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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 핵개인을 찾아서

자신의 삶에 주체적 자기결정권을 가진 사람들이 늘어나는 사회 변화를 관찰하고 이들을 ‘핵개인’이라 정의하는 책을 펴냈습니다. 예상보다 많은 분이 읽으신 후 주신 의견은, 놀랍게도 자신의 이야기라는 것이었습니다. 내친김에 이러한 ‘핵개인’들을 만나 그들의 삶을 들어보고 싶어졌습니다.   나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하는 것은 모든 개체의 꿈이라 할 수 있지만, 환경의 척박함은 그 꿈을 현실화하기 어렵게 제한했습니다. 홀로 생존할 만큼의 근육을 가지지 못함에도 우리 종이 이 별을 지배하게 된 것은, 무리를 지어 협동했기 때문이라 학자들은 주장합니다. 척박한 환경에서도 물을 쉬임없이 대야 하는 쌀농사를 고집스레 지어온 이 땅의 사람들은 더욱, 혼자보다 이웃과의 삶이 절실했다고 사회학자 이철승 교수는 『쌀, 재난, 국가』에서 이야기합니다.   저자는 오랜 시간 부대끼며 살아와 옆집 숟가락 수도 알 만큼 가깝고, 모내기와 추수를 함께 하며 결속된 관계는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파지기 마련이라 설명합니다. 이러한 문화를 이어온 우리는 친구와 비슷해진 자신의 모습에서 안온감을 느꼈고, 자신의 목소리를 주장하는 당연한 본능에도 왠지 주저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제는 시대가 변하여 무리에 속하지 않고도 오롯이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는 분들이 눈에 띕니다. 무엇보다 이런 흐름이 오기 훨씬 전부터 고집스레 자기만의 기예를 펼쳐 온 그들을 보면, 그 자존과 자신감에 감탄하게 됩니다. 그런 이유로 남들보다 먼저 자신의 길을 만들어 온 분들을 인터뷰해 보았습니다.   첫 번째 인터뷰 대상은 가수이자 작곡가인 윤종신씨로, 그는 오랜 기간 노래를 만들고 불러 왔습니다. 기성의 시스템에서도 성취가 많았던 그는 좀 더 지속가능한 작품 활동에 대해서 고민해 보았다 합니다. 큰 자본이 있어야 음반을 만들 수 있는 환경에서 꾸준히 저작물을 만드는 것은 엄청난 행운을 가진 이들만 가능했습니다. 생산의 주기가 길어지면 지금의 감성이 관객에게 전달될 때까지 지연 역시 필연적이기에 그는 그 간극을 줄이기 위해 ‘월간 윤종신’을 창간하고 매달 새 곡으로 대중에게 직접 다가가고 있습니다. 거대한 시스템의 도움 없이도 자신의 작품활동을 유지해 나갈 수 있는 독자적 플랫폼을 만든 것입니다.   두 번째 인터뷰는 작가 이슬아씨 입니다. 십대부터 ‘어딘글방’에서 글쓰기를 꾸준히 수련해 온 지망생 시절의 그는 자신의 작품을 독자에게 전달하는 방식을 고민했다 합니다. 작가라는 칭호를 얻기 위해 필요했던 등단이라는 기존 통과의례는 일간지의 신춘문예나 문예지의 추천과 같은 방식이 전제되었고, 혹여 등단을 한다 해도 미디어나 출판사를 통해서 독자와의 조우가 허락되는 구조에 그는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그 대안으로 ‘일간 이슬아’라는 플랫폼을 열고 구독료를 내면 하루에 한 편의 글을 보내주는 ‘글의 직거래’를 실현했습니다. 쌓인 저작물 역시 자신의 출판사를 창업해 직접 발간하고 있습니다. 글의 창작부터 유통에 이르는 전 과정을 내재화하여 저자와 읽는 이의 경로를 스스로 확보한 것입니다.   세 번째 인터뷰는 유튜버이자 작가인 이연씨 입니다. 그림을 그리는 것이 너무나 쉽다는 자신의 재능을 발견한 그는 순수미술과 디자인을 복수전공하고 졸업 후 디자인 관련 회사에서 경력을 시작했습니다. 산업계의 구조를 배우며, 그는 그림을 그리는 모습을 촬영하고 자기 생각을 특유의 내레이션으로 더한 영상들을 자체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합니다. 그림을 그리는 법만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창작 과정의 섬세함과 삶에 대한 그만의 관점을 조곤조곤 전달하며 어느덧 구독자는 90만 명에 육박하게 되었습니다.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분야를 찾고 있는, 각자의 시그널을 보내고 싶어하는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담담한 어투에 팬들은 용기를 얻습니다. 이에 호응해 그의 콘텐트 역시 동영상을 넘어 책으로, 강연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이렇듯 핵개인들은 누군가의 도움에 의지하지 않고 그의 팬에게 다가갈 수 있는 스스로의 채널을 오롯이 혼자의 힘으로 만들고 있었습니다. 거대한 기존 시스템에 의지하는 한 자신의 목소리를 올곧게 계속 전달하기가 쉽지 않은 일임을 알고 있기에, 그들은 각자 자신만의 네트워크를 차분히 준비합니다.   몸으로 이야기하는 무용가도, 모노드라마를 연습한 연극배우도, 악기를 숙련한 연주자도, 우리는 모두 무대가 필요합니다. 세종문화회관이 아니어도 예술의전당이 아니어도 족합니다. 나의 마음을 전하고픈 지음의 상대에게 다가가기 위해선 작은 무대로도 충분합니다. 메세나의 은전을 바라지 않고도 나의 팬에게 울림을 전하기 위해 핵개인은 자신만의 무대를 만들어 나갑니다.   우리 모두의 꿈은 자신의 건물을 가진 건물주가 아닌, 자신의 무대를 가진 핵개인이 되어갑니다. 송길영 / Mind Miner빅데이터 핵개인 윤종신 사회학자 이철승 독자적 플랫폼 인터뷰 대상

