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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칼럼] 추수감사절에는 명상을

올해도 어느덧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있다. 정신건강을 해치는 중요한 원인으로는 만성적 스트레스가 있다. 그것은 우리 삶에서 다양한 분야에서 기인할 수 있다. 다양하지만 이들의 근본 구조는 동일하다. 즉 우리가 〈원하고 바라는 수준〉과 〈지각되는 현재의 수준〉의 거리만큼 스트레스가 발생할 수 있다. 그래서 스트레스 감축 방법으로 마음 내려놓기가 중요한 훈련이다. 다른 표현으로는 지금 내 처지를 근본적으로 받아들임, 더 나아가 적극적으로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다. 늘 앞으로만, 또는 위로만 나아가려는 습관적인 경향 탓에 우리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적으로 스트레스를 발생시키고 있다.     올해 우리 모두 감사할 것들을 떠올려 보자.     먼저 우리는 지금도 살아 있다. 코비드로 떠난 많은 사람처럼 죽을 수도 있었지만 살아남은 생존자들이다.       또 지금 이 순간에 지구의 저편에는 양대 전쟁의 와중에 하루하루 생명의 위협을 안고 사는 수천만 명이 있다. 지금 이 순간, 독재정권의 압제에서 신음하는 수많은 사람이 있고, 또 표현의 자유를 위해 죽어가는 사람들이 있는 현실이지만, 우리 고국이나 미국 모두 민주주의의 뿌리가 내려 자유로운 세상을 살아갈 수 있다.   날씨는 어떤가? 여기 LA는 참 좋은 날씨이다. 물론 바람이 세찬 때도 있지만, 너무 아름다운 날씨이다. 큰 도시 중심만 빠져나가면 마음껏 좋은 공기를 마시며 푸르른 식물들 기운을 느낄 수 있는 공원이나 산, 바다에 얼마든지 쉽게 갈 수 있다. 정말 돈 안 드는 좋은 여건에 살고 있다.     또 완벽하지는 않지만, 저소득층이나 65세 이상이면 기본적인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다. 최소한의 보장제는 있어 생존은 보장된다. 더 가지려는 마음의 욕심만 내려 좋으면 기본적인 삶은 유지가 된다.     객관적인 이런 사실에도 불구하고 주관적으로는 왜 불행하다는 느낌에 시달릴까? 많은 경우, 상대적으로 느끼는, 남과의 비교의 문제가 크다. 온갖 것들이 이런 비교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돈, 성공, 성취도 등등. 학업, 사업, 결혼, 또는 신체적 조건, 미모에서, 남과의 상대적 비교의 감정에 시달린다. 우리가 이런 인간적 가치에 너무 집착하는 데 문제가 있다. 모든 것이 가치가 있겠지만 어떤 특정한 가치에 중독적, 습관적으로 집착, 매달리는 것이 고통의 원인이다.     불행하게 느끼는 마음 상태의 해악을 알면 감사, 만족할 관점을 찾아 긍정적으로 보려는 훈련이 필요하다. 이런 훈련을 위해서 좋은 지침이 있다면 감사하는 연습, 훈련이랄 수 있겠다.     관점이 달라지면 거기에 따르는 느낌, 감정 상태도 달라진다. 이것이 인지 치료의 핵심이다.     감사의 훈련으로 자주 언급되는 것으로는 감사일기 쓰기가 있다. 또 마음 매려 놓기, 하루하루 덤으로 산다고 생각하는 것 모두 좋은 연습이다. 부정적 감정 상태를 확인하고 그것을 놓아버리는 연습, 이런 것이 명상 중에 쉬 이루어질 수 있어, 명상 수련은 궁극적으로 행복을 가져다주는 좋은 훈련이며 생존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감사절에는 이런 명상 연습을 실천해 보자.       ▶문의:(213)797-5953   김자성 전문의 / 김자성 정신과건강 칼럼 추수감사절 명상 명상 연습 명상 수련 감사일기 쓰기

