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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 식품점서도 운전면허 갱신 가능

앞으로는 면허시험장을 가지 않더라도 근처 식품점에서 면허증 갱신과 차량 등록증을 쉽게 발급받을 수 있게 됐다.     일리노이주 총무처는 16일 시카고 지역 주요 식품점 15곳에 각종 민원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키오스크를 시범 설치했다고 밝혔다.     키오스크에서는 4년마다 일리노이 주민들이 갱신해야 하는 운전면허증과 주 신분증, 매년 발급받아야 하는 차량 등록증인 플레이트 스티커를 발급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자동차 면허 시험장을 찾아서 긴 줄에 기다려야 하는 불편이 사라지게 됐다. 아울러 식품점 근무 시간에 따라 키오스크 사용 시간이 시험장에 비해 길어지면서 면허 시험장 이용 시간 이외에도 민원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키오스크에서는 리얼 ID나 첫 면허증 발급 등의 업무는 신원 파악이 어렵다는 이유로 처리할 수 없다. 이 경우에는 직접  면허시험장을 방문해야 한다.     키오스크를 이용할 때에는 각 처리 업무에 4.95달러의 수수료와 신용카드 수수료를 부담해야 한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환전소에서 부과하는 수수료에 비하면 저렴한 수준이다.     키오스크는 주 총무처가 아니라 민간 업체가 운영하기 때문에 주민들의 세금은 들어가지 않는다. 이 민간업체는 키오스크 사용 수수료를 받아 기기를 운영할 계획이다.     주민들은 키오스크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주총무처에서 발송한 면허증 갱신 고지서를 지참해야 한다. 플레이트 스티커의 경우 키오스크에서 직접 출력할 수 있고 면허증은 임시 면허증을 받은 뒤 15일내로 실제 면허증이 집으로 우편 발송된다.     주 총무처는 현재 식품점 10곳에 시범적으로 키오스크를 설치해 활용 정도를 살펴본 뒤 이를 주 전역 100~150개로 늘릴 계획이다. 현재 17개 주가 키오스크를 이용해 면허증 갱신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 일리노이에서 키오스크가 설치된 곳은 시카고의 4042번지 웨스트 포스터길과 파크릿지의 1900번지 사우스 쿰버랜드길의 주얼 오스코 매장이다. 또 3350번지 노스 웨스턴길의 마리아노스 매장에도 키오스크가 설치됐으며 이스트 피오리아와 스프링필드, 페어뷰 하이트 등의 남부 일리노이 지역에도 마련돼 있다. 자세한 해당 지역은 주 총무처 웹사이트(www.ilsos.gov/kiosk/home.html)를 이용하면 된다.       Nathan Park 기자운전면허 식품점 면허증 갱신과 면허증 발급 식품점 근무

2024-10-18

시카고 남서부 ‘식품 사막’ 확대

10년 전인 2013년에는 수퍼마켓에서 1마일 이상 떨어져 살고 있는 시카고 주민들의 숫자는 3만8000명이었다. 그러다 이 숫자는 2023년 기준으로 10만2000명으로 3배 가량 늘었다. 그만큼 신선하고 저렴한 가격으로 쉽게 식품을 구할 수 있는 시카고 주민들의 숫자가 줄어들었다는 의미다. ‘식품 사막’(Food Desert)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최근 계속되고 있는 식품점의 폐점 사례를 주 원인으로 꼽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시청의 관련 대책 미흡도 문제라고 지적한다.     최근 시카고 북부 지역에서는 식품점이 계속 생기고 있지만 남부와 서부 지역의 식품점 숫자는 줄어들고 있다.     시카고 지역에서 가장 큰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주얼과 경쟁하던 도미닉스가 2010년대 초반에 문을 닫으며 시카고 지역 15개 매장도 사라졌다. 이어 남부의 홀푸드와 월마트, 타겟이 문을 닫으면서 일부 지역에서 식품점을 찾아보기가 힘들어졌다.     63가에 위치해 있던 홀푸드의 경우 람 이매뉴얼 시카고 전 시장이 취임 직후 문을 열어 지역 주민들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았으나 10여 년 만인 지난해 문을 닫고 말았다.     일부 식품점이 연이어 지역을 떠나는 이유는 범죄와 노숙자 등으로 인한 비용 상승이 가장 큰 문제로 꼽히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 자리에 ‘세이브 어 랏’이라는 디스카운트 식품점이 입점했지만 유통기한이 지난 식품들이 대거 팔리고 있고 식품 관리 상태가 엉망이라는 민원이 끊임없이 제기되면서 오히려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월마트의 경우도 시카고에 입점한 매장에서는 더 이상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며 전체 매장의 절반에 대한 폐점을 결정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홀푸드가 남부 지역을 떠나고 이 지점에 입점할 업체를 물색할 당시 로리 라이트풋 전 시장의 발언에 주목하고 있다. 라이트풋 전 시장은 “어떤 식품점도 이 곳에 들어오고자 하지 않는다"며 세이브 어 랏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대형 식품업체보다는 매장별로 소유주가 다른 방식의 식품점의 경우 지역 주민들과 더 가깝게 비즈니스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시청의 정책 변화를 주문하고 있다.     Nathan Park 기자시카고 남서부 시카고 지역 식품점 숫자 디스카운트 식품점

