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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세계] 내 이름은 알루미늄

이 몸은 한때 지상에서 가장 고귀했다. 나폴레옹 3세(재위 1852~70)는 최상급 귀빈에게만 나로 만들어진 나이프와 포크를 내놓았다. 금 소재 식탁용 날붙이류는 그 다음 등급 진객에게 제공했다. 1884년 세워진 미국 워싱턴 기념비의 꼭대기에는 나로 제작된 무게 2.7㎏의 피라미드가 씌워졌다.   실은 흔하디 흔한 게 나다. 지각의 8%를 차지하고, 산소와 규소에 이어 셋째로 많다. 다만 보크사이트에서처럼 다른 원소와 결합되어 존재한다. 나는 1825년에 처음 분리·추출됐지만 수요에 비해 생산량이 태부족했다. 그 후 60여 년간 이 상황이 이어졌다.   그러던 1886년. 미국 오벌린대에서 화학을 배우던 23세 학부생 찰스 홀이 전기분해로 나를 분리해낸다. 비슷한 시기에 프랑스의 동갑내기 야금기사 폴 에루가 거의 같은 공법을 개발한다. 홀은 공장을 세우고, 이는 훗날 알코아가 된다. 대량 생산되면서 내 몸값은 급락한다. 화려한 최상류층 식탁을 누비던 시절은 갔다. 나는 깡통 등 생활용품의 소재로 확산된다. 경제학의 ‘희소성과 가격’ 원리를 설명하기에 좋은 사례다.   근년 들어 나는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배터리 장착으로 무거워진 전기차를 중심으로 감량을 위해 나를 더 활용하고 있다. 원자재시장 분석회사 코리아PSD가 인용한 자료에 따르면 차량 한 대당 투입량은 2006년 121㎏에서 지난해 205㎏으로 약 70% 늘었다.   나는 대개 알루미늄(aluminium)이라고 불린다. 리튬과 마그네슘, 칼슘 등 여러 원소의 이름과 ‘ium’ 돌림자가 같다. 미국인들은 나를 알루미넘(aluminum)이라고 부른다. 이는 내 ‘은인’ 홀이 광고 문안에서 낸 오타에서 비롯됐다. ‘um’으로 끝나는 이 별칭도 나쁘지 않다. 백금 플래티넘(platinum)과 같은 항렬이니. 이름이야 어떻거나. 세상 곳곳에서 내가 더 요긴하게 두루 쓰이게 되면 그만이다. 백우진 / 경제칼럼니스트·글쟁이㈜ 대표돈의 세계 알루미늄 이름 소재 식탁용 원자재시장 분석회사 동갑내기 야금기사

