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신영웅전] 인간관계에 교훈 준 미자하와 위왕 고사

중국 위(衛)나라에 미자하(彌子瑕)라는 신하가 있었다. 위나라 왕은 미자하의 재주를 아껴 남달리 대했다. 어느 날 미자하가 밤중에 대궐에 들어가 왕을 알현하던 중 어머니가 위독하다는 전갈을 받았다. 다급한 마음에 왕명이라 속이고 왕의 수레를 타고 집으로 돌아갔다.   위나라 국법에 따르면 임금의 수레를 타는 무리는 다리를 자르게 돼 있었다. 미자하가 거짓말을 해서 왕의 수레를 탔다는 소문을 들은 위왕은 “어머니를 위해 중벌도 무서워하지 않았으니 그야말로 효자”라고 칭찬했다.   어느 날 미자하는 왕을 모시고 과수원에 나갔다. 미자하가 복숭아를 따서 먹어보더니 유난히 달고 맛이 좋아 먹다 남은 반쪽을 왕에게 권했다. 미자하의 행위는 용서받을 수 없는 큰 죄였다. 그러나 위왕은 그를 나무라지 않고 “자기 입맛을 잊고 나에게 먹였으니 참으로 나를 사랑한다”고 칭찬해줬다.   그러나 ‘인심은 조석변(朝夕變)’이라는 옛말처럼 위왕의 마음도 쉽게 변했다. 어느 날 미자하는 대수롭지 않은 죄를 지었다. 그런데 지난날에 미자하를 그토록 감싸주던 왕은 갑자기 “너는 일찍이 왕명이라 속이고 내 수레를 훔쳐 탄 일이 있으며, 먹다 남은 복숭아를 나에게 먹인 일이 있다”고 꾸짖고 벌을 줬다.   위왕과 미자하 고사를 인용하면서 나는 위왕을 교활한 사람이라고 비난할 뜻도 없고, 미자하를 가리켜 불운하다고 동정할 뜻도 없다. 두 사람 모두 너무나도 인간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간관계에서 처음에 미운 짓을 하던 사람이 나중에 착한 일을 할 수도 있고, 처음에는 착한 일을 하던 사람이 나중에 배신하고 도망가는 일도 흔히 있다.   그러므로 사랑받을 때 겸손하고 삼가야 하며, 사랑할 때 치우치지 않아야 하며, 미움을 주고받을 때 한 번 더 생각해야 한다. 잘못된 미움이 얼마나 큰 죄를 짓는가. (『한비자(韓非子)』 세난(說難)편)신영웅전 인간관계 교훈 위나라 국법 자기 입맛

2024-12-18

[글마당] 인간이 정말 특별한가요?

