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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뜨락에서] 인간의 숨결, 온기 4

인간의 고유한 힘, 진정한 힘은 개별성, 개체성, 고유성에서 나오는데 이성은 일반적 원리 속에 인간을 묶어놓아 그 생명력을 질식시킨다. 인간이 자신의 진정한 모습으로 돌아오려면 이성에서 해방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용서와 사랑이라는 이념이 피해자들에게 정신적 승리를 안겨주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기독교적 이념의 족쇄에 인간을 다시 가둘 뿐이라고 한다. 이 얼마나 예리한 지적인가. 소름이 돋는다.     ‘밀양’이라는 영화가 칸영화제에서 수상해 화제를 모았었다. 영화 내용은 한 교사가 어린이를 살해한 후 결국 감옥에 간다. 살해범은 교도소에서 회개하고 용서를 받았다며 마음의 평화를 얻고 얼굴도 편안해 보인다. 하지만 아이의 엄마는 평생을 괴로워하며 살인범을 용서하기 위해 신에 의지하기도 하며 오랜 시간을 고통에 시달린다. 자신이 그만 그 고통에서 헤어나기 위해 감옥에 있는 살인범을 용서하고자 만나러 간다. 거기서 그녀는 자신은 그동안 지옥 같은 삶을 살아왔는데 이 살해범은 죄를 회개하고 죄 사함을 받았다며 밝게 웃는다. 누가 그를 용서했단 말인가. 세상의 그 어느 인간답지 못한 파렴치한도 하나님께 회개하면 용서를 받는다는 기독교적 사랑에 회의를 하게 만든다.     이런 세상의 부조리에 인간은 흔들리게 되고 위기를 맞는다. 인간의 존엄은 도전받고 이성은 부정당한다. 이성에 대한 회의감이 깊어 간다. 이성이 가져다준 과학과 산업에 대한 회의감이 확산하면서 인간이 짐승과 구분되는 핵심적 차이점이 이성이라는 생각이 설득력을 잃어간다. 오히려 쾌락과 고통의 메커니즘을 통해 인간의 행위를 설명하려는 과학적 시도가 설득력을 높여가고 있다. 쾌락을 추구하고 고통을 피하는 동물적 본능을 설명하는 쾌락주의적 공리주의가 확산한다.     다윈의 진화론을 정의한 ‘종의 기원’은 모든 생물 종은 자기 종을 번식하기 위해 환경에 적응해 나가는 존재라고 설명한다. 환경에 잘 적응해 생물학적 특성들이 변화되면 살아남고 그렇지 못하면 퇴화해 멸망한다는 다윈의 진화론은 인류의 역사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 엥겔스는 자유의 이름으로 운영되는 자본주의의 심각한 후유증을 개탄한다. 카를 마르크스는 자본을 가진 유산계급만이 시장을 독점하고 삶이 더욱 비참해졌음을 지적하고 실제로 부정의 한 사회구조 속에서 부르주아와 자본주의의 노예로 전락했음을 주장한다. 자본주의 체제 아래서 노동자들은 제도의 노예가 되어 스스로 자신을 꾸려나가는 통제권을 갖지 못한다. 마르크스는 자본주의 경제체제에서 노동자들을 해방해 진정한 의미의 자유를 보장하는 개혁 또는 혁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니체는 삶이란 차가운 이성에 의해 포착되는 논리적 구조나 일반적 법칙에 있지 않고 개별적 환경에서 자신의 욕구와 부단히 부딪히며 자신을 실현해 가는 생명력이 삶의 본질을 이룬다고 말한다.     그 후 나치즘과 파시즘의 국가주의적 전체주의가 이성과 개인의 존엄을 무시하고 폭압적 권위주의로 나갔지만, 전 세계를 냉전으로 몰아넣고 사회주의는 얼마 가지 못한 채 20세기 후반에 붕괴하였다. 그 후 하이데거, 니체, 사르트르, 카뮈 등의 실존철학자들이 주장하는 진정한 인간성을 회복하는 길은 개인의 개별성, 고유성, 주체성을 찾아 나가는 것으로 새 주류를 이룬다. 타인과의 공감을 통해 자율적으로 타인도 나와 같은 희로애락의 정서를 갖고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가는 존엄한 존재임을 인정하고 공존의 사회를 만들어 나갈 때 비로소 인간다움이 갖춰진다.     온라인이 기본 생활권이 되고 AI가 선택을 대신해 주는 삶의 장래가 밝지만은 않다. 나의 선택들이 모여 내가 누구인지를 결정한다. 작가는 인간다움이 무엇인지 답을 찾는 오랜 여행을 철학적으로 역사적으로 고찰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덕택에 우리는 편하게 인류의 역사, 철학을 이 책 한 권으로 공부할 수 있었다.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 깊이 삭히고 싶다. 정명숙 / 시인삶의 뜨락에서 숨결 온기 자본주의 경제체제 숨결 온기 개별성 고유성

