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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0만 해외동포들을 대한민국 국민으로"

      워싱턴을 방문한 김진표 국회의장이 동포 만찬 간담회을 개최했다. 김 의장은 이 자리에서 "대한민국 저출산 및 인구절벽 문제 해결을 위한 방법으로 750만 재외동포들에 대한 이중국적 허용을 적극 검토해 장기적으로 추진 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포괄적 동맹이 구체화 되고 있으며, 말 아닌 행동하는 동맹 기반이 마련됐다"고 한미관계를 평가하며 "차기 앤디 김 의원의 연방 상원 진출이 가시화 된 가운데, 현재 연방의회에 4명의 한인 의원을 입성시킨 미주 동포사회의 발전과 역량에 감사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진표 의장과 함께 워싱턴 방문한 국회의원 방문단(정진석?주호영?추경호?최형두?안규백?윤호중?한정애?송갑석?소병철 의원) 역시 "미주 동포들을 위한 정책에 힘 쓰겠다"며 "워싱턴 동포들이 한미동맹의 든든한 기반, 굳건한 한미동맹의 가교로서 기여해 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소병철 의원(더민주)은 본보에 보도된 복수국적 문제에 대한 기사('해사 합격 한인, 국적 이탈에 발목'  00일 A4면 보도)를 거론하며 "미주 동포들의 관심이 국적이탈 문제의 폐해에 집중되어 있는 것으로 판단되며, 법무부에 직접 연락해 국적이탈 문제 해결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도록 주문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16일 워싱턴DC소재 워터게이트 호텔에서 열린 동포 만찬 간담회에는 조현동 주미대사 이하 대사관 관계자들이 참석했으며, 워싱턴 한인 단체장, 각계 동포 인사 100여명이 초청됐다.     박세용 기자 spark.jdaily@gmail.com해외동포 대한민국 대한민국 저출산 국적이탈 문제 워싱턴 동포들

2024-04-19

[기자의 눈] 저출산 문제, 경제적 지원만이 답인가

자녀를 낳지 않는 맞벌이 부부를 칭하는 ‘딩크(DINK·Dual Income, No Kids)족’을 넘어 최근에는 개를 키우는 맞벌이 부부를 뜻하는 ‘딜도(DILDO·Dual income, little dog owners)족’이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아이를 낳지 않는 부부가 늘면서 캘리포니아주에서는 병원 분만실이 빠른 속도로 줄고 있다. 지난 15일 정책 분석 매체 캘매터스는 지난 2012년 이후 10년 동안 최소 46개 병원이 분만실 운영을 중단하거나 영구 폐쇄했다고 전했다. 낮은 출산율로 인해 운영 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것이 원인 중 하나였다.     실제로 센서스 조사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미국에서 자녀가 없는 가구가 전체의  43%로 나타났다. 이는 2012년에 비해 7%포인트 증가한 비율이다. 이로 인해 미국도 곧 총 출산율 1 이하로 내려가는 '인구절벽' 상황에 부딪힐 거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워싱턴DC를 기반으로 하는 매거진 ‘더 애틀랜틱’은 이미 지난 2021년 “만약 미국이 지금 저출산 문제를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한다면, 미국은 곧 ‘어린이들이 사라져 버린 세상’이 될 것”이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이에 더해 타임지는 올해 초 SNS상에서 딩크족의 화려하고 여유로운 삶을 담은 영상이 퍼지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틱톡에서 30대 딩크 부부로 잘 알려진 케이트 앤더슨은 자신과 남편의 일상생활을 보여주는 영상을 업로드하는데, 코스트코에서 200달러어치 장을 보며 “먹여 살릴 아이들은 없지만 맛있는 음식을 사는데 쓸 돈은 많다”고 말하는 영상은 ‘좋아요’ 150만 개를 받는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다.     앤더슨 부부를 응원하는 이들도 있지만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이들도 많다. 저출산 분위기를 조장하고 아이를 낳고 어렵게 기르는 부부들에게 회의감을 준다는 것이 이유다.     사실 딩크족에 대해 전반적인 사회적 시선은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다. 딩크족이 증가할수록 평균 출산율은 떨어져 경제활동 인구 감소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한국 등 출산장려 정책을 펴고 있는 국가들 입장에서 딩크족은 줄여가야 할 대상이다.     딩크족의 증가에는 경제적 이유가 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경제 매체인 ‘마켓워치(Market Watch)’가 전국의 딩크족 6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그들이 자녀를 갖지 않는 이유로 ‘경제적 자유를 누리기 위함’을 꼽은 비율이 33%로 가장 많았다.       두 번째로 많은 대답은 ‘일상의 유연함을 즐기기 위함(28%)’이었다. 또 응답자의 20%는 ‘경력 쌓기에 더 많은 투자를 원함’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연방 정부는 그동안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재정 지원 정책을 펼쳤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수년 동안 저출산 문제는 더욱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센서스에 따르면 올해 기준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워싱턴DC 등 미국 내 대도시에서 가장 현저하게 증가하는 인구집단은 자녀가 없는 고학력·고소득층이었다. 이는 꼭 저출산 현상의 원인이 경제적 이유뿐만은 아니라는 분석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다시 말해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꼭 경제적 지원만이 해답은 아니라는 의미다.     경제적 지원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커리어와 삶에 투자하길 원하는 젊은 부부들에게는 육아 휴직, 파트타임 근무, 재택근무 등 다양한 형태의 고용보장 정책 시행이 출산율을 높이는 데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 획일적인 지원책이 아닌 여러 가지 주거 상황과 커뮤니티 배경 등이 고려된 다양한 선택지들이 제시되어야 한다.     시급한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경제적 지원과 함께 연방정부 및 주 정부의 다양한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  장수아 / 사회부기자의 눈 저출산 문제 저출산 문제 저출산 분위기 경제활동 인구