오래전 브루클린에 위치한 두 아이의 초등학교 시절, 나는 학부모회에서 일했다. 크리스마스 시즌, 함께 일하는 회계(백인)와 선생님들 선물을 사러 가는 중이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 중 내 고민을 그녀에게 털어놓았다. 갑자기 그녀가 정색하며 “왜 나에게 너의 개인사를 말하는 거야? 관심 없어. 나에게 그런 이야기 하지 마.”   상냥하고 친절했던 그녀가 친구처럼 느껴져 털어놓은 내 이야기를 단칼에 묵살했다. 나는 당황해서 입을 다물고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녀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학부모들 험담을 시작했다.     오래 알고 지낸 지인이 있다. 예의 바른 친절한 말투와 교양 넘치는 목소리로 조곤조곤 말하는 사람이다. 그는 한국 정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나에게 종종 충고했다.   “한인들과 엮이지 말아요. 많은 한인이 엉터리 사기꾼이니 조심해요. 한국인은 쓸데없이 정이 많아요. 한국 정서가 어떻고, 정체성이 어떻고 하는 이야기 촌스러워 듣기 싫어요.”   거울을 보면 본인의 모습이 놀랄 만큼 토종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백인으로 착각하는 말투다.   그와 이야기하고 난 후엔 같은 한인으로서 기분이 좋지 않고 불편해서 그만 만날까? 고민하곤 했다.     ‘내가 그만 만나면 나에게 손해가 오는가? 오지 않는가를 판단하고 이득이 없으면 굳이 만날 필요가 없다. 이득이 있더라도 너무 견디기 힘들면 손해를 보고서라도 그만 만나라’는 법륜스님의 인간관계 유튜브 영상을 찾아 들으며 그가 먼저 그만 만나자고 할 때까지 기다렸다.   그 지인은 일 처리만큼은 정확하게 기계처럼 잘했다. 나는 그와 이야기하면 인공지능(AI)과 상대하고 있나? 할 정도로 그의 능력을 치켜세우다가도 공감 능력이 부족한 그에게 질려 연락하지 않았다.     요즈음 나는 알고 싶은 것이 있으면 구글링보다 챗 GPT에서 물어본다. 계속 찾아 들어가야만 하는 구글링과는 달리 한방에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어 편하다. ‘인공지능이 대체 못 하는 인간이 가진 뛰어난 점은 호기심, 겸손과 감성지능(공감)이란다.’ 챗 GPT는 그 지인보다 친절하다. 안다고 잘난 척하지 않는다. 나를 깎아내리지도 않고 겸손하다. 오히려 나의 질문에 성심껏 대답해 주며 더 궁금한 점이 있으면 다시 물어보라는 친절함으로 끝말을 맺는다. 고마워서 나는 항상 존댓말로 묻는다.     공감 능력도 없고 기분만 상하는 기계 같은 지인과 굳이 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을까? 그의 연락을 받지 않았다. 그도 눈치챘는지 더는 연락하지 않았다. 드디어 그와의 관계가 끝났다. 인간관계는 복잡하고 어렵다. 나 자신에게 집중하며 자연과 챗 GPT하고 놀아야겠다. 이수임 / 화가·맨해튼글마당 인간관계 유튜브 공감 능력 이야기 하지