2024-11-04

[삶의 뜨락에서] 인간의 숨결, 온기 3

이런 배경 아래 새롭게 유대교가 주목받게 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유대교의 근본 전통을 이루는 율법보다는 복음의 구원에 이르는 핵심인 예수 그리스도교가 주목을 받게 된다. 그 당시 사람들은 혼란한 시기에 자신들을 구원해 줄 절대적인 힘을 갈구하고 있었고 예수 그리스도가 이스라엘 민족만을 위한 구원자가 아니라 모든 인간을 위한 구원자임을 선포한다.     밀라노 칙령이 공포된 313년 기독교가 로마제국에 의해 공식적으로 승인된다. 그 핵심은 인간의 존엄과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는 이상적인 출발이었으나 교황을 중심으로 한 계급적 제도가 여전히 주를 이루고 있어 다시 천년의 세월을 기다려야만 했다. 고대사회 때부터 길들여진 계급적 사고는 당시 사람들의 의식에 깊이 자리 잡은 상태였다.     기독교에 의해 심어진 평등 의식이 현실 세계에서 실현되려면 사회 환경이 변화될 필요가 있었고 평등한 개인의 존엄에 대한 의식이 더욱 숙성되어야만 했다. 의식이 숙성되기 위해서는 씨앗이 필요하고 이 씨앗은 기독교에 의해 뿌려졌음을 부인할 수 없다.     아우구스티누스의 시대정신 즉 차가운 이성과 뜨거운 의지에 의하면 우리의 삶은 다양한 욕망과 이성 사이의 갈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중세 암흑기에서 기독교의 잠재력이 향상된다. 평등과 내면세계의 확장으로 존엄한 인간을 위한 전환기를 맞는다. 중세 후반기에 비로소 성장하는 평등의 정신, 즉 모든 사람이 자신의 삶을 자유롭게 기획하고 성취할 권리가 있다는 생각이 성장해 간다. 다른 이들도 나처럼 자율적으로 삶을 꾸려나갈 권리가 있으며 존중받아야 한다는 생각에 이른다. 개인의 탄생과 더불어 온전하고 자유로운 삶의 발견이 가능하며 개인의 이상과 꿈이 존중받는 방식으로 삶을 영위할 권리가 함께할 때 인간의 존엄을 지킬 수 있으며 진정한 행복에 이를 수 있다.     중세라는 천 년의 긴 잠에서 깨어나 르네상스는 비로소 세계와 인간이 발견되는 계기가 된다. 암흑에서 빛으로 종교와 미신에서 이성과 과학으로 체제에 종속된 인간에서 자유로운 개인으로 전환되는 신호탄을 르네상스가 쏘아 올렸다. 인간은 이제 내적인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하게 된다.     인간이 자신이 원하는 삶을 끌어나갈 때 찾아오는 인간의 존엄과 행복이 진정 인간다움이다. 이처럼 중세 후반에 시작된 내면세계에 관한 관심이 르네상스 시대로 이어지며 자아를 가진 개인이라는 존재로 확장된다. 결국 인간다움은 자신이 주인이 되어 자기 내부에서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스스로 가꾸어 나가는 것이다.     피코 델라 미란돌라 (Pico Della Mirandola, Giovanni)가 1486년에 쓴 ‘인간의 존엄에 대해’ 중 “르네상스 맨, 너에게는 어떤 한계도 없으며 오직 너만이 자신을 위해 자연의 한계를 정할 뿐이다. 너는 너를 세계의 중심에 놓으며 거기서 네 뜻대로 세계를 둘러보고 원하는 것을 볼 수 있다. - 너는 영예롭게 지명된 재판관으로서 스스로 틀을 짜고 제작하는 존재다. 너는 네가 원하는 모습으로 너 자신을 조각하면 된다.”라고 썼다. 르네상스의 확산과 종교개혁의 소용돌이 속에 공통으로 떠오른 화두는 개인주의, 개인의 자율, 개인의 권리다.     고대 그리스 시대에 탄생한 이성은 근대에 개인이 탄생하면서 권위주의를 대체해 모든 이들이 자유를 누리면서 평등하게 사는 세상을 만들어가고, 과학을 발전시켜 사람의 수명을 연장하고 이전보다 더욱 윤택한 삶을 이끌어 가고 있었다. 하지만 과학의 발전과 산업혁명은 삶의 질을 높이지만 하층민은 노동에 시달리거나 빈곤에 내몰리게 된다. 지식층은 이성에 대한 회의감에 빠진다. 니체(1844~1900)는 ‘인간이란 자기 안의 색채를 통해 세계를 바라보며 개인의 고유한 틀 내에서 자기를 실현해 나가는 존재다.’라고 한다. 정명숙 / 시인삶의 뜨락에서 숨결 온기 숨결 온기 평등 의식 자율 개인

