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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루스에 귀넷 첫 습지 공원 생긴다

귀넷의 첫 습지(wetland) 공원 조성을 위한 공사가 지난 22일 시작됐다.   '비버 루인 습지공원'으로 이름 붙여진 이 공원은 비버 루인 로드, 피치트리 인더스트리얼 불러바드, 뷰포드 하이웨이, 올드 노크로스 로드에 걸쳐 총 86에이커 규모로 조성된다. 귀넷플레이스몰, 파라곤 골프센터 등이 공원에서 가깝다.   내년 말 완공되는 새 공원의 가장 큰 특징은 빗물 유출수가 인근 개울이나 강으로 흘러 들어가기 전에 자연적으로 정화되는 습지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공원 내 4.5 평방마일 규모의 지역이 빗물을 받아 인근 옐로 리버와 스윗워터 크릭으로 흘러 들어가기 전에 오염 물질을 걸러낼 수 있다.   따라서 공원이 완공되면 집중 호우로 인한 유출수를 처리하고, 인근 수로를 깨끗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을 기대한다고 귀넷 정부 측은 밝혔다. 클레이튼 카운티에는 이와 같은 습지 공원이 있지만, 귀넷은 처음이다.   비버 루인 습지 공원에 대한 계획은 지난 2008년부터 시작됐다. 카운티 측은 2년 전부터 하천 제방을 안정화하고 야생동물 서식지를 개선하며 자생 식물을 습지공원 지역에 가져오는 '프로젝트 1단계'에 해당하는 작업을 진행해 오는 6월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후 2단계는 공원의 산책로 등 여가시설 공사에 들어간다. 산책로, 최첨단 야생동물 관찰 타워, 개방형 잔디밭 놀이터, 지붕이 있는 피크닉 공간, 화장실, 그네 등이 포함된다.   니콜 러브 헨드릭슨 귀넷 카운티 커미션 의장은 22일 착공식에 참석해 "이런 프로젝트는 우리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할 수 있는 엄청난 잠재력이 있다"며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윤지아 기자둘루스 습지 습지공원 지역 습지 공원 둘루스 비버

2024-04-24

[삶의 뜨락에서] 고립 그러나 연결

‘가재가 노래하는 곳’(Delia Owens)을 읽었다. 제목이 암시하듯 아주 특별한 책이었다. 과연 가재가 노래하는 곳은 어디일까, 그리고 가재의 노랫소리는 어떻게 들을 수 있을까 궁금해졌다. 이 책은 이미 뉴욕타임스 180주 연속 베스트셀러로 이름을 날렸고 이미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이 소설은 한 어린 소녀의 성장소설이면서 자연과 동화되어 자연인으로 살아가는 소녀의 러브스토리이고 살인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추리소설이기도 하다. 작가는 동물행동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아프리카 오지에서 7년 동안 야생동물의 행동과 생태를 연구 조사한 후 ‘칼라하리의 절규’ 등 실화 세 편을 발표하여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로 이미 명성을 얻은 바 있다.     이 책은 이미 그녀가 나이 70이 되어서 쓴 첫 장편소설로 2018년 올해의 책으로 선정될 만큼 전 세계를 휩쓸었다. 23년의 세월을 야생동물을 관찰하면서 인간의 행동도 얼마나 그들과 비슷한지 배우게 되었고 혼자서 성장해야 할 상황에 내몰린 어린 소녀의 행동에 고립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탐구하는 자세로 소설을 써보고 싶다는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생물 중에 유독 인간만이 자립하는 데 가장 오랜 시간을 요구한다. 어른의 도움 없이 인간이 자연에서 어떻게 성장할 수 있는지 체험하며 이 소설을 써 내려 갔다.     주인공인 카야는 6살 때 술주정뱅이 아버지의 구타에 못 이겨 집을 떠난 엄마를 목격한다. 그 후 두 명의 언니와 두 명의 오빠까지 집을 떠나고 카야만 홀로 폭력적인 아버지와 남게 된다. 얼마 후 아버지마저 집을 나간 후 카야는 혼자 습지에 남겨졌다. 당장 배가 고팠다. 서툴고도 낯설지만, 집에 남아 있는 재료로 무엇이든 만들어 먹었다. 재료가 바닥나자 늪에서 홍합을 캐 먹었다. 어린 카야에게 슬픔이나 외로움, 고독이란 단어는 너무 어렵고 사치스러웠다. 그녀는 홍합을 캐 마을 가게에 가서 생필품과 교환해가며 하루하루를 살아낸다. 마을 사람들은 카야를 마시걸(marsh girl, 습지 소녀)이라고 부르며 그녀의 삶을 왜곡된 시선으로 바라보며 고립시킨다. 그녀는 점점 사람들과의 관계가 소원해지고 차츰 두려워져 사람만 보면 숨게 되는 보호본능의 자신을 발견한다.     이제 카야는 갈매기, 조개, 반딧불, 습지, 바닷가, 모래와 친구가 된다. 종일 습지와 바닷가에서 그들을 관찰하고 깃털을 수집하고 그림을 그린다. 작가의 아름다운 서정적인 문체는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독자에게 갈매기 울음소리를 들려주며 습지 나무 틈새로 새어 나오는 황홀한 빛으로 독자를 감전시키고 가재가 노래하는 곳으로 인도한다. 카야는 습지에서 본능이 가르치는 대로 적응해간다. 카야는 이제 아름다운 소녀가 되었고 습지의 모든 생물과 더불어 사는 법을 배웠다. 카야는 마을 사람들과 어울려 살기를 갈망하지만, 그들은 그녀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카야에게 처음 다가온 소년, 테이트(조디 오빠 친구)가 나타나고 그녀에게 책 읽는 법을 가르쳐준다. 둘은 서로 사랑하게 되지만 테이트는 그의 꿈을 이루기 위해 도시로 떠나게 되고 동네 훈남 체이스를 만난다. 체이스는 결혼을 전제로 카야를 유혹하며 몸과 마음을 다 얻게 되지만 결국 배신한다. 테이트는 박사학위까지 마치고 돌아와서 자신의 선택이 잘못되었음을 깨닫고 용서를 구한다. 테이트는 그동안 카야가 모아둔 자료들을 보고 완전 감동하여 책 출판을 권유한다. 카야의 자연 예찬과 열정이 책 출판을 성공으로 이끈다.     한편 체이스는 카야를 다시 겁탈하려 하자 카야는 죽을 힘을 다해 그를 제압한다. 며칠 후 체이스는 시체로 발견되고 카야는 범인으로 지목되고 체포당한다. 선량한 변호사의 변론이 배심원의 마음을 움직여 카야는 무죄로 풀려나온다. 카야는테이트와 결혼하고 조디 오빠와 교류하며 습지에서 계속 집필해가며 행복한 삶을 살아간다. 책을 덮고 눈을 감는다. 나는 과연 카야가 될 수 있을까. 정명숙 / 시인삶의 뜨락에서 고립 연결 습지 바닷가 습지 나무 술주정뱅이 아버지