2023-11-27

[독자마당] 심각한 한국의 저출산

한국이 저출산 문제로 위기를 맞고 있다. 출산율이 세계 최저 수준으로 낮아졌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젊은이들이 결혼하지 않고, 젊은 부부들은 출산을 기피하는 결과라고 한다. 이로 인해 가정의 전통가치는 물론 건강한 사회구조 유지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모든 생명체는 끊임없이 존속하려는 본능을 갖고 있다. 인간은 유한한 생명을 무한 유지하기 위해 남녀 간 결혼으로 후대를 이어가는 방식으로 이를 실현한다. 그러므로 결혼을 하고 자녀를 낳은 것은 본능에 순응하는 당연한 수순이라고 볼 수 있다.     예로부터 결혼은 인륜지 대사라고 했다. 이는 모든 삶의 과정 중 가장 중요한 일이라는 의미다. 결혼이라는 과정을 통해 한 가정을 이루고 가족을 구성하며 양측 가정,가족의 연대로 소속 공동체의 결속을 다지고 확장해 가는 일이다. 결혼과 출산의 이런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그렇지가 못하다. 결혼이 젊은 층의 삶의 우선순위에서 밀려나면서 독신 가정이 늘어나고 이는 출산율 저하로 이어져 인구 감소,경제위축,학교와 지방 소멸 현상 등 사회 퇴보의 불길한 조짐들이 나타나고 있다.     대체로 저개발국들의 출산율은 높은 편이다. 이 덕분에 세계 전체 인구는 증가하지만 이로 인해 기아,질병 등의 문제들도 생기고 있다. 선진국들은 진취적 사고와 교육으로 발전을 지향하면서 현재의 성과를 이뤘다. 그런데 선진국 국민은 치열한 경쟁과 높아진 욕구 등으로 인해 자신의 삶 이외에 후대까지 생각할 여유가 없게 됐다. 이로 인해 인륜지 대사는 한참 뒤로 밀려나게 되니 선진국의 역설인지도 모르겠다.     이제 이 모든 사회적 파행의 방향을 바로 잡아 정상적인 괘도를 가기 위해서는 모두의 자각과 대응책이 적극적으로 실행되어야 할 때이다. 윤천모·풀러턴독자마당 저출산 심각 저출산 문제 출산율 저하 선진국 국민