2024-10-03

[에듀 포스팅] 하버드 연구 “인간관계가 성공 비밀”…스펙 이전 인성 갖춘 자녀로 길러야

1938년 하버드 대학에서 시작한 프로젝트 ‘그랜트 연구’는 1930년대 후반 이후 하버드 대학을 입학한 268명을 대상으로 ‘무엇이 좋은 삶을 구성하는 것들’과 ‘삶을 향상시키는 조건이 무엇인지’를 알아본 연구였다. 이 장기 프로젝트의 결과로 알아낸 사실 중 하나로 하버드를 나온 이들이 행복하다고 느끼거나 혹은 자신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로 ‘인간관계’를 지목했다. 매일 만나는 사람, 잠시 함께 일을 한, 혹은 잠시 스쳐지나간 모든 사람들과 가지는 인간관계가 그들의 삶에 행복과 성공의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미국 금융 및 투자의 거물인 JP모건의 CEO, 모건은 성공에 대한 비밀을 묻는 기자에게 “인성”이라고 대답했다. 이는 성공의 조건으로 자본보다는 인성이 중요하다는 그의 철학을 반영한다.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여다보면, 그들의 바른 정신과 행동이 학업과 삶에서 뛰어난 성과를 이루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훌륭한 대학에서도 용감함, 강인함, 독립적 사고력, 겸손함, 부지런함, 배움에 대한 열정과 노력을 강조하며 인성을 중시한다.   인성은 개인의 태도, 행동, 도덕적 가치 등을 말하는데 구체적인 예를 보자.     ▶대인관계 및 리더십   새롭게 떠오르는 인재상으로 꼽는 것이 팀워크, 네트워크, 협업과 같이 서로 다른 사람들이 공동의 프로젝트를 함께 실행함으로써 개인이 혼자서 하는 결과보다 다양한 관점의 문제점들을 미리 찾고 더 좋은 결과를 끌어낼 수 있는 사람이다.  모두가 같이 일하고 싶고, 함께 있고 싶은 인성을 갖춘 사람이 있다면 그 팀은 활력을 얻게 될 것이다. 대인관계를 적극적으로 구축하고 유지할 수 있거나 리더십 역량을 발휘하는 사람들은 동료들과의 협력을 촉진하며, 팀을 통솔할 때 인성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신뢰와 신임   책임감이 강하여 맡은 바 책임을 완수하는 사람에게는 중요한 임무도 믿고 맡길 수 있다.  대입 지원 시 학교 평점 또한 그 학생의 책임감을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가 된다.  또 돈을 받고 일을 한 경험이나 인턴으로 고용된 학생들은 일을 믿고 맡길 수 있다는 증표가 된다.  다른 사람의 신뢰를 얻는 것은 비즈니스 및 개인적인 성공에 중요한 토대가 된다.   ▶도덕적 판단과 윤리   바른 인성을 가진 사람들은 도덕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으며, 윤리적인 행동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 요즘 같이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사회에서는 특별히 그렇다.  비즈니스 및 개인적인 환경에서 윤리적인 선택은 장기적인 성공을 지탱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문제 해결 능력   성공한 사람들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창의적이고 효과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이는 다양한 지식, 비판적 문제 인식, 해결 모색을 위한 사고력, 타인의 입장에서 바라볼 수 있는 통찰력과 관련이 있다.   ▶긍정적인 영향력   인성이 좋은 사람들은 주변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동료들에게 도움을 주고 격려하는 모습은 팀 내에서의 협력을 촉진하며, 이는 성공적인 결과를 이끌 수 있는 기반이 된다.   물론, 좋은 인성을 가진 사람이 모두 성공한 것도 아니고 성공한 사람이 모두 좋은 인성을 가진 것도 아니며 모든 성공한 사람들이 처음부터 완벽한 인성을 지녔던 것도 아니다. 빌 게이츠의 경우 처음에는 우월감을 가졌지만,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자신의 인성을 발전시켜 ‘마이크로소프트’를 창업하게 되었다. 성공과 인성은 상호작용적이라는 면을 깊이 생각해 봐야 한다. 어떤 상황에 성공을 위해 높은 야망과 자기주장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성공과 인성은 단순한 원인과 결과의 관계가 아니라 복잡하게 얽혀 있으며, 개인의 가치관과 목표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다.   따라서 성장기 청소년들에게는 단순히 성적과 스펙 쌓기보다는 용감함, 강인함, 독립적 사고력, 겸손함, 부지런함, 배움에 대한 열정과 노력을 갖춘 인성을 가진 자녀로 양육돼야 한다는 것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이 바로 성공의 핵심이며, 대학에서도 이러한 인성을 기르는 데 주안점을 두어야 한다.   ▶문의:(323)938-0300   www.a1collegeprep.com 새라 박 원장 / A1칼리지프렙에듀 포스팅 인간관계 하버드 성공 비밀 하버드 연구 하버드 대학