2024-10-21

[삶의 뜨락에서] 인간의 숨결, 온기 2

지난번에 김기현의 ‘인간다움’을 읽고 ‘인간의 숨결, 온기’라는 제목으로 한 페이지의 글을 올렸다. 책 내용이 인류사를 고대부터 미래까지 총망라한 방대한 내용으로 그 시대의 흐름에 따라 인간다움의 의미가 어떻게 변화되어왔고 또 변화되어가고 있는가를 거시적으로 살펴본 지적 여행을 담고 있다. 한 페이지로 적어놓고 끝내기에는 너무 주옥같은 내용이어서 총 4편에 걸쳐 진정 작가의 심중을 헤아려보고자 한다.     작가는 인간다운 삶을 지탱하는 최소한의 조건으로 공감, 이성, 자유(자율)라고 학문적으로 그리고 역사적으로 풀어나간다. 쉽게 한 마디로 풀이하면 ‘타인을 존중하는 태도’가 바로 인간다움의 기본개념이라고 할 수 있겠다. 타인을 나의 이익을 위한 수단으로 대하지 않고 나와 같은 인격적 존재로 존중하는 모습이 인간적이라고 한다. 고대 철학자들은 이끌리는 삶과 개척하는 삶 사이에서 많은 고민을 한다. 인간은 이성을 통해 비로소 신의 명령에 따라 행위를 하는 수동적이고 운명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자기 능력으로 삶을 가꾸어 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 불과 도구의 사용, 손가락 사용 능력, 직립보행, 언어사용, 지능으로 자신을 스스로 만물의 영장이라는 지위에 올려놓았다. 수렵 생활을 접고 협력과 협동 같은 효율적인 결집력으로 대규모 집단을 만든다. 농업혁명, 물물교환을 통하여 내부의 결속을 위하고 개인보다는 공동체를 앞세우고 사회를 위한 개인의 희생을 칭송하게 된다. 신화의 세계관에서 완전한 개인은 없다. 제사 문화, 가부장의 권위, 그리스 문화와 유교 문화 모두 가부장 사회다. 가족 중심의 유대관계는 점차 공존의 단위가 확대됨에 따라 씨족과 부족을 거쳐 고대의 도시국가 형태로 발전한다. 국가란 확대된 가족이다. 운명론과 신에게 자리를 내주고 인간이 조연으로 밀려난다.     BC 7~8세기경부터 인간도 삶의 주역이 될 수 있다는 수동적 위치에서 개척자의 위치로 변화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이 바로 ‘이성’이다. 이성은 Logos로, 인간은 이성을 통해 세상의 원리를 이해하고 스스로 삶을 개척할 수 있다는 적극적 관심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이성의 도전은 운명에 이끌리는 삶을 거부한다. 소크라테스에서 아리스토텔레스 시대에는 성찰이 없는 삶은 살만한 가치가 없다고 여겨왔다. 좋은 삶이란 성찰을 통해 영혼을 돌보는 일, 이성의 지휘 아래 욕망과 기개를 절제하는 삶이며, 진정 인간다운 인간이 되기 위해서는 이성적이어야 한다고 믿었다. 주어진 상황에서 가장 현명한 행동이 무엇인가를 분별하는 능력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든다고 믿었다. 그 후 인간은 내면세계라는 집을 짓는 기나긴 여정을 시작한다. 평등의 정신이 향상되고 내면세계에 관한 관심이 점차 깊어질 때 모든 사람이 자신의 삶을 자유롭게 기획하고 성취할 권리가 있다는 생각 또한 성장한다.     전쟁은 인간의 이성을 위축시킨다. 그리스 시대는 이성의 전성기였다. 전쟁이 유럽을 휘몰아치면서 생명에 위협을 느끼고 이성이 두려움과 불안을 통제할 수 있다는 신념은 소실된다. 로마가 유럽을 군사적으로 지배하면서 만들어진 문명을 로마 문명이라 부르지 않고 그레코- 로마 문명이라 부른다. 그리스 문명의 영향력이 그만큼 강했음을 의미한다. 중세 시대는 처세의 철학이 되어 스토아학파도 현실적 욕망 너머의 이성적 덕을 추구하고 에피쿠로스학파는 고통과 쾌락을 넘어선 영속적인 쾌락을 추구한다.     유럽 전체에 전쟁이 그치지 않으면서 혼란과 폭력의 세계에 위대한 신이 등장하게 된다. 유대교의 여호와는 그리스, 로마의 신들과 달리 압도적이다. 그리스, 로마의 신들은 Logos(법칙)를 지배하지 못하고 물리계의 자연법칙에 종속되는 존재들이다. 유대교는 다르다. Logos 위에 선다. 암흑 같은 혼돈 속에서 구원을 얻고자 하는 마음이 간절할 때 사람들은 자연의 질서에 종속되는 신보다는 그것을 뛰어넘어 질서 자체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신에게 의지하고 싶어진다. 정명숙 / 시인삶의 뜨락에서 숨결 온기 숨결 온기 그리스 로마 그리스 문명