2023-12-10

[빅데이터] 더 귀해지는 만남

오랫동안 공부해온 자료를 정리하기 위해 사무실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여러 곳에서의 일정과 병행하려 시내 곳곳에 있는 공유오피스의 여러 지점에서 새벽까지 머물렀습니다. 휴대폰의 큐알코드로 회의실을 예약하고, 커피를 마시고, 자료를 출력하는 일 모두가 아무도 없는 한밤의 공간에서 이루어지니 자동화의 혜택은 축복과 같습니다.   10년 전, 대규모 상가 개발 프로젝트에서 문제가 된 것은 동선이 잘 발생하지 않는 음영지의 용처와 야간에 그 넓은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였습니다. 그때 제시했던 아이디어가 공유오피스나 스터디 카페였습니다. 도심의 활성화된 상권은 편의시설이 구비되어 일하는 사람에게도 최적의 환경을 제공합니다. 상점 구매자는 상점의 동선을 따라가지만 일하기 위해 온 사람은 그 위치가 외진 곳에 있어도 앱을 통해 손쉽게 찾아갈 수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찾는 이가 많은 곳보다 오히려 유동인구가 없는 곳을 선호합니다. 이때 제시했던 사업모델이 10년도 안 되어 자리를 잡아 저의 공부에 혜택으로 다가오는 것을 보면, 역시 일어날 일은 일어납니다.   새벽 졸음을 쫓기 위해 쇼핑몰을 산책하니 방문자가 적어 편의점마저 문을 닫았지만 광장에서 큰 음악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다가가 확인한 정체는 청소하는 로봇이었습니다. 그 넓은 공간에 몇 대의 로봇이 바닥을 닦으며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혹여 저와 같은 ‘사람’이 부딪혀 사고가 날까 노래로 경고하며 쉬지 않고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물끄러미 로봇을 바라보다 자주 가던 건물의 주차관리 아저씨가 생각났습니다. 늘 가벼운 농담으로 맞아주시던 분이 보이지 않게 된 것은, 자동주차 관리시스템 도입으로 관리 인원을 절반으로 줄인다는 공지 이후부터였습니다. 그날따라 엘리베이터가 늦게 와, 주차쿠폰 제한시간보다 1분이 지나고 말았습니다. 사람 좋은 아저씨였다면 “그냥 가세요”라며 너그럽게 이야기했겠지만, 기계는 추가금을 야박하게 받아갔습니다.   쇼핑몰에서 로봇을 바라보며 아저씨가 불현듯 그리워진 이유는, 규칙을 넘어 상대를 배려하는 재량의 권한을 가지지 못한 대상과의 조우에서 느껴지는 막연함이 외로움으로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그러고 보면 요즘 가는 곳마다 사람을 만나는 일이 줄어듭니다. 아이스크림, 과자 심지어 간장게장이나 갈치조림까지 무인으로 파는 점포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시스템들은 만남을 제한하기만 할까요.   얼마 전 동네에서 강아지와 고양이의 편의점이라는 무인 상점을 보았습니다. 강아지나 고양이가 물건을 스스로 사러 오진 못할 테니 반려동물용품이나 음식을 파는 곳이려니 하는 생각에 물끄러미 바라보는데, 가게 앞에 고양이 한 마리가 가만히 앉아 있었습니다. 마치 손님처럼 그 자리를 지키고 있기에 신기하게 생각하던 중, 상점에서 나온 손님이 고양이를 발견하곤 사 가지고 나온 간식 중 하나를 나눠주는 것을 보았습니다. 고양이 친구는 정확히 그 점포의 효용을 이해하고 혜택을 누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쯤 되면 무인화의 적응은 인류에만 머무르는 것은 아닐 듯합니다.   보안의 문제로 신용카드를 넣어야 입장이 가능한 이 공간에, 나중엔 고양이가 직접 목걸이에 이식된 칩으로 출입하지 않을까요. 아님 고양이 안면인식 알고리즘으로 결제까지 완료하고 집사인 주인의 계좌에서 출금하진 않을까요. 어릴 적 일이 바빠 낮에 시간을 내기 어려운 친구의 부모님이, 친구가 동네 가게에서 외상으로 군것질하도록 한 후 월말에 갚아준 것처럼 말입니다.   후일 인공지능이 고양이 언어를 이해할 수 있게 발전된다면 메뉴 선택이나 고객의 소리도 남게 될지 모른다 상상해 보다 통역의 기술이 서로 다른 문화권 사람들 간의 공생을 돕는 예제가 떠올랐습니다.   최근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온 분들이 직접 연 식당이 늘고 있습니다. 양국 교류가 빈번해지며 현지 음식을 찾는 한국 사람들도 많아지고, 이 땅에 이주해 삶의 터전을 넓히는 이들도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러한 식당에서 주문을 받는 일을 테이블마다 설치된 태블릿 시스템이 맡아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메뉴 설명과 선택뿐 아니라 결제까지 가능한 기계는 한국어에 익숙지 않은 식당 주인도 손쉽게 창업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이처럼 단순히 인건비를 줄이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생활의 기반을 얻기 위한 노력에 큰 힘이 더하는 기술의 발전은 자원이 부족한 각자의 자립을 돕는 소중한 지원입니다.   기술은 만남을 제한할 수도, 새로운 만남을 도울 수도 있음을 쉼 없이 목도하고 있습니다. 힘든 만남을 없애기만 할 것이 아니라, 더 멋진 만남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라도 그 위험성과 가능성을 끊임없이 이해하고 궁리해야 할 듯합니다. 송길영 / Mind Miner빅데이터 귀해지 자동화 고양이 친구 고양이 안면인식 고양이 언어