2023-08-15

[살며 생각하며] 마법의 지팡이

작년부터 고춧가루 만드는 재미에 빠졌다. 전에는 고춧가루는 물론 멸치, 미역, 다시마 등을 한국에서 가져다 먹었다. 내가 살았던 미국 시골은 탄광으로 알려진 척박한 곳이었다. 한국 식품점은 물론, 변변한 쇼핑몰도 없었다. 내 옷, 아들 옷, 남편 옷이 색깔별로 들어있는 상자가 절기마다 도착했다. 세관에서 비즈니스라고 오인했는지, 세금 딱지가 붙어서 오기도 했다.     아들이 한 살 무렵에 살고 있었던 웨스트버지니아는아팔라치안 산맥이 있는 동네다. 내가 살던 아파트는 언덕 위에 있었다. 눈썰매를 타듯 브레이크를 밟으며 언덕길을 내려오면 평지에 대학 건물 파킹장이 있다. 그 옆에 잡풀이 자라는 공터에 필리핀 가게가 있었다. 동양 학생들은 아쉬운 대로 두부, 숙주 같은 것을 사곤 했고 주인아줌마의 수다스러운 웃음을 덤으로 얹어 갔다. 먼지가 풀풀 날리는 빈약한 선반에는 건조물과 통조림이 듬성듬성 있었다. 아들 돌을 차릴만한 식재료가 있을 리가 없었다. 한국에서 한 보따리 물건이 또 왔다. 버섯, 나물, 해삼, 생선, 조개 말린 것들이 왔다.     내일이 아들 돌이다. 학생 부부들을 손님으로 청해 놓았다. 전날 밤에 나물과 버섯을 종류별로 한 움큼 물에 풍덩 담갔다. 아침에 부엌에 나가 보니 이게 웬일, 내 눈은 대야만큼 커졌다. 그것들은 하마처럼 불어서 부엌 곳곳에서 대야 밖으로 넘치고 있었다. 흐물거리고 있는 나물과 버섯을 일단 없애야 했다. 손님들이 돌아갈 때 사정해 가며, 한 봉지씩 안겼던 기억이 난다. 건조식품에 대한 감이 전혀 없었던 애송이 시절이다.     지금은 안다. 그 물건들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 이곳의 즐비한 한국마켓에 나가도 구할 수 없는 것이라는 것을. 경동시장까지 발품을 팔고 노심초사 골라서 비싼 운임으로 부친 것이라는 것을. 어디 먹거리뿐인가. 그 시절의 나는 한국을 다녀오면 다른 사람이 되어서 돌아오곤 했다. 탱글한 파마에 윤기 나는 피부에 유행하는 옷을 입고 미국에 돌아왔다. “이제야 제 모습이 나오는구나”라며 읊조리는 그분의목소리를 뒤로하고 비행기에 올랐다.     어머니의 마법 지팡이는 길어야 석 달이면 효력이 다했다. 파마는 늘어지고 피부는 거칠해지고 옷은 후줄근해졌다. 담가주신 김치는 떨어졌고, 챙겨주신 밑반찬은 바닥이 보였다. 그분의 지팡이도 미국 땅까지는 세력을 뻗치지 못했다. 나의 일상을 스스로 해결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봄이면 나는 고추를 심는다. 안 매운 고추, 아삭이 고추를 심어도 어느 정도 자라면 매워서 먹을 수가 없다. 아기 고추 몇 개를 따 먹다가, 가을볕에 고추가 빨개지도록 그냥 두었다. 깊고 그윽한 햇볕을 받아서 대롱처럼 매달린 고추를 줄기에서 낚아챈다. 반을 갈라서 건조기에 밤새도록 말린다. 집안에 알싸하고 매캐한 냄새가 퍼진다. 가을비가 그치기를 기다렸다가 오그라든 고추를 다시 한번 해를 보게 한다. 이제 가루가 될 준비를 마쳤다.     마법 지팡이로 나를 ‘팡’ 건드려 주던 분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한국에서 보따리가 오지 않아도 그럭저럭 해결되고 있다. 시월 어느 따뜻한 날을 골라서, 햇고춧가루로 김장을 해야겠다. 김미연 / 수필가살며 생각하며 지팡이 마법 마법 지팡이 아기 고추 한국 식품점