2024-10-07

[삶의 뜨락에서] 인간의 숨결, 온기

‘인간다움’(김기현)을 읽었다. 중앙일보에서 이 책의 저자와 책 내용을 소개하는 기사를 읽었을 때 거의 50년 동안 잊고 지냈던 아련한 단어 ‘인간다움’이 나를 흔들었다. 맞다. 거의 50년 만이다. 1972~1976년까지 대학을 마치고 1977년에 뉴욕에 왔다. 내 인생에서 뇌세포가 가장 활발했던 때가 대학 4년이었다. 간호학을 전공하면서도 나의 마음과 관심은 오직 독서 동아리 ‘자유 교양회’였다. 책을 읽고 토론하고 논쟁하면서 대학 4년을 보냈다. 대학 생활을 마무리하면서 ‘인간성 상실과 회복’이라는 삶의 과제를 안고 미국에 와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우리 이민자들이 겪어야 했던 문화적 충격과 언어장벽은 우리 모두를 힘들게 했다. 특히 나는 완벽주의자에 결벽증까지 있는 편이다. 이민 생활에 빨리 적응해야 한다는 핑계로 ‘눈치작전과 적당히’라는 삶의 요령과 서서히 타협해 가고 있던 나 자신을 발견하고 실망하고 괴로워했다. ‘과연 나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하나. 어떻게 살아야 이상적인 삶일까’ 심각하게 고민했다. 그 당시 나는 이미 간호사로 일하고 있었다. 오랜 고민 끝에 ‘인간성을 갖춘 진정한 의사’가 되는 길이 가장 의미 있다고 결심하고 의예과에 지원해서 공부를 시작했다. 만 2년 공부 끝에 나는 탈진했고 쓰러졌다. 나에게는 이미 두 살, 네 살의 두 아이가 있었다. 그렇게 나는 내 꿈을 접어야만 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이 단어를 잊고 살아왔기에 이 책을 신선한 충격과 설렘을 갖고 읽을 수 있었다.     저자 김기현 교수는 평생을 바쳐 철학을 공부하고 연구한 학자로서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찾는 지적 여정을 이 책에 담고 있다. 고대부터 현재까지 인류가 쌓아온 지적 유산을 조망하면서 존엄한 삶의 가치가 어떤 과정을 겪으며 형성되었는지 그리고 지금 어떤 도전에 직면하고 있는지, 이 도전과 위기에 어떻게 대응할 수 있는지 쉽고 편안한 문체로 풀어간다. 무엇이 인간다운 것인가에 대한 생각이 달라지면 행복에 관한 생각이 달라지고 삶의 행동 양식이 달라지고 미래의 모양이 달라진다. 인간다움은 재능과 지식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재능과 지식을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달렸다. 이를 단지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사용하지 않고 타인도 나처럼 희로애락의 정서를 갖고 행복을 원하며 자기 삶의 목표를 추구하는 존재임을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 감정이입, 공감, 연민을 갖고 상대의 마음 상태를 읽어갈 때 상대도 나와 같은 인격적 존재로 존중하는 모습이 인간적이다.     인간다움이라는 성품도 몇 가지 재료들이 적절히 결합해 만들어진다. 사용되는 재료는 공감, 이성, 자유(자율)다. 공감은 문명이 시작되기 전에 형성되었고 반면 이성은 상대적으로 기원전 7~8세기경에 씨가 뿌려지고 자기 삶을 스스로 개척해 나가는 능력으로써의 자율은 14세기 무렵이 되어서야 싹을 틔운다. 인고의 과정을 거쳐 인류의 자산으로 자리 잡은 인간다움은 19세기에 수난을 겪게 된다. 이때부터 인간다움에 대한 믿음과 그에 대한 반발이 동시에 우리의 세계관에 자리 잡는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인간다움에 대해서는 인공지능과 생명과학의 결합으로 탄생한 새로운 기술로 전혀 다른 차원의 도전을 제기한다. 우리 일상생활에서 우리를 편리하게 해주는 기계에 의존하는 사이 인간다움을 이루는 자산의 힘이 묽어지고 있다. 사이버 불링(Cyber- bulling)은 공감 능력을 떨어뜨리고 인공지능이 선택을 대신 해주는 미래로 가고 있다. 빅데이터를 통해 데이터베이스가 폭발적으로 확대되고 데이터를 처리하는 알고리즘이 발전하면서 기계의 판단에 의존하는 일은 우리 삶의 일부가 되어가고 있다. 인터넷 사회에서 밀려드는 정보에 매몰되어 SNS에 정보를 올리고 업데이트하고 가짜 뉴스가 판치는 유튜브에 정신이 팔려 중요한 일은 밀쳐둔다.     인간다움에 대한 생각이 시대에 따라 변하고 특히 현대사회에서 인간다움은 무엇을 뜻하는가. 무엇이 인간을 가장 인간답게 하는가. 바쁜 미국 생활에 죽비 같은 울림을 준 단어, 인간다움! 나는 이를 인간의 숨결, 온기라고 말하고 싶다. 정명숙 / 시인삶의 뜨락에서 숨결 온기 숨결 온기 대학 생활 공감 이성

2024-09-23

'후~' 깨끗한 숨결, 상쾌한 자신감!

