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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속보] "90m 높이 화염"… 재스퍼 마을, 대형 산불에 휩싸여

불길 분당 15m 속도로 확산... 주요 기반시설 위협받아
트뤼도 총리 "모든 필요 자원 동원" 약속... 오늘 30mm 비 예보

밴쿠버 중앙일보

밴쿠버 중앙일보

 재스퍼 국립공원의 중심부에 자리한 역사적인 관광지 재스퍼가 맹렬한 산불에 휩싸였다. 24일 밤 마을로 진입한 산불은 주택과 상가를 집어삼키며 빠른 속도로 번져나갔다. 이번 산불로 인해 약 2만5천 명의 주민과 관광객들이 긴급 대피해야 했다.
 
제임스 이스트햄 공원청 산불 정보관은 24일 밤 화염이 마을에 진입한 후 "불길이 극도로 격렬했다"며 "소방대원들이 90~120m 높이의 화염이 연속적으로 치솟는 것을 목격했고, 불이 분당 15m씩 퍼져나갔다"고 전했다.
 
강풍에 더욱 거세진 불길은 재스퍼 마을 외곽에 도달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시내 중심부까지 번졌다. 공원 당국은 "상당한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피해 규모는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 소셜 미디어를 통해 공유된 이미지와 동영상에는 여러 채의 주택과 상가가 불에 타는 모습이 담겼다.
 
소방대원들은 최대한 많은 건물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수처리장, 병원, 통신시설, 트랜스 마운틴 파이프라인(Trans Mountain Pipeline) 등 주요 기반 시설들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스트햄 씨는 "가능한 모든 자원을 최대한 빨리 투입했지만, 오늘의 기상 조건과 화재 상황을 고려할 때 불이 마을로 번지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소방대는 여러 전선에서 화재와 싸우고 있다. 재스퍼는 북쪽과 남쪽에서 동시에 위협을 받고 있었다. 북쪽의 화재는 25일 오전 재스퍼에서 5km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고, 남쪽의 화재는 처음에 마을에서 8km 떨어진 곳에서 보고됐지만 몇 시간 만에 마을 외곽에 도달했다.
 
소방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상황은 시간이 지날수록 악화됐다. 헬리콥터를 이용한 물 투하도 실패했고, 중장비를 동원해 방화선을 만드는 작업도 안전상의 이유로 철수해야 했다. 위험한 비행 조건으로 인해 소방 비행기도 투입할 수 없었다. 16번 고속도로와 아사바스카 강 같은 자연 장벽으로 불길을 유도하기 위한 마지막 시도인 통제 화재도 실패했다.
 
결국 응급 구조대원들도 마을에서 철수해야 했고, 개인 호흡기를 갖춘 구조 소방대원들만이 남아 화재와 싸우고 있다.
 
에릭 반 로켐 환경부 기상학자는 26일 최대 30mm의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상당한 양의 소나기와 뇌우가 이 지역을 통과하고 있으며, 이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몇 주간 지속된 극도로 뜨겁고 건조한 날씨 이후 눈에 띄는 변화다. 그러나 재스퍼의 기상 관측소가 25일 밤부터 가동을 멈춰 정확한 데이터를 얻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앨버타주 정부는 연방정부에 추가적인 소방 자원, 인력과 장비 이동을 위한 항공 지원, 그리고 외딴 지역 주민 대피를 위한 도움을 요청했다. 쥐스탱 트뤼도 총리는 25일 밤 소셜미디어를 통해 "연방정부가 앨버타주의 지원 요청을 승인했으며, 가능한 모든 필요 자원을 동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린 디코어 씨는 60년 넘게 가족이 소유해온 말린 로지(Maligne Lodge)가 불에 타 무너진 것에 대해 애통해했다. 그는 특히 전 세계에서 온 직원들을 걱정했다. 디코어 씨는 "우리 지역 소방관들은 놀랍고, 앨버타주 소방관들도 대단하다"면서도 연방정부의 늦은 대응을 지적했다.
 
디코어 씨는 "월요일 밤 강제 대피령이 내려진 것을 알고 있었는데, 연방정부는 왜 그때 움직이지 않았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너무 늦은 시점인 어젯밤에야 캐나다 군대를 보내겠다고 한다는 소식을 듣고 가슴이 아팠다"고 덧붙였다.
 
그는 가족 사업의 손실을 아직도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며, "마을에는 여러 세대를 이어온 훌륭한 가족들과 사업체들이 많다. 많은 가족과 사람들이 소지품뿐만 아니라 생계 수단까지 잃게 된 것을 생각하면 너무나 슬프다"고 말했다. 디코어 씨는 친구가 공유한 사진을 통해 호텔이 파괴된 것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디코어 씨는 "캐나다인들에게도 슬픈 일이다. 이곳은 국가적 보물이며 우리의 공원"이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번 산불로 인한 피해는 아직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지만, 재스퍼 국립공원의 상징적인 경관과 생태계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관광업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이 지역 경제에도 장기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앨버타주 정부와 연방정부는 화재 진압 이후의 복구 계획에 대해서도 논의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밴쿠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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