2023-08-25

[이 아침에] 침묵의 미덕을 생각한다

웨애앵~ 로봇 청소기가 동그란 몸에 달린 빗자루를 마구 흔들며 내 책상 쪽으로 오고 있다. 에구. 방문을 안 닫았구나. 안방에서 탈출했나보다. 온몸을 신나게 나부대며 복도를 지나 내 방까지 왔다. 그 모습이 마치 강아지 같다. 요~ 귀여운 것. 톡톡 등을 두드려주며 덥석 안아 들고 도로 안방에 갖다 넣는다.     나랑 교감이 된다면 내가 얼마나 예뻐하는 줄 알 텐데. 얘도 나를 무척 따르겠지. 아니, 어쩌면 얘는 나를 미워할지도 몰라. 안방에만 가둬놓고 하루도 안 거르고 부려먹는다고. 그래도 말없이 순종만 하는 모습이 얼마나 예쁜지 모르겠다.     내비게이션도 마찬가지다. “좌회전하세요”라고 안내를 해 줘도 이 길은 내가 더 잘 알아 하며 직진을 해버리는 경우가 있다. “유턴하세요. 유턴하세요.” 또 애타게 운전대에 매달리는 목소리. 기다려. 조금 더 가서 좌회전해도 돼. 내 고집에 그 야들한 목소리는 한숨을 푹 쉬고는 잠깐 조용해진다. 그리고는 할 수 없다 포기한 듯, “조금만 더 직진하다가 좌회전하세요” 한다. 열 번을 무시해도 스무 번을 무시해도 한결같은 목소리다. 얘가 만일 사람이라면 “나, 안 해” 하며 뛰쳐나갈지도 모른다며 웃은 적이 있다. 앙탈을 부릴 만도 하건만 그저 입을 꾹 다물고 있으니 예뻐하지 않을 수가 없다.       영화 ‘Her’가 생각난다. 빅데이터 기반의 음성인식 로봇인 사만다는 인간의 형태도 갖추지 못했고 생각도 없다. 아내를 잃고 외로움과 삶의 무의미함에 우울하던 테오도르는 그의 질문에 변함없는 톤으로 대답하는 목소리와 그가 조용할 때면 함께 침묵해 주는 그녀에게서 따뜻함을 느낀다. 사랑하게 된다.     말이란 것이. 표현을 안 할 때 더욱 큰 영향력을 발휘할 때가 있다. 누구든지 제 감정을 노출하지 않으면 미워하거나 증오하는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친구 중에 조용하고 말이 없는 사람이 있다. 있는 듯 없는 듯  감정 표현을 안 하니 무미건조 그 자체다. 그런데도 그 사람에 대해 나쁘게 평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가십의 대상이 되는 적도 없다. 간혹 어중간한 상황일 때는 어부지리로 좋은 역할이 맡겨지기도 한다. 팬(fan)은 없는 반면 안티(anti)도 없기 때문이다.     오래전 일이다. 한국서 온 문학평론가가 세미나를 마친 후 “이상하게 성 선생님에 대해서는 좋은 말만 하더군요. 왜 그렇죠?”라고 말했다. 나는 웃었다. 존재감 없이 지내잖아요. 갈등을 만들 계기가 없었어요. 몇 년이 지나 나름대로 문단 활동을 한 지금은 내게도 많은 안티가 생겼다. 의견을 말하고 감정을 쏟아내고. 말, 말, 말을 할 기회가 많아진 탓이다.     고대 철학자 테오프라스토스는 말했다. ‘모임에서 한마디도 하지 않는 사람은 바보가 아니라 강한 사람이다. 그는 말이 많으면 실수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나는 오늘 아침 말없이 다시 안방에 갇히는 로봇 청소기를 보면서 침묵의 미덕을 생각한다. 성민희 / 수필가이 아침에 침묵 미덕 감정 표현 도로 안방 빅데이터 기반

2023-08-22

[이 아침에] 침묵의 미덕을 생각한다

웨애앵~ 로봇 청소기가 동그란 몸에 달린 빗자루를 마구 흔들며 내 책상 쪽으로 오고 있다. 에구. 방문을 안 닫았구나. 안방에서 탈출했나보다. 온몸을 신나게 나부대며 복도를 지나 내 방까지 왔다. 그 모습이 마치 강아지 같다. 요~ 귀여운 것. 톡톡 등을 두드려주며 덥석 안아 들고 도로 안방에 갖다 넣는다.     나랑 교감이 된다면 내가 얼마나 예뻐하는 줄 알 텐데. 얘도 나를 무척 따르겠지. 아니, 어쩌면 얘는 나를 미워할지도 몰라. 안방에만 가둬놓고 하루도 안 거르고 부려먹는다고. 그래도 말없이 순종만 하는 모습이 얼마나 예쁜지 모르겠다.     내비게이션도 마찬가지다. “좌회전하세요”라고 안내를 해 줘도 이 길은 내가 더 잘 알아 하며 직진을 해버리는 경우가 있다. “유턴하세요. 유턴하세요.” 또 애타게 운전대에 매달리는 목소리. 기다려. 조금 더 가서 좌회전해도 돼. 내 고집에 그 야들한 목소리는 한숨을 푹 쉬고는 잠깐 조용해진다. 그리고는 할 수 없다 포기한 듯, “조금만 더 직진하다가 좌회전하세요” 한다. 열 번을 무시해도 스무 번을 무시해도 한결같은 목소리다. 얘가 만일 사람이라면 “나, 안 해” 하며 뛰쳐나갈지도 모른다며 웃은 적이 있다. 앙탈을 부릴 만도 하건만 그저 입을 꾹 다물고 있으니 예뻐하지 않을 수가 없다.       영화 ‘Her’가 생각난다. 빅데이터 기반의 음성인식 로봇인 사만다는 인간의 형태도 갖추지 못했고 생각도 없다. 아내를 잃고 외로움과 삶의 무의미함에 우울하던 테오도르는 그의 질문에 변함없는 톤으로 대답하는 목소리와 그가 조용할 때면 함께 침묵해 주는 그녀에게서 따뜻함을 느낀다. 사랑하게 된다.     말이란 것이. 표현을 안 할 때 더욱 큰 영향력을 발휘할 때가 있다. 누구든지 제 감정을 노출하지 않으면 미워하거나 증오하는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친구 중에 조용하고 말이 없는 사람이 있다. 있는 듯 없는 듯  감정 표현을 안 하니 무미건조 그 자체다. 그런데도 그 사람에 대해 나쁘게 평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가십의 대상이 되는 적도 없다. 간혹 어중간한 상황일 때는 어부지리로 좋은 역할이 맡겨지기도 한다. 팬(fan)은 없는 반면 안티(anti)도 없기 때문이다.     오래전 일이다. 한국서 온 문학평론가가 세미나를 마친 후 “이상하게 성 선생님에 대해서는 좋은 말만 하더군요. 왜 그렇죠?”라고 말했다. 나는 웃었다. 존재감 없이 지내잖아요. 갈등을 만들 계기가 없었어요. 몇 년이 지나 나름대로 문단 활동을 한 지금은 내게도 많은 안티가 생겼다. 의견을 말하고 감정을 쏟아내고. 말, 말, 말을 할 기회가 많아진 탓이다.     고대 철학자 테오프라스토스는 말했다. ‘모임에서 한마디도 하지 않는 사람은 바보가 아니라 강한 사람이다. 그는 말이 많으면 실수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나는 오늘 아침 말없이 다시 안방에 갇히는 로봇 청소기를 보면서 침묵의 미덕을 생각한다.   성민희 / 수필가이 아침에 침묵 미덕 감정 표현 도로 안방 빅데이터 기반