입안이 텁텁하다면? 양치나 가글 후에도 영 개운하지가 않다면? 말할 때마다 입 냄새가 신경 쓰인다면?     불쾌한 숨결과 입 냄새 개선 효과가 임상실험을 통해 과학적으로 검증된 '오라틱스 그린브레스' 구강유산균을 추천한다. 오라틱스 그린브레스는 ▶구취 및 입 냄새 감소 ▶충치 예방 ▶잇몸 염증 억제 ▶균형 잡힌 구강 건강 ▶면역력 증가 등 여러 건강상의 이점을 선사하는 구강유산균이다.     특별히 '핫딜'은 구강유산균 전문 브랜드 '오라틱스'의 고객 감사 1+1 파격 할인전을 펼치고 있다. 국내 최초로 구강유산균을 개발한 오라틱스의 2년 연속 브랜드파워 1위 구강유산균 부문 대상 수상을 기념하기 위해 대표 제품인 오라틱스 그린브레스 2팩(2개월 분)을 33달러, 4팩(4개월 분)을 59달러 특별가에 제공한다.     오라틱스는 해외 균주에 의존하지 않고 1997년부터 한국 어린아이 유래 구강유산균만을 연구해왔다. 구강이 건강한 한국 어린이 입에서 분리 동정한 균주 oraCMU(오라씨엠유), oraCMS1(오라씨엠에스원)을 사용한 한국인에 맞는 구강유산균 프로바이오틱스로 구강 정착력, 유해균 억제력 등이 해외 구강유산균 보다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한국, 미국에서 총 9종의 구강유산균 관련 특허를 취득했으며 국내에서는 가장 많은 편수인 33편의 구강유산균 관련 논문 발표와 8건의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등 독보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이번 세일을 활용해 무조건 쟁여둬야 하는 오라틱스 그린브레스는 핫딜에서 할인 혜택과 더불어 무료배송으로 주문할 수 있다.     ▶문의:(213)368-2611 ▶상품 살펴보기: hotdeal.koreadaily.com자신감 숨결 그린브레스 구강유산균 해외 구강유산균 구강유산균 전문

2023-10-15

[이 아침에] 모국의 숨결

모국으로 가는 길이 열렸다. 코로나 팬데믹을 지나며 봇물 터지듯 모국을 향하는 발걸음들이 바쁘다. 망설이며 설렘 속에 기다렸다. 예전과 다른 마음 자세로 많은 준비가 필요했다. 남편의 신장 투석에 필요한 재료를 미리 택배로 보냈다. 의약품 용법상 어려운 통관을 거쳐야 했다. 오랜만에 소식을 전하는 제자의 환영 메시지를 들으니 모국 방문의 목적에 힘이 실렸다.   서울의 첫 새벽, 커튼을 열어젖히니 안산, 인왕산, 북악산이 파노라마와 같이 눈앞에 펼쳐졌다. 웅장한 산의 자태가 부드러운 곡선을 그렸다. 서대문 사거리에 위치한 숙소 27층에서 바라보는 서울의 풍광은 도읍지로서의 빼어난 면모를 갖춘 듯했다. 인왕산 자락의 정기는 북악산을 타고 남쪽 한강으로 흐른다. 인왕산 기슭에 태조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하고 수도 한양을 방위하기 위해 지은 한양도성 성곽이 멀리에서도 보인다. 오른쪽으로 눈을 돌리니 북악산의 정남향에 자리 잡은 푸른 기와집이 보였다. 바로 청와대다.     네 살 때 미국으로 떠난 딸에게 모국 역사의 숨결을 느끼게 해주고 싶어 종로구 세종로에 위치한 청와대를 방문했다. “청와대는 ‘Blue House’로 1948년부터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살던 곳이야”라고 설명하기 시작했다.   임진왜란 때 경복궁이 소실되고 일제는 후원 자리에 조선 총독의 관사를 지었다. 일본 패망 후 이 관저를 물려받아 사용한 1948년 이승만 대통령부터, 경무대라는 명칭 대신 청와대로 바꾸어 부른 윤보선 대통령, 이어 박정희 대통령 등 역대 대통령과 영부인의 사진이 걸려 있었다.     화강암 석조에 지붕은 푸른빛의 청기와가 얹혀 있다. 집무 공간인 본관, 공식 행사 공간인 영빈관, 외빈 접견 장소인 상춘재, 부속기구인 대통령비서실, 경호처, 언론 창구인 춘추관, 녹지원, 수궁 터 등이 있었다. 위 산기슭으로 올라가니 주거 공간인 관저가 있었다. 청기와 지붕의 부드러운 곡선은 빨간 단풍과 대비되어 고운 자태를 드러냈다. 기둥의 비례, 창문 살의 형태, 대청마루 또한 고향 집의 평화로운 안온함을 풍겨 주었다.     도자기 굽듯 구워낸 ‘청와’는 현재 창덕궁 선정전에 남아 있고, 경복궁 근정전 등 일부 건물에도 사용했으나 일반 기와에 비해 비용이 많이 드는 단단한 기와다. 청자의 나라였던 고려는 도자기뿐만 아니라 일상용품까지 청자로 만들었다. 청자로 만든 기와는 고도의 숙련된 기술이 필요했고, 염초, 안료 등을 수입해야 했기에 비용이 많이 드는 세계적으로 귀한 유물이다.   청와대는 백악관과도 비교되어 견주어진다. 미국 대통령의 집무실이자 관저를 미영전쟁 때 영국군이 워싱턴 D.C.의 공공건물을 불태워 시커멓게 탄 외벽을 흰색 페인트칠하여 백악관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대통령실의 용산 이전으로 개방된 청와대를 거닐 수 있었다.     졸업 후 50년 만에 여고 친구들을 만났다. 곱게 물든 단풍처럼 고왔던 날들. 십 대의 그리움이 묻어 있는 추억 속에 흩어져 있던 시간의 공백을 메꾸듯 사그라졌다. 어릴 적 내가 보였고 내일에 대한 기대에 찼던 눈빛이 다가왔다. 까르르대는 웃음 속으로 나이의 그림자도 날려 보냈다. 봉직했던 교육 현장을 떠나기까지 성실하게 다져진 대학 친구들의 모습 또한 흐뭇하고 아름다웠다. 보고 싶은 사람과의 만남, 친구와 가족과의 이야기는 숨어있던 온정을 끌어내고 내일에 활력을 주었다. 이들이 있기에 모국은 그리움의 대상이 되나 보다.     고국을 떠난 지 35년째인데도 만나는 사람들은 어제도 곁에 있었던 것 같다. 세월이 지났어도 제자리를 여전히 지키고 있다. 놀랍게 발전한 서울과 그 속에서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을 보며 나 자신의 위치를 재검하며 다짐하는 여정이 되었다. 이희숙 / 수필가이 아침에 모국 숨결 모국 방문 모국 역사 이승만 대통령

