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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살인자였나, 피해자였나…4.29 도화선 된 두순자 사건

  배심원단은 흑인 소녀 라타샤 할린스(당시 15세·사진)에게 총을 쏜 한인 여성에게 유죄를 평결했다.    하지만 흑인사회는 분노했다. 형량의 가벼움 때문이다. 계획되지 않은 살인 사건이었으니 ‘2급 살인’은 적절했지만 흑인사회의 광기는 LA를 집어삼켰다.   32년 전 오늘(1992년 4월29일) 발생한 LA폭동의 도화선이 된 두순자씨 사건이다.   본지는 LA폭동 32주년을 맞아 당시 가주 제2항소법원 5지부의 판결문을 들여다봤다. 폭동 발생 9일 전(1992년 4월21일)에 나온 판결문이다.    판결문에는 판사의 법리적 해석은 물론 당시 이민자의 처절했던 삶에 대한 항변 등이 생생하게 적혀있다. 판결 내용을 토대로 당시 사건의 본질을 되짚었다.   LA카운티 검사들은 원심판결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즉각 항소했다.   두순자씨는 원심에서 징역 10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항소는 집행 유예를 결정한 원심법원이 재량권을 남용했다는 게 골자다.   한인사회는 물론 전국의 주류 언론들이 주목하는 사건이었다. 항소 법원은 모든 과정을 다시 세세하게 살펴야 했다. 그러려면 원점부터 사건을 훑어야 했다.   두씨는 1976년에 도미했다. 공교롭게도 숨진 라타샤 할린스도 그해에 태어났다. 두씨는 봉제공장에서, 남편(빌리 두)은 수리공으로 아메리칸 드림의 첫발을 뗐다.   부부는 10년간 밤낮없이 일해 종잣돈을 모았다. 샌퍼낸도밸리의 리커스토어를 사고 판 뒤 소거스 지역에서 새 리커를 차렸다. 사건이 발생했던 두번째 가게인 사우스LA의 ‘엠파이어 리커’를 매입한 건 1989년의 일이다. 지인들은 두씨 부부에게 ‘위험한 지역(bad area)’이라며 매입을 뜯어말렸다.    아들(조셉 두)은 법원에서 당시 부모의 삶을 이렇게 묘사했다.   “마치 전쟁터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것 같았다.”   리커 주변은 마약상부터 갱단원들까지 늘 소란이 끊이지 않았다. 가게에서 부모를 돕던 아들조차 강도에게 폭행을 당했다. 갱단의 협박은 다반사였다. 너무 무서워서 2주간 가게를 닫은 적도 있다. 두씨 가족은 심지어 갱단을 만나 사정을 봐달라 부탁할 생각까지 했다.    두씨는 보호관찰관에게 “훗날 깨달았지만 그건 순진한(naive) 생각이었다”고 털어놨다.   1991년 3월 16일이었다. 갱단 위협에 시달리던 아들을 소거스 지역 가게에서 일하게 하고 대신 두씨가 엠파이어 리커로 나왔다. 남편은 전날 늦게까지 일한 탓에 잠시 차에서 눈을 붙이고 있었다.   그때 라타샤가 가게로 들어왔다. 두씨는 라타샤가 냉장고에서 오렌지 주스를 꺼내 가방에 넣는 모습을 목격했다. 물론 돈을 내기 전이다. 평소에도 절도 사건이 워낙 많았기 때문에 두씨는 라타샤의 행동을 유심히 살폈다.   두씨는 법정에서 “주스 값을 지불하려 했다면 손에 돈을 쥐고 있어야 했는데 없어서 의심했다”고 증언했다.   라타샤는 곧 계산대로 향했다. 이 부분에서 또 다른 증인은 “그 당시 두씨가 라타샤에게 주스를 훔치려 한다며 ‘나쁜 X’이라고 욕설을 내뱉었다”고 증언했다.   두씨는 주스값을 내라고 했다. 그러자 라타샤는 “어떤 오렌지 주스요?”라고 답했다. 순간 두씨는 절도범이라고 확신했다. 라타샤의 옷을 끌어당기고 가방에 있던 오렌지 주스를 꺼내려 했다.   감정이 격해졌다. 라타샤가 먼저 주먹으로 두씨의 얼굴을 두 차례 가격했다. 두씨는 쓰러졌고, 가방 안에 있던 오렌지 주스가 바닥에 떨어졌다.   두씨는 “순간 한 번만 더 맞으면 죽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러면서 라타샤는 나를 죽이겠다고 협박했다”고 증언했다.   두씨는 헐레벌떡 일어나 의자를 집어 라타샤에게 던졌지만 가격하지는 못했다. 곧바로 계산대에 숨겨뒀던 권총(38구경)을 꺼내 뒤돌아 나가던 라타샤를 쐈다. 총격을 가한 자리와 라타샤 간의 거리는 불과 3피트였다. 머리에 총상을 입은 라타샤는 즉사했다. 손에는 ‘2달러’가 있었다.   검찰은 계획된 의도적 범행이라 판단, 두씨를 1급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반면 두씨의 변호인은 사전에 계획된 범죄가 아니라며 기각을 요청했다.   판사는 이를 받아들였고 배심원단은 두씨 사건을 2급 살인 혐의 기준에서 유죄라고 봤다. 집행유예 판결의 맥락이다.   검찰은 항소심에서 2급 살인이라도 집행 유예 판결은 형법 1203조에 따라 재판부의 오판이라고 주장했다. 이 법은 정의 등에 부합하는 예외적 경우를 제외하면 총기 사용 범죄에는 집행 유예를 허용할 수 없다는 내용이다.   항소 법원은 세 가지 근거를 통해 검찰 주장을 반박했다.    먼저 항소 법원은 “형법 1203조는 스스로 무장 하고 범행을 저지른 경우에 적용되는 법”이라고 했다. 두씨의 총기 소지를 범죄가 아닌 방어용 목적이라고 본 셈이다.   두 번째는 두씨에게 유사 범죄 또는 폭력 전과가 없다는 점과 도발, 협박 등이 심한 환경에서 발생한 우발적 사건이라고 봤다. 즉, 계획된 범행이 아니라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징역은 사회에서 격리하기 위한 것인데 보호관찰관 보고서에 근거해 두씨가 사회에 위협을 가하거나 추가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작다고 봤다. 따라서 원심의 집행 유예 결정은 양형 지침(법원 규칙 410)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했다.   항소 법원은 판결문에서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하지만 원심 재판부가 자의적이거나 이성의 범위를 벗어난 판결을 내렸다고 보기 어렵다”고 결론을 내렸다.   두순자 사건의 법정 기록은 여기서 끝난다.    역사적 분기점이 된 사건의 판단 기준은 ‘팩트’에 있지 않다. 방아쇠를 당기게 한 것도 누적된 분노였고, 폭동이 발발한 이유 역시 누적된 분노였다. 달랐던 건 사건을 바라본 사람과 시각이었다.    두순자씨는 살인자였지만 그 역시 피해자였다. 장열 기자ㆍjang.yeol@koreadaily.com4.29 LA폭동 1992년 라타샤 할린스 두순자 엠파이어 리커 로스앤젤레스 LA 장열 미주중앙일보 항소 법원