2023-08-20

본지 파이선 코딩캠프 성황…중앙일보·소다비 공동 주최

중앙일보는 데이터 분석 전문 비영리단체 'SoDAVi(소다비)'와 지난 6월 15일부터 7월 26일까지 총 6주간 온라인으로 '2023 KD Python with Data Science Project' 캠프를 개최했다.   올해 제2회를 맞이한 중앙일보 파이선 코딩캠프는 지역사회 내 이슈를 선정해 파이선 코딩을 통해 데이터를 분석한 후 커뮤니티 발전에 기여하는 한인 언론사 최초의 프로젝트다. 빅데이터 분석 시장이 확대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차세대 한인 학생들에게 실습 기회를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특히 올해는 온라인 코딩 학원 'DBYs Coding Academy(DBYs)'가 수업 진행을 위한 메타버스 플랫폼을 제공하여 학생들의 강의 몰입도를 높였다. 또한 정해진 강의 시간 이외에도 가상공간에 입장하여 그룹별 버추얼 머신을 이용해 프로젝트를 완성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디지털 학습의 효과를 극대화했다.   프로그램 총괄을 맡은 USC 김선호 교수와 소다비 소속 데이터 분석 전문가들이 수업을 맡았으며 현업에서 활동하는 초청 강사들의 강연이 제공됐다. 커리큘럼은 6주 과정 35시간으로 ▶Python 코딩 심화 과정(2주) ▶Python with Data Science Project 과정(4주) ▶Meet the Leaders 초청 강연으로 구성됐다.   전 미주 파이선 중급 이상 실력의 8학년 이상 학생을 선발해 진행됐다. 총 26명의 학생이 5개의 팀을 구성해 데이터를 분석하고 마지막 날 프로젝트를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수강생에게는 중앙일보와 소다비 명의의 수료증이 발급됐으며 우수 선발 학생에게는 중앙일보 DATA 분석 인턴기자 및 소다비 예비 회원 자격이 주어졌다.   팀별 프로젝트 결과물은 중앙일보 교육포털 '에듀브리지플러스'에서 볼 수 있다.     ▶Team 1 (youtu.be/BINxBG9os6Q)   ▶Team 2 (youtu.be/Owg9mtfU-kQ)   ▶Team 3 (youtu.be/o9g10NBsbDI)  ▶Team 4 (youtu.be/630bveZwW-g)   ▶Team 5 (youtu.be/UvivuOBx7Bk)  박경은 기자사이언스 프로젝트 빅데이터 분석 파이선 데이터 중앙일보 파이선

2023-08-08

[돈의 세계] 주가 예측이라는 꿈

영국 시인 콜리지는 “과학은 마치 시(詩)와 같다”며 “왜냐하면 과학도 시처럼 희망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주식과 기술도 시와 비슷하다. 둘 다 미래 현금 창출이라는 꿈을 좇기 때문이다. 그래서 둘 사이는 강한 ‘화학 반응’을 보인다.     신기술을 만난 주식은 강렬하게 타오른다. 연소 에너지를 활용해 사업화에 성공하기도 하고, 전부 소진한 뒤 재만 남기기도 한다.   어떤 신기술은 주가 예측이라는 꿈을 자극한다. 최근에는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가 기대를 받았다. 미국 플로리다대 연구팀은 주가를 예측하는 데 챗GPT를 활용해봤다.     나스닥 상장기업과 관련된 뉴스 헤드라인을 입력해 챗GPT가 긍정 또는 부정을 평가하도록 했다. 이를 다음 날 주가 등락과 비교했다. 챗GPT의 적중률은 지난해 10월 이후 99%를 기록했다.   챗GPT는 주가의 방향을 지속적으로 맞힐 수 있을까. 더 진화하면 더 정교한 주가 예측력을 장착할까. 그럴 가능성은 전무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복잡계인 주식시장은 어떤 기술로도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   챗GPT에 앞선 기대주가 빅데이터였다. 로렌스 서머스 미국 하버드대 교수와 세스 스티븐스 다비도위츠 데이터 과학자가 빅데이터를 활용한 주가 예측에 의기투합했다. 두 사람은 ‘개별 주식 검색 빈도와 주가의 관계’ 등을 놓고 몇 개월 동안 함께 작업했다.     그러나 성과는 전무했다고 다비도위츠는 책 『모두 거짓말을 한다』(2017)에서 털어놓았다. 국내에서는 코스콤이 빅데이터 주가예측 서비스를 2013년 말에 시범 서비스했으나 상용화하지 못했다.   주가 예측은 ‘영구기관’을 떠올리게 한다. 영구기관은 외부 에너지 없이도 영원히 작동하는 가상의 기계다. 둘 다 가능하지 않다.     그러나 다시 시도될 것이다. 주식과 기술은 시적(詩的)이기 때문에. 백우진 / 경제칼럼니스트·글쟁이㈜ 대표돈의 세계 주가 예측 빅데이터 주가예측 주가 예측력 주가 등락

