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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호의 아웃도어 라이프] 황제 폭포를 지나 천사의 빙하로…캐나다 재스퍼 국립공원

캐나다 록키 마운틴의 크라운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는 제스퍼 국립공원은 밴프에서 북쪽으로 약 2시간 운전거리에 있으며 아름다운 호수와 계곡, 눈 덮인 산맥 등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경험하는 최적의 장소이다. 재스퍼에서 꼭 봐야할 자연 명소 7곳을 알아보자.     1. 아타바스카 폭포(Athabasca Falls) 아타바스카 폭포는 아타바스카 강물이 암반 사이를 요동치며 물보라를 일으키는 모습이 장관이다. 도로에 인접해 있어 쉽게 찾을 수 있는 이 폭포는 23m로 그리 높지는 않지만 요동치는 급한 물결을 바라보면 저절로 환호성이 터진다.   물 색깔이 여름철에는 흙과 돌가루로 인해 뿌옇지만 겨울에는 연두색 아쿠아마린빛을 발한다고 한다. 안전을 위해 설치해놓은 콘크리트 구조물을 따라 약 1시간 정도에 우렁찬 폭포수를 구경할 수 있는 곳이다.   2. 마운틴 이디스 카벨(Mt. Edith Cavell) 두 번째는 검은 산 전체가 흰 눈으로 빗장 무늬를 머금고 있는 마운틴 이디스 카벨이다. 캐나다 록키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이라고도 일컬어지는 마운틴 이디스 카벨은 3368m 높이임에도 불구하고 만년 빙하를 간직하고 있다.   산 아래까지 도로가 나있어 쉽게 접근할 수 있는데 주차장에서 약 30분을 올라가면 천사의 빙하(Angel Glacier)로 알려진 빙하계곡과 호수의 멋진 광경을 즐길 수 있다.     원래 이 산은 여러 이름으로 불렸으나 최종적으로 1차 세계대전중 벨기에에서 적군과 아군을 가리지 않고 치료하며 연합군 탈출을 도운 영국 간호사 이디스 카벨을 기념하여 명명되었다.   그녀는 “구할 수 있는 생명 앞에서 애국심이란 단어는 충분하지 않다”며 전쟁의 참혹한 상황에서 생명을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 인물로 추앙받고 있다. 주차장에서 빙하 호수까지는 왕복 5마일이며 경사가 심하지않아 남녀노소가 방문하기에 좋다.     3. 마운틴 롭슨(Mt Robson) 세 번째는 마운틴 롭슨이다. 캐나다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인 마운틴 롭슨은 재스퍼에서 자동차로 한 시간 거리여서 재스퍼 방문 중에 하루를 할애해서 산 중턱까지 다녀 올 수 있다.   산 높이가 1만3123피트인 마운틴 롭슨은 절대 쉽게 등반할 수 있는 산이 아니다. 정상부근 사진을 보면 히말라야의 최고봉을 그대로 옮겨다 놓은 모습이다.   당일 산행으로는 중간 기착지인 천 개의 폭포 밸리(Valley of the Thousands Falls) 혹은 황제 폭포 (Emperor Fall)까지 다녀오는 것도 좋은 산행이다. 촉촉이 젖은 풀숲과 나무숲을 가로 지르는 힐링 트레일을 경험하며 산 위에서 흘러내리는 세찬 강물을 건너는 멋진 구름다리도 만나게 된다.   4. 휘슬러 마운틴(Whistler Mountain) 휘슬러 산은 제스퍼 스카이 트램이라고 알려진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 재스퍼를 둘러선 산봉우리들의 장관을 바라보며 영감을 얻는 곳이다. 아래편으로 우윳빛 아타바스카 강이 흐르고 좌우 측으로 청록색 빛을 발하는 호수들이 곳곳에 박혀있는 있는 모습이 장관이다.   휘슬러산은 빼곡한 수림이지만 전망대가 있는 꼭대기는 민둥산으로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서 약 1km를 걸어 정상에서면 재스퍼의 비경을 한눈에 바라보는 잊지못할 경험을 하게 된다.     5. 