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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푸드] 치킨부터 김치까지…‘식문화’를 바꾸다

미국에서 한국 음식의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 드라마와 음악 등 대중문화가 주목받으면서 한국 음식 또한 미국 소비자들의 일상 속에 깊이 스며들고 있다. 특히 한국식 프라이드치킨, 라면, 핫도그 등은 독특한 매력을 앞세워 이미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치킨과 핫도그   한국식 프라이드치킨은 미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음식 트렌드 중 하나로 떠올랐다. 소비자행동분석회사 서카나의 조사에 따르면 2024년 현재 미국에는 7개 한국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가 진출, 전국적으로 405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이는 전년 대비 22% 증가한 숫자다. 2019년과 비교하면 매장 수가 두 배 이상 늘어났다. 또한 치킨과 맥주를 함께 즐기는 ‘치맥’ 문화가 LA와 뉴욕 같은 대도시에서 한국식 치킨의 인기를 견인하고 있다.   한국식 치킨의 인기는 단순히 맛 때문만이 아니다. 바삭한 튀김 옷과 감칠맛 나는 소스의 조화는 소비자들에게 신선한 경험을 선사한다. 여기에 더해 한류 열풍으로 한국 문화를 체험하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의 욕구가 이 같은 트렌드를 뒷받침하고 있다.   한국식 핫도그 또한 인기 품목으로 자리 잡았다. 5개의 한국 핫도그 프랜차이즈가 총 242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이는 전년 대비 52% 증가한 수치다. 쫄깃한 반죽과 달콤하거나 짭짤한 소스를 곁들인 한국 핫도그는 독특한 비주얼과 맛으로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식탁 영향력 확대   신라면과 불닭볶음면으로 대표되는 한국 라면도 미국 내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농심의 미국 라면시장 점유율은 25.4%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2023년 기준 농심 미주법인의 매출은 5억3800만 달러에 달한다. 삼양의 미주법인은 2023년에 매출 1억2200만 달러를 넘겼으며, 올해도 큰 폭의 성장이 기대된다. 한국 라면은 한인 마트에서만 찾아볼 수 있었던 과거와는 달리 이제는 월마트와 같은 대형 소매업체에서 손쉽게 구매할 수 있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불닭볶음면 먹기 챌린지가 퍼졌고 신라면을 베이스로 해서 다양하게 변형된 레시피도 인기다. 두 라면이 한국 라면 전체의 인기를 견인하고 있다.     만두와 같은 다양한 한국 음식들도 소비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글로벌 쇼트 폼 플랫폼 틱톡에서 비비고 관련 해시태그 조회수는 2억5000만 회를 돌파했다. 유명 콘텐트 크리에이터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확산하면서 비비고 만두는 올해 1700만 개 이상 판매됐다. 특히 최근에는 유명 식품 체인점 트레이더조에서 선보인 김밥이 큰 인기를 끌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또한 김치와 한국 소스류는 이제 가정의 식탁에서 빠질 수 없는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서카나에 따르면 김치는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채소 제품으로, 판매량이 80% 증가했다. 고추장 기반의 ‘스파이시 코리안 소스’는 29% 성장했고, 한국식 바비큐 소스와 핫소스도 각각 80%와 23%의 증가세를 보였다.   ▶프랜차이즈의 확장   K-푸드 트렌드를 타고 한국 프랜차이즈의 미국 진출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뚜레쥬르, 파리바게뜨, 비비큐 치킨 등 대형 프랜차이즈들은 이미 각각 50개 이상의 매장을 확장했다.   그뿐만 아니라 중소형 브랜드들도 적극적으로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프리미엄 보바 브랜드 흑화당, 유기농 샐러드 업체 샐러디, 한국식 마라탕 전문점 피슈마라홍탕, 한국식 맥주 전문점 인쌩맥주, 한국식 포차 브랜드 치치 등 다양한 업체들이 직영점 또는 가맹점을 개설하며 사업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KFA) 미국 지회 재무이사인 피터 손 회계사는 “과거에는 현지 지인을 통한 라이선스 계약이나 조인트벤처 형태로 진출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중진공, 코트라, aT센터 등의 정부기관과 KFA 해외진출 지원사업을 통해 도움을 받는 브랜드들이 늘고 있다”며 “미국에 법인을 설립하고 정착하는 업체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 문화를 체험하는 가장 빠른 길   2020년대부터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한류 열풍은 한국 음식 확산의 가장 강력한 토대가 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K-팝 아이돌들이 즐겨 먹는 레시피를 공유하거나, K-드라마에서 음식을 먹는 장면이 나올 때마다 전 세계 소비자들은 한국 음식을 경험해 보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냉동 김밥 또한 한국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와 ‘더 글로리’에서 김밥 먹는 장면이 화제가 되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방탄소년단 정국이 공개한 ‘불마요 들기름 막국수’ 레시피가 X(구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 1위에 오르면서 불닭 소스 판매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도 대표적인 사례다.   또한 2024년 들어 부상한 ‘스와이시(Swicy)’ 트렌드 역시 한국 음식 인기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스와이시는 달콤함(sweet)과 매콤함(spicy)을 결합한 신조어로, ‘매콤 달달’이라는 표현으로 번역할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데이터센셜에 따르면 미국 내 레스토랑 메뉴의 약 10%가 이러한 매콤 달달한 음식을 포함하고 있으며, 이는 불과 12개월 만에 비중이 1.8%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이러한 메뉴의 비중은 향후 4년 동안 9.6%포인트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쉐이크쉑 버거의 고추장 양념치킨 샌드위치와 같은 메뉴들이 이 트렌드를 잘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한국 음식이 단순히 맛을 넘어 문화와 경험을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며 글로벌 푸드 트렌드의 중심에 서 있다고 평가한다. K-푸드의 성공은 한류 열풍과 시너지 효과를 내며 앞으로도 지속해서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음식을 통해 전 세계 소비자들은 한국 문화를 더욱 깊이 이해하고 체험하는 기회를 얻고 있다.  조원희 기자K-푸드 식문화 치킨 한국 음식들 한국식 프라이드치킨 한국식 치킨