2023-11-15

[아트 앤 테크놀로지] 뉴욕과학관에서 만난 알루미늄 추상화: 작가 윤경렬

뉴욕 홀오브사이언스(New York Hall of Science)는 퀸즈 코로나 공원 안에 있는 과학관이다. 1964년 뉴욕 세계박람회 당시 문을 열었다. 10월 15일부터 한국 출신의 추상화가 윤경렬 작가의 전시가 ‘큐빅 인셉션 시리즈 2’라는 이름으로 열리고 있다. ‘태초 적인 큐브’라고 해석해 본다. 손가락 마디처럼 작은 알루미늄 큐브는 마치 페인트 방울방울처럼, 혹은 물감에 적신 붓의 한 획처럼뻗어 나간다. 오드리 리즈(Audrey Leeds) 큐레이터는 추상화를 주로 그린 윤경렬 작가의 조각적인 진화라고 표현한다. 금속 재질이 두드러진 알루미늄 호일 혹은 알루미늄 컨테이너를 재활용하여 만든 메탈릭한 추상 작품이 주를 이룬다. 반짝이는 유성 같기도 하고 불이 켜진 도시의 밤 풍경 같기도 하다. 흰색 혹은 은색 줄무늬가 두드러진 배경에 자그마한 알루미늄 상자들은 공상과학 픽션에 나오는 우주선처럼 보이기도 한다.     스페인의 벨라스아르테스 미술아카데미에서 수련을 거친 윤경렬 작가는 아크릴판이라든가알루미늄 호일 혹은 금박 같은 색다른 재료를 이용하여 대규모 추상화의 전통을 재현하고 있다. 이것은 1921년생인 알렉스 카츠 작가가 1912년생인 추상표현주의 작가 잭슨 폴록과 1923년생인 팝아트 작가 로이 리히텐슈타인 사이에서 자신만의 사실주의적 초상화라는 유니크한 장르를 만든 것과 유사한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윤경렬 작가는 앵포르멜 적인 한국형 단색화적 추상화 대신에 지중해적 색감이 풍기는 원색적인 페인트로 그린 추상화를 그려왔다. 또한 금속성의 반짝임이 드러나는 특이한 재료를 이용하여 미래지향적으로 거창한 ‘도시적, 산업적인 풍경화’를 창조해냈다. 스페인에서 보낸 시간은 윤경렬 작가의 감수성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윤경렬 작가의 풍경화스러운 추상회화는 게르하르트 릭터의 1968년 흑백 페인팅, ‘마드리드 도시풍경 Stadtbild Madrid’을 연상시킨다. 서울이나 뉴욕처럼 마천루가 즐비한 도시와 달리 마드리드 같은 유럽의 고도는 일정한 높이의 건물들이 옹기종기 모여 훨씬 인간적이다. 하지만 19세기 말의 도시계획 덕분에 사이사이 길게 뻗은 자동차형 대로도 눈에 띈다.     ‘큐빅 인셉션’ 작품의 특이점은 테크놀로지와의 결합이라는 것이다. 알루미늄 호일이 음식 포장에 처음 사용된 것은 1913년 라이프 세이버(Life Savers)라는 원색적인 반지 모양 캔디 포장이었다. 은박으로 싸고 그 위에 브랜드 특유의 색동종이 포장을 둘렀다. 원래 19세기 초반부터 통조림 깡통으로 흔히 사용되는 주석(tin) 또한 호일처럼 얇게 가공하여 음식물 포장에 사용되었다. 영국의 해군은 1820년대부터 주석으로 만든 통조림 음식을 제공받았고 1901년 미국에서는 American Can Company가 설립되어 각종 음식 제조업체에 깡통을 납품하였다.     하지만 주석으로 만든 통조림 음식에서는 간혹 통조림 음식 특유의 맛이 났고 또한 북미대륙에서 주석보다는 알루미늄이 훨씬 풍부하게 매장되어 있어서 이차 세계대전 이후로 알루미늄이 음식물 포장 및 보관에 큰 인기를 끌었다. 1888년 즈음 피츠버그에 알루미늄 정련 공장이 마련되었고 1907년 Aluminum Company of America라는 이름으로 규모를 확장하였다. Alcoa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진 이 회사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큰 알루미늄 제조회사이다. 가볍고 녹슬지 않는 알루미늄은 철강보다 활용도가 높아져서 항공우주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원자재가 되었다. 지금도 판매되는 레이놀즈 랩(Reynolds Wrap)은 리차드 레이놀즈가 1919년 세운 U.S. Foil Company의 가장 인기 있는 상품이 되었다. 당시는 공장에서 제조되는 담배 혹은 음식물 포장 재료로 주로 납품하였고 지금처럼 베이킹이나 음식물의 보관, 보온 등에 사용하지는 않았다.     윤경렬 작가의 2022년 새로운 작품들은 알루미늄 호일과 금박을 함께 쓰고 있다. 부조와 조각, 회화의 장르적 구분을 파괴하고 새로운 조형언어를 만들어가는 현대미술작가의 노력 뒤에는 광산업, 테크놀로지, 금속 제련술의 발달 및 환경보존의 철학 같은 미술을 넘어서는 많은 문화사적, 인문학적 고민이 담겨있다. 코로나의 위협을 뒤로하고 2022년 동계올림픽, 3월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에 이어 12월 사막의 나라 카타르에서 열리는 전무후무한 겨울의 월드컵 축구 경기를 겪으며 우리들의 다면적인 삶을 뒤로하고 알루미늄 호일로 만든 또 다른 차원의 세상을 경험해보는 것도 한 해를 마무리하거나 시작하기에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변경희 / 뉴욕주립대 교수·미술사 전공아트 앤 테크놀로지 뉴욕과학관 알루미늄 알루미늄 호일 알루미늄 큐브 알루미늄 컨테이너

2022-12-11

관세 포탈 6개 업체에 18억불 벌금…알루미늄 수입 중국계 기업

중국 억만장자가 운영하던 남가주 회사 6곳이 관세 회피 혐의로 18억3000만 달러를 물게 됐다.     온타리오 소재 퍼펙터스 알루미늄(Perfectus Aluminium Inc)등 5곳의 관련 회사들은 지난 2011년부터 중국에서 수입된 알루미늄 제품에 대해 부과한 관세를 회피한 혐의로 앞서 지난해 유죄를 받았다.     해당 기업들을 운영한 류중톈(Zhongtian Liu·58)은 아시아 최대 알루미늄 압출재 제조사 중왕 홀딩스(Zhongwang Holdings Ltd)의 전 회장이다.       지난 2017년 건강상의 이유로 회장직에서 물러난 그는 지난 2019년 5월 LA연방검찰로부터 문서 위조, 자금 세탁, 금융 사기 등 24건의 혐의로 기소됐지만, 법원에 출두하지 않았다.     류 전 회장이 운영한 남가주 알루미늄 회사 2곳과 대형창고 운영 업체 4곳은 알루미늄 압출 제품들을 가용접한 뒤 반덤핑관세 부과 대상이 아닌 팔레트(화물 운반대)로 둔갑시켜 미국에 들여온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LA·롱비치항을 통해 들여온 알루미늄 압출 제품들을 남가주 대형창고 4곳에 보관해오다 지난 2014년 적발됐다고 검찰은 밝혔다.     연방법원 가주 중부지법 개리 크라우스너 판사는 “퍼펙터스 및 5개의 관련 회사들은 연방 세관국경보호국에 (포탈한 관세를) 반환할 책임이 있다”며 18억3000만 달러를 배상하라고 명령했다.  앞서 2021년 8월 LA 연방법원 배심원단은 9일간의 재판 끝에 범행에 가담한 회사들에게 1건의 공모죄, 9건의 유선 사기죄, 7건의 허위 및 사기 서류 세관 제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내렸다. 퍼펙터스에는 7건의 국제 홍보 자금 세탁 혐의가 추가됐다. 장수아 기자중국 알루미늄 남가주 알루미늄 알루미늄 제품 알루미늄 압출

2022-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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