밸리 오브 5 레이크스(Valley of 5 Lakes) 밸리 오브 파이브 레이크스는 재스퍼를 통하는 93번 국도변의 다섯 개의 호수를 지칭한다. 호수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보는 이들의 눈을 의심할 만큼 진한 에메랄드빛을 발한다. 차디찬 분위기에 속이 훤히 보일 만큼 투명한 물속에 송어가 유유히 헤엄치고 오리가 자맥질을 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특히 3번 호수의 진초록의 물빛을 바라보노라면 보석보다 더욱 화려하고 신비한 빛을 발하는 모습에 놀라움을 금치 않을 수 없다. 5개의 호수를 전부 돌아보는 트레일은 4.5km로 약 2시간 정도 소요되며 적당한 거리에서 되돌아나와도 좋다.   6. 뮬라인 캐년 (Maligne Canyon) 제스퍼에서 동쪽으로 11km거리에 있는 뮬라인 캐년은 인근의 호수에서 지하통로로 흘러온 물이 계곡을 소용돌이치며 적게는 폭 2m에 깊이 50m의 협곡이 형성된 곳이다. 빙하가 녹은 물은 초록색을 띄는데 폭포가 되어 소용돌이치는 모습을 보면 감탄사가 저절로 나온다.   뮬라인(Maligne)이란 프랑스어로 ‘악마’ 혹은 ‘사악한’ 이란 뜻인데 1846년 벨기에 출신 제수잇(Jesuit) 선교사인 피에르 스멧이 이곳 계곡을 고생하며 건넌 후 붙인 이름이라고 한다.   뮬라인 캐년에는 카페테리아 스타일의 식당이 있으며 기념품점에서는 다른 곳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캐나다산 보석과 기념품을 구입할 수 있다. 계곡을 따라 놓인 다리 위에서 물길을 보며 상큼한 초록의 나무숲을 돌아 나오는데 약 2시간 정도 소요된다. 뮬라인 캐년은 뮬라인 호수로 가는 길에 방문하면 좋다.   7. 뮬라인 호수 (Maligne Lake) 재스퍼에서 한 시간 운전거리인 뮬라인 호수는 빙하 호수로는 시베리아의 바이칼 호수 다음으로 크다고 한다.     총 22km 길이에 평균 수심 35미터를 자랑하는 이 호수를 보는 순간 감탄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 푸른 호수와 눈 덮인 로키산맥의 조화로운 풍광은 넋을 잃을 정도이다.   뮬라인 호수를 더욱 유명하게 한 것은 호수 중간에 자리한 스피릿 아일랜드(Spirit Island)이다. 조그만 섬에 침엽수들이 빼곡히 서있는 섬을 찍은 사진은 전세계 많은 사람의 마음을 매료시켰다.  이곳의 섬 사진은 뉴욕 지하철에도 오랫동안 설치되었으며 비싼 보트 요금에도 배를 타고 이곳으로 향하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스피릿 아일랜드는 이곳에 8000년간 거주했던 스토니 원주민들의 성지와 같은 곳이다. 지금도 원주민들은 매년 이곳에서 그들만의 제사를 지낸다고 한다.   1908년에 뮬라인 호수를 처음 본 예술가이자 탐험가인 메리 샤퍼는 뮬라인 호수를 루이즈 호수와 비교하면서 루이즈 호수가 진주라면 뮬라인 호수는 진주 목걸이다라고 표현했다.   선착장에는 멋진 식당이 있어 호수를 바라보며 식사와 음료수를 즐길 수 있다. 그리고 품질 좋은 캐나다 특산물을 파는 기념품점도 있다.     이곳은 날씨가 흐리고 빗방울이 돋는 때가 많아 여름이라도 옷을 단단히 챙기는 것이 좋다.   이외에 밴프에서 재스퍼 사이를 이동하는 도중 페이토 호수와 보우 호수를 꼭 들러 보면 좋다. 캐나다 록키를 대표하는 호수들로 연초록 물결과 만년설로 덮인 봉우리들의 조화가 신비롭다. 두 호수 모두 도로에 인접해 있어서 방문하기에 좋다.   김인호   지난 20년간 미주 중앙일보에 산행 및 여행 칼럼을 기고하였으며 유튜브 채널 '김인호 여행작가'를 운영하고있다.김인호의 아웃도어 라이프 국립공원 재스퍼 빙하 호수 재스퍼 방문 황제 폭포

