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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돈을 씻는 방법

화학을 가르치던 선생님이 어느 날 폐암 선고를 받는다. 매일 말 안 듣는 고등학생들을 가르치고 퇴근 후에는 세차장에서 부업까지 하느라 지쳤다. 게다가 그는 암까지 걸린다. 삶에 회의를 느낀 선생님은 자신의 화학 지식을 이용해서 마약을 만들어 판매하기 시작한다. 마약 판매로 엄청나게 많은 현금이 생기자 그는 이제 또 다른 고민에 빠진다. 이 현금들을 어떻게 합법적으로 만들까? 2008년부터 2013년까지 장장 5년여간 절찬리에 방영되었던 “Breaking Bad”라는 미국 드라마 내용이다. 이 드라마에서 선생님의 아내는 남편의 자금세탁을 도와주려고 남편이 일하던 세차장을 아예 사 버린다. 세차장에는 원래 현금 수입이 있으니, 남편이 마약으로 번 돈을 세차장 수입과 섞어서 함께 보고하려고 하는 것이다. 세금을 좀 내더라도 불법자금을 합법적인 세차장 수입인 것처럼 보이게 하려는 전형적인 자금세탁이다.   미국 이민자들이 세금을 피하기 위해 많이 하는 또 다른 유형의 불법 자금세탁이 있다. 해외에서 발생한 경비처럼 속여 기업은 해외로 자금을 송금한다. 그리고 나중에 그 돈을 해외에서 투자한 돈이나 차입금, 또는 증여를 받은 것처럼 위장해서 미국으로 다시 가지고 들어 오는 것이다. 미국 정부는 이런 거래를 막기 위해서 해외에 계좌가 있는 납세자들에게 미리 신고하라고 당부하는 것이다.   미국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자금을 세탁하는 행위는 불법이다. 미국에서 1986년에 제정된 자금세탁방지법은 대략 이런 내용이다. “불법적인 행위를 통해 얻게 된 수입을 유통시키기 위해 이런 자금의 출처나 진짜 주인을 숨기려는 모든 금융 거래는 불법이다.” 여기서 금융거래란 은행뿐만 아니라 개인간의 자금거래도 모두 포함된다. 그렇다면 여기서 말하는 “수입”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거래를 통해 움직인 모든 돈을 의미할까? 아니면 불법을 통해 얻은 이익금만을 의미할까? 이 구분에 따라 벌금액도 달라지지만, 어떤 경우에는 자금세탁법의 적용이 되느냐 마느냐 하는 중대한 결정이 내려질 수도 있다.   인디애나 주에서 몇 년 전 이런 일이 있었다. 산토스는 20여년 동안이나 불법 사설 복권을 팔았다. 산토스의 사설 복권을 대리해서 판매한 곳은 주로 술집이나 식당들이었다. 식당 주인들은 15%에서 25%의 수익금을 미리 떼고, 나머지를 산토스의 심부름꾼에게 전달해 준다. 이 돈을 전해 받은 심부름꾼들은 이 돈을 전부 산토스에게 가져다준다. 산토스는 이 돈 중에 일부를 당첨된 손님들에게 상금으로 지급한다. 상금을 뺀, 수익의 일부는 직원들에게 커미션으로 나누어 주고 나머지는 산토스가 이익금으로 챙겼다. 이러다가 산토스가 붙잡힌 것이다. 산토스에게는 불법복권판매에 대해서는 유죄가 내려졌다. 하지만, 자금세탁방지법에 대해서는 다툼이 생긴다.   그가 불법적으로 자금세탁을 한 금액은 손님들이 복권을 판매한 총금액일까? 아니면 마지막에 산토스가 이익으로 챙긴 금액일까? 만일에 자금세탁방지법에서 정의한 불법행위를 통한 수입이 “총수입”을 의미하는 것이라면 중간에 아무 소득도 없이 복권판매대금을 전달해준 심부름꾼들도 자금세탁방지법을 어긴 것이다. 그리고 산토스의 벌금이나 징역형도 복권판매액 전체에 대해 내려져야만 한다. 하지만, 자금세탁방지법에서 정의한 불법행위를 통한 수입이 “순수입”만을 의미한다면, 아무 수익도 없이 돈을 전달하기만 한 심부름꾼들은 자금세탁방지법과는 무관할 수도 있다. 그리고 산토스의 벌도 그의 “순이익”에만 한정될 것이다. 2007년에 미국 대법원에서 내려진 산토스에 대한 판결에 따르면, 자금세탁방지법에서 규정한 수입은 총 복권판매액이 아니라, 산토스가 이익을 취한 “순수익”이었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방법 불법 자금세탁 세차장 수입 복권판매액 전체