2023-07-28

[이 작품과 만났다] 자연과 우리는 하나…가재가 노래하는 곳

 책을 읽고 나면 한동안 그 책의 세계에 빠져 책과 헤어지는 게 안타까운 책들이 있다. 쥐스킨트의 ‘향수’가 그랬고,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가 그랬다. 그런데 ‘가재가 노래하는 곳’은 읽은 지 한 달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주인공이 누린 완벽한 자유, 야생성을 잃지 않은 한 인간이 자연과 어우러져 풍겨내는 그 과도한 매력에 빠져 다른 책으로 건너갈 수가 없으니 이제는 이 책이 내 사전 최고의 책이 되어버린 것이다.   책은 아버지의 무능과 폭력으로, 여섯살 때 엄마가 곁을 떠나고, 열 살 때는 형제들도 모두 떠나, 외진 바닷가 습지에서 홀로 처참한 가난과 외로움과 차별의 문제에 한꺼번에 노출된 채 살아가는 ‘카야’라는 소녀의 성장소설이면서, 테이트라는 소년과의 사랑 이야기면서, 살인사건이 첨가된 스릴러물이다. 소설의 기본 중에 기본요소인 ‘흥미’ 면에서 그 어떤 소설에도 뒤지지 않으나, 이 책에는 그 어떤 책에서도 맛볼 수 없었던  ‘맑음’이 있다.     그림처럼 눈 앞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자연, 그 자연과 한 인간과의 완벽한 교감, 우리 인간이 결국 다 같이 하나의 자연이라는 사실, 그리고 계산 없이느릿느릿, 겉치레에 치중하지 않고 내면에만 충실해도 삶은 얼마든지 진화될 수도 행복해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조용하고도 품위 있게 알려준다. 그 점에서 비슷한 내용의 다른 통속소설과 완벽하게 구별된다.   책의 작가 ‘델리아 오언스’는 70평생 생태학자의 길을 걷다가, 2018년 첫 소설작품으로 이 책을 발표했다고 한다. 평생을 통한 생태계연구로 비할 데 없이 아름답게 자연을 묘사할 수 있었던 점에 경이에 가까운 존경심이 일었다. 한 가지 일로 뿌리를 내리고, 튼실한 열매를 맺게 하는 삶. 이보다 더 부러운 삶이 있을까…언젠가 그런 습지에서, 문명의 이기와 잡다한 관계들을 뒤로 한 채, 외롭고도 외롭게 꼭 한번 살아보고 싶다는 생경한 소원을 갖게 한 이 책은 다만, 최고의 반전이 있는 마지막 부분이 너무 충격적이어서 주춤거려지기는 했으나, 이보다 더 매혹적으로 자연 친화적인 우리 본래의 모습을 돌아보게 하면서, 나도 모르게 스르르 위로를 받게 하는 책은 글쎄…나의 짧은 독서력 안에서는 없었던 듯하다. 끝나지 않은 코로나의 뭉근한 무게로 앞이 뿌연했으나, ‘바람이 분다…살아봐야겠다…’는 기운을 나도 모르는 사이 얻게 해주었다.     그런데, 드디어, 상상 속의 바닷가가 어떻게 실제 모습으로 드러날지 참으로 기대됐던 영화가 올여름 극장 개봉을 했다. 아. 어찌 감히 책 속의 그 아름다움을 영화가 표현해낼 것이라 기대를 했던 것일까. 이 책을 발굴해서 40주 연속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가 되는 길을 열어주고, 영화로까지 제작한 배우, 리스 위더스푼의 시도가 안타까울 따름이었다. 주인공 선정을 시작으로, 어찌나 편편하고 좁은 시야로 영화가 전개되든지 실망스럽기 짝이 없었다. 책을 능가하는 영화는 있을 수가 없다는 진리(?)를 새삼 절감하며 책 속에서 품은 나만의 풍광을 더더욱 그리워하게 되었다. 그래도 스토리라인 자체가 튼실하기 때문인지, 나온지 2개월이 지났음에도 영화는 아직 극장 상영 중이다. 박영숙 / 시인이 작품과 만났다 가재가 자연 시야로 영화 바닷가 습지 올여름 극장

2022-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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