2023-04-28

[빅데이터] ‘나이듦’을 연구하다

한참 글쓰기 작업을 하던 동료의 랩탑 컴퓨터를 잠시 빌려 쓰려 하니, 그가 건네주기 전 잠시 멈칫하곤 “화면의 글씨체를 키워 드릴까요”라고 묻습니다.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저를 배려하는 섬세함에 고마움보다 야속함이 밀려듭니다. 아직은 문제없다 손사래 치며 받은 문서편집기의 글자들은 너무나 작아 눈을 찌푸리고 보아도 알아보기 어렵습니다. 할 수 없이 글자 크기를 조절하며 분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격의 없이 농담을 주고받으며 서로의 나이를 잊고 살지만 이럴 때 보면 저는 여지없이 그보다 나이가 한참이나 많은 사람입니다.   그러고 보니 요즘 부쩍 작은 글씨가 보이지 않습니다. 상품의 뒤편 설명서도, 행사장의 소식지 속 명단도 잘 보이지 않게 되며 나이듦을 뜻하는 한자가 들어있는 노안이라는 단어가 자연스레 찾아옵니다. 오랜만에 안경을 새로 맞추러 갔더니 친절한 점원은 묻지도 않았는데 다초점 렌즈를 자연스레 권합니다. 이미 쓰고 있는 동갑내기 친구들이 한둘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며 저 역시 헛된 저항을 멈추고 말았습니다.     십수 년째 봄마다 어김없이 찾아오는 학회의 올해 주제는 ‘나이듦’입니다. 계속 줄어드는 출생률과 길어져 가는 기대수명은 우리 사회가 나이듦을 더 많이 고민해야 한다는 방향을 자연스레 가리킵니다. 시대가 원하는 것을 늘 함께 공부해 온 도반들 모두 이 주제에 이구동성으로 합의했습니다.   길어진 우리의 생애는 예전 중요하게만 보이던 일들 역시 다 변화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일깨워 줍니다. 결혼이 통과의례와 같이 누구에게나 다가오던 시절은 아득히 멀어 보입니다. TV 속, 아빠와 함께 시간을 보내던 프로그램이 자연 속 홀로 살고 있는 사람의 관찰기로 바뀐 지도 오래입니다. 자신의 배우자를 씩씩하게 찾는 프로그램보다 각자 혼자 살아가는 사람들이 모여 함께 시간을 보내는 이야기가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옵니다.   데이터를 모으고 관찰하며 알게 된 것은 놀랍도록 우리가 나이듦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문학과 언론에서 묘사한 간접경험으로, 쇠하고 무기력한 절망의 장면들이 우리에게 각인되기 일쑤입니다. 학습된 두려움은 그 이후의 삶에 대한 과도한 공포를 만들어내기 쉽습니다. 게다가 어릴 적 보아온 나이든 분들의 삶은 이른 죽음과 일생의 고단함에서 기인한 질병의 고통이었습니다. 이제는 100세 이상의 나이를 누구나 꿈꿀 수 있는 축복이 다가오고, 과거와는 다른 삶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젊은 분들의 생각처럼 나이든 분들의 삶이 다르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데이터 속 그분들의 삶 역시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는’ 일상을 담고 있습니다. 나이가 들었다고 갑자기 많은 것이 바뀌지 않습니다.   우리의 지난 전형처럼 트로트만 무한재생하고 바둑과 등산만을 즐기는 것이 아닙니다. 뉴진스의 노래에 맞추어 버스킹을 하고, 유튜버가 되기 위해 새로운 기술을 누구보다 능숙하게 다루기도 합니다. 우리는 모두 나이듦과 함께 죽음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그저 살아가는 보통의 사람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예전보다 서로를 바라보는 눈이 동등해지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나를 대접할 사람도, 그 이유도 점점 줄어든다는 것을 이해합니다. 사회의 구성원이 늘지 않고, 가족이 단출해지며 복작거리던 분주함이 줄어든 만큼 한가로움 속 외로움도 늘어날 수 있습니다. 가지 많은 나무의 바람 잘 날이 없다던 고단함의 푸념은 어쩌면 외로움을 느낄 틈도 없다는 행복한 고민이었을지도 모릅니다. 모든 것은 양면을 가지고 있습니다.   나와 다른 대상을 구분 짓는 생각과 늙어가는 것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에 종종 우리는 노인을 거리 두듯 표현합니다. 머리가 희끗희끗해진 중년은 적어도 나는 노인이 아니라고 끝까지 부정하기만 합니다. 하지만 나이 들어가는 것도 삶의 한 단계에 불과합니다. 그 안에는 매 순간 새로운 가능성과 행복 역시 기다리고 있습니다. 인생은 청춘의 때만을 살아가는 것이 아니며, 이제는 삶의 어떤 시기에서든 새로운 경험을 할 기회가 있습니다.   나이든 이들을 돌보는 이유는 그저 그들이 소중한 이웃이고 가족이기 때문입니다. 각자가 모두 소중하기에 나이듦을 너와 나의 이야기로 인식하고 함께 살아가기를 배워가는 것입니다. 꼭 대접하거나 대접받지 않더라도, 서로 존중하는 관계라면 충분합니다.   단지 그는 젊은 소중한 사람이고, 나는 나이든 소중한 사람일 뿐입니다. 송길영 / Mind Miner빅데이터 연구 예전 글자 크기 동갑내기 친구들 바둑과 등산