2023-10-31

[한인사회 저출산 신풍속도] 한인교회, 출산하면 최대 5천불 준다

LA 한인 교회가 젊은 부부들의 출산과 육아를 격려하고자 출산장려금을 지원해 주목을 받고 있다.   나성순복음교회(담임 진유철 목사)는 지난달 28일(일) 첫 지급을 시작으로, 출산한 젊은 부부 교인들에게 출산장려금을 지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생후 5개월 된 둘째 아이를 품에 안고 강단에 올라온 30대 젊은 부부에게 교회 측은 장려금 2000달러를 지급했다.   나성순복음교회에 따르면 출산장려금은 교인을 대상으로 첫째 자녀 출산 시 1000달러, 둘째 출산 시 2000달러, 셋째 출산 시 3000달러, 넷째 출산 시 5000달러가 지급된다. 다섯째 자녀부터는 더욱 특별한 선물이 준비된다고 교회 측은 전했다.     나성순복음교회는 최근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내 한인 청년들 가운데도 경제적 부담으로 인해 결혼과 출산을 미루는 경향이 두드러지자 출산 장려금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미국의 2022년 출생아 수는 366만1000명으로 2021년에 비해 3000명가량 줄었다고 연방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지난 1일 밝혔다. 지난해 출생아 수는 최근 최저치였던 2020년의 361만4000명보다는 4만7000명 증가했으나 2021년에 비해 줄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육아와 주거 부담 증가로 인해 미국에서 출산율이 감소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나성순복음교회 교무국 담당 양영모 목사는 “이미 부모가 된 분들은 알겠지만, 자녀를 키우는데 상당한 비용이 든다”며 “큰 보탬은 되지 못하더라도 이제 막 부모가 된 젊은 부부들에게 조금이나마 부담을 덜어주고 결혼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는 출산에 대한 긍정적인 메시지를 주고자 장려금 지원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나성순복음교회는 장려금이 단순히 금전적 도움을 주는 것에 그치지 않기 위해 담임 목사가 집례하는 헌아식 때 모든 교인의 축복과 기도 속에 장려금을 전달한다고 전했다. 헌아식은 부모가 자녀를 하나님의 뜻과 말씀에 따라 양육하겠다는 약속의 예식이다.   양 목사는 “출생 직후부터 6개월 내에 헌아식을 진행한다”며 “담임 목사님께서 직접 아이를 안으시고 기도해주신다”고 설명했다.   현재 나성순복음교회에서 젊은 부부들로 구성된 ‘새가정공동체’에는 약 20가정이 소속돼 서로에게 힘과 의지가 되고 있다고 교회 측은 전했다.   비슷한 고민을 가진 또래 부부들이 모여 서로의 삶을 나누고 힘이 되는 한편, 미국 이민 생활에 필요한 정보를 교류하기도 한다.   진유철 담임목사는 “출산은 하나님의 특별한 계획 가운데 있는 축복이다”며 “젊은 부부들이 생육하고 번성하여 이 땅을 다스리는 성경적 가정을 이루어 하나님께 영광 돌리도록 격려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문의: (323) 913-4499 나성순복음교회 장수아 jang.suah@koreadaily.com저출산 장려금 출산장려금은 교인 출산 장려금 저출산 시대