2024-08-22

[산불 속보] "90m 높이 화염"… 재스퍼 마을, 대형 산불에 휩싸여

 재스퍼 국립공원의 중심부에 자리한 역사적인 관광지 재스퍼가 맹렬한 산불에 휩싸였다. 24일 밤 마을로 진입한 산불은 주택과 상가를 집어삼키며 빠른 속도로 번져나갔다. 이번 산불로 인해 약 2만5천 명의 주민과 관광객들이 긴급 대피해야 했다.   제임스 이스트햄 공원청 산불 정보관은 24일 밤 화염이 마을에 진입한 후 "불길이 극도로 격렬했다"며 "소방대원들이 90~120m 높이의 화염이 연속적으로 치솟는 것을 목격했고, 불이 분당 15m씩 퍼져나갔다"고 전했다.   강풍에 더욱 거세진 불길은 재스퍼 마을 외곽에 도달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시내 중심부까지 번졌다. 공원 당국은 "상당한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피해 규모는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 소셜 미디어를 통해 공유된 이미지와 동영상에는 여러 채의 주택과 상가가 불에 타는 모습이 담겼다.   소방대원들은 최대한 많은 건물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수처리장, 병원, 통신시설, 트랜스 마운틴 파이프라인(Trans Mountain Pipeline) 등 주요 기반 시설들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스트햄 씨는 "가능한 모든 자원을 최대한 빨리 투입했지만, 오늘의 기상 조건과 화재 상황을 고려할 때 불이 마을로 번지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소방대는 여러 전선에서 화재와 싸우고 있다. 재스퍼는 북쪽과 남쪽에서 동시에 위협을 받고 있었다. 북쪽의 화재는 25일 오전 재스퍼에서 5km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고, 남쪽의 화재는 처음에 마을에서 8km 떨어진 곳에서 보고됐지만 몇 시간 만에 마을 외곽에 도달했다.   소방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상황은 시간이 지날수록 악화됐다. 헬리콥터를 이용한 물 투하도 실패했고, 중장비를 동원해 방화선을 만드는 작업도 안전상의 이유로 철수해야 했다. 위험한 비행 조건으로 인해 소방 비행기도 투입할 수 없었다. 16번 고속도로와 아사바스카 강 같은 자연 장벽으로 불길을 유도하기 위한 마지막 시도인 통제 화재도 실패했다.   결국 응급 구조대원들도 마을에서 철수해야 했고, 개인 호흡기를 갖춘 구조 소방대원들만이 남아 화재와 싸우고 있다.   에릭 반 로켐 환경부 기상학자는 26일 최대 30mm의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상당한 양의 소나기와 뇌우가 이 지역을 통과하고 있으며, 이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몇 주간 지속된 극도로 뜨겁고 건조한 날씨 이후 눈에 띄는 변화다. 그러나 재스퍼의 기상 관측소가 25일 밤부터 가동을 멈춰 정확한 데이터를 얻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앨버타주 정부는 연방정부에 추가적인 소방 자원, 인력과 장비 이동을 위한 항공 지원, 그리고 외딴 지역 주민 대피를 위한 도움을 요청했다. 쥐스탱 트뤼도 총리는 25일 밤 소셜미디어를 통해 "연방정부가 앨버타주의 지원 요청을 승인했으며, 가능한 모든 필요 자원을 동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린 디코어 씨는 60년 넘게 가족이 소유해온 말린 로지(Maligne Lodge)가 불에 타 무너진 것에 대해 애통해했다. 그는 특히 전 세계에서 온 직원들을 걱정했다. 디코어 씨는 "우리 지역 소방관들은 놀랍고, 앨버타주 소방관들도 대단하다"면서도 연방정부의 늦은 대응을 지적했다.   디코어 씨는 "월요일 밤 강제 대피령이 내려진 것을 알고 있었는데, 연방정부는 왜 그때 움직이지 않았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너무 늦은 시점인 어젯밤에야 캐나다 군대를 보내겠다고 한다는 소식을 듣고 가슴이 아팠다"고 덧붙였다.   그는 가족 사업의 손실을 아직도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며, "마을에는 여러 세대를 이어온 훌륭한 가족들과 사업체들이 많다. 많은 가족과 사람들이 소지품뿐만 아니라 생계 수단까지 잃게 된 것을 생각하면 너무나 슬프다"고 말했다. 디코어 씨는 친구가 공유한 사진을 통해 호텔이 파괴된 것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디코어 씨는 "캐나다인들에게도 슬픈 일이다. 이곳은 국가적 보물이며 우리의 공원"이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번 산불로 인한 피해는 아직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지만, 재스퍼 국립공원의 상징적인 경관과 생태계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관광업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이 지역 경제에도 장기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앨버타주 정부와 연방정부는 화재 진압 이후의 복구 계획에 대해서도 논의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밴쿠버 중앙일보산불 속보 재스퍼 화염 재스퍼 마을