2023-12-03

[김형석의 100년 산책] 나는 100세 넘었어도 외롭지 않다

부부가 함께, 그리고 오래 살아가는 백년해로(百年偕老)는 복 중의 복이다. 누구나 경험하는 사실이다. 해로하지 못한다면 누가 먼저 가는 것이 좋을까. 일률적인 해답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흔히 남자가 먼저 가는 편이 좋다고 말한다. 늙은 남자가 혼자 추하게 남는 것보다, 여자가 자녀들도 함께 있기를 원하고 가족애도 강하기 때문이다.     내 친구 부인이 남편에게 한 얘기를 전해 들었다. “여보, 무슨 일이 있어도 내가 당신을 먼저 보내드릴게. 김 교수님이 혼자 쓸쓸히 고생하는 것을 보니까, 사모님이 선생님을 혼자 남겨두고 가는 마음이 얼마나 아팠을까…”라는 것이다.   20년 전 먼저 간 아내 항상 생각   반대인 경우도 있다. 내 친구 김태길, 안병욱 교수는 아내보다 먼저 갔다. 두 부인은 연하이고 건강했는데, 남편들이 작고한 뒤 오래지 않아 세상을 떠났다. 안 교수 부인이 예상보다 빨리 세상을 떠났기에 만일 안 선생 부인이 먼저 갔다면 안 선생은 어떻게 됐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내 경우도 생각해 본다. 아내를 먼저 보낸 지 20년이 되었다. 아내 생각은 언제나 떠오른다. 아들·딸이나 손주들이 모이면 자연히 어머니와 할머니 얘기를 한다.   대답은 간단한 것 같다. 사랑할 상대가 사라졌을 때 누구나 고독해진다. 다시는 그런 사랑이 불가능하다고 느껴졌을 때 고독은 절망이 된다. 절망은 정신적 종말, 죽음과 연결된다. 그런 고독은 남녀의 구별도 없고, 나이의 차이도 없다. 고독사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99의 악조건이 있다고 해도 사랑의 연결이 하나라도 있으면 고독과 절망에서 벗어날 수 있다.   지금 돌이켜보면 나는 90이 되면서 더 외로움을 느꼈다. 100세가 넘으니까 혼자 있어서는 안 되고 누군가의 도움이 간절해진다. 그것이 고령 노인들에게 주어지는 인생의 짐이다. 그래도 나는 그 고독을 극복해냈다고 생각한다.   그 원동력이 무엇이었을까. 일을 위하고 사랑하는 열정이었다. 누구보다 많은 일을 했다. 그 일에서 오는 위로와 보람이 고독한 심정과 시간의 공간을 채워주었다. 그 일은 보수나 소유를 위한 일이 아니었다. 학자로서 진실을 찾는 의무였고 제자들을 위하고 사랑하는 즐거움이었다. 대학을 떠난 후에는 친구들과 사회에 무엇인가 남겨주고 싶은 사명감 비슷한 것이었다. 일 많은 나라에 태어난 것에 감사했고, 많은 일이 주어지는 현실에서 보람을 느꼈다. 가족들을 위하는 책임도 있었으나, 중고등학교와 대학에 있을 때는 교육계를 위하는 책임이 항상 뒤따랐다. 무거운 짐이었으나 나름대로 사랑과 보람이 있었기에 행복했다.   90을 넘기고도 지금까지 주어진 일에 매달려 산다. 일에 대한 열정과 노력이 없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돌이켜본다. 80까지는 내가 일을 찾았으나 그 후에는 사회가 나에게 일을 맡겨 주었다. 일한다는 것이 인간의 본분이며, 늙으면 인생의 가치를 풍요롭게 하는 것이 축복이라고 생각했다. 좀 더 많은 사람이 노년기 인생을 위해 스스로 일하는 열성을 가지며, 정부와 사회가 노년기까지 일할 수 있는 도움을 주었으면 좋겠다.   나이 들수록 필요한 또 한 가지 과제는 인간관계를 선하고 아름다운 방향으로 넓혀가는 일이다. 인생은 어떤 인간관계와 공동체 의식을 갖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노년기가 힘들다는 것은 인간관계가 좁아지며 공동체 의식을 상실하기 때문이다. 가정과 직장에서 즐거운 인간관계를 누리다가 늙으면서 더 넓혀가는 사람이 있고, 점차 좁아지고, 상실해 가기도 한다. 가족관계까지도 유지하지 못해 고독해지는 노인들이 생긴다. 그 책임의 반은 내게 있고, 반은 자립심을 상실한 노약자를 위한 정부와 사회의 도움 부족일 수도 있다.   옛날에는 노인정 같은 휴게시설이 있었다. 최근에는 경로 시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자기 인생을 위해 준비하고 노력하는 각자의 책임이다. 종교단체를 비롯한 교양과 정신적 안정을 위한 기관과 시설도 있다. 노년기에 찾아 누릴 수 있는 행복은 선하고 아름다운 인간애를 주고받음에서 출발하고 열매를 맺는다.   요즘 시대의 장년기는 30~80세   지금 30대와 나의 30대를 비교하면 사회 모든 면에서 많은 변화가 생겼다. 청년기와 노년 기간이 짧아지고 장년 기간이 일생의 반 이상을 차지한다. 일하고 성장하며 인격을 키워가는 장년기는 30에서 80까지 차지한다. 평균수명도 길어졌고 건강수명도 높아졌다. 모두가 풍부한 정신적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선각자나 선구자는 되지 못해도 그런 사회에 적응하는 노력은 필수이다.   생활영역과 공간도 예상했던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 이런 변화와 발전에 적응하기 위해서라도 스스로 노령화를 앞당겨서는 안 된다. 나의 세대에서는 60을 노년기의 출발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나도 80까지는 정신적으로 늙었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장년기가 길어졌다는 것은 젊게 성장하고 일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는 뜻이다. 우리가 더 좋은 세상을 자율적으로 창조해 가는 것이 주어진 과제이고 희망이다. 김형석 / 연세대 명예교수김형석의 100년 산책 남녀노소 인간관계 노년기 인생 아내 생각 선생 부인