2023-06-04

[중앙칼럼] 미국도 저출산…경제에도 악영향

고등학교 졸업 시즌이다. 대학 진학을 앞둔 시니어 자녀를 둔 부모들 사이에는 합격의 기쁨도 잠시 학비 걱정이 태산이다. 캘리포니아에서 동부지역 사립학교로 자녀를 보내면 항공료, 생활비 포함 연 10만 달러는 든다니 이해가 간다.     대학교 학비는 상상을 초월한다. 가장 비싼 사립대학의 경우 학비는 6만5000달러 내외로 기숙사와 밀 플랜이 포함되면 8만 달러가 훌쩍 넘는다. 여기에 비싼 항공료와 생활비가 추가된다.   천문학적인 양육비와 교육비는 젊은 층의 출산을 꺼리게 하고 저출산 문제는 사회와 경제 구조를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최근 ‘미국인들이 아기를 덜 낳는 이유’라는 흥미로운 뉴스가 나왔다. 내용을 보면 15년 전부터 미국의 신생아 수가 급감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2008년 금융위기로 촉발된 일시적 현상으로 치부했지만, 출산 감소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미국의 신생아는 약 366만명으로 2007년 이후 15%나 급감했다. 현재의 인구 수준을 유지하려면 출산율이 2.1명을 유지해야 한다.     신생아 숫자가 줄자 인구학자들은 당혹스러워하고 경제학자들은 걱정하고 있다. 일자리를 채우고 사회보장프로그램을 지탱할 수 있는 젊은 층의 인구 부족은 사회적 문제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경제전문가들은 미국이 노동력 확보를 위해 이민에 더 의존하게 할 것이라는 전망도 하고 있다. 지난해 이민자 유입은 미국 인구 증가의 80%를 차지했는데 불과 10년 전에는 그 비율이 35%였다. 이마저도 젊은 여성 이민자 수는 줄고 있다.     이 시점에서 저출산의 원인에 대한 의문이 생긴다. 과연 부모들이 과거에 비해 적은 수의 자녀를 원하는 것인지, 아니면 생활 환경 탓에 출산을 꺼리는 것인지.   최근 연구는 후자가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사회학자인 캐런 벤자민 구조와 새라 헤이포드가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조사한 결과 이들은 평균 2명의 자녀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앞 세대인 X세대와 베이비부머 세대보다 훨씬 적은 숫자다.     하지만 이들이 원한 자녀 수와 실제 사이의 격차는 크다. 1980년대 후반에 태어난 여성들이 30대 초반이 되었을 때 평균적으로 계획보다 자녀 한 명은 덜 낳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것이다.     인구통계학자들 사이에서는 경제적, 사회적 환경이 자녀를 낳는 데 걸림돌이 되었다는 공감대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대학 학자금 대출을 상환해야 하는 젊은 층 가운데는 주택 구입은 커녕  육아비용 충당에도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나 자신조차 감당할 수 없다고 경제적 어려움을 토로한다. 그런가 하면 기후변화, 자원 부족 등 지구촌 곳곳이 인구 증가에 따른 문제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데 자녀를 낳지 않는 것이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젊은이들도 있다.     연방 농무부에 따르면 지역 및 가구 소득 등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2022년 기준 연간 자녀 양육비는 1만5438달러에서 1만7375달러라고 한다. 고등학교 졸업까지는 30만 달러 이상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는 것이다. 자녀가 2명이면 연간 3만~3만5000달러, 고등학교 졸업까지 60만 달러 이상이 드는 셈이다.     중산층의 평균 소득을 고려하면 아기 한 명 출산도 고민할 수밖에 없게 된다. 저출산은 노동력 부족, 젊은 층의 시니어 부양 부담 증가 문제를 유발한다. 또 인구 감소는 소비시장 위축과 이로 인한 기업 투자 감소로 이어져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이렇게 되면 조세수입은 줄고 고령층을 위한 정부 부담은 기하급수로 증가하게 된다.     이 모든 부정적인 사이클을 선순환으로 바꿀 수 있는 근본 해결책은 결국 출산율의 상승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출산과 양육에 따른 부담을 덜어줘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정부, 기업 그리고 가정의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  이은영 / 경제부 부장중앙칼럼 미국 저출산 저출산 문제 경제 구조 시니어 자녀