2023-11-21

[수필] 세도나의 매력

우리의 지친 심신을 회복시켜주는 곳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인터넷에서 박찬호 선수가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할 당시 슬럼프에서 벗어나기 위해 세도나(Sedona)를 다녀갔다는 내용을 봤다.   세도나에는 지구의 자기 에너지가 분출하여 소용돌이친다는 ‘볼텍스(Vortex)’가 4곳이나 있다. 전세계적으로 볼텍스 지역이 21곳 밖에 없는데 특별한 곳이다. 이곳에는 자기 에너지를 받으면서 요가나 명상 수련을 하는 힐링 프로그램이 많다.     과연 볼텍스에서 나오는 지구의 자기 에너지가 우리 몸에 필요한 것인가? 1960년대 중반 미 우주항공국은 우주선에 전자기파를 발생하는 장치를 탑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구를 떠난 우주 비행사의 신진대사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요즘도  ‘자석 팔찌’나 ‘자석 침대’ 광고를 볼 수 있다. 자기장의 치료 효과가 근거가 있는 모양이다.     세도나 방문객 안내소를 방문했다. 추천하는 곳은 비행장 근처에서 저녁노을을 보고 별을 구경하란다. 이곳도 볼텍스 지역중 하나다. 석양이 질 무렵, ‘에어포트 메사’에 갔다. 작은 비행장으로 산봉우리를 깎아 평평한 지역에 벌써 60여명이 석양이 지는 모습을 보러 와 진을 치고 있었다. 아래로 세도나 시내가 내려다보인다. 멀리 붉은 바위산들이 병풍같이 둘러 있다. 누군가 이곳에서의  석양을 바라볼 때 숨을 멈출 것 같다고 했다.     해는 지고 땅거미가 어두워지는데 장시간 운전으로 피곤했다. 시장기가 느껴져 별 보기는 포기하고 모텔로 돌아갔다. 대신에 어느 책에 나온 이곳에서의 ‘별빛수련’을 읽어보았다. 책 속의 저자는 별을 보려 밖에 타월을 깔고 눕는다. 낮 동안 데워진 지면에서 따뜻한 온기가 등에서 느껴진다. 두 손을 들어 올려 별을 향해  볼텍스 기를 내품으면서 별들을 더듬는다. 이번에는 별빛 에너지가 손을 통해 어깨와 가슴으로 내려오는 것을 상상해 본다.  그리고 다음 단계는 별과의 대화 수련이다. 가장 밝게 눈에 들어오는 별을 골라 사람처럼 대화를 시작한다. 혼자 말 못하고 고민하던 것을 성당 신부님께 고백하듯 비밀 얘기를 털어낸다. 후련하다. 살다 보면 '기가 막히는 일'을 종종 당한다. 가슴에 응어리진 것을  이곳에서 기를 받아 '막힌 기'를  뚫으면 심신에 활기가 넘치게 된다. 이런 심리적 수련이 ‘별빛수련’이라는데 대자연에서 볼텍스를 받으면서 하는 자기 심리 치료 같다.     이곳에 유명한 영화 ‘꺾어진 화살(Broken Arrow)’ 촬영 장소가 있다.  그 곳을  지프차를 타고 2시간 동안 다녀오는 ‘브로큰 애로우 투어’가 인기가 많았다. 우리 차의 여성 운전자는 가파른 산길을 달리면서 쉴 새 없이 주변 관련 얘기를 쏟아냈다. 30여 분 후, 확 트인 암석 바위 광장에 도달했다. 1000여 명도 앉을 수 있는 큰 광장이다. 