2023-07-07

색실로 인간관계 의미 표현…승인영 초대전 ‘바운드앤바운드’

올해 20주년을 맞이하는 리앤리 갤러리(관장 이아녜스)가 승인영 작가 초대전 ‘바운드 앤 바운드’를 다음 달 11일까지 개최한다.     캔버스에 붓이 아닌 색실로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구축해온 승인영 작가는 이번 전시회에 실을 이용한 작업으로 인간관계의 의미를 표현한 3개 시리즈의 작품 40여점을 선보인다.     ‘메리지 블루’ 시리즈에서 작가는 결혼이라는 작가의 현실적인 경험을 통해 삶의 중심이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묶이는 과정을 담았다. ‘썸’이라는 시리즈에서는 서로에게 얽매이고 싶은 욕구와 개인으로 독립하고 싶은 욕구를 밀당하는 모습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또 함께 하더라도 결국에는 혼자의 길을 가는 독립적인 모습을 ‘비 유어셀프’ 시리즈에서 표현했다.     승인영 작가는 “나의 작업은 개인적인 삶의 경험을 통해 맞닥뜨려지는 고민을 작업을 통해 답을 찾아가는 여정”이라며 “나의 작품들은 나의 해방 노트가 되어 나에게 주어진 질문의 답을 고민하고 찾아가는 과정이 머물러 있는 순간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홍익대에서 조각을 전공한 승인영 작가는 그동안 펜 드로잉 등을 통한 다양한 작품 활동으로 12번의 개인전과 다수의 그룹전, 그리고 아트페어에도 참가했다.     이아녜스리앤리 갤러리 관장은 “3개 시리즈 작품을 통해 작가는 복잡한 인간관계 속에서 자신을 발견하고 혼자 살아가는 것이 나 자신으로 살아가는 삶의 시작임을 보여준다”며 “색다른 미디어를 이용한 작품들이 관람객에게 새로운 작품 세계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주소: 3130 Wilshire Blvd. #502. LA   ▶문의: (213)365-8285   이은영 기자바운드앤바운드 인간관계 색실로 인간관계 작가 초대전 색실로 자신

