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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칼럼] 젊은세대의 달라진 직업관

얼마 전만 해도 대퇴직(The Great Resignation)이 이슈였으나 지금은 ‘조용한 사직(Quiet Quitting)’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이 두 가지 신드롬만 봐도 팬데믹 시대 급변하는 노동시장을 한눈에 읽을 수 있다.     노동시장은 여전히 구인난 상황이다. 코로나 팬데믹 위기가 완화되면서 보복소비 등으로 경제는 회복되고 있지만, 인력 부족으로 영업시간 축소, 임금 인상, 고용 계약 변화 등 노동시장에서 상당한 변화가 일고 있다.   시작은 대퇴직 행렬이었다. 코로나19 탓에 자발적으로 직장을 그만둔 퇴직자가 사상 최고를 기록했고 이로 인해 2021년부터 ‘대퇴직시대’가 왔다. 노동국에 따르면 자발적 퇴직자는 지난 3월 사상 최고 수준인 454만 명을 기록했다.  여기에 최근  번지고 있는 ‘조용한 사직’ 신드롬이 연료 역할을 하는 분위기다.  직장에서 최소한의 일을 하겠다는 뜻의 조용한 사직은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MZ 세대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틱톡에서 ‘조용한 사직’을 처음 언급한 20대 엔지니어 자이들 플린은 “일은 당신의 삶이 아니다. 당신의 가치는 당신이 하는 일의 결과물로 정의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이는 일이 삶과 자신의 가치라고 믿는 베이비부머, X세대 등 기성세대의 가치에는 반하지만 현재 주 노동 세대인 MZ세대의 가치관을 대변한다.     일리노이대 어바나 샴페인의 노동 및 고용 관계 교수인 아미트 크레이머는 많은 젊은 전문직 종사자들이 더 많은 자기 시간을 갖기 위해 더 높은 급여를 기꺼이 포기한다고 주장한다.       어찌 보면 조용한 사직은 예견됐던 일이다. 팬데믹을 통해 미래의 성공과 경제적인 편안함을 위해 현실의 삶을 희생하는 것이 팬데믹 같은 예상치 못한 재앙 앞에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을 모두 겪었기 때문이다. 베이비부머부터 Z세대까지 모든 사람이 팬데믹을 겪으며 이전과 다르게 살고, 일하고, 대인관계를 구축하고, 여행하는 것이 분명해지고 있다.     조용한 사직이 탄력을 받으면서 채용 공고 문구도 급변하고 있다. MZ세대 구직자들은 채용 공고의 문장 하나로 인해서도 지원을 포기하기 때문이다. 한 구직자는 트위터에서 “구인 공고에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이라는 문구가 있어 지원을 포기했다”고 밝혔다. 빠른 일 진행은 프로젝트의 성공을 암시하지만, 잠재적 과로에 대한 신호이고 일과 삶의 균형인 워라벨이 없다는 것으로 해석된다는 것이다. 한 트윗은 “급속한 환경 변화=지쳐버릴 수 있는 빠른 길”이라고 정의했다.       급여 지급 시스템 업체 페이첵은 최근 지난 1년 동안 새로운 직업을 찾은 800명의 구직자에게 어떤 채용공고 문구가 지원을 포기하게 만들었는지 물었다. 구직자들을 실망하게 하는 상위 문구에는 ‘스트레스를 잘 처리해야 함’, ‘많은 책임을 기꺼이 질 의향이 있음’, ‘책임에는 업무 외 사람들도 포함될 수 있음’, ‘우리는 하나의 큰 행복한 가족’ 등이 올랐다.     ‘가족’을 강조하는 기업문화는 MZ 세대 구인에 역기능으로 작용한다. 일과 삶에 경계가 없고 자유 시간이나 ‘가족’ 외 삶이 없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밀레니얼 세대는 더 나은 급여와 혜택을 찾는 대퇴직의 동인이었다. 팬데믹을 이겨낸 후 더 나은 직장으로 이직할 기회를 잡았다.     미국 경제가 연착륙에 성공하려면 노동 인구가 늘어야 한다. 구직자가 늘어야 기업이 임금인상 압박에서 벗어나고, 임금 인상에 따른 제품 가격 인상도 중단할 수 있다.     구인난을 겪는 기업이라면 직원 고용 기준의 재정립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은영 / 경제부 부장중앙칼럼 직업관 채용공고 문구 임금인상 압박 인상 고용

2022-09-13

“적게 벌더라도 집에 더 있을래요”

#1. 플러싱의 한 미용실에서 일하는 헤어 디자이너 K씨는 주 4일만 근무한다. 당연히 전보다 수입은 줄었지만 일을 더 할 생각은 없다.       “팬데믹 직후 미용실이 문을 닫았을 때는 많이 불안했어요. 주변에 폐업하는 대형 한인 미용실 소식이 들려왔을 때는 전직을 해야하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라고 K씨는 말했다. 미용실 영업이 정상화된 뒤에도 하루에 3~4일만 일하고 하루 근무시간도 줄어 과거에 비해 수입이 크게 줄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마음이 편합니다”라는 K씨는 수입은 부족해도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취미 생활을 하는 지금이 더 만족스럽다고 설명했다.     #2. 올해 5월 컬럼비아대학원을 졸업한 C씨는 인턴으로 일하면서 직장을 알아보던 차에 이직을 결정했다.     그는 직장 결정의 가장 큰 요인이 재택근무라고 소개했다. 내년부터는 매일 사무실로 출근해야 하는 현재 직장의 제안을 마다하고, 집에서 일할 수 있는 곳으로 선택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C씨는 “굳이 매일 출근해서 일해야할 필요성을 모르겠다”면서 “연봉이 적더라도 효율적으로 일하는 회사를 선호하는 게 최근 분위기”라고 말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노동시장에 미친 충격과 그 여파는 매우 컸다.     뉴욕시의 경우 2020년 3월 이전 3%대를 유지하던 실업률이 5월 20.0%로 급증했다. 이후 서서히 회복을 시작했지만 노동시장 회복은 예상보다 상당히 느린 수준이다.     지난 9월 현재 실업률은 9.8% 수준으로, 이는 실직한 사람의 절반이 직장에 복귀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많은 사람들이 아예 일하고 싶지 않아 하거나, 일을 하는 경우에도 더 짧은 시간만 근무하거나 편하게 근무하는 것을 예전보다 더 선호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트렌드는 수입이 줄어도 생활에 큰 지장이 없는 일부 사람들에게 해당하는 얘기일 수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이 일하는 방식을 넘어서 일에 대한 가치관을 바꿔놓았다는 사람들도 많다.     우선, 재택근무를 선호하는 분위기가 뚜렷하다.     C씨는 재택근무를 선호하는 이유로 “출퇴근과 준비에 하루 평균 2시간 이상 들어간다”면서 “솔직히 시간낭비”라고 말했다.     지난 9월 갤럽이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재택근무 트렌드는 팬데믹이 종료하더라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9월 현재 미국 정규직 근무자의 45%는 전체(25%) 또는 부분적(20%)으로 재택근무를 하고 있고, 재택근무자의 90%는 이를 유지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또, 재택근무자 10명 중 3명은 재택근무를 하지 못할 경우 다른 일자리를 찾겠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업종을 불문한 구인난도 이같은 풍토와 무관하지 않다고 해석한다.     12월 현재 구인·구직 온라인 플랫폼 ‘인디드’에 게시된 뉴욕시 구인광고는 총 26만9000건이 넘는다.     장은주 기자 chang.eunju@koreadailyny.com재택근무 직업관 재택근무 트렌드 하루 근무시간 미용실 영업

2021-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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