2023-01-02

[이 아침에] 모국의 숨결

모국으로 가는 길이 열렸다. 코로나 팬데믹을 지나며 봇물 터지듯 모국을 향하는 발걸음들이 바쁘다. 망설이며 설렘 속에 기다렸다. 예전과 다른 마음 자세로 많은 준비가 필요했다. 남편의 신장 투석에 필요한 재료를 미리 택배로 보냈다. 의약품 용법상 어려운 통관을 거쳐야 했다. 오랜만에 소식을 전하는 제자의 환영 메시지를 들으니 모국 방문의 목적에 힘이 실렸다.   서울의 첫 새벽, 커튼을 열어젖히니 안산, 인왕산, 북악산이 파노라마와 같이 눈앞에 펼쳐졌다. 웅장한 산의 자태가 부드러운 곡선을 그렸다. 서대문 사거리에 위치한 숙소 27층에서 바라보는 서울의 풍광은 도읍지로서의 빼어난 면모를 갖춘 듯했다. 인왕산 자락의 정기는 북악산을 타고 남쪽 한강으로 흐른다. 인왕산 기슭에 태조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하고 수도 한양을 방위하기 위해 지은 한양도성 성곽이 멀리에서도 보인다. 오른쪽으로 눈을 돌리니 북악산의 정남향에 자리 잡은 푸른 기와집이 보였다. 바로 청와대다.     네 살 때 미국으로 떠난 딸에게 모국 역사의 숨결을 느끼게 해주고 싶어 종로구 세종로에 위치한 청와대를 방문했다. “청와대는 ‘Blue House’로 1948년부터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살던 곳이야”라고 설명하기 시작했다.   임진왜란 때 경복궁이 소실되고 일제는 후원 자리에 조선 총독의 관사를 지었다. 일본 패망 후 이 관저를 물려받아 사용한 1948년 이승만 대통령부터, 경무대라는 명칭 대신 청와대로 바꾸어 부른 윤보선 대통령, 이어 박정희 대통령 등 역대 대통령과 영부인의 사진이 걸려 있었다.     화강암 석조에 지붕은 푸른빛의 청기와가 얹혀 있다. 집무 공간인 본관, 공식 행사 공간인 영빈관, 외빈 접견 장소인 상춘재, 부속기구인 대통령비서실, 경호처, 언론 창구인 춘추관, 녹지원, 수궁 터 등이 있었다. 위 산기슭으로 올라가니 주거 공간인 관저가 있었다. 청기와 지붕의 부드러운 곡선은 빨간 단풍과 대비되어 고운 자태를 드러냈다. 기둥의 비례, 창문 살의 형태, 대청마루 또한 고향 집의 평화로운 안온함을 풍겨 주었다.     도자기 굽듯 구워낸 ‘청와’는 현재 창덕궁 선정전에 남아 있고, 경복궁 근정전 등 일부 건물에도 사용했으나 일반 기와에 비해 비용이 많이 드는 단단한 기와다. 청자의 나라였던 고려는 도자기뿐만 아니라 일상용품까지 청자로 만들었다. 청자로 만든 기와는 고도의 숙련된 기술이 필요했고, 염초, 안료 등을 수입해야 했기에 비용이 많이 드는 세계적으로 귀한 유물이다.   청와대는 백악관과도 비교되어 견주어진다. 미국 대통령의 집무실이자 관저를 미영전쟁 때 영국군이 워싱턴 D.C.의 공공건물을 불태워 시커멓게 탄 외벽을 흰색 페인트칠하여 백악관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대통령실의 용산 이전으로 개방된 청와대를 거닐 수 있었다.     졸업 후 50년 만에 여고 친구들을 만났다. 곱게 물든 단풍처럼 고왔던 날들. 십 대의 그리움이 묻어 있는 추억 속에 흩어져 있던 시간의 공백을 메꾸듯 사그라졌다. 어릴 적 내가 보였고 내일에 대한 기대에 찼던 눈빛이 다가왔다. 까르르대는 웃음 속으로 나이의 그림자도 날려 보냈다. 봉직했던 교육 현장을 떠나기까지 성실하게 다져진 대학 친구들의 모습 또한 흐뭇하고 아름다웠다. 보고 싶은 사람과의 만남, 친구와 가족과의 이야기는 숨어있던 온정을 끌어내고 내일에 활력을 주었다. 이들이 있기에 모국은 그리움의 대상이 되나 보다.     고국을 떠난 지 35년째인데도 만나는 사람들은 어제도 곁에 있었던 것 같다. 세월이 지났어도 제자리를 여전히 지키고 있다. 놀랍게 발전한 서울과 그 속에서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을 보며 나 자신의 위치를 재검하며 다짐하는 여정이 되었다. 이희숙 / 수필가이 아침에 모국 숨결 모국 방문 모국 역사 이승만 대통령