이 주변에서 영화를 촬영했다고 한다. 오후 3시에 줄줄이 출발한 6대의 지프차가 모두 한 장소에 모였다. 주위 산 위를 올려다보니 산 중턱을 깎아 만든 좁은 길을 산악자전거를 타고 가는 사람들이 보인다. 길 폭이 너무 좁아 보여 길 옆 낭떠러지로 떨어지면 어찌하나 염려가 되었다. 옆에는 하이킹하는 여성 둘이 막 도착해서 가쁜 숨을 들이켠다. 모처럼 4륜 구동 지프차 여행을 제대로 했다.   여행 후 집에 돌아와 영화 ‘꺾어진 화살’을 유튜브에서 볼 수 있었다. 1950년에 나온 영화인데 화질도 좋고 무료였다. 오스카상 3개 부문 후보에 올랐고 골든글로브상도 한 개 받았다.  줄거리는 서부 개척시대에 은퇴한 기병대 부사관이 호전적인 아파치족에  관심이 생겨 그들의 말과 문화를 배웠다. 그리고 기병대 장군의 요청으로 아파치족과의  평화 협정을 성사시켰다. 그래서 화살을 부러뜨린 것이다. 그리고 아파치 여성과 결혼도 했다.     하지만 과거 아파치 족에게 가족들을 잃었던 일부 백인들이 원한과 증오로 아파치족을 습격한다. 평화 협정은 깨지고 더 많은 사상자가 나올 형편이 되었다. 막 결혼한 아내도 죽는다.  그래서 이 영화 이후에 ‘꺾어진 화살’이란 뜻은 평화 협정이 우발적 사고로 전쟁이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고 했다. 1950년대 미국과 소련의 우발적 사고로  핵전쟁 위기가 발생해 ‘꺾어진 화살’이 될까바 매우 걱정들을 했다. 이 영화는 피로 얼룩진 미국 개척사의 실존 인물에 대한 내용이 많이 사용되었다고 한다.   세도나의 매력 중 하나는 작고 아름다운 천주교 성당이다. 사방이 커다란 붉은 암석으로 되어있어 마치 구석기 시대에 온 것 같은 곳이다. 그런 곳에 현대 문명을 상징하는 건축미를 갖춘 건물이 조화를 이루며 경이롭게 숨겨져 있다. ‘홀리 크로스 채플(Holy Cross Chapel)’이다. 마거릿 스튜어드라는 여성 건축가가 1956년에 지었다. 그녀는 전시된 글에서 ‘하나님을 향한 믿음의 기념탑이 되고  인간 영혼의 영적인 요새’가 되길 바랐다. 안에 들어가 보니 고지대여서 내부의 유리창으로 주변이 파노라마처럼 잘 보였다. 마치 유리창으로 정원이 보이는 남가주 팔로스버디스에 있는 ‘여행자의 채플(Wayfarer Chapple )’을 연상케 했다. 의자에 앉아 조용히 기도와 명상에 잠기니 마음에 평안과 안식이 느껴진다. 삭막한 사막 같은 곳에 꼭 필요한 영적 장소이다.   일주일간 세도나에서 머물면서 대략 25마일 하이킹을 즐겼다. 이전의 여행은 새로운 곳을 찾아 장시간 운전을 했다. 하지만 세도나부터는 한 곳에 머물면서 심신을 휴식하는 것으로 바꾸었다.  앞으로 기가 막히는 일이 생겨 답답해지면 기를 받으러 다시 한번 세도나에 가보고 싶다.  볼텍스지역인 종 모양의 바위(Bell Rocks)에서 아침 해가 뜰 때 하는 심신 수련을 하면서 ‘볼텍스욕’으로 내 몸속의 자기장을 충전시키고 싶다. 세도나의 매력에 반했다. 윤덕환 / 수필가수필 볼텍스 지역 여성 운전자 심리적 수련