2023-04-09

[기고] 생성형 AI와 사용 효율성

작년 11월 말에 등장한 오픈 AI 회사의 대화형 인공지능(AI) 챗GPT가 MZ세대(1981-2012년생)의 새로운 놀이터가 됐다고 한다. 재미삼아 상관없는 단어들을 엮어서 던지는 질문에도 챗봇은 엉뚱하고 기발하게 답변한다. 젊은이들은 AI와의 대화를 소셜미디어에 올려 또래들과 웃음과 농담을 나누고 때론 뜻밖의 아이디어를 얻어 업무에 활용한다.   기업은 항상 혁신적인 테크놀로지에 투자하고 이를 통해 수익을 올리려 한다. 본격적으로 인터넷 보급이 시작된 1990년대 말~2000년대 초에는 회사명에 .com을 붙였다. 이어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암호화폐와 블럭체인 신기술에 사활을 걸었다. 지금은 생성 AI가 기업의 지각변동을 일으킨다 믿고 이에 돌진한다.   챗GPT는 차원이 다른 검색엔진이다. 검색 관련 링크 없이 사용자와 대화하듯 질문에 답변한다. GPT는 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생성하는 사전 훈련된 변환기)의 첫 글자 조합으로 AI 대화 모델 중 하나다. 생성AI는 17~18세기 계몽시대의 ‘지적 혁명’에 버금간다. 하지만 인터넷에서 수집한 가짜 정보와 엉터리 지식을 학습한 AI가 잘못된 답변도 한다. 이는 AI가 학습을 바탕으로 자기만의 문장을 창조적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약 5년 전 구글과 오픈AI와 같은 스타트업 기업들은 인터넷에 널려 있는 디지털 문서를 학습하는 인공 신경망을 만들기 시작했다. 입력 문장과 문맥을 이해하고 답변 생성을 위해 인공 신경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인공 신경망은 데이터 학습으로 인간 언어의 수학적 지도, 즉 ‘수학화 된 언어모델’을 만들었다.     GPT는 언어모델이 패턴으로 제시하는 여러 개 단어 각각에 점수를 매긴다. 이 중 높은 점수를 얻은 최적의 단어를 선택하고 다음 글자로 넘어간다. 이처럼 통계적 규칙에 따르는 작업의 결과가 무척 정교해서 마치 챗봇이 우리의 질문을 이해하고 대답하는 느낌을 준다. 이는 학습한 데이터양이 엄청나 단어 선택이 일관되고 정확한 덕분이다.     생성 AI의 개발 및 보급의 선두주자가 되려는 경쟁이 뜨겁다. 마이크로소프트사는 오픈AI 회사에 100억 달러를 추가 투자했으며 빙(Bing) 검색엔진에 챗GPT를 탑재했다. 이에 위기감을 느낀 구글이 람다(LaMDA)에 기반을 둔 대화형 AI인 바드(Bard)를 출시했다. 람다는 ‘초거대 언어모델’로 요약, 번역, 글쓰기 등 제한적 기능을 수행한다.     이에 뒤질세라 메타는 AI 연구팀을 창설했고 람다와 같은 언어 모델인 라마(LLaMA)를 리서치용 검색엔진으로 출시했다. 이어서 스냅(Snap)도 대화형 AI인 마이AI(My AI)를 소개했다. 마이AI는 챗GPT 가 탑재된 빙과 기능이 같다. 바이두를 비롯한 중국 회사들도 생성AI출시 계획이 있지만 정부 검열 등의 문제로 아직 학습 중이다.     사실 AI는 애플의 시리, 아마존의 알렉사, 안면인식, 음성인식, 스팸 필터, 문장 자동 완성, 추천 시스템, 자율주행 등등 이미 우리와 함께한다. 의료, 소셜미디어, e커머스, 클라우드 컴퓨팅 등 다양한 분야에의 생성 AI 활용 잠재력은 엄청나다. 대학에서는 점점 더 많은 교수가 학습 보조 수단으로 챗GPT 사용을 요구한다.   아직은 생성AI를 주로 아이디어 창출과 글쓰기 보조 수단으로 이용하지만 ‘챗봇 비즈니스 모델’을 확립한 기업이 많다. 서보라이트(Subowrite) 회사는 챗GPT를 이용해 소설가들에게 피드백이나 대체 단어 등을 알려준다. 재스퍼(Jasper)는 블로그, 광고 문구와 이메일 쓰기를 도와준다. 게티이미지는 이미지의 무단 사용을 이유로 스테이블 디퓨전을 개발한 스터빌리티AI 회사에 1조8000억 달러 손해 배상 소송을 냈다.   생성AI 가 인류에게 성배가 될지 혹은 독이 될지 알 수 없다.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에르자 클라인은 “어느 주체가 어떤 목적으로 AI를 사용할지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한다. 돈 버는 도구나 정치적으로 악용될 때 가장 무섭다고 한다. 점점 고도화되는 AI가 언제까지나 편리함과 효율성을 주는 친 인류적 도우미로 사용됐으면 좋겠다.   정 레지나기고 생성형 효율성 대화형 인공지능 초거대 언어모델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2023-03-13

에프에스, i-FireSens(전기화재예방 솔루션) 해외시장 본격 진출

      ㈜에프에스는 전기화재 예방 솔루션(i-FireSens)을 주력으로 북미 시장에 진출 한다.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기술력으로 전기화재 예방 솔루션을 글로벌 시장에 선보  인다는 점에서 상장하는 바가 크다.   지난 1월 18일 루시케(루시케코리아&루시케글로벌)와 북미를 중심으로 해외시장 진출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특히, 북미시장 사업화를 위한 300만불 의무 구매 계약을 체결하며 자체 보유 기술력과 미래 성장 가능성을 충분히 입증시켰다.     이번 협약으로 해외진출 발판을 성공적으로 마련한 ㈜에프에스는 지난 2009년 설립된 혁신 벤처기업이다. 인공지능, IoT, 빅데이터 융합기술을 바탕으로 자체 개발한 ‘AIoT 빅데이터 분석기반 전기화재 안전 통합 관제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20년 국토교통부 대전시 스마트시티 챌린지사업에 선정되어 전기화재에 취약한 전통시장, 산업단지, 복지시설 등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전기화재 이상징후(누전·과전류 등) 데이터 실시간 분석 및 24시간 관제 모니터링을 통해 전기화재 안전 통합 관제 시스템을 주력으로 개발·보급하여 도시문제를 해결하고 미래 도시를 구현하기 위한 에너지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우수연구개발 혁신제품 지정 ▲디지털 뉴딜 우수사례 선정  ▲우수기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 수상 ▲K마크 인증 등을 획득했다. 지난 1월에는 조달청 우수연구개발혁신제품에 선정되어 인천관광공사에 약 1억 3천만 원의 납품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에프에스 김영진 대표는 “전기에너지 화재안전분야에 우수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으로, 스마트시티 산업분야를 주목하고 있다”며 “스마트시티 관련 산업과 탄소 저감 정책에 따라 에너지 품질과 효율적 사용관리, 전기화재 안전사고 등 이슈가 지속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한 김 대표는 “이에 따라 당사는 디지털 전환솔루션 AIoT 빅데이터 분석기반 전기화재 안전 통합 관제 시스템의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며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4차 산업 시대에 특화된 전기에너지 통찰력을 제공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에프에스는 향후 북미시장을 거점으로 싱가포르, 유럽 등 글로벌 시장을 선점해 대한민국의 기술력을 세계시장에 확산하고, 글로벌 전기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써의 성장 기대된다.    김진우 기자 (kim.jinwoo.ja@gmail.com)전기화재예방 해외시장 해외시장 진출 에너지 솔루션 빅데이터 분석기반