2023-06-01

[열린광장]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70세 사망법안, 가결’이란 제목의 소설이 일본에서 발표된 것은 2018년이었다. 누구나 70세가 되면 30일 이내에 반드시 죽어야 한다는 내용이다. 소설 속 이 나라는 지난 10년간 고령화, 저출산 현상이 예상을 뛰어넘는 빠른 속도로 진행되어서, 연금제도가 붕괴하고 의료보험의 유지가 어렵게 되었다. 정부는 사회가 파탄 나기 전에 어떤 조처를 해야 되는데, 이 법안이 시행되면 고령화로 인한 국가 재정 문제를 일시에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에서 이 소설이 고령화 문제에 대한 담론을 처음 시작한 것은 아니다. 일본은 2005년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저출산 현상이 빠르게 진행되자 미래사회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다. 2004년에는 국가 주도로 노인들을 안락사시키는 음모를 다룬 소설이 발표되고 2015년에는 드라마로도 방영되었다.   영화 ‘플랜 75’는 75세가 되면 정부에 안락사를 신청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다루었다. 나라를 위해 죽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일본에서, 75세가 되면 나라를 위해 스스로 명예롭게 사라져야 한다는 사회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다. 올해 일본에서 최고의 베스트셀러는 노인 정신 상담을 하던 의사가 쓴 ‘80세의 벽’이다.  80세가 되면 병원 다니며 스트레스 받지 말고 몸에 일어나는 모든 변화를 자연현상으로 받아들이고 사는 것이 가장 좋은 건강법이라는 조언이다. 저자가 정신과 의사인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75세 이후를 굳이 ‘후기 고령자’라고 부르는 일본, 마음이 약한 사람은 무언가 자꾸 벼랑 끝으로 몰리는 느낌을 받을 것 같다.    한국도 이런 현상을 강 건너 불 보듯 보고 있을 형편은 아닌 것 같다. 일본이 먼저 경험하면 한국도 몇 년 뒤 경험하게 되기 때문이다. 졸혼, 노후난민, 하류 노인,고독사 등이 그랬다. 최근 보도된 ‘준비 안 된 노인 공화국’ 이란 스페셜 리포트에 의하면 한국의 초고령화 사회로의 진입이나 출산율 저하 속도가 일본이나 다른 OECD 국가들보다 훨씬 빠르다고 한다. 2049년에는 노인 인구 비율이 40%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지금도 생활고나 외로움에 내몰린 노인들의 자살률이 일본이나 OECD 국가들보다 3배가 높은데, 그때가 되면 이 비율은 더 늘어날 것이다. 한국에서 노인 부양은 가족보다 국가나 사회가 담당해야 한다는 인식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데 정책상의 이견을 조율할 수 있는 능력은 없는 것 같다. 서로 자기주장만 할 뿐이다.   나이가 들어가면 육체가 쇠약해지는 것은 막을 수 없지만, 정신은 건강하게 만들 수 있다. 예전에 가졌던 용기와 신념, 열정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더 보고, 더 듣고, 더 읽어야 한다. 오래 살면서 경험한 것들도 자산이 될 수 있다. 남이 내린 결론은 참고만 하고 삶은 스스로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시인 천상병이 시 ‘귀천’에서 말한 것처럼 삶을 스스로 아름답게 만들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의미 있는 삶이 될 것 같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다고 말하리라….’       최성규 / 베스트 영어 훈련원장열린광장 정신 초고령화 사회 노인 정신 고령화 저출산