2024-12-31

[KOCHAM 칼럼] 수산회사 직원의 1년차 미국살이

한국에서의 익숙한 삶을 잠시 뒤로하고, 2023년 초 센터장으로 부임한 지 만 1년을 향해 다가가고 있는 시점이다. 작년을 돌아보면 아무래도 정착 초기의 쉽지 않았던 기억이 먼저 떠오른다. 거주할 집을 구하는 과정에서 크레딧이 없어 탈락한 경험이나, 예약서부터 긴 대기가 시작되는 의료 서비스, 난생처음 겪는 교통사고, 그리고 정부 지원이 있는 한국의 어린이집에 비해 미국의 높은 데이케어 비용은 현지 물가를 감안한다 하더라도 '헉' 소리가 절로 나왔으니 말이다.   물론 좋았던 점도 많다. 먹는 것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다양한 식재료가 가득한 마트를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설렌다. 특히, 부임 후 저렴한 가격에 소고기를 원 없이 맛봐야겠다는 바람은 이미 이루고도 남았다. 하지만, 한국에서처럼 다양한 제철 수산물을 원 없이 접하지 못하는 점은 수산업 관련 회사에서 근무하는 직원으로서 종종 아쉬움으로 남아있기도 하다.   미국의 주된 수산 식품 유통방식은 냉동이다. 대형마트를 가더라도 수많은 종류의 아이템이 진열돼 있는 식품 코너와 달리 수산물은 연어·대구·참치 등 가시가 예쁘게 제거된 살코기 생선 위주로 진열되어 있거나, 그 외에는 새우·랍스터 등의 갑각류가 다수를 차지한다. 넓은 땅덩이를 가지고 있는 지리적 특성으로 인한 신선유통의 한계와 구이·찜·조림·탕·튀김 등 한국의 수산물 식문화보다는 구이(스테이크) 위주의 비교적 단순한 수산물 식문화의 특성으로 기인한 듯 하다. 활 또는 냉장 수산물을 최고로 치는 우리 민족에게는 그나마 근처 한인마트에서 제주산 활 넙치(광어) 및 완도산 활 전복을 비롯해 다양한 어종의 'Caught/Farmed in KOREA' 수산물을 구할 수 있는 점이 위안이랄까?   이와 같은 이유로 한국산 수산 식품의 미국 시장에서의 주된 타깃은 우리 교민과 일부 아시안 시장이 다수다. 우리 수산물의 수출 활성화를 목표로 파견된 나로서는 시장 확장을 위해 깊이 고민해 봐야 할 이슈이기도 하다. 다양한 지원 사업과 마케팅을 통해 우리 수산물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아시안을 넘어선 다양한 인종의 소비자가 국산 수산물의 맛과 우수성을 몸소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 사무실의 임무다.   그러한 점에서 블랙 페이퍼라는 오명을 뒤로하고 이제는 미국 내 어느 마트를 가더라도 국산 조미김을 찾아볼 수 있는 점은 특히 반갑다. 초밥과 롤의 대중화, 그리고 특히 최근 '품절 대란'이 발생한 냉동 김밥까지. 김을 활용한 식품이 불고기·라면·김치 등과 함께 미국 식품 시장에서 그 입지를 공고히 다져가고 있는 것을 보고 있자면 다른 우리 수산물도 김처럼 자연스레 미국 시장에 녹아들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 있을지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된다.   