2023-03-01

[빅데이터] 디지털 토정비결

다이어트와 금연은 새해를 맞이하면 빠지지 않는 각오입니다. 비록 우리 중 일부가 성공하고 며칠도 지나지 않아 대부분 다시 자괴감에 빠질지라도, 새날이 떠오르기 전 선포하는 새로운 삶은 어제와 다른 나를 꿈꾸기 때문입니다. 방안에서의 결기만으로는 덧없이 흩어질 듯하여 새해 종소리를 듣기 위해 시내로 나가거나, 그 먼 동해 바닷가에 찾아가 일출을 맞이하는 것 역시 나의 삶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픈 사람들의 의례라 할 수 있습니다.   신년 각오와 정월 떡국과 함께 우리네에게 또 익숙한 의례는 토정비결처럼 새해의 운세를 알아보는 것입니다. 대운이 들거나 삼재가 끝난다는 말에 괜스레 기분이 좋아지고 칠팔월에 물가를 조심하라는 뻔한 조언에도 감사한 것은, 자신이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살아갈수록 알게 되는 겸허함과 비례하는지도 모릅니다.   몇 년 전부터 저는 연초마다 디지털 토정비결이라는 농담 같은 주제로 인터뷰하고 있습니다. 출발은 유명한 저널리스트께서 올해의 트렌드라는 거창한 제목으로 질문을 주신 것에서 시작했습니다. 그분의 질문에 넘어가는 달력처럼 한 해를 기준으로 우리 삶이 선명히 바뀌는 것은 아니라 ‘올해’를 말할 수는 없다 했지만, 그래도 해가 바뀌는 시점에 우리가 살펴야 할 중요한 것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자는 취지로 시작한 것이 매년 거듭되어 벌써 4년째 접어듭니다.   그 사이 팬데믹이 찾아오고 비대면이 선호되며 자동화가 가속화되었습니다. 전 지구적인 각자도생의 노력에 패권주의와 인플레이션 고통이 더해지며 인류를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시시각각 변화하는 세상에서 한 해가 지날 때마다 다시 돌아보고, 지켜보고, 내다보는 일을 매년 하면서 격랑 위의 작은 배 안에서 옹기종기 함께 보듬고 살아가는 우리가 참 가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풍랑 속에서 삶의 주체성을 찾으려 노력하는 이들을 위해 바람과 파도가 향하는 곳을 알려드리는 일이 소중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우리가 연약한 존재라는 것은 살아오면서 계속 느낀 듯합니다. 장승이 서 있는 서낭당을 지나칠 때 괜스레 발걸음을 조심하고, 산 중턱 암자에 들러 풍광을 바라보고 내려오다 마주친 돌탑에는 작은 조약돌을 올려놓고 두 손을 모으기도 했습니다.   머나먼 이역의 도시에서 잠시 들른 성당에 초를 하나 밝히고, 먼저 세상을 살다 간 성인의 묘비 앞에서 고개를 숙이는 것 또한 지극히 자연스러웠습니다. 거대한 숲속이나 끝없는 바다 앞에서 느끼는 거룩함 역시 태초의 조상으로부터 얻은 형질이라 느낍니다.   지난 삶을 돌아보면 더욱 그러합니다. 어릴 적 개울가에서 놀다 물에 빠질 뻔한 공포는 지금도 서늘하고, 간발의 차이로 자동차 사고 현장을 천만다행으로 빠져나온 기억은 지금도 가슴을 쓸어내리며 잊지 못합니다. 세상이 생각보다 견고하지 않으며 우리의 삶이 위태함은 개인의 범주에서도, 사회의 관점에서도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상기됩니다.   그래서 더욱 신년의 운세를 찾는지도 모릅니다. 동쪽에서 오신다는 귀인이 반가운 것은 그가 올 때까지 하루하루를 버틸 수 있도록 힘을 내기 위해서인지 모릅니다. 그리고 귀인이 와서 손을 내밀었을 때 미처 귀한 사람인지 모르고 일상의 지친 모습으로 퉁명스레 대할까 두렵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혹은 그가 올해 오지 않더라도 내년 아니면 몇 년 후에라도 올 것이란 희망으로 살아가고 싶기에, 한자로 가득 찬 예전의 책에서 나의 미래를 얻으려 하는지도 모릅니다.   올해도 사람들은 떠오르는 새해를 보기 위해 높은 산, 바다로 향할 것입니다. 어제의 태양이 오늘의 태양과 다르지 않을 것이라도, 그걸 바라보는 내가 다른 사람이기를 희망하기에 새로운 태양을 맞이하려 할 것입니다. 매일 지평선에 떠오른 태양이 만들어준 어제는 오늘과, 오늘은 내일과 그리 다르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몇 년의 시간을 되돌아보면 아이들은 훌쩍 자랐고 나의 주름은 깊어지고 있습니다. 그사이 읽은 책의 두께가 몇 뼘이 되었고 만난 이들과의 인연이 차곡차곡 쌓이며 나도 모르는 사이 자람은 쉬지 않았을 것입니다.   새해 큰 각오로 다시 시작하는 우리의 내일을 위해서, 깨어있는 모두의 쉼 없는 자람을 돕기 위해서, 그리고 어쨌든 살아갈 각자의 삶을 응원하기 위해서 올해도 디지털 토정비결은 여러분 곁으로 다가갑니다. 송길영 / Mind Miner빅데이터 토정비결 디지털 디지털 토정비결 새해 종소리 신년 각오

