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합니다] 오늘은 '어버이 날'
엄마에겐 이름이 없다. 엄마의 퍼스트 네임은 항상 딸이나 아들 이름이다. 아무리 사소해도 자식의 일이 내 일보다 소중해서다. 딸과 아들들이 엄마에게 감사 편지를 썼다. 중앙일보와 여성중앙이 공동 주최한 '엄마는 뷰티풀'이라는 수기 공모를 통해서다. 자녀들의 사연을 바탕으로 8명의 '아름다운 어머니'를 선정해 2만 달러 상당의 선물을 주기로 했다. 200여 사연들이 모였다. 글속의 어머니들은 서로 다르지 않다. 17년간 원베드룸에서 돈을 모아 집을 사고, 아픈 자식을 40년간 돌보고, 대수술을 앞두고도 자식들의 사소한 일상을 더 걱정하며, 남편의 폭력속에서도 자녀들을 혼자 키웠다. 심사를 맡은 김완신 논설실장은 "하나같이 절절한 이야기"라고 했다. 최종 선정된 8편의 글들은 그만큼 뽑기 어려웠다. 자폐를 앓는 딸 마가렛은 40년간 자신을 돌본 엄마에 대한 감사를 그녀만의 언어로 표현했다. "엄마는 매일 울며 기도했어요. '하나님 제가 마가렛보다 하루만 더 살게 해주세요'하고. 엄마 항상 곁에서 기도해주시고, 사랑해주세요. 저는 혼자 설 수 없어요." 글 속에서 엄마는 최강의 짠순이다. "11학년 때까지 하루 용돈 1달러 주시던 엄마가 어느 날 '우리 집이 생겼다' 하셨어요. 외식 한번 안 하고 10년간 네 식구가 원베드룸에 살면서 악착같이 돈을 모으셨죠."(박규동씨) 엄마는 항상 최선을 다한다. "그런데 알고 보니 엄마는 완벽주의자가 아니었어요. 왜냐하면 이미 완벽한 존재이기 때문이에요."(김재현씨) 글을 보낸 자녀들은 글을 쓰면서 얼마나 이기적이었는지 깨닫는다. "어머니의 사랑을 그렇게 받았는데도 자라는 동안 '고마워 엄마'라는 말도 많이 못해드렸네요."(레베카씨) 8편의 글에서 엄마라는 단어 앞에 붙은 형용사들을 모았다. '가장 이타적이고, 배려하고, 진실되며, 강하고, 용감하고, 멋지고, 사랑스럽고, 현명하며, 우아하고, 교양있고, 유쾌하고, 예쁜…. 숨 쉬는 순간조차 나를 사랑하는' 어머니. 오늘은 어버이 날이고, 내일 모레는 마더스데이다. 세상 모든 엄마들에게 '뷰티풀'이라는 이름을 드린다. 수천 개의 형용사로도 표현하기 부족하다는 긴 수식어와 함께. 정구현 기자