2022-12-26

[기고] 다문화 사회의 아이들

이번 가을에 입학연령이 된 딸을 위해 입학서류를 써넣었다. 필자가 살고 있는 캘리포니아 도시의 입학서류 상단에 있는 중요한 질문은 이런 것이다. ‘가정에서 쓰는 언어는 무엇인가요?’ ‘아이가 처음 말하기 시작한 언어는 무엇인가요?’ 내 대답은 물론 한국어다.   미국 학생의 10%는 외국어를 사용하는 가정에서 온 ‘영어학습자’로 분류된다. 많은 이민자 부모가 영어에 익숙하지 않고, 아이들과 의사소통을 위해서도 가정에서 모국어를 쓰게 한다. 그러다 보니 미국에서 태어났더라도 이민자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은 입학할 때 언어 실력이 또래보다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런 아이들이 잠재력을 잘 발휘하기 위해서는 언어 실력이 단일언어 사용자와 비슷해진다는 13세 정도에 이르기까지 학교와 사회의 이해가 매우 중요하다. 이중언어를 사용하는 아이들의 특성을 이해하고, 조금 어눌한 영어를 이해해주는 관대함이 필요하고, “두 개 언어를 할 줄 알다니 대단해”라는 격려가 도움이 된다.   요즘에는 미국에서 인종 다양성이 특히 강조되는 추세이다 보니 동화책이나 TV 프로그램에 다양한 인종의 아이들이 주인공 역할로 나와서 부모의 말을 쓰는 장면이 등장할 때가 종종 있다.     이런 책이나 프로그램을 볼 때마다 부모로서 남들과 다른 우리 아이가 환영받고 있다고 느끼게 되고, 또 아이들이 잘해낼 수 있을 거라고 안심하게 된다.   아예 이민자로 이루어진 미국과는 사정이 다르다고는 해도, 한국이 ‘다문화 사회’로 진입한 것도 이미 오래되었다. 한국은 어느새 150만 명의 체류 외국인이 거주하는 나라이고, 700만 명에 이르는 재외 동포들이 뿌리로 여기는 나라이다.   올해 입학한 한국 초등학교 학생의 4%는 이주 배경 아동이라고 하고, 저출산 사회에서 이 비율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이 아이들의 수가 늘어나고 있지만 한국의 아동용 콘텐트들이 이 아이들을 포용하고 있는지, 학교에서 이 아이들의 감정과 상황이 충분히 배려받고 있는지는 의문이 많다.   지난 4년간 에누마는 이주배경 가정의 아이들을 위한 부가기능이 있는 한글학습 제품을 보급하면서 많은 교사와 부모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해외에서 건너온 외할머니가 이주민 부모에게서 태어난 아이를 기르는 가정, 장애가 있는 이주민 가정 아이, 해외에서 태어난 아이들이 대다수로 이루어진 학교, 부모와 아이들과 구글 번역기를 통해 의사소통하는 선생님의 이야기 등등. 미국의 한인 사회에서 매일 접하고 듣는 이야기이지만 한국이라는 배경에서는 새롭게 들렸다.   그러면서 아직도 사회적 편견이 이 아이들의 학교생활과 학습을 어렵게 하는 부분이 안타깝게 느껴졌다. 해외 이민자로 살면서 아이를 키우고 있는 필자와 동료들은 이주배경 가정이 교육에서 맞닥뜨리는 어려움에 깊이 공감하면서 다른 나라에서 우리가 배우고 느낀 것을 나눌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예컨대 일러스트레이션에서 아이들을 모두 같은 살색으로 칠하지 않는 것은 어떤가. 다른 아이들보다 늦게 글자를 배워야 하는 아이들의 자존감을 위해서 교재에 등장하는 아이들의 나이를 조금 늦추면 어떨까. 다른 나라의 역사와 상황에 대해 바르게 알고, 혹시라도 잘못된 편견이 드러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지 않을까.   이주 배경의 아이들이 우리가 사는 동네에서 잘 보이지 않는다고, 한 반에 한두 명에 해당할 만한 적은 수라고 소홀히 여길 것이 아니다. 다문화 사회인 한국의 문화적 다양성에 대한 고민이나 한국어 이중사용자에 대한 경험과 연구는 세계 안에서의 한국 문화를 더욱 발전시켜줄 것이다.   한국을 세계와 연결하는 이 아이들의 잠재력을 소중히 생각하고, 이들의 존재가 사회 안에서 환영받는다고 느낄 만한 배려를 더 많이 했으면 좋겠다. 이수인 / 에누마 대표기고 다문화 사회 다문화 사회 저출산 사회 한인 사회