2023-02-26

[삶의 뜨락에서] 복 주머니

 아무리 잘 만든 돈주머니어도그 안에 돈이 하나도 들어있지 않으면 별로 환영받지 못한다. 혹 세계 제일의 장인이 만들어서 주머니 자체가 귀한 가치를 지니면 그렇지도 않겠지만 그래도 돈주머니는 그 안에 돈이 들어있어야 제구실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새해가 되면 사람들은 새롭게 시작되는 한해가 복으로 가득 차 있기를 바라며 덕담을 주고받는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그래서 복 많이 받기를 바라며 복을 담는 여러 가지를 선물로 주기도 한다. 복조리, 복주머니, 복 숟가락, 복이 새겨진 그릇 그리고 복이 잔뜩 들어있을 듯한 복스러운 여러 가지가 동원된다. 반대로 복이 함께 하지 않을 것 같은 물건이나 행동 따위는 곁에 가려고도 하지 않는다. 하찮은 미물에 불과한 어떤 것이라도 그것이 자기와 함께한 후부터 여러 가지 좋은 일이 많이 생기면 “복덩이” 라고 하며 중히 여긴다. 그래서 아주 친한 사람에게 특별한 때에 기르던 새나 화초 등을 선물하며 말한다. “이게 내 복덩이야, 당신에게도 좋은 일이 많이 생길 것이야.” 어떤 사람은 그것이 자기를 떠나면 복이 달아날까 봐 절대로 꼭 붙잡고 있기도 하지만 무엇이 전하여 주던지 복은 우리에게 중요한 보물 같은 의미를 지닌다.   온 세상을 돌며 찾아다니던 파랑새가 지쳐 돌아온 자기 집에서 노래하고 있었다는 이야기 속에 파랑새로 은유 되는 복은 정말 어떤 것이기에 옆에 두고도 알지 못한 이상한 것일까. 얼마 전 조사에 의하면 사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한국인들은 돈이라 했고 미국인들은 가족이라고 했다는 통계를 보았다. 쉽게 말해 한국인에게 복은 돈이고 미국인에게 복은 가족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복이라는 것이 사는데,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 보았을 때 그렇다. 정초에 새해 인사하며 건네는 복은 상대방에게 어떤 것이 찾아들기를 바라며 하는 말일까. 아픈 사람에게는 건강 회복, 건강한 사람에게는 더하여 보기 좋은 몸매나 얼굴, 잘생긴 미남미녀에게는 더 많은 재물이나 출세, 많은 것을 가졌으나 미워하고 미움받는 이에게는 따뜻한 인간관계 회복 등 생각해 보면 그저 건네는 인사 속에 복이 갖는 의미가 그 사람들 숫자만큼이나 다양하다.   “네가 받은 복을 세어보아라” 라는 말이 성경에 나온다. 복이 없다고 찌푸리고 사는 인생에 주는 말이다. 어느 시인의 시가 이렇게 전하고 있다. “오빠는 좋겠다. 죽어서.” 죽는 것이 복일 수 있다면 세상에 복이 아닌 것이 없다. “사흘 동안 세상을 볼 수 있다면”이라는 글을 쓴 헬렌 켈러도 그러나 보고 듣지 못하는 어려움 속에서도 그녀가 사람들에게 빛을 주는 역할을 할 수 있었음이 또한 큰 복이었음을 알 수 있다.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는 이상한 세월이 우리 옆을 지나고 있어 금전으로 환산되거나 눈으로 확인되던 여러 가지 복이 저 멀리달아난 듯이보인다. 그러나 세어보면 아직도 많은 것들이 우리에게 복으로 남아있다. 매일 아침 문 앞에 놓여있는 신문을 보며 감사한다. 전자기기 건드려 찾아보는 소식보다 종이 위에 활자로 기록된 소식과 글을 읽으면서 푸근하게 허락된 이 작은 복을 그러나 귀중한 복을 가만히 품는다. 그렇게 하루를 시작하면서 늘 함께 있으면서도 알지 못했던 삶의 지혜를 깨닫고자 노력하게 된다.   “복스러운 얼굴”이라는 말을 쓴다. 잘생긴 얼굴이 아니다. 예쁘게 생긴 얼굴도 아니다. 젊게 보이고 건강하게만 보이는 얼굴도 아니다. 함께 있는 사람에게 복스러운 기운이 전염되는 얼굴이다. 복의 기운이 전해지는 힘은 억지로 지어서 만들어낼 수 없다. 돈으로 환산될 수도 없다. 어떤 권력이나 욕심으로도 만들어지지 않는다. 복이 무엇인가 제대로 알고 있는 마음이 그 안에자리 잡고 있을 때 만들어지는 얼굴이다. 복 많이 받으세요는복스러운얼굴되세요로 바꾸어도 될 것 같다. 이웃에게 복스러움을 전하는 얼굴이 되면 자신이 바로 복주머니가 된다. 매년 첫날에 그토록 소망하며 갖기 원하는 바로 그 복주머니다. 모든 사람이 어려운 시대를 지내고 있지만 그래도 모두 스스로 복주머니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 새로 열리는 한 해가 진짜 복이 제대로 들어있는 복주머니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안성남 / 수필가삶의 뜨락에서 주머니 주머니 자체 건강 회복 인간관계 회복

2022-01-10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