2022-12-26

[빅데이터] 수요 없는 공급

온라인 참여가 가능한 콘퍼런스는 이제 일상적입니다. 모니터 위로 현장의 열기가 온전히 전해지긴 어렵지만, 현명한 이들의 목소리로 전달되는 생생한 아이디어와 듣는 이들의 상호 작용은 선물처럼 다가옵니다.   찾아가 귀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도 여의치 않은 사람들에게 축복과 같습니다. 몸이 불편할 수도, 자리를 꼭 지켜야 하는 책무가 있을 수도, 여건이 여의치 않아 이동의 비용을 지불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다녀오는 시간까지 고려하면 참여에 주저함이 생기지만 새로운 형식을 통해선 손쉽게 가능합니다.   발표자 또한 몸이 가벼워졌습니다. 우리 삶의 터전이 예전의 곤궁함을 벗고 한껏 매력을 뽐내는 곳으로 탈바꿈하며 낯선 이들 역시 와보고 싶다 하지만, 알려진 인사일수록 청하는 곳도 많아 인접한 곳이 많지 않은 한반도는 여전히 큰마음을 먹어야 올 수 있습니다. 그분들 역시 간단히 자신의 서재에서 컴퓨터를 켜는 것만으로도 연결되면서 최근 국내 콘퍼런스에 세계적인 저명인사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기존의 방식과 새로운 시도가 버무려지며 흥미로운 현상도 보입니다. 행사장의 참여자와 해외의 강연자가 실시간으로 의견을 나누고 온라인 참여자와도 질의응답이 이루어집니다. 현장 전문가와 무대 위 스크린 속 강연자가 토론하는 일도 빈번히 일어납니다. 현장보다 온라인 참여자의 비중이 늘어나면 자연스레 모든 행사를 가상화하는 것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행사의 형식 역시 혼란을 겪습니다. 국민의례에서 내빈소개, 주최 측의 환영사와 주요 인사들의 격려사를 거쳐 단체촬영에 이르는 일련의 식순은 오프라인 행사에서 으레 하던 일이었지만 현장에 있지 않은 온라인 참여자 입장에서는 공감하기 어렵습니다. 편집으로 축약되지도 않은 고정 앵글의 축사를 실시간으로 듣다 보면 나도 모르게 모니터 위 다른 윈도에 손이 갑니다. 유튜브의 섬네일마다 온갖 흥미로운 동영상들이 저마다 눌러 달라 재촉하고 있는데, 이를 무시하고 참여자의 이름을 한 명씩 나열하며 몇 페이지에 달하는 원고를 천천히 읽고 계신 것을 끝까지 듣는 것은 보통의 인내심으로는 어렵습니다.   여기에 이르면 기시감이 듭니다. 어릴 적 애국조회에서 교장선생님의 훈화를 듣기까지는 험난한 단계를 거쳤습니다. 수업이 시작하기도 전의 이른 아침 운동장에는 1학년 1반에서 6학년 8반에 이르는 수천 명의 아이가 차례로 오와 열을 맞춰 모였습니다. ‘앞으로나란히’와 ‘차렷’ ‘열중쉬어’ 구령은 조용히 하라는 호통과 함께 쉬지 않고 한껏 자라는 밝은 아이들을 닦달했습니다. 손이 곱아지는 추운 날씨에도 움직이지 않아야 한다는 강박은 ‘학교에서 가장 높은 분’의 이야기에 까닭 모를 권위를 부여했습니다.   식순은 국기에 대한 경례와 애국가 제창, 상장 수여를 거쳐 교장 선생님의 말씀에서 절정을 이뤘습니다. ‘끝으로’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이야기하면’과 같이 끊임없이 이어지던 훈화는 우리 중 누군가가 쓰러져야 끝났다는 우스갯소리로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 사이 지금도 회자합니다.   이처럼 시공간의 제약으로 사람들을 집중시켰던 권위는 이제 해체되고 있습니다. 밥을 먹으면서 들을 수도, 중간에 흥미가 떨어지면 다른 콘텐트로 곧바로 이동할 수도 있습니다. 마음에 드는 이야기를 발견하면 그분의 다른 강연을 찾아서 들을 수도 있습니다. 새로운 기술과 문화는 우리에게 강요가 아닌 선택의 자유를 허락합니다. 식장에 왔으니 내 이야기는 반드시 들어야 한다는 것 역시 이미 저마다 가진 스마트폰의 도움으로 유체이탈이 가능했는데, 이제 공간의 해방까지 이루어지며 더욱 강제할 수 없게 된 것입니다.   그렇다면 나의 이야기 역시 상대가 듣고 싶게 해야 합니다. 좋은 커뮤니케이션은 말하고 싶은 것을 전하는 것이 아니라, 듣고 싶게끔 이야기를 전달해 주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와 함께 공부하는 영민한 도반은 세대 갈등의 원인 중 하나가 “수요 없는 공급”이라 정의 합니다. 상대가 원치 않는 정보를 오지랖 넓게 강요하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지요. “내가 살아보았는데 말이야” 혹은 “잘 모를까 해서 알려주는 것인데”라는 묻지도 않은 이야기를 펼치는 것이 의사소통을 원천 봉쇄하고 있다는 통찰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모두가 똑똑해지는 선택의 시대, 정보도 ‘수요를 기반으로 한 공급’의 세상으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송길영 / Mind Miner빅데이터 수요 공급 온라인 참여자 오프라인 행사 내빈소개 주최

2022-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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