특히나 국산 수산물 중 미국 수출 1위 품목인 김은 통관 이슈로 인해 작년 초 수출이 급감했었는데, 이를 점차 회복하는가 싶더니 9월부터는 예년 실적을 이미 넘어서 2023년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해 더욱 뿌듯하다. 작년 한 해 전세계 김 수출도 1조원을 돌파하는 등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고 하니, 한국의 김 수출 1위 국가인 미국에서 근무하는 나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흐뭇한 결과다.   타지의 추운 날씨와 그리운 고국 생각에 오늘 저녁 메뉴는 소고기 스테이크 대신 갓 구운 굴비와 따듯한 미역국이 먼저 생각난다. 올해 우리나라 수산물 수출과 우리 가족의 미국살이는 작년의 김 수출과 같이 한층 더 나아지길 바라는 새해 소망을 조용히 빌어본다. 박지환 / 수협중앙회 뉴저지무역지원센터 센터장KOCHAM 칼럼 미국 수산회사 수산물 식문화 국산 수산물 제철 수산물

2024-02-13

꽃마USA, 잇더컴퍼니와 MOU…K-푸드 건강한 식문화 구축

꽃마USA(대표이사 최동훈)가 한국의 잇더컴퍼니(대표이사 김봉근)와 협업으로 식품 사업 확장에 나선다.     꽃마USA는 지난 4일 한국의 잇더컴퍼니의 성공적인 미국 진출과 신규 사업 공동추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이번 MOU 체결을 통해 ▶잇더컴퍼니 미주시장 진출 ▶K-푸드 건강한 식문화 구축 ▶1인 가구, 육아 등 맘마레시피 상품 론칭 ▶신규 사업 론칭  등을 추진한다.     ‘고도원의 아침편지’에서 시작된 ‘꽃피는 아침마을’의 미주법인 꽃마USA는 2009년 설립 후 건강한 한국식품, 생활용품, 화장품 등 고급 식품 및 생필품을 공급하며 안정적인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다.     잇더컴퍼니는 ‘함께 먹는 사람들’ 즉 식구들의 먹거리 스트레스를 해결하겠다는 철학으로 타겟에 맞는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맘마레시피는 육아 맘과 육아 가정을 위한 브랜드다.     꽃마USA측은 “카카오톡 선물하기 임신 및 출산 카테고리에서 1위를 지키고 있는 맘마레시피 먹거리 노하우와 미주 전역에 식품, 생활용품, 화장품 등을 유통하는 꽃마 USA의 협력을 통해 미국 식품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꽃마USA 최동훈 대표이사는 “잇더컴퍼니의 혁신적인 밀키트 제품인 끼니키트를 비롯해 향후 출시될 상품 라인업을 꽃마USA을 통해 선보일 것”이라며 “향후 다양한 신규 사업 개발 기회를 함께 모색하고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영 기자식문화 푸드 식문화 구축 한국식품 생활용품 최동훈 대표이사