2024-07-25

[아트 앤 테크놀로지] 재스퍼 존스와 테크놀로지

1930년대 태어난 재스퍼 존스는 2020년 코로나 팬데믹 동안 아흔 번째 생일을 맞이하였다. 뉴욕의 휘트니 미술관과 필라델피아 미술관에서 동시에 진행 중인 대규모 회고전은 사망 후 유작전이 될 수도 있었겠지만 행운은 언제나 존스와 함께하였다. 전시장에 걸린 생일 케이크에 촛불을 끄는 존스의 모습은 평안하고 여유로워 보였다. 게르하르트 리터가 1932년생이므로 이 둘은 거의 백 세를 바라보는 최고령 미술 작가가 되었다. 존스와 리터는 페인팅이라는 아주 전통적인 기법으로 종횡무진 창작의 에너지를 발산하였다.     195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기나긴 창작의 여정을 살펴보면 재스퍼 존스의 작품은 테크놀로지의 발전과 전혀 연관이 없이 나름대로 고고한 시간을 견뎌온 것처럼 보인다. 애플 컴퓨터의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와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1955년생임을 생각해보면 당시 재스퍼 존스라는 젊은이는 재현이라는 창조 행위가, 그리고 회화 작업이 이토록 테크놀로지의 영향을 받으리라고는 짐작하지 못했을 것이다. 여든이 넘어서 아이패드로 화려한 색감의 정물화와 풍경화를 손가락으로 그리는 데이비드 호크니와 달리 재스퍼 존스의 회고전에는 디지털 시대 혹은 미디어 아트에 관한 언급이 거의 없다. 의도적인 침묵이라고 보일 만큼 50년대 시작한 왁스를 녹여 칠하는 밀랍 기반의 엔코스틱(encaustic) 기법을 중심으로 패널에 붓질하면서 그리고 또 그렸다.     우리나라의 한국전쟁이 막 끝난 무렵 제작된 가장 대표작으로 꼽히는 플래그는 1954~1955년에 제작된 작품이다. 세  개의 나무 패널에 천을 씌우고 밀랍과 유화 물감을 섞어서 일부러 손으로 그린 티가 마구 묻어나는 엉성한 미국 국기라는 상징물을 그렸다. 당시 플래그 작품에 별은 48개였다. 하와이와 알래스카는 1959년에야 미국의 영토에 편입되어 연방정부의 주로 인정되었기 때문이다. 냉전 시대에 미국 국기는 어떤 이들에게 희망을 주었지만 어떤 사람들에게는 타도의 대상이었다. 형태를 도무지 알아볼 수 없는 추상화가 유행하던 당시 미술계에서 아주 뻔한 시각상징물인 미국 국기와 미국 지도 등을 그리던 재스퍼 존스는 특이한 작가였다. 그의 친구 라우센버그의 영향으로 시각상징물과 일상생활의 오브젝트 등을 회화의 소재로 삼았지만 테크놀로지의 힘을 빌려 멀티미디어 작품을 제작하거나 설치미술을 시도하지 않았다. 1928년생 앤디 워홀이 영화, 비디오, 실크스크린 등의 상업적 매체를 자유자재로 쓰고 대중매체에 자신을 자주 등장시킨 것에 비하면 재스퍼 존스는 은둔적이며 보수적이었다.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 미국 국기라든가 지도 같은 사실적인 상징물을 회화로 드로잉으로 또 프린트로 제작하고 또 제작하는 존스의 우직한 외길 인생은 놀랍게도 이미지가 넘쳐나는 디지털 공간에서 가장 많이 재현되고 전송되는 미술 작품이기도 하다.     영국의 거리 미술가 뱅시의 작품 또한 회화일 따름이지만 소셜미디어에서 엄청난 양으로 재생산되어 유명 작가가 되었다. 2021년 11월 9일 예정된 크리스티의 경매에서 뱅시의 ‘주유소의 해바라기꽃(Sunflowers from Petrol Station)’은 1200만 달러 정도로 경매 시작 추정가격이 책정되었다. 어느 주유소 가게에서 산 해바라기 꽃이 시든 모습으로 화병에 담긴 장면을 반고흐의 스타일로 그린 뱅시의 작품은 재스퍼 존스가 20세기 중엽에 시작한 사실적인 상징물이 회화로 재현되는 아이러니를 반복해서 보여주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은 재스퍼 존스 작품을 직접 본 적은 없다. 포스터를 보았거나 스크린에서 보았을 뿐인데 상징물이 갖는 명백한 기호적 가치 때문에 분명히 알고 있다고 눈으로 보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로고를 달고 그들의 디자인으로 각인된 소식, 뉴스, 보도자료가 디지털 공간에서 무수히 생산되고 재생산되고 퍼져나가는 것과 재스퍼 존스의 시각상징기호의 회화적 재현품이 스크린으로 감상 되는 것이 별개의 현상은 아닌 것이다. 뱅시의 작품을 실제로 본 사람들보다는 보도자료에서 ‘소식’으로 들은 이들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것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재스퍼 존스의 유명세 또한 인터넷의 전파와 더불어 무한확장 중이다. 변경희 / 뉴욕주립대 교수·미술사 전공아트 앤 테크놀로지 테크놀로지 재스퍼 재스퍼 존스 당시 재스퍼 멀티미디어 작품

2021-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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