2024-04-28

[게시판] 'LI 엠파이어 스테이트 페어' 외

LI 엠파이어 스테이트 페어   뉴욕주 축제 ‘롱아일랜드 엠파이어 스테이트 페어’가 6월 30일부터 7월 10일까지 나소 라이브 센터(1255 헴스테드 턴파이크, 유니언데일)에서 열리고 있다. 롱아일랜드 최대 볼거리로 꼽히는 이 축제에선 서커스와 불꽃놀이, 동물원, 각종 공연과 오락시설을 즐길 수 있다. 평일은 오후 5시부터 11시, 주말은 정오부터 오후 11시까지 열리며 독립기념일인 4일엔 정오부터 오후 11시까지 연다. 티켓 구매는 웹사이트(https://empirestatefair.com/tickets)에서 할 수 있다.   퀸즈보로 댄스 페스티벌     2022년 퀸즈보로 댄스 페스티벌이 열린다. 이 페스티벌은 힙합, 모던, 스트리트 재즈, 발레 등 다양한 댄스 공연을 관람하고 무료 클래스를 통해 댄스를 배울 수 있는 기회다.     내일(2일) 오후 1시부터 포트토튼공원 비지터 센터(리 로드, 베이사이드)에서 벨라모바도·파니케 아프리카 무용단·콜 콜렉티브·플라멩고 무용단 등이 참여하는 야외 댄스 공연이 펼쳐진다.   다큐멘터리 ‘초선’ 시사회   2020년 연방하원의원에 도전한 한인 정치인 5명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초선’(Chosen) 시사회가 오는 7월 14일 뉴저지주 파라무스의 버겐커뮤니티칼리지(400 Paramus Rd)에서 열린다. 티켓 구매는 웹사이트(eventbrite.com/e/chosen-private-screening-in-new-jersey-tickets-361106949607), 가격은 $15(VIP 티켓은 $200).   가정상담소 자원봉사자 모집   뉴욕가정상담소(소장 이지혜)가 44기 자원봉사자를 모집한다.     현재 신청을 받고 있으며 5회에 걸친 가정폭력 기본 상식, 증오범죄, 아동 및 노인학대 등 교육 수료 후 24시간 핫라인 봉사에 참여하게 된다. 교육기간은 9월 13~27일 매주 화·수요일 오전10시~오후2시, 장소는 베이사이드 뉴욕한인봉사센터(KSC·203-05 32애비뉴)다.     문의 및 신청: community@kafsc.org 또는 646-618-1012.엠파이어 스테이트 롱아일랜드 엠파이어 li 엠파이어 댄스 페스티벌