2022-11-08

[취재일기] H마트에서 울다

소녀같이 앳돼 보이는 한 여성이 무대에 올랐다.     청중을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떨리는 목소리로 수상 소감을 전했다.     이 여성이 지난달 24일 맨해튼 지그펠트볼룸에서 개최된 ‘뉴욕한인의 밤’ 행사에서 ‘차세대상’을 수상한 미셸 조너다.     그는 한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한국계 미국인이다.     ‘재패니즈 브렉퍼스트’라는 인디밴드를 이끄는 리드보컬로, 세 장의 앨범을 내놨고, 올해 그래미상 신인상에 노미네이트된 라이징 스타다.     이런 그가 지난해 4월 ‘크라잉 인 H마트’라는 자전적 에세이를 펴냈다. 이 책은 현재 31주째 뉴욕타임스(NYT) 논픽션 부문 베스트셀러를 기록하고 있을 정도로 주류사회의 열광적인 호응을 끌어냈다.     “엄마가 돌아가신 이후로 쭉, 나는 H마트에서 운다”     이 책은 이렇게 시작한다.     엄마를 암으로 떠나보낸 그는 H마트에서 엄마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면서 글을 썼다.     책에서 그는 “전화해서 우리가 예전에 사 먹었던 김이 어느 브랜드냐고 물어볼 사람이 없다면, 내가 아직도 한국인일까?”라고 묻는다.       이 책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과 자신이 한국인임을 확인하는 과정, 세상을 떠난 엄마를 기억하려는 노력을 담담하게 그리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이 책을 “디아스포라적 삶이 현기증을 불러 일으킨다”고 평가했다. 한국계 미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찾는 과정이 대부분의 미국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하다는 얘기일 것이다.     책에는 떡국, 동치미, 김, 미역국, 만둣국, 삼겹살 등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좋아하는 음식의 이름이 나열돼 있어 반가웠다.     문득, 하필이면 왜 음식을 통해서 엄마를 추억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음식은 단순히 생명 유지를 위한 먹거리만은 아니다.     나만의 취향과 선호를 나타내고, 우리 가족만의 밥상문화로 우리식의 아이덴티티를 표현한다. 어떤 냄새만 맡아도 인상적인 한 순간의 식탁과 엄마의 손맛을 기억하게 한다. “밥 한번 먹자”로 새로운 관계가 만들어지고, 우리라는 공감대를 형성하게 한다. 나라마다 다른 식탁 매너로 예절과 교양까지도 표현한다.     식문화라고 표현할 정도로 음식이야말로 문화의 핵심이다.     한국의 음악과 춤, 영화와 드라마, 휴대폰과 자동차가 세계에서 인정받은 가운데, 이제는 한국의 식문화 차례가 아닌가 싶다.     이날 ‘뉴욕한인의 밤’ 행사에는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도 참석해 “한인 커뮤니티가 곧 뉴욕”, 더 나아가 “우리는 하나”라고 강조했다.     미셸 조너가 음식으로 그의 어머니를 기억했듯이, 음식으로 대표되는 우리의 아이덴티티가 당당하게 인정받는 현실이 훌쩍 다가왔다. 장은주 / 편집국 차장취재일기 마트 한국인 어머니 식문화 차례 재패니즈 브렉퍼스트

2022-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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