2023-06-08

6년간 수천만불 써도 자금세탁 미준수

연방 금융감독 당국이 다시 포괄적 자금세탁방지 관련 규정(AML/ BSA)에 대한 감사의 칼을 빼 들면서 한인은행들이 예의 주시하고 있다.    특히 신한은행 측은 본사로부터 수천만 달러를 지원받고도 6년 동안 행정제재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신한뱅크아메리카(행장 육지영·이하 신한아메리카)는 자금세탁 방지 규정 준수 미흡으로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로부터 또 개선 명령을 받았으며 감독 당국과 AML/ BSA 프로그램 감독을 강화하기로 했다. 당국은 신한은행에 돈세탁 방지 프로그램과 관련한 관리 및 감독과 인력을 확충하고, 이사회의 취약한 내부통제를 즉각 개선하라고 지시했다. 이와 더불어 지난 2020년 9월부터 현재까지 의심스러운 각종 거래를 재검토하라는 명령도 내렸다. 다만 자금 세탁과 관련해 신한아메리카  측이 부적절한 영업을 했거나 법을 위반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신한아메리카 측은 2017년 6월 FDIC 감사 이후에 AML/ BSA 프로그램 준수 미비로 행정제재(consent order)를 받은 바 있다. 당시에는 한국 송금과 관련해서 감독 문제와 법 규정 준수 미흡 사항이 감사 과정에서 발견되며 처음 제재 대상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한인은행 관계자는 “이후 신한 측은 한국 본사로부터 수천만 달러의 자금을 지원받았다”면서 “AML/ BSA 시스템도 대형은행이 사용하는 것으로 교체하고 수백만 달러를 컨설팅 자금으로 사용했지만 6년 동안 이 문제를 완전하게 해결하지 못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지적에 신한은행 측 한 관계자는 “올해 감사 결과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지만 2020년 말 기준으로 아직 개선해야 할 문제점이 나오면서 다시 감독국과 법 준수 이행을 향상하기로 한 것”이라며 “지적 사항이 많지 않아서 내년에는 더 나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인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재정 및 여신 건전성에 감사가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며 “최근 애틀랜타 기반의 한인은행도 BSA로 행정제재를 받았는데 신한아메리카도 또 감독국의 개선 조치를 권고받아서 이번 행정제재의 불똥이 다른 은행으로 번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런 이유로 한인은행들은 AML/ BSA 시스템에 필요한 인력 확보와 시스템 구축에 적지 않은 자금을 투입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비용 부담은 큰폭으로 증가하는 추세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감독국이 AML/ BSA 규정 준수를 더욱 엄격하게 적용하는 추세라서 한인은행 중에서 이와 관련한 행정제재를 받는 은행이 더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또한 은행이 행정제재를 받으면 신규 금융상품 론칭과 지점 개설 시 감독국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등의 제약이 따른다.   한편, 가주에 본점을 둔 은행들은 이미 과거에 BSA 홍역을 치른바 있어서 철저하게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진성철 기자자금세탁 미준수 포괄적 자금세탁방지 신한은행 측은 한인은행 관계자

2022-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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