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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전략’과 ‘전술’의 차이

세계 곳곳에서 발발한 전쟁이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확전되고 있다. 이에 언론에서는 “후티 반군의 공격이 나날이 대범해지면서 미국의 ‘전략/전술’ 재수립이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포위하고 지상 작전에 돌입한 가운데 하마스의 치고 빠지는 ‘전략/전술’로 인해 수렁에 빠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등의 기사가 쏟아졌다.   전쟁 관련 기사를 접할 때 이처럼 ‘전략’과 ‘전술’이 자주 등장한다. 그런데 이 두 단어는 그 의미가 비슷한 듯하면서도 약간 차이가 있어 구분해 쓰기가 쉽지 않다.     ‘전략’은 전쟁을 전반적으로 이끌어 가는 방법이나 책략을 의미하며, ‘전술’의 상위 개념이라 할 수 있다. ‘전술’은 전쟁 또는 전투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기술과 방법으로, 장기적이고 광범위한 전망을 갖는 ‘전략’의 하위 개념이다. ‘전략’의 궁극적 목표가 전쟁에서의 승리라면, ‘전술’은 각각의 전투에서 이기기 위한 다양한 수단과 방법을 뜻한다.   첫째 예문은 전쟁에서의 전반적인 방법 수정을 말하고 있으므로 ‘전략’을 쓰는 게 더 적절하다. 둘째 예문에서는 치고 빠지는 전투의 구체적인 방법을 나타내고 있으므로 ‘전술’을 사용해야 그 뜻이 적확하다.우리말 바루기 전략 전술 전투 상황 전쟁 관련 방법 수정

2024-02-26

[J네트워크] 전술의 시간

“히로시마 선언은 어떻게 중국과 관계 맺을 것인가를 ‘파트너’ 국가들과 깊이 상의한 결과다. 지난 2년 반의 시간을 통해 핵심 이슈에서 일치된 결론을 얻었다. 간단한 일차원적인 정책이 아니다. 진정 중요한 나라(중국)와 복잡한 관계를 맺기 위한 다차원의 복잡한 정책이다.”   지난달 20일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이 히로시마에서 말했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의 키워드다. G7, 쿼드, 오커스, 파이브 아이즈, 한·미·일까지 중국을 견제할 합종의 네트워크를 구축한 설리번이 중국 다루기의 복잡함을 인정했다. 과거 진(秦)의 굴기(?起)를 저지했던 외교가 소진(蘇秦)의 마음가짐 역시 비슷했다.   G7이 중국에 노회한 접근법으로 무장했다. 지난해 독일 엘마우 G7 선언과 일본 히로시마 선언은 ‘글로벌 웨스트’의 중국 전략이 바뀌었음을 보여준다.   우선 성명 분량. 영문 28페이지에서 40페이지로 늘었다. ‘중국’은 14회에서 20회로 늘었다. ‘민주주의·민주국가·민주적’이란 단어는 23회에서 18회로 줄었다. ‘법의 지배’는 4회에서 6회로, 유엔헌장이 1회에서 5회로 늘며 규칙 기반을 강조했다. 1년 전 36회 등장했던 ‘파트너’가 66회로 대폭 늘었다. 한국을 비롯해 인도·브라질·베트남 등 ‘동반자’ 국가와 연대가 필수인 다차원의 시대로 이행했다는 방증이다. G2만의 시대가 아니다.   중국을 상대하는 방식도 입체화됐다. 지난해 없던 ‘하나의 중국’이 포함됐다. 중국을 배려했다. 중국과 “건설적이고 안정적인 관계 구축”을 명시했다. 디커플링이 아니라 디리스킹(위험제거)이라고 못 박았다.   미·중의 행보도 달라졌다. 지난달 8일 중국의 외교부장과 상무부장이 함께 니컬러스 번스 주중 미국 대사를 만났다. 이어 미·중 외교 사령탑인 설리번과 왕이(王毅)가 10~11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8시간 회동했다. 21일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과 ‘해빙(thaw)’을 말했다. 같은 날 번스 대사는 청두(成都)에 도착했다고 트위터에 알렸다. 2020년 휴스턴과 함께 총영사관을 상호 폐쇄했던 도시다. 미국 총영사관 재개관설이 나온다.   중국 역시 변했다. 지나달 23일 5개월여 공석이던 주미 대사에 셰펑(謝峰) 부부장(차관)이 부임했다. 류젠차오(劉建超) 대외연락부장은 이날 미·중 정당 대화에 참석했다. 번스 대사는 셰 대사와 지난 14개월 동안 23번 만났다고 공개했다. 한국 내 담론은 여전히 친미·친중, 공중증(恐中症)에 머문다. 이제 전술이 절실한 시간이다. 중국을 상대할 필드 매뉴얼부터 축적하자. 신경진 / 베이징 총국장J네트워크 전술 시간 히로시마 선언 번스 대사 주미 대사