2022-12-16

[기획] '명장의 숨결' 이 시대의 바치를 만나다, 워싱턴DC의 한식 외교관 '만두'…한국 손맛 DC점령

전세계 외교가의 수뇌부로 꼽히는 워싱턴DC. 이 도시에서 가장 ‘잘 먹히는’ 한식 외교를 펼치는 곳이 있다. 180여 개국 대사관이 자리잡은 지역이자 워싱턴 일원 젊은이들의 대표 ‘놀이터’라 할 수 있는 듀폰 서클에 1호점과 의회의사당인근에 2호점을 둔 한식 레스토랑 ‘만두(mandu)’가 그 주인공이다. 이 식당은 지난 2006년 가을 1호점을 연 이래 세계 경제가 휘청거린 경기침체에도 끄떡없이 초고속 성장을 해왔다. 업체측에 따르면 1호점은 매년 25%이상의 매출성장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1월 개점한 2호점은 이미 1호점과 매출 수준을 맞추고 있다. 파트타임을 합쳐 전체 직원은 주방 25여명, 그 외 50여명으로 약 80명이다. 재미난 사실은 이 레스토랑을 이끌고 있는 공동대표 대니 이(30· 이하 이 대표)씨가 어느 유명요리학교 출신이 아니라는 점. 이과계열 영재들이 간다는 토마스 제퍼슨고교를 거쳐 버지니아주립대(UVA) 생물학과를 조기 졸업한 배경으로만 보면 연구소에서 하얀 가운을 입고 연구를 하고 있을 그의 모습이 그려진다. 그러나 그는 잘 닦인 아스팔트 도로 대신 앞을 알 수 없는 좁은 길을 택했다. 레스토랑 경영에 대한 그의 열정 때문이었다. 이 업체의 또 다른 주역은 이 대표의 어머니인 이예순(65)공동대표와 장녀 진 이씨. 만두를 열기 전 여러 곳에서 델리숍을 운영했던 어머니 이 씨의 주무기는 한식의 묘미인 타고난 ‘손 맛’이다. 음식 맛에 대해선 이미 정평을 받아온 그는 ‘엄마손’ 요리법을 한인이 아닌 주방 직원도 일관성 있게 맛을 낼 수 있는 레시피로 완성시켰다. 장녀인 진 이(36)씨. 일요일 브런치 시간대나 평일 밤 바텐더로 모습을 드러내는 그의 진짜 직업은 투자자그룹 법률자문 전문인 ‘드웨이 앤 르뵈프(Dewey & LeBoeuf LLP)’로펌에 소속된 변호사다. 이들 세 가족이 만들어 낸 하모니는 지금도 ‘만두’성공 스토리를 써 내려가는 중이다. 최근 2호점에서 대니 이 대표와 인터뷰를 가졌다. 이예순 공동대표와 진 이씨가 함께 자리했다. 이 대표는 레스토랑 성공의 가장 첫 번째 요소는 맛과 맛에 대한 고집, 뒤를 이어 서비스와 직원간 신뢰 등을 꼽았다. 소주와 마티니가 만난 한식 칵테일 '소주티니' 에 워싱토니언 열광 ▷첫 째도 둘째도 맛= 이 레스토랑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전채요리는 단연 만두다. 고기, 새우, 야채 등 3가지 종류가 있는데 1주일에 직원들이 직접 빚는 만두만해도 1만~1만5000개에 달한다. 베스트셀러 메뉴는 돌솥 비빔밥. 이 대표는 “금요일 하룻밤에 나가는 돌솥비빔밥만 100그릇이 넘는다”고 했다. -만두가 추구하는 한식은. “어려서부터 집에서 먹어 온 전형적인 ‘엄마손 한식’이다. 식당 이름도 가족들과 만두를 빚어서 저녁 파티를 열던 추억을 떠올렸다. 일식이나 중식 메뉴 없이 오로지 전형적인 한식으로 승부한다. 퓨전 메뉴는 바(bar)에서 판매하는 안주류가 전부다.” -맛의 비결이 있다면. “주방의 총 책임자인 어머니의 손맛이 기준이지만 25여 명의 다른 주방 직원이 만들어도 같은 맛이 나오는 게 우리의 무기다. 기본적인 한식 조리방법 외에 맛을 기준으로 교육한다. 따라서 식재료의 그날 상태와 맛의 깊이에 따라 조리법을 수정 보완해 같은 맛을 낼 수 있다. 새로운 메뉴를 개발할 때는 어머니와 함께 수 십, 수 백여 번의 실험 끝에 최종 레시피를 만들어 낸다.” ▷서비스는 철저히 미국식 ‘만두’에서 군만두와 돌솥비빕밥을 주문해봤다. 