2022-10-11

[삶의 뜨락에서] 자격지심

누구나 자존심은 있습니다. 그리고 손상당한 자존심 때문에 화를 내고 우울해 하고 불행해 합니다. 그러나 자존심 때문에 자기의 일생을 망치는 사람도 있습니다. 자존심은 내가 싸운다고 지켜지는 것도 아니고 오만하게 군다고 지켜지는 것도 아닙니다.     오래전 시카고에서 미팅이 있어 호텔에 며칠 묶게 되었습니다. 공항에서 호텔에 내리니 아주 점잖게 생긴 분이 가방을 로비로 옮겨주었습니다. 나는 미팅이 끝나면 로비를 지나야 하는 일이 많아 그 사람을 자주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그분이 이 호텔의 지배인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은퇴하고 호텔에서 가방을 들어주는 사람으로 일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손님들에게 친절하면서도 위엄이 있게 일하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몇 달러를 집어 주어도 그냥 고맙다며 받았습니다. 나는 자존심은 저렇게 세우는 것이로구나 하고 생각을 했습니다.     아주 오래전에 맨해튼 식당의 여종업원이 있었습니다. 식당에서 일하니 까다로운 사람도 많고 또 예의 없는 손님도 많이 겪게 됩니다. 그러나 이 여인은 모든 것을 감수하고 미국에서 자리를 잡고자 노력했습니다. 그런데 남편이 문제였습니다. 남편은 한국의 S 대학 졸업생인데 미국에 오니 영어도 안 되고 자기 눈높이의 직업을 구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니 집에만 있게 되고 가사를 돌보아야 하고 애들을 돌봐야 하고 늦게 오는 부인에게 의처증만 생겼습니다. 결국은 부인과 이혼하고 혼자 한국으로 돌아갔다는 소문이었습니다.     저도 한국에서 전공의를 하고 외과 전문의로 외과 과장까지 하다가 미국으로 왔습니다. 처음 미국에 와서 인턴을 했습니다. 먼저 미국에 온 후배들의 밑에서 일을 하면서 자존심을 상하는 일이 무척 많았습니다. 그러다가 욥기를 읽었습니다. 욥 같은 부자가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잃고 돗자리에 앉아 깨진 기왓장으로 헌데를 긁고 있었다는데 내가 이정도야 아무것도 아니다. 작은 보따리를 매고 피난길에 오르던 그 마음으로 살자고 생각하니 일을 열심히 하게 되고 일을 열심히 하니 교수님들의 사랑을 받게 되었습니다.     오하이오에 한국 식품점을 하는 분이 있었습니다. 그 부인은 친절하고 손님 대접을 잘하지만 남자는 무뚝뚝하고 불친절하기 끝이 없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거기로 가지 않고 좀 멀기는 하지만 다른 집으로 가는 사람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가끔 친구들이 골프를 치자고 합니다. 나는 골프를 좋아하지 않지만 연습장에 나가서 채를 휘두르는 연습을 하곤 합니다. 한번 친구들이 보고는 “야 너 그만하면 잘 친다. 이제 좀 자주 치자”라고 친구들이 끼워주겠다고 합니다. 그런데 골프 클럽의 그립을 바꾸어야 하겠습니다. 그래서 오늘 오전 오다가다 간판을 보아둔 골프점에 골프채를 가지고 들어갔습니다. 마침 부인이 진열장 정리를 하는 모양이었습니다. 그래서 혹시 여기서 골프채 그립을 바꿔줄 수 있냐고 물었습니다. 그분은 나를 보더니 무엇이 화가 났는지 “우리는 그런 거 안 해요” 하고는 돌아서 무어라고 중얼거리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무슨 잘못을 저지른 것 같아 무안해서 나왔습니다. ‘우리는 그런 거는 안 해요’라면 골프상점에서 무얼 하나요. “내가 여기서 진열장을 정리하고 있으니 내가 이런 거나 하고 살 사람 같아요”하고 쏘아붙이는 것입니까. 그러면 손님은 그런 소리나 들으려 당신 가게에 오라는 것입니까. 이용해 / 수필가삶의 뜨락에서 자격지심 자존심 때문 한국 식품점 오래전 시카고

2022-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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