에 참여했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창조론 청소년 반면 창조론 유신 진화론 포함 진화론

2023-08-28

[기고] 사회 진화를 이끄는 지적 능력

 낯선 단어를 미디어를 통해 처음 접하는 일이 가끔 있다. 이에는 한국어나 영어나 다를 바 없다. 그럴 때면 버스를 놓치고 뒤에서 망연히 쳐다보는 지각생이 된 것 같은 느낌이다. 소통의 수단이며 문화의 실체인 ‘언어’의 진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실감 때문인 것 같다. 이런 게 바로 꼰대의 특징이 아닐는지.       세상이 변해 가는 것은 분명한데, 앞으로 나아가는 건지 뒤로 가는 건지 헷갈릴 때가 있다.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이 떠오른다. 생명을 가진 모든 유기체는 유구한 세월을 통하여 원시적인 형태에서 진화해 왔다는 그의 이론을 과학적으로 반증할 합리적 증거는 없는 것으로 안다. 다만 소수의 관념적 반론은 예외로 하고 말이다.     다윈의 생물학적 진화론에 근거해 사회 발전을 해석하고자 하는 ‘사회 진화론(Social Darwinism)’이라는 이론이 있다. 적자생존 원칙에 입각한 자연 도태는 사회 현상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19세기 영국의 사회학자인 허버트 스펜서가 대표적이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이런 입장은 20세기에 들어서 제국주의 식민정책과 독점자본가의 착취를 정당화하고 나치의 독재를 옹호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특정 민족의 우월성을 주장하는 인종차별주의적 논리의 근거는 사회 진화론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약육강식, 적자 생존, 자연선택 등을 이론적 바탕으로 하는 사회 진화론은 찬반 양론으로 갈리게 됐으며, 이는 또한 윤리, 도덕, 관념을 중시하는 동양의 전통적인 유교사상과도 상반되는 인식 체계이다.     진보된 사회일수록 사회 진화는 문화적 측면에서 두드러진다. 끊임 없는 모방과 변이 그리고 자기 복제를 통한 재생산을 이어 가면서 사회적 진화는 이른바 밈(Meme)형태로 나타난다.     인간은 자연에 무조건 순응하기 보다는, 스스로의 의식적 노력이 지배하는 메커니즘의 영향을 받는다고 하겠다.     핵 위협, 양극화 현상, 지구 온난화에 따른 생태계 파괴 등과 같은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인간의 의식적인 꾸준한 노력 또한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성 정체성이 개인의 선택의 대상으로 발전한 것도 사회적 진화의 결과물로 간주할 수 있을 것이다. 타고난 생물학적 성을 포기하고 자신이 원하는 성 정체성을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은, 인간의 의식적인 의지의 결과로 볼 수 있겠다. 이때 반드시 성 전환 수술을 거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렇게 기존 질서는 무너지고 새 질서가 자리 잡는 세상이 됐다. 이는 기존의 가족, 결혼 제도에 대한 일대 도전이라고 아니할 수 없는 큰 변화이다.       생물 진화론의 핵심 요체를 사회 현상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논리의 비약이라고 본다. 전염병, 전쟁, 자연 재해 등에 따른 일시적 퇴보는 없을 수 없겠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사회는 자연 속에서 인간 자신의 지적 능력과 의지에 힘입어 진화한다고 생각한다.  라만섭 / 전 회계사기고 사회 진화 사회 진화론 사회적 진화 생물학적 진화론

2022-01-23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