2023-06-02

[중국읽기] 정찰풍선과 초한전 <超限戰>

미·중 관계가 풍선과 함께 터지고 말았다. 지난해 말 미·중 정상회담 이후 대화를 모색하던 양국 분위기가 중국의 정찰풍선 피격과 함께 산산조각이 난 모양새다. 여기서 드는 궁금증 하나. 인공위성이 수도 없이 날아다니는 21세기에 중국은 왜 풍선을 띄웠을까. 생각보다 장점이 많다. 제조원가가 낮고 격추돼도 피해가 작으며 한 곳에 장시간 머무르면서 초(超)저궤도의 위성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장 큰 이유는 ‘군사용’이 아닌 ‘민간용’이라 우기며 군사적 목적을 달성할 수 있어서다. 배경에 중국의 초한전(超限戰) 개념이 깔려있다. 초한전은 한계를 뛰어넘는 전쟁을 말한다. 1999년 차오량(喬良) 국방대학 교수와 왕샹수이(王湘穗) 베이징항공우주대학 교수가 공동 개발한 개념이다. 미국처럼 강대한 적을 상대할 때는 직접 대결을 피하고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전략적 환경을 중국에 유리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이 사각의 링에서 규칙에 따른 복싱을 하자고 한다면 중국은 두 손은 물론 발길질과 박치기 외에 욕설 등 온몸을 쓰는 길거리 싸움을 하겠다는 것과 비슷하다. 여기서 중요한 건 세(勢)다. 궁한 쥐가 고양이를 문다고 상대가 함부로 덤비면 큰코다칠 것이란 인식을 심어주는 게 필요하다. 나라가 커도 싸움을 좋아하면 망한다(國雖大好戰必亡)는 걸 깨닫게 해줘야 한다. 이를 위해 중국은 이후 심리전·여론전·법률전 세 분야를 대상으로 하는 삼전(三戰)전략을 발전시켜 2003년 이를 공식화했다.   이런 배경 하에 2010년부터는 중국의 회색지대(灰色地帶) 전략이 주목을 받고 있다. 전쟁도 평화도 아닌 회색지대의 모호성을 활용해 정치적·외교적·군사적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중국이 남중국해 분쟁에서 종종 활용하는 해양민병대다. 이들은 수백 척의 선단을 구성해 떼로 몰려다니며 상대국을 압박한다. 타국이 이들을 공격하면 ‘민간인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될 우려가 있다. 이번 정찰풍선도 대표적인 중국의 회색지대 전술로 통한다.   ‘기상관측용 민간 비행선’이란 중국의 항변을 곧이곧대로 믿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최근 표나리 국립외교원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미국 랜드연구소는 지난해 중국의 회색지대 전술을 77가지의 행위로 세분화했는데, 이 77개 항목 중 30개가 한국에 적용됐거나 적용되고 있다. 중국 관광객을 줄여 한국을 압박하거나 한국 학계 인사에 대한 매수 시도 등을 그런 예로 꼽았다. 우리 머리 위에 뭐가 떠 있나 자주 고개를 들어 하늘을 봐야 하는 세상이 됐다. 유상철 / 한국 중앙일보 중국연구소장·차이나랩 대표중국읽기 초한전 정찰풍선 정찰풍선 피격과 이번 정찰풍선 회색지대 전술

2023-02-13

[J네트워크] 하이브리드 전쟁

미하일로 페도로프(31) 우크라이나 부총리 겸 디지털혁신부 장관의 트위터는 ‘사이버전장터’를 방불케 한다. 그는 지난달 26일 자신의 트위터에 “우리는 IT 군대를 만들고 있다. 디지털 인재가 필요하다”는 글을 올렸다.     러시아의 전면 침공 개시 며칠 전 우크라이나 정부와 금융기관은 대규모 분산서비스거부(디도스·DDoS) 공격을 받았다. 우크라이나는 배후로 러시아를 지목했다. 이틀 뒤 러시아 외무부와 모스크바 증권거래소의 웹사이트가 마비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현재 27만5000여명이 우크라이나 정부가 만든 ‘IT ARMY of Ukraine’이란 텔레그램 채널을 구독하고 있다.   현대전은 이처럼 재래식 전력뿐만 아니라 사이버 공격, 심리전 등을 동원하는 복합전술이 특징이다. ‘하이브리드 전쟁(Hybrid Warfare)’이란 개념이다. 러시아는 하이브리드전의 최강국으로 꼽힌다.   2008년 조지아 침공과 2014년 크림반도 합병 때도 군사작전과 심리전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전술을 구사했다. 냉전 시대 이후 미국의 독보적인 경제력과 군사력을 따라잡을 수 없어 사이버전, 정보전으로 눈을 돌렸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자국 해커들로 구성된 정예 사이버전 전담부대도 창설할 계획이다. 이들은 사이버상에서 첩보활동을 펼칠 뿐만 아니라 발전소와 상수도 시설 등 인프라시설 방어 임무 등을 맡는다. 왜 상수도 시설인가. 지난해 2월 미국 플로리다주 피넬라스 카운티에서 상수도 시스템 해킹 사건이 일어났다. 해커는 ‘양잿물’로 불리는 수산화나트륨(NaOH) 투입 비율을 기존보다 100배 넘게 증가시키려 했다. 수산화나트륨은 수도관 부식방지에 쓰이지만 기준치를 넘어서면 인체에 해롭다.   사이버전만큼이나 치열한 심리전의 우크라이나 선봉장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다. 그는 지난달 26일 수도 키이우 거리에서 스마트폰을 들고 “나는 여기 있다”고 말하는 셀피 영상을 SNS에 올려 도피설을 일축했다. 키이우가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을 받은 다음 날이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의사소통력이 우크라이나인들의 항전 의지를 고취시키고 결집시킨다는 평가다. 러시아의 앞선 두 차례 하이브리드전은 성공했지만, 세 번째 시도는 ‘드네프르(우크라이나를 동서로 가르는 강)의 기적’ 앞에서 꺾이는 모양새다. 위문희 / 한국 중앙일보 기자J네트워크 하이브리드 전쟁 하이브리드 전쟁 하이브리드 전술 우크라이나 정부

2022-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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