2022-06-30

가주민 해안→내륙 대이동…인랜드 2만5000가구 증가

캘리포니아 주민들이 팬데믹 기간 동안 해안가에서 내륙 지방으로 대거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LA 지역 해변가에서 리버사이드-샌버나디노 지역인 인랜드 엠파이어로 이동한 가주민이 약 25만 명에 달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연방우정국 데이터를 인용해 22일 보도했다. 우정국은 주소지 영구 변경 신청자를 토대로 이번 데이터를 취합했다. 인랜드 엠파이어는 팬데믹 기간 중 미전역에서 애리조나주 피닉스와 함께 유입 인구 공동 1위에 올랐다.     WSJ는 중산층의 인랜드 엠파이어 유입이 두드러졌다고 전했다. 인랜드 엠파이어 주택 가격이 저렴한 데다 일자리가 LA와 오렌지카운티에 있어 통근 거리가 멀어도 견딜만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학군도 더 좋다는 지적이다. 팬데믹 동안 재택 근무자가 많아진 것도 인랜드 엠파이어 유입을 부채질했다.     캘리포니아부동산연맹에 따르면 현재 캘리포니아 주택 중간가는 지난 8월 기준 82만7940달러로 치솟았다. 전년대비 17% 상승한 수치다. 리버사이드카운티는 주택 중간가가 57만 달러다. 83만7000 달러의 LA카운티, 185만 달러의 샌프란시스코 카운티보다 훨씬 저렴하다.   리버사이드의 부동산 에이전트는 “사람들은 밀레니얼들이 도시를 떠날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그들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를 떠나는 인구도 급증했다. 지난해 총 12만9000 가구가 떠났다. 그뿐만 아니라 재무국에 따르면 캘리포니아는 지난해 역사상 처음으로 인구가 감소했다.     LA카운티에서 9만7000 가구, 샌프란시스코카운티에서 6만7000 가구가 각각 떠났다. 샌프란시스코시의 경우에는 전체 가구 8분의 1 가량에 달하는 4만4000 가구가 떠났다. 이들 대다수는 북동쪽으로 90마일 떨어진 새크라멘토 지역으로 이동했다.     이에 반해 인랜드 엠파이어의 경우, 지난해 총 2만5000가구가 증가했다. 지난 30년 동안 78% 증가하면서 인구는 460만 명으로 늘었다. 가주 전체 인구 증가율보다 두 배 빠르다.   로컬 경기도 활황이다. 월마트와 아마존 등의 전자 상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창고 비즈니스가 뜨겁다.     정치적으로도 다르다. 지난해 조 바이든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보다 캘리포니아 전역에서는 득표율이 30%p 차로 압도했으나 리버사이드에서는 두 후보 간 격차가 8%p에 불과했다. 주민 한 명은 “정치적으로 다양한 지역에 거주하는 게 여러모로 더 건강한 삶이라고 본다”며 “자신과 성향이 다른 사람과 교류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지역에 사는 것은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00년~2019년에 가주렌트비 중간가는 35% 상승(물가상승 반영)했다. 같은 기간 주택 중간가는 59만1866달러로, 95% 치솟았다. 여러 환경규제로 주택 건설이 어려워서다. 또 지난 1978년 주민발의안 13 통과로 재산세 인상에 제동이 걸리면서 부동산 투자가들이 이때부터 주택보다는 상가 쪽으로 관심을 돌렸다.   원용석 기자가주민 대이동 인랜드 엠파이어 가구 샌프란시스코카운티 전체 가구

2021-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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