2022-10-06

[오픈 업] 수련의들의 파업 선언

한국에 있는 의과대학 동문 가족 한 분이 중환자실에 입원해야 할 정도로 위중한 상태가 됐다. 친구는 몇년 전 의업을 마무리하고 전원생활을 하고 있었다. 가끔 시골 풍경이나 인근에서 보이는 들짐승의 사진을 보내오곤 한다. 느슨한 생활에는 평안함이 배어 있었다. 동문은 가족의 위중한 치료를 종합병원이나 모교 대학병원이 아닌 동네 작은 병원에 의뢰했다. 의아했다.   다른 동문들은 수련의가 있는 도시 병원으로 친구의 아픈 가족을 옮기도록 충고하고, 그 일을 도왔다. 대학병원은 아니었다. 그래도 병원 규모에 상관없이 수련의들이 있는 병원이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수련의를 얕보는 환자들도 있고, 거추장스러워하는 나이든 선배 의사들도 있다. 그러나 수련의 프로그램이 있는 병원은 장점이 단점보다 많다. 수련 과정 동안 풋풋한 젊은 의사들은 머리에 저장해 놓은 학구적 지식 조각들을 하나씩 꺼내서, 마치 퍼즐을 맞추듯이, 환자인 사람을 통해서 가슴으로 문제를 푼다. 그들은 이때 비로소 탈바꿈한다. 숙련된 의사들이 환자를 경솔하게 대한다는 뜻은 절대 아니다.   그런데 수련 의사들의 삶은 고달프고 가난하다. 이들은 하루에 장시간, 그것도 미친 듯이 100%가 아닌 200% 신경을 집중해서 일해야 하는 날들이 많다. 어떤 경우는 일주일에 80시간 환자를 돌보기도 한다. 미국 노동법은 일주일에 40시간 일하고, 그 이상 일하게 되는 경우 일상적 임금의 1.5배로 오버타임을 계산하도록 하고 있다. 수련 의사들은 노동자도 아니고, 사무직원도 아니다. 그들은 이런 체제 안에 들어 있지 않고 애매한 사각지대에 살고 있다.   2021년 미국 수련의 평균 연봉은 6만4000달러이다. 세금 공제하기 전에 일주일에 1200달러 정도 집에 가져간다. 7월 1일부터 LA시는 최저 임금이 시간당 16.04달러로 조정된다. 대체로 LA카운티 병원은 시간당 18달러다. 학자금 대출한 빚도 갚아야 하는 그들의 고단하고 어려운 생활이 피부로 느껴진다. 이런 어려움을 덜어주려고 뉴욕 의과대학은 학비 전액 면제를 결정했던 것 같다.   경제적인 어려움 외에 수련의들이 받는 정신적 스트레스도 무시할 수 없다. 이들은 사제 관계를 바탕으로 배우면서 일해야 한다. 흔히 의업은 생계를 유지하려고 갖는 직업이 아니라 하늘이 내린 일이라고 한다. 훌륭한 멘토를 만나면 이보다 더 좋은 천직은 없을 터이다. 그러나 게으르고, 책임감 없고, 파렴치하고, 공정하지 않고, 도덕성이 없는 사람이 멘토의 위치에 있게 되면 배움의 나날은 힘들고 고달프다.     개선의 여지가 많은데도 시스템을 개선할 의지가 없는 병원 행정가들과 교수들에게  갇혀 있는 수련의들이 많다. 내가 레지던트를 시작했던 때는 인종차별이나 성차별, 이민자 차별을 방지하는 장치가 없었다. 나도 여러 가지가 겹친 차별 대상이었기에 불쾌한 날들이 꽤 있었다. 유색인종이라서, 여자 의사라서, 외국 이민자이라서 그랬다.     수련의들이 단결해서 자신의 권리를 내세울 수 있는 노동조합을 만드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레지던트 노동조합이 올해 3월에 스탠퍼드, USC, 버몬트 의과대학에 생겼다. 천직이라는 애매한 덤터기를 씌워서 소방대원, 경찰, 간호사, 교사, 수련의들을 부당하게 대우해도 된다면 이들의 목소리는 노동조합을 통해 알리는 수밖에 없지 않을까.     지난달 UCLA 부속 병원인 하버-UCLA 메디컬 센터 수련의를 중심으로 노동조합이 결성됐다. 수련의는 처우가 개선 되지 않을 경우, 파업을 단행하기로 했다. 1300명 이상의 수련의가 참여하는 노동조합이다. 파업 전에 수련의 요구가 받아들여져 파업은 하지 않아도 됐다.     최선을 다해 일하며 공부하는 젊은 전공 의사들이 그들이 택한 일이 천직임을 알게 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류 모니카 / 종양방사선 전문의 한국어진흥재단 이사장오픈 업 수련의 파업 교사 수련의들 모교 대학병원 수련 의사들

2022-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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