2022-06-22

[기고] 다문화 사회의 아이들

이번 가을에 입학연령이 된 딸을 위해 입학서류를 써넣었다. 필자가 살고 있는 캘리포니아 도시의 입학서류 상단에 있는 중요한 질문은 이런 것이다. ‘가정에서 쓰는 언어는 무엇인가요?’ ‘아이가 처음 말하기 시작한 언어는 무엇인가요?’ 내 대답은 물론 한국어다.     미국 학생의 10%는 외국어를 사용하는 가정에서 온 ‘영어학습자’로 분류된다. 많은 이민자 부모가 영어에 익숙하지 않고, 아이들과 의사소통을 위해서도 가정에서 모국어를 쓰게 한다. 그러다 보니 미국에서 태어났더라도 이민자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은 입학할 때 언어 실력이 또래보다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런 아이들이 잠재력을 잘 발휘하기 위해서는 언어 실력이 단일언어 사용자와 비슷해진다는 13세 정도에 이르기까지 학교와 사회의 이해가 매우 중요하다. 이중언어를 사용하는 아이들의 특성을 이해하고, 조금 어눌한 영어를 이해해주는 관대함이 필요하고, “두 개 언어를 할 줄 알다니 대단해”라는 격려가 도움이 된다.   요즘에는 미국에서 인종 다양성이 특히 강조되는 추세이다 보니 동화책이나 TV 프로그램에 다양한 인종의 아이들이 주인공 역할로 나와서 부모의 말을 쓰는 장면이 등장할 때가 종종 있다.     이런 책이나 프로그램을 볼 때마다 부모로서 남들과 다른 우리 아이가 환영받고 있다고 느끼게 되고, 또 아이들이 잘해낼 수 있을 거라고 안심하게 된다.   아예 이민자로 이루어진 미국과는 사정이 다르다고는 해도, 한국이 ‘다문화 사회’로 진입한 것도 이미 오래되었다. 한국은 어느새 150만 명의 체류 외국인이 거주하는 나라이고, 700만 명에 이르는 재외 동포들이 뿌리로 여기는 나라이다.   올해 입학한 한국 초등학교 학생의 4%는 이주 배경 아동이라고 하고, 저출산 사회에서 이 비율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이 아이들의 수가 늘어나고 있지만 한국의 아동용 콘텐트들이 이 아이들을 포용하고 있는지, 학교에서 이 아이들의 감정과 상황이 충분히 배려받고 있는지는 의문이 많다.   지난 4년간 에누마는 이주배경 가정의 아이들을 위한 부가기능이 있는 한글학습 제품을 보급하면서 많은 교사와 부모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해외에서 건너온 외할머니가 이주민 부모에게서 태어난 아이를 기르는 가정, 장애가 있는 이주민 가정 아이, 해외에서 태어난 아이들이 대다수로 이루어진 학교, 부모와 아이들과 구글 번역기를 통해 의사소통하는 선생님의 이야기 등등. 미국의 한인 사회에서 매일 접하고 듣는 이야기이지만 한국이라는 배경에서는 새롭게 들렸다.   그러면서 아직도 사회적 편견이 이 아이들의 학교생활과 학습을 어렵게 하는 부분이 안타깝게 느껴졌다. 해외 이민자로 살면서 아이를 키우고 있는 필자와 동료들은 이주배경 가정이 교육에서 맞닥뜨리는 어려움에 깊이 공감하면서 다른 나라에서 우리가 배우고 느낀 것을 나눌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예컨대 일러스트레이션에서 아이들을 모두 같은 살색으로 칠하지 않는 것은 어떤가. 다른 아이들보다 늦게 글자를 배워야 하는 아이들의 자존감을 위해서 교재에 등장하는 아이들의 나이를 조금 늦추면 어떨까. 다른 나라의 역사와 상황에 대해 바르게 알고, 혹시라도 잘못된 편견이 드러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지 않을까.   이주 배경의 아이들이 우리가 사는 동네에서 잘 보이지 않는다고, 한 반에 한두 명에 해당할 만한 적은 수라고 소홀히 여길 것이 아니다. 다문화 사회인 한국의 문화적 다양성에 대한 고민이나 한국어 이중사용자에 대한 경험과 연구는 세계 안에서의 한국 문화를 더욱 발전시켜줄 것이다.   한국을 세계와 연결하는 이 아이들의 잠재력을 소중히 생각하고, 이들의 존재가 사회 안에서 환영받는다고 느낄 만한 배려를 더 많이 했으면 좋겠다. 이수인 / 에누마 대표기고 다문화 사회 다문화 사회 저출산 사회 한인 사회

2022-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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