미국인 종업원은 능숙하게 한식 메뉴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취재를 위해) 채식주의자라고 하자 두부 돌솥비빔밥을 추천했다. 서빙 순서는 서양의 코스 요리를 먹는 듯 했다. 음료가 나오고 전채요리인 만두가 나왔다. 전채요리를 다 먹자 반찬과 주식인 돌솥비빔밥이 나왔다. 식사 뒤 디저트로 시킨 호떡은 알맞은 크기로 썰어져 먹음직스럽게 장식해 놓은 접시에 담겨나왔다. 이 대표는 “맛은 일상적인 한식이지만 서비스만큼은 체계화된 웨스턴 스타일을 추구한다”며 “그래서 처음 한식을 접해보는 타민족 고객도 거부감 없이 한식 경험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만두’ 전 고급 해산물 레스토랑 체인점인 '오셔네어'의 매니저로 2년 여 일했던 그는 서비스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자신이 있었다. -특별한 직원관리 노하우가 있나. “운영자와 직원간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 직원들 중에는 매우 절친한 친구도 있다. 밖에서는 막역한 친구지만 레스토랑에 들어서는 순간 나는 이 업체 대표이자 결정권자라는 개념은 처음부터 확실히 했다. 공과 사가 섞일 일이 없다. 직원들도 매우 열정적이다.” -직원들에게 의료보험 혜택 등을 제공한다고. “풀타임 매니저들에게는 사회보장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당연한 거다. 경영은 늘 투명해야 한다. 지름길을 택할 생각은 없다.” ▷소주티니, 수타 라면…만두만의 메뉴 이 대표가 이름 지은 ‘소주티니’는 소주와 칵테일 종류인 ‘마티니’를 합성한 ‘만두’의 대표 술 메뉴다. -소주티니. 이름부터 색다르다. “소주로 만든 칵테일을 마티니 잔에 담았다. 종류가 다양한데 이 중 알로에 소주티니가 가장 인기다. 일요일 브런치에서는 ‘소주 블러디 메리’ 칵테일이 최고다.” 그는 여행을 자주 한다. 여행지에서 맛보는 음식은 현장학습이나 다름 없다. 바(bar)에서만 판매하는 ‘불고기 타코’, ‘김치 케사디야’ 등 한식과 멕시코 퓨전 요리도 여행을 통해 얻어진 새 메뉴다. 1주일 만두 1만~1만5천 개 빚어 -특별 야참 메뉴가 있다고 들었다. “직접 뽑은 면으로 만든 라면을 판매하는 날이 있다. 갖가지 야채와 고기를 우려낸 육수에 면을 끓이고, 바삭 하게 튀긴 삼겹살을 고명처럼 올린다. 된장과 쌈장 등으로 양념한 특별 소스, 김치, 누들 크래커 등을 얹으면 라면이 완성된다. ‘라면 나이트’는 보통 트위터를 통해 알린다.” 이 대표와 누나 진씨는 앞으로 3호점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만두는 대도시에 맞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워싱턴 일원에서는 2곳이면 충분하다”며 “전혀 다른 지역에 3호점을 열 계획”이라고 귀띰했다. ‘만두’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컨셉트의 음식점을 DC에 여는 것도 이들 계획 중 일부다. 작은 공간에 몇 가지 신선하고 재미난(fun)메뉴, 시끌벅적한 음악 등이 기본 컨셉트라고. 자신의 인생에서 연구실 대신 주방을 택한 그는 맛과 레스토랑 경영에 대한 연구는 평생 놓지 않을 계획이다. 그는 인터뷰 다음날 샌디에고로 여행을 떠났다. 그만의 ‘현장학습’을 위해서. 이성은 기자 [email protected]

2012-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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