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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외동딸’과 ‘외둥이’

맞벌이 등으로 아이 양육과 교육이 더욱 힘들어짐으로써 자녀를 하나만 낳는 가정이 적지 않다. 주변에 아들이나 딸 하나만 달랑 있는 가정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자녀가 혼자인 경우 보통 외동아들·외동딸이라 부른다. 각각 외아들·외딸을 귀엽게 이르는 말이다. 여기에서 ‘동’은 귀여운 어감을 살리기 위해 들어간 낱말이다.   외동아들이나 외동딸을 아들·딸 구분하지 않고 부를 때는 ‘외둥이’라고 한다. 외동아들·외동딸처럼 ‘외동이’이라 부르지 않고 ‘외둥이’이라 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둥이’는 일부 명사 뒤에 붙어 ‘그러한 성질이 있거나 그와 긴밀한 관계가 있는 사람’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다. 외동아들·외동딸처럼 ‘-동이(童이)’가 본딧말이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둥이’로 바뀐 것이다.   ‘귀염둥이’ ‘해방둥이’ ‘바람둥이’ 등과 같이 ‘-동이’ 형태는 모두 ‘-둥이’로 바뀌었다. ‘-둥이’가 본딧말인 ‘-동이’를 제치고 표준어가 됐다. 늦동이·쌍동이·팔삭동이·막동이 등도 늦둥이·쌍둥이·팔삭둥이·막둥이로 고쳐 써야 한다.   낱말 뒤에 ‘-둥이’가 붙을 때는 본딧말인 ‘-동이’를 살려 쓰지 않는다고 기억하면 된다. 그렇다면 ‘쌍둥밤’은 어떻게 될까. ‘쌍둥이’의 ‘쌍둥-’을 떠올리고 ‘쌍둥밤’으로 표기하기 십상이나 이 역시 ‘-둥이’가 들어간 말이 아니므로 ‘쌍동밤’으로 해야 한다. ‘쌍둥아들’ ‘쌍둥딸’도 ‘쌍동아들’ ‘쌍동딸’로 고쳐야 한다.우리말 바루기 외동딸 보통 외동아들 일부 명사 아이 양육

2024-07-30

[영화몽상] 물과 불이 서로 사귈 때

불과 물과 흙과 공기.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이라면 몰라도, 21세기에 이런 네 가지 원소로 세상이 이뤄져 있다고 믿는 사람은 없다. 애니메이션 같은 판타지의 세계에서라면 몰라도 말이다.   국내 극장가에서 500만 넘는 관객을 모은 ‘엘리멘탈’이 바로 그런 애니메이션이다. 네 원소가 마치 사람들처럼 살고 있는 도시에서 ‘불’에 속하는 앰버가 주인공이다. 앰버는 젊은 시절 고향을 떠나 이 도시로 이주한 부모에게서 태어난 이주민 2세대. 아버지가 맨손으로 시작해 일군 가게를 외동딸 앰버가 언젠가 물려받으리라는 것은 누구나 예상하고 기대하는 바다.   문제는 그야말로 불같은 성격. 앰버는 손님들의 이런저런 요구에 아버지처럼 능숙하게 대처하는 대신 종종 불같이 화를 내며 폭발한다. 그러다 어느 날 대형 사고를 친다. 이를 수습하려다가 시청 공무원이자 물에 속하는 청년 웨이드와 엮이게 된다. 적대적 관계로 처음 만난 두 사람, 아니 원소는 점차 서로에게 이끌린다.   불과 물이라니, 상식적으로 상극 중에 상극이다. 서로 만나면 치명적이다. 불이 꺼지든 물이 끓어 기화하든 서로의 존재를 없애버릴 수도 있다. 게다가 불은 이 도시에서 다른 원소들과 어울리지 않고 특정 지역에 모여서 살아왔다. 암암리에 차별도 받았다. 어린 시절 앰버도 그런 경험이 있다. 이와 달리 물은 이 도시의 주류다.   한데 이런 설정이 낯설지만은 않다. 신분과 빈부의 차이에 더해 서로 첫인상부터 나빴던 두 주인공이 결국 사랑에 빠지는 건, 한국 로맨스 드라마에서도 자주 보아온 전개다. 흔히 비슷한 사람에게 끌린다고 하지만, 세상에 꼭 같은 사람은 없다. 차이를 넘어서는 것은 극적 로맨스의 필수 과정이나 다름없다.   이 할리우드 애니메이션이 친근하게 다가오는 게 그래서만은 아니다. 앰버는 웨이드와 만나면서 자신의 재능에 새로이 눈을 뜬다. 가게를 물려받는 것 이외에 다른 삶을 꿈꿔 본 적 없는 앰버는 혼란에 빠진다. 그는 부모의 헌신과 희생을 절감하며 자란 자녀, 그래서 부모에 반항하거나 기대를 저버리면 안 된다고 스스로 체화한 자녀다. 한국 사회에서 익숙하게 보아온 부모-자식 관계다.   눈에 띄는 건, 그렇다고 앰버가 엄청난 자기 확신 속에 새로운 인생을 추구하게 되는 건 아니란 점이다. 따지고 보면 젊은 날 아버지의 선택에 비하면, 앰버의 선택은 반항이라고 하기도 힘들다. 부모가 원하는 것이라고 지레짐작했던 길에서 벗어나, 기존에 생각해 본 적 없는 스스로의 가능성을 직접 타진해 보기 위해 조심스레 한 발을 떼는 정도에 가깝다. 돌아보면 우리도 그런 때가 있었다. 그래서 이 애니메이션이 새롭기보다는 친근하게 느껴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후남 / 한국 문화선임기자영화몽상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외동딸 앰버 시절 앰버

