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뜩이나 힘든데"… 배달앱과 술 안 마시는 MZ세대에 식당가 한숨
BC주 식당업계가 위기를 맞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2년이 지났지만, 회복은커녕 도산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 파산관재인사무소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이후 캐나다 전역에서 수백 개의 식당이 문을 닫았다. 특히 BC주는 올해 1분기에 역대 최다 식당 파산을 기록했다. 현재 BC주에서는 새로 문을 여는 식당보다 폐업하는 식당이 더 많아 업계 전체 규모가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식당 도산의 주요 원인으로는 높은 이자율과 20% 이상 폭등한 운영비용이 꼽힌다. 비용 증가로 메뉴 가격이 올랐고, 이에 소비자들의 외식 지출이 줄어드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팬데믹 이전에는 약 12%의 식당만이 적자를 기록했지만, 현재는 50% 이상의 식당이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임대료 상승도 식당 폐업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임대 계약이 만료되면서 건물주들이 감당하기 힘든 수준의 임대료 인상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로 인해 식당이었던 공간이 소매점이나 다른 용도로 바뀌는 경우도 증가하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식당을 매각하려 해도 가치 평가가 어렵다는 점이다. 의자, 테이블, 장비 등 자산의 가치가 크게 떨어져 있어 원래 가격의 몇 푼 안 되는 수준에 불과하다. 배달 앱의 성장도 식당가를 옥죄고 있다. 우버 잇츠나 스킵 더 디쉬즈 같은 배달 앱이 시장의 30%를 차지하면서 매장 매출은 오히려 감소했다. 팬데믹 때는 배달 앱이 식당의 생명줄 역할을 했지만, 지금은 양날의 검이 되어 버린 셈이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 음주량 감소 추세도 식당가를 힘들게 하고 있다. 특히 MZ세대의 술 소비 감소가 뚜렷해 와인이나 주류 판매에 의존하던 식당들의 타격이 크다. BC주에는 현재 약 1만5천 개의 식당이 있으며, 20만 명을 고용하고 있다. 하지만 2만 명가량의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연간 매출은 180억 달러에 달하지만, 이는 과거에 비해 크게 줄어든 수치다. 그나마 희망적인 것은 NHL 시즌 개막이다. 업계는 하키 시즌과 함께 외식 수요가 회복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올해 말이나 늦어도 2025년 봄부터는 상황이 호전될 것으로 전망했다. BC주 식당업계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메뉴 혁신, 운영 효율화, 배달과 매장 서비스의 균형 잡기 등 다양한 전략을 모색 중이다. 하지만 경기 회복, 소비 심리 개선 등 거시적인 요인들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회복은 요원해 보인다. BC주 식당가의 '봄'이 언제 올지, 업계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밴쿠버 중앙일보식당가 한숨 bc주 식당업계 식당 도산 임대료 상승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