2023-07-26

딸 죽음 왜 안 알렸나…서해순 "겁났다"

서씨의 하와이 생활 관련해 묻자 "내 뒷조사하고 다니냐" 반문도 김광석 자살이 아니라는 의혹엔 "팬클럽 등 그런 얘기한 사람 없어" 경찰 "서씨 조만간 소환 조사" 가수 고(故) 김광석씨의 딸 서연양 사망(당시 16세)과 관련해 유기치사 혐의로 고발된 김씨의 부인 서해순(52)씨를 경찰이 조만간 소환조사한다. 이철성 경찰청장은 25일 기자간담회에서 "일단 아내분(서씨)을 지난 주말 출국금지 조치했다. 출석 일정을 조율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수사는 다큐멘터리 영화 '김광석'을 만든 고발뉴스 기자 이상호씨가 서씨를 중앙지검에 고발한 데 따른 것이다. 이씨는 "서씨가 저작권 소송 과정에서 재판부에 서연양의 죽음을 알리지 않았다"며 타살 의혹을 제기했다. 김씨의 딸 서연양의 사망 사실은 지난 20일 이씨에 의해 공개됐다. 의혹이 증폭되면서 서씨와 김씨 가족 사이에 벌어졌던 김광석씨의 노래에 대한 저작권 갈등도 논란이 됐다. 김광석씨는 1993년 부친의 이름으로 앨범 4장을 계약했고 3년 후 김씨가 사망하자 서씨는 저작권 확인 소송을 냈다. 당시 양측은 "부친이 앨범을 복제하거나 배포하는 권리(저작 인접권)를 갖되, 부친이 사망하면 서연양에게 권리를 넘긴다"고 합의했다. 2004년 김씨의 아버지가 사망한 뒤 김광석씨의 모친과 형은 저작권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며 소송을 냈다. 4년간의 법정 다툼 끝에 대법원은 2008년 "서연양이 권리를 갖는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서연양이 대법원 확정 판결 전인 2007년 12월 23일 이미 사망한 사실이 최근 확인되면서 논란은 커졌다. 경찰은 서연양 사망 당시 부검 결과와 서씨의 진술 등을 검토한 뒤 범죄 혐의가 없다고 판단해 사건을 종결했다. 최근 김광석씨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며 서연양의 사망 사실과 시기를 알게 된 이씨는 "서해순씨는 소송사기죄에 해당하며 유기치사죄와 소송사기죄 모두 공소시효 안에 있다"며 수사를 촉구했다. 그간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서씨는 이날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입장을 밝혔다. 그는 10년이 지나도록 왜 딸의 죽음을 알리지 않았느냐는 손석희 앵커의 질문에 "남편 잃고 애 혼자 키우고 외국 다니다 한국에 왔다. 자다가 물 달라 했다가 쓰러져서 응급차 부르고 해서 병원 데리고 갔고, 갑자기 사망이라고 해서 놀라고 황당했다"고 말했다. 가족들에게도 알리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형제와 사이도 안 좋고 소송도 안 끝나서 알리고 싶지 않았다. 힘들었고 겁도 났고 경황이 없었다. 조용히 보내는 걸로 하고 장례식을 치렀다"고 말했다. 서씨의 미국 하와이 생활에 대한 질문에는 "뒷조사를 하고 다니냐"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다음은 손 앵커와 서씨의 주요 문답을 요약한 내용. -경황이 없었다는 말로는 딸의 죽음을 알리지 않은 것이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다. "일부러 속인 건 아니지만 시댁에 알릴 계제도 없었고, 시댁은 서우(서연의 개명 전 이름) 안 찾았고 안부도 안 물었다. 시댁은 할머니(김광석 모친)가 돌아가셨을 때도 연락하지 않더라. (시댁의) 재산은 로열티를 12년 동안 가져가 상당한 금액이다. 그쪽이 다 가져갔다." -서연양이 살아 있는 것으로 해야 재판에 유리하지 않았겠느냐는 게 반대 쪽 주장이다. "미성년이라 내가 관리했다. 서우가 크면 (저작권을) 주려고 했다. (당시에 법적 문제는) 정리가 됐다고 하더라." -김광석씨가 자살한 게 아니라는 주장이 있다. "가까운 팬클럽도 만나고 제사와 1주기, 2주기 참석하고… 음반 유통사 사람들을 만나고 하지만 그런 부분에 대해 얘기한 사람은 없다." -사망 당시 서해순씨가 '장난하다가 그렇게 된 거'라고 했다가 나중에 '자살했다'로 바꾸었다. "물어보는 말에 정신이 없으니까 꿈꾸듯이 연극처럼 갔다고 한 게 와전된 거다. 갑자기 돌아가셨으니. (내가 한 발언은) 기억이 안 난다. 벌써 20년이 됐고, 경황도 없었고."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 관계자는 "이번 주에 고발인과 주요 참고인을 광범위하게 소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서씨를 상대로 딸을 적절하게 양육했는지, 응급 조치를 제대로 했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김광석씨의 사망에 대한 재수사 가능성에 대해 이철성 경찰청장은 "공소시효가 지나 수사의 실익이 없다"고 말했다